한국교회 수호성인 ‘성모 마리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요?

한국교회의 마리아 신심은 특별하다. 초대 교회 때부터 신앙 선조들은 성모 마리아에 대한 믿음이 각별했고, 현재에도 레지오 마리애 등 성모 신심 단체의 활동이 활발하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는 한국교회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톨릭신자 대부분은 마리아가 진정 누구인지, 또 대체 어떤 분이기에 교회가 이토록 공경하고 자주 언급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마리아’와 ‘마리아론’도 가톨릭교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주제이지만, 실상 이 내용이 정확하게 이해되거나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마리아론과 교회론의 관계’를 부제목으로 하는 이 책은 마리아론과 교회론의 관계를 바르게 규명하려 노력하면서, 올바른 마리아론을 정립하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독일어권 대표적 가톨릭 신학자인 저자는 마리아에 관한 성경과 교부들의 가르침, 또 교의사적 흐름을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제시하며 ‘마리아론과 교회론의 관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는 그리스도교가 자리매김하던 초기부터 밀접했다. 따라서 당시 교회 시작과 정착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리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교회의 본질과 핵심을 이해하는 필연적인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 뜻을 받아들여 ‘예’라고 대답하신 후, 그리스도의 몸을 가장 먼저 당신 안에 품으시고 낳으셨다. 예수님을 낳으신 어머니로, 평생을 오직 예수님만을 따르는 동정녀로 사셨다. 성경과 성전 다음으로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가장 잘 아는 분은 성모 마리아다.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은 성경에서 증언하는 마리아에 대해, 제2장은 초기 교회 교부들이 이해한 마리아를 다룬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마리아의 동정성과 원죄 없이 잉태되심을 각각 서술하고 있다. 제5~6장은 마리아의 몽소승천과 지혜라는 개념을 통해 바라보는 마리아를 설명한다. 마지막 제7장은 비가톨릭교회에서 바라보는 마리아를 언급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마리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많은 근거를 제시하고, 또 다양한 방향과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논쟁적인 내용들과 전통적인 교의에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당연하다고 믿었던 내용이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한 반성과 성찰로 받아들여진다. 역자 조한규 신부(베네딕토·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는 “마리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 더 나아가 마리아론이 교회론에 어떤 영향과 결과를 미쳤는지를 이해한다면, 신학의 영역이 발전하는 것은 물론 신앙의 영역도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조 신부는 한국에서 마리아와 관련된 사항으로 개신교와의 대화나 협력에서 종종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하지만 만일 가톨릭신자들이 마리아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전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교회 일치 운동에 윤활유 내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조 신부는 “한국교회와 신자들이 성모 마리아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마리아를 통해 교회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올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신학을 통해 신앙의 정체성이 확립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어 원서는 1~2부에 걸쳐 구성되는데,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한글 번역본은 두 권으로 나눠 출간된다. 이번 책은 제1권에 해당하며 제2권은 내년 2월 발행 예정이다.

2024-10-20

그리스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영적 선물

저자 한민택 신부(바오로·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기후위기와 여전한 코로나 팬데믹, 지구촌 곳곳의 기아와 빈곤 또 전쟁으로 인한 희생과 상처가 가득한 지금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이 제시하는 참된 희망의 길을 일러준다.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개최되는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면에서도 신앙인들의 시선을 끈다. 다가올 대림·성탄 시기는 신앙인들에게 미소한 모습으로 우리 안에 오실 하느님을 희망으로 기다리는 시간이다. 또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심’의 신비를 깊이 깨달을 수 있다. 한 신부는 희망을 갈구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미소한 이를 찾아오신, 구유에 누우신 예수님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그리스도교 신자인 우리가 희망 둘 곳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세상의 가장 작은 이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몸소 미소한 이가 되시어 미소한 곳에 오신 예수님, 그렇게 누추한 구유에 탄생하신 아기가 메시아가 되어 우리를 구원해 주실 희망을 갈구하라는 의미다. “미소한 그대가 희망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가장 미소한 자 되어 오신 분, 그리고 그분께서 찾아오신 미소한 우리들 모두, 대림과 성탄 축제를 아름답게 밝히는 수많은 촛불들입니다.”( 머리말 중) ‘대림 시기 영적 여행’과 ‘성탄 시기 영적 여행’으로 나눈 책은 특별히 대림 제1주일에서 시작하는 전례력을 기준 삼아 대림 시작에서부터 주님 봉헌 축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글을 전례력에 맞는 주제로 배치해 대림과 성탄 시기를 ‘새로 볼’ 수 있는 영적 선물을 나눈다. 이로써 성탄절의 기쁨에 파묻혀 그 이후 날들은 보지 못했던 날들에서 벗어나 주님 성탄을 맞이할 때 무뎌진 우리 마음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을 마주해서 한층 더 성장한 신앙관을 가지도록 이끌어 준다. 하느님께서 몸소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성탄은 볼수록 놀랍고 가슴 벅찬 사건이다. 로마의 압제로부터 구해줄 영웅적인 메시아를 기다리던 유다인들 기대와 달리 허름한 마굿간에 연약한 아기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 모습을 떠올려 보고 묵상하는 것 만으로도 느낌이 새롭다. 수원교구 교구장 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추천사에서 “미소한 이의 영성은 가난의 영성이자 희망의 영성”이라며 “책과 함께 대림과 성탄 시기를 걸으며 육화와 구원의 신비에 깊이 참여하고, 거기서 오는 기쁨과 희망을 이웃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2024-10-20

