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책 위헌 판결, 기후정책 강화 서둘러야

헌법재판소는 8월 29일 아시아 최초 기후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에서 우리나라의 탄소중립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탄소중립법 8조 1항을 바탕으로 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계획은 2030년부터 목표 연도인 2050년 사이의 감축 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아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막대하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인 이번 기후소송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대만과 일본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향후 우리나라의 기후정책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도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만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2021년 4월 기후소송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후 55%였던 2030년 목표치를 65%로 올렸고, 2040년 목표 88%가 새로 설정됐다. 이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역시 2045년으로 앞당겨졌다. 이번 기후소송 결과는 2030년까지 40%를 감축한다는 현재 계획에 대해서는 위헌 판단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재판관 9명 중 위헌 결정에 필요한 6명에 못미쳤지만, 5명은 2030년까지 40% 감축이라는 현재 계획도 위헌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이번 소송은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정책이 기후위기의 위험에 대해 국가가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앞으로다. 정부는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대폭 강화된 기후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예상보다도 더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부는 형식적이고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획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한다.

2024-09-08

고(故) 박정일 주교의 천상 안식을 기도하며

제3대 마산교구장을 지낸 박정일(미카엘) 주교가 8월 28일 선종했다. 고인이 걸어온 97년의 삶은 그 자체로 한국 사회와 교회의 근현대사 전체를 아우른 여정이었다. 북한 지역에서 태어나 일제 치하에서 성소의 꿈을 키웠고 공산 정권의 박해와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사제가 되기 위한 일념 하나로 고된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변화 많은 인생을 산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라 밝히며 충성과 순명의 삶을 약속한 그는 사제로서 또 주교로서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이끈 지도자였다. 초대 제주교구장으로 신생 교구의 기틀을 다졌고, 전주교구장 재임 시 한국교회 최초로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선교사를 라틴 아메리카에 파견하며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의 길을 열었다. 마산교구장 재임 시 친교와 봉사, 증거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구현과 교세 확장에 힘썼다. 2001년부터 11년간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장을 맡아 한국교회 124위 순교자들이 2014년 복자품에 오르는 기틀을 다졌다. 주교 수품 성구인 ‘충성과 온유’(집회 45,4) 그대로 충성스러운 믿음의 교회를 위해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서 ‘소금’ 역할을 하며 헌신했고, 동시에 신자들에게는 항상 겸손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다가선 온유의 목자였다. 백미(白眉) 품은 온화한 모습을 이제 다시 볼 수 없음이 아쉽다.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생전 고인의 약속을 지금 이 시간 하느님 품 안에서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고인의 천상 안식을 기도한다.

2024-09-08

순교 정신을 삶으로 살자

매년 9월은 순교자 성월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신앙 선조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졌기에 그 후손들인 우리는 어떤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결코 신앙을 꺾지 않았던, 그리고 일상을 포함한 온 삶을 순교정신으로 거룩하게 살았던 선조들의 신앙과 삶을 본받을 의무와 은혜를 받았다. 특별히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0주년이자 124위 순교 복자가 탄생한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미 103위 순교 성인을 얻은 한국교회는 124위 순교 복자를 더함으로써 크나큰 은총을 받았고, 최양업 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시복을 추진하고 있다. 시복시성된 신앙의 모범들을 모시는 것은 우리의 영광이고 은혜다. 그분들은 이미 하느님 곁에 머무는 은총을 누리고 있기에 시복과 시성은 우리 후손들에게 신앙적인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주는, 우리들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복자와 성인들을 모시게 된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들의 삶 안에서 그분들이 보여주신 신앙과 삶의 모범을 직접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오늘날 신앙인들에게는 순교 등 물리적인 억압과 박해가 신앙의 조건으로 요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 신앙 선조들에게 가해졌던 순교의 위협은 오늘날 한층 더 교묘한 유혹으로 다가오곤 한다. 하느님의 길보다는 세속의 길, 이웃을 위한 자비와 헌신, 돌봄보다는 차별과 무시, 영원한 생명보다는 재물과 권력의 추구 등이 그것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순교는 아닐지라도, 하느님을 자기 삶의 중심에 두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는, 현대적 의미의 순교자적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4-09-01

