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 가능한 주거시설 전환으로 피조물 지킨다

‘모두를 위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의생활과 식생활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아봤다면 마지막은 주거생활이다. 옷과 먹거리는 환경을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이 가능하지만, 이미 조성돼 있는 주거환경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해법은 친환경 의·식생활과 연결된다. 절약하고 재활용 하는 것.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안내서」와 환경단체가 추천하는 지속가능한 주거생활에 대해 소개한다. ■ 에너지와 물 절약 전기제품은 전원이 꺼져 있더라도 콘센트에 연결돼 있으면 일정 부분 전력이 소모된다. 대기시간에 버려지는 에너지비용은 우리나라 가정 상업부문 전력사용량의 10%가 넘는다. 쓰지 않을 때 전기제품의 콘센트를 빼놓거나 대기전력저감을 위한 기준에 만족하는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우수제품은 에너지절약마크로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다. 전기제품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에너지소비효율, 1시간 사용 시 CO₂ 배출량, 월간 또는 연간에너지비용, 소비효율등급 등이 표시된다. 이밖에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는 26℃로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에어컨 필터를 청소(2주 마다)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에어컨은 강풍 대신 약풍에 맞추고 선풍기를 함께 틀면 20~30% 가정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다. 안 쓰는 조명은 끄고 LED 등 고효율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샤워 시간을 1분 줄이면 한 달에 1333원이, 비누칠을 할 때 물을 잠그면 4000원이 절약된다. 장마철을 활용해 물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빗물을 모아 식물에 환경친화적인 관개원을 제공하고 실외 공간을 청소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집의 파이프, 수도꼭지, 변기, 관개 시스템에 누수가 있는지 점검하고 절수형 샤워 헤드, 수도꼭지 등 에너지 절약 장치를 설치하고 식기세척기와 세탁기는 가득 채운 상태에서만 사용한다. 주택에 태양광 패널 설치하면 전력사용량 줄이고 탄소 절감 소비효율 좋은 전기제품 사용 에너지 절약에 도움되는 방법 ■ 재생에너지 사용 태양열,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설치하면 전력사용량이 줄어들어 전기요금과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안내서」에는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조사하고 홍보할 것을 권한다. 태양열,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등 거주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해 알아보고 가정이나 직장에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토한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는 태양에너지, 풍력, 지열에너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주택에 설치하려는 경우 설치비의 일부를 국가가 보조금으로 지원해 주는 주택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지원사업 신청은 단독주택의 소유자 또는 입주자 대표, 공동주택의 소유자 또는 입주자 대표 등이 할 수 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도 가정의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고 교회기관 중에는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이용 도시에서는 대개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 혼잡한 도시에서 운전자 한 사람이 차량을 끌고 다니는 것은 효율적인 이동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안내서」에서는 도보나 자전거, 효율적인 대중교통 이용, 이동수단 공유 등을 추천한다.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면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이 친환경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월 6만9010원, 고효율인 1등급 전기차를 타면 월 6만8672원이 절약된다. 아울러 적정공기압을 유지하고 1등급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 피조물 경험하고 생각하기 우리가 왜 지구를 위해 절약하고 재활용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피조물과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피조물과 지구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느낄 때 우리의 실천은 번거로운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 주변에 식물들을 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작은 텃밭에 토종 식물을 심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함으로써 상점에서 구입하는 품목의 필요성을 줄일 수도 있다. 통합생태론에 대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한다. 자녀들과 함께 하느님의 창조물을 돌보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리의 행동이 환경과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본다. ◆ “EM 등 함께 만들고 우유팩 재활용해요” 본당의 친환경 생활은 이렇게! 공동의 집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있다는 점에서 본당에서 친환경 생활은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먼저 생태환경 관련 조직을 구성해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생태영성 교육이나 생태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생태탐방이나 숲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기금을 모으기 위한 행사 때 직접 만든 EM 제품이나 수세미 등 친환경 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 본당 행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피조물 보호 활동이 될 수 있다. 우유팩이나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본당도 늘어나고 있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본당 행사 때 쓰이는 먹거리 재료를 우리농이나 지역 물품으로 우선 구입할 수 있다. 교육과 단체활동을 통해 공동의 집을 보호해야 한다는 합의가 도출된다면 본당 내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도 고려할 수 있다. 생태 사도직 단체인 하늘땅물벗을 만들어 함께 참여하는 것도 친환경 생활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2024-07-14