주교회의 교육위,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사」 발행

주교회의는 교육위원회(위원장 문창우 비오 주교)가 편찬한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사」(신국판/336면/1만5000원)를 10월 1일 발행했다. 책은 ▲한국 가톨릭 학교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왜 가톨릭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일인지 ▲왜 가톨릭 학교 교육의 목표가 ‘복음화와 전인교육’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편찬한 것이다. 178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가톨릭 학교가 걸어온 길을 ▲박해 시기(1784~1882년) ▲개항기(1882~1910년) ▲일제 강점기(1910~1945년)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 시기(1945~1960년) ▲군부 정권 시기(1960~1987년) ▲민주화 시기(1987년~현재) 등 6개 시기로 구분하고 학교 교육과 관련해 반드시 알아 둬야 할 한국 근현대사와 한국 천주교회사 등도 담았다. 문창우 주교는 “급변하고 있는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가톨릭 학교들이 ‘복음화와 전인 교육’이라는 교육 목표를 이루려면 과거 가톨릭 학교들이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쳐 왔는지 돌아보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2021년 12월 주교회의 승인을 받은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 백서 발간을 위한 연구’에 따라 준비됐다. 연구와 집필에는 김선필 박사(베드로·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 연구원)가 참여했으며,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와 상임위원회의 감수를 거쳐 2023년 추계 정기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구입 문의 02-460-7582~3

2024-10-20

동서양 문명 교류 중심에 섰던 예수회 선교사 역사 조명

동서양 문명 교류 한복판에 있었던 예수회 선교사들의 역사를 다룬 책 「명청시기 예수회 선교사 한학의 史」가 나왔다. 제1장 ‘서양의 초기 여행기 한학’에서 제18장 ‘명청시대 내화(來華) 선교사 한학자의 한문 작품과 성과’까지 모두 18장으로 구성된 책은 700쪽이 넘는 분량 안에 동서양 양대 문명권인 중국과 유럽 사이 문화교류의 초기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룬 거작이다. 명청시기에는 서양 문화가 중국에 전래됨과 동시에 또한 중국 문화가 유럽에 전파돼 18세기 유럽의 중국 열풍을 고조시켜 서양 초기 한학이 흥성했다. 「명청시기 예수회 선교사 한학의 史」는 명청시기 문화교류가 동서양 공동의 문화유산이며 글로벌화된 오늘날에도 이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예수회 회원으로 대표되는, 중국에 온 유럽 선교사들이 남긴 방대한 한문 작품들은 동아시아의 근대적 사유의 발단, 근대 사상의 발생 과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학술적 토대가 되고 있다. 이 책은 명청시기 중국에서 활동한 서양 선교사들이 동아시아의 다양한 사회적 층위에서 상호작용한 역사적 사건이나 그 결과로서의 한문 문헌이 동아시아의 근대사, 근대문학의 탄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조명한다. 책에서 다뤄진 역사가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한국어 번역서 출판은 한국교회사 연구자들에게도 큰 유익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는 추천의 글에서 “중국에서 선교사들의 한학이라고 부르는 작품, 한문 서학서에 대한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에게는 너무도 큰 선물이자 향후 연구를 위한 큰 안내서가 될 만한 책”이라고 말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 김일두(베드로) 신부 역시 “명청시기 중국과 유럽이 주축이 된 동서교류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음에도 이에 대한 연구성과가 미비한 한국 역사학계에 이 저서는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2024-10-13