피조물과 함께 희망하고 행동하기

교회는 매년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고 있다. 우리는 이날부터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인 10월 4일까지를 ‘창조시기’로 지내면서, 탐욕으로 공동의 집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인간의 잘못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다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특별히 피조물 보호가 단지 윤리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과 근본적으로 관련되는 신학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신앙인이 부활을 희망하고 그 희망 속에서 오늘을 참되게 살아가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조물을 보호하고 창조 질서를 보존하려는 노력은 곧 강생의 신비를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날 기후위기와 환경 파괴로 인한 갖가지 재난의 징후는 먼 곳의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들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바로 나의 일이다. 안타까운 일은 국제 사회가 그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모한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피조물 보호를 위한 노력은 당위성과 정당성의 이론적인 주장에 머물 수 없다. 모든 인류가 실제로 현실적이고 전폭적인 투신과 전환을 이루지 못할 때 위기 상황은 실제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것이다. 핵발전을 포기하고 화석연료 의존을 벗어나 재생 가능 에너지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룰 생각이 없다면, 강생의 신비를 살 수 없고 희망을 가질 수도 없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다.

2024-09-01

코로나19 재유행 제대로 대처해야

각급 학교 개학이 시작된 가운데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환자가 8월말이면 주당 35만 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교육부와 협의, 감염 예방수칙을 배포했다. 개학에 이은 추석 연휴를 전후한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크게 우려할 만하다. 현재 치료제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고 공공병원 확충이나 재정 지원도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정부 대책은 매우 미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유행 수준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치료제 예산이 크게 줄었고, 약국과 보건소, 병원 등 현장에서는 치료제가 없어 비상 상황이다. 거기에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이탈로 시작돼 반년 이상 이어진 의료 공백으로 인해 응급 병상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태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취약계층을 포함해 코로나19로 인한 중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국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도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도 심각한 증상이 없을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도 무시하기 십상이다. 이미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다. 자칫 느슨한 대책으로 일관할 경우 이전보다 더 심각한 보건 의료 상황이 닥쳐올 수 있음을 정부는 물론 의료계와 모든 국민들이 잊지 말아야 한다.

2024-08-25

국외 문화유산에 관심과 연구 이어지길 바란다

최근 100여 년 전 우리나라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귀중한 사진 자료가 공개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2년여 동안 독일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에 소장된 한국 사진을 조사해 이번에 도록으로 편찬했다. 사진의 조사와 공개에 협조해 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과 왜관수도원에 감사를 전한다. 이번에 공개된 1800여 장의 사진은 1909년 한국에 파견된 성 베네딕도회 소속의 선교사들이 찍은 것으로, 외국인이 기록한 한국의 근대 시각 자료로 가치가 높다. 선교사들이 운영한 학교 교육 모습, 근대 성당 건축의 초창기 모습은 물론, 성곽과 사찰 등 변하거나 사라져간 우리 문화유산의 원래 모습, 한복을 입고 있는 당시 한국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다양한 사진을 남긴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당시 “여러모로 운이 따른 덕에 소멸할 운명에 처한 문화사적 보물들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히 포착할 수 있었으며 이것들의 가치는 뜻있는 독자들과 다음 세대가 판단해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진 공개로 그가 어렵게 촬영해 남기고자 했던 당시 한국의 생생한 모습들을 지금의 독자들이 보고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의 한국 사진들은 일제강점기 초기 우리 사회와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역사 기록물이자 종교사, 복식사 등 연구자료로 가치가 크다. 앞으로 이 사진들이 다양하게 연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번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한국 사진 조사와 공개를 계기로 나라 밖 우리나라 유산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2024-08-25

자살 예방, 종교가 나서야

전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올해는 예년보다 자살 사망자가 10% 늘어났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자살 사망자는 총 63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나 늘어난 수준이다. 자살 사망자 수는 통계 수치에 머물지 않는다. 5개월 간의 자살 사망자 수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41.9명, 1시간에 1명씩 소중한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의미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우울감과 불안감 등이 자살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유명인의 자살 사망 사건 이후 이어진 모방 자살의 영향이 크다고도 한다. 어떻게 분석하더라도 그 의미는 하나로 귀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택할 정도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그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큰 고통과 절망도 함께 겪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있다면 견딜 만하다. 하지만 고통을 이해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 자체가 커다란 절망이다. 결국 자살이 늘어난다는 것은 고통의 현실을 견디게 해줄 돌봄, 생명과 사랑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살 예방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종교다. 교회는 이미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현재의 역할과 활동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루에 40명이 넘게 자살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은 위기 상황이다. 복지와 자선 활동을 통해 취약계층의 현실적 고통을 덜어주는 일도 중요하다. 동시에 위기에 몰려 절망하는 이들이 현실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생명을 버리지 않도록 위로하고 동반하는 사목적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2024-08-18

순교자들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는 프란치스교 교황 방한 10주년이자 124위 시복 10주년의 해다. 신앙 선조들의 순교 영성을 토대로 성장한 한국교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복식을 거행한 것은 한국교회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영광의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로부터 10년 후 한국교회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교황 방한 이후 반짝 올랐던 신자 증가율은 답보 상태에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받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회복이 더디다. 젊은 층 중심의 탈종교화 현상도 경종을 울린다. 복자들의 순교지가 성지로 조성되고 교황 방한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도 마련됐지만, 시복의 환희와 기쁨은 과거의 기억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 주교단은 8월 16일 ‘124위 복자 시복 10주년 기념 담화’를 발표하고, 올해를 복자들의 시성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자고 당부했다. 윤지충 바오로 등 복자 3명의 유해가 지난 2021년 발견된 것 또한 시성을 위한 현양운동의 때가 무르익은 표징이자 하느님께서 주신 특별한 선물이라며 순교 복자 시성을 위한 기도에 힘써줄 것을 청했다. 230년 만에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복자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순교자들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한 교황의 10년 전 시복식 강론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때다. 신앙 선조들의 신앙과 지조, 삶의 모범이 곧 우리들의 것이 되도록 애쓰는 것이 참된 의미의 현양일 것이다. 순교자들이 남긴 신앙의 유산을 충실히 이어받아 오늘의 교회와 사회에 전할 수 있도록 다짐과 결심을 새롭게 해야 할 시복 10주년이다. 124위 복자의 시성이라는 열매를 맺어 한국교회가 하느님 보시기 좋은 교회로 자리매김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2024-08-18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앙의 열정과 희망을 나누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7월 28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발대식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자 하는 다짐과 기대를 가득 담았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지역조직위원장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을 통해,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삶의 희망을 찾아나가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은 세속화된 세상 속에서, 고도 경쟁 사회를 살아가면서, 물질문명과 소비주의에 매몰돼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 속에는 영원한 가치와 진리에 목말라하며 모든 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깊은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앙과 삶을 나누는 세계청년대회는 이러한 젊은이들의 영적 갈증과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그리스도의 참 진리를 만나는 계기가 될 것임을 우리는 확신한다. 따라서 세계청년대회의 준비는 단순히 대규모 행사가 원활하게 치러지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 삶과 정신을 형제자매들과 그리스도께로 향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지는데 그 참된 목적이 있다. 발대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며 그 진정한 취지를 살리길 바라며,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이 깊은 관심과 열정으로 그 여정에 함께하기를 고대한다.

2024-08-11

폭염에 시달리는 지구와 이웃을 살려야

‘폭염 살인’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판될 정도로 오늘날 지구촌의 이상 기후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매년 여름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이라는 한탄이 반복된다. 올해에도 이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이전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집중적인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이상 기후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야기하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하다. 이는 이미 수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이고 국제사회 역시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다각적인 수단과 방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협의를 해왔다. 문제는, 원인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해결을 위한 노력은 극히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에는 정부와 기업은 물론 우리 개개인의 투철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위기가 빚어내는 기후재앙은 실제로 우리 일상 삶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친환경적 삶으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여전히 경제적 수지타산에만 매여 있는 정부와 기업에 강력한 경고와 요구를 통해 지구를 살리기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우리는 기후재앙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폭염 속에서 그나마 가정에 냉방기를 켜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서민들 외에, 선풍기 하나로 살인적 더위를 견디는 이들의 생존을 보살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2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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