성경과 교부 전승 통해 생생하게 엿보는 삶과 기도

"어떻게 하면 기도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것은 신앙인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는 열쇠 말일 것이다. 기도에 관해 알려주는 책은 무수히 많고 성인들이 가르쳐 준 기도 방법들이 전해오지만, 늘 여전히 ‘기도’에 대해서는 궁금하다. 어떻게 기도를 드려야 할지, 자세와 태도는 어떠해야 할지 등등 …. 「수행 : 교부들에게 배우는 기도 생활」은 성경과 교부 전통에 따라 기도하는 장소와 시간 및 기도하는 방식, 또 기도 자세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일상 안에서 깊은 기도 생활을 하도록 안내한다. 교부들과 사막 은수자들이 어떻게 기도를 드리고 어떻게 삶과 기도를 결합했는지 살펴보는 것과 함께 고대의 기도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책의 원제는 「질그릇: 거룩한 교부들의 전통에 따른 개인 기도의 실천」이다. 정교회 수도승인 저자가 현대 서구의 ‘증발하는 신앙’에 대해 내놓은 응답이다. 그에 따르면 신앙이 신앙의 본질과 부합하는 방식으로 실천되지 않을 때 신앙은 증발한다. ‘신앙의 본질과 부합하는 방식’이란 바로 성경와 교부 전승을 따르는 방식을 말한다. 성경의 인간과 고대 교부들에게서 ‘그리스도교적 응답’의 핵심을 찾은 저자는 이에 대응하는 여러 성경 구절과 다양한 교부 문헌을 실천적으로 해석하면서 이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찾아간다. 신앙의 본질 추구한 고대 교부들 묵상·개인 기도 끝없이 수행하며 영적 활동으로 신앙 실천했던 다양한 방식과 일상 자세히 소개 교부들은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란 주일 의무를 어느 정도 충실하게 이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생 날마다 여러 차례 기도드리는 사람이라 했다.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듯이 자신의 신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을 뜻한다. ‘영적 활동’은 오직 끊임없는 실천(수행)을 통해서만, 자연스럽게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이처럼 교부들과 사막 은수자들이 기도를 어떻게 이해했고, 어떤 방식으로 기도를 생활화했는지 등을 다양한 사례로 말해준다. ‘묵은 포도주를 마셔 보고서는 아무도 새 포도주를 원치 않는다’와 ‘장소와 시간’, ‘기도하는 방식’, ‘기도하는 자세’ 등 주제의 네 부분과 부록은 저자 바람대로 일상에서 기도를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묵은 포도주를 마셔 보고서는 아무도 새 포도주를 원치 않는다’에서는 전통의 중요성, 영성과 영성 생활, 활동과 관상, 시편 기도와 묵상을 소개하고 ‘장소와 시간’은 개인 기도를 드리기 위해 적합한 장소와 환경 및 기도하는 방향 등을 다룬다. ‘기도하는 방식’은 분노나 생각으로부터의 자유가 ‘수행적 방식’ 기도에서 나오는 열매임을 지적하면서 ‘끊임없는 기도’ 등 여러 유형의 수행적 기도 방식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기도하는 자세’는 일어서서 드리는 기도, 손을 들어 올려서 드리는 기도, 시선을 하늘로 향해 드리는 기도 등을 소개한다. “외적인 자세는 내적 태도를 육체적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내적 태도에도 직접 영향을 끼친다. 하느님 앞에서 서서 경건하게 기도하는 사람은 그만큼 경외심도 커진다. 서 있으려고 애쓰지 않고 다른 기도 자세들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기도는 결코 합당한 열정을 얻지 못할 것이며, 요셉 부스나야가 말한 것처럼 ‘대개 차갑고 얕은' 상태에 머물고 말 것이다.”(167쪽) 한편 부록의 ‘실천적 조언’은 기도를 드리기에 올바른 장소와 환경 조성, 기도를 드리는 시간, 기도하는 방법과 자세 등을 요약했다.

20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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