지구적 재앙된 의류 폐기물…덜 버리고 오래 입는 것이 해결책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다는 탄식 너머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 모든 것을 잃지 않았다”며 “인간은 최악의 것을 자행할 수 있지만 또한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정신적, 사회적 제약을 극복해 자신에게서 벗어나 다시 선을 선택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찬미받으소서」 205항)이라고 설명한다. 절망을 만든 것이 인간이라면 다시 희망을 만드는 것도 인간의 몫이다. 신념, 자세, 생활양식 등 우리 삶의 방향을 재정립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衣)생활에서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본다. ■ 한 벌의 옷이 만들어지기까지 2000년대 중반, 패스트 패션으로 한국에 소개된 몇몇 의류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만 원대 티셔츠는 한해를 입고 나면 구멍이 나거나 금세 늘어났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이 싸니 또 사면 되지”라며 쉽게 옷을 소비했다. 옷의 생산부터 판매, 폐기가 빠르게 돌아가는 패스트 패션이 현대인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빠르게 소비한 옷들은 인간의 삶을 불편하게 하는 존재가 됐다. SPA(제조·직매형 의류,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시장 규모가 2010년 1조2000억 원에서 2018년 5조 원으로 성장하는 동안 섬유 폐기물도 112만여 톤에서 451만여 톤으로 증가했다. 빠르게 생산되고 판매되기 때문에 팔리지 못한 옷들은 금세 버려지기 때문이다. 가격 저렴하고 유행에 민감한 패스트 패션 인기 계속되지만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면서 의류 폐기물 문제 점차 심각 옷의 소재도 환경에 유해하다. 싸게 팔기 위해서는 저렴한 소재인 합성섬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막대한 탄소를 배출,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세계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수질오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단 1톤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데 쓰이는 물은 최대 200톤. 게다가 가공하고 염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패션산업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20%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데 물이 약 7000리터,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데 약 2700리터가 필요하다. 짧게 입다 버려진 옷들은 어떻게 될까?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 버려진 섬유폐기물은 37만 664톤으로, 그중 재활용된 양은 2만1433톤, 단 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버린 옷들은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을 훼손하는 불평등도 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헌 옷 수출량은 세계 5위를 기록, 중고 의류 가운데 70%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 지구를 위한 옷장 패스트 패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이다.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만들어진 패션 아이템을 일컫는다. 사회적으로 친환경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패션업계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다량의 섬유폐기물을 양산했던 SPA 브랜드들이 앞다퉈 재활용 섬유를 사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 컨셔스 패션 시장은 2019년 전 세계 약 63억5000만 달러(7조6100억 원)에서 2023년 약 82억5000만 달러(1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린 워싱(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 환경에 악영향 끼치는 제품 생산) 문제도 불거졌다. 의류산업 배출 탄소 전체의 10% 폐수 배출량도 전체의 20% 해당 친환경 옷 생산 늘리기보다는 생산량 자체 줄이는 노력 필요 친환경 캠페인 기구인 변화하는 시장재단(CMF·Changing Markets Foundation)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 H&M이 지속가능한 패션을 표방하며 출시한 컨셔스 컬렉션의 원재료 가운데 72%가 합성성분으로 조사됐다. 브랜드 ASOS의 친환경 의류에도 재활용이 가능한 합성물이 9%만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됐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장섬유(의류)를 생산하는 대안도 각광받고 있지만, 이 방식도 완전한 친환경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페트병 티셔츠를 만들려면 각종 공정과 탄소배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의(衣)생활을 실천하는 이들은 “친환경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옷을 생산하기 보다 생산량 자체를 줄이고, 수중에 있는 물건을 되도록 여러 번 오랫동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제로웨이스트”라고 설명했다. ◆ ‘다시 입다 연구소’ 선정 패션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법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 입다 연구소’에 소개된 패션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중고 의류 구입하기 2. 공기 중 자연 건조 3. 지속 가능한 브랜드 이용(폐자원 활용한 국내 브랜드: 큐클리프, 누깍, 119REO, 수미애) 4. 산 옷은 적어도 12번 착용 5. 찬물로 세탁 6. 배송 이용시 빠른 배송보다 보통 배송 7. 한 시즌에 한 옷씩 수선해서 입기 8. 드라이클리닝은 건너뛰기 9. 특별한 날 특별한 옷은 대여해서 입기 이 밖에 옷이 눈에 보이도록 색상별, 용도에 따라 정리하거나 평소에 옷 관리를 꼼꼼하게 해두는 것도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24-06-30

무탄소에너지 계획에 ‘핵’ 포함? “약자 희생으로 얻는 전기는 그만!”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3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을 공개했다. 향후 15년(2024~2038년)의 전력 수요 전망과 발전소 건설 계획 등을 담고 있는 실무안은 2038년 최대 전력수요를 129.3GW로 전망하면서 설비를 157.8GW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 안에는 대형 원전 3기·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등 4기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실무안이 발표된 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사회교리실천네트워크 등이 포함된 223개 시민·환경단체는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을 맞아 지난 6월 8일 ‘다시 타는 밀양희망버스’를 출발시켰다. 행사에 모인 1500명의 시민들은 ‘신규핵발전소 건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석탄화력발전소 등 초고압 송전탑을 확대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폐기’를 촉구했다. 전기를 전달하기 위한 송전탑 건설로 희생된 밀양주민들을 아픔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 무탄소에너지 70% 달성의 이면 전기본은 2038년 최대 전력수요를 반도체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전기화 수요 등의 증가 요인을 반영해 129.3GW로 산정하고 있다. 설비는 157.8GW까지 늘리겠다는 게 실무안의 요지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8년 추산되는 확정설비 147.2GW에 10.6GW가 추가로 필요하다. 전기본 실무안에는 “첨단산업,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 변화요인을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검증 가능한 수요관리 수단을 도입함으로써 미래 수요를 최대한 과학적으로 전망했다”며 “공급에 있어서는 무탄소전원의 큰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 있는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늘린다고 밝힌 가운데, 구체적으로 태양광은 2022년 21.1GW에서 2038년 74.8GW로, 풍력은 1.9GW에서 40.7GW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석탄 발전량은 2030년 111.9TWh(17.4%)에서 2038년 72TWh(10.3%)로 줄어든다. 전기본은 “2038년에는 신규원전이 진입하고 수소발전이 보다 확대되는 한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발전도 대폭 증가하면서 23년 40%에 못 미쳤던 무탄소에너지(CFE)의 비중이 70%에 달하여 본격적인 무탄소에너지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석탄 줄이고 재생에너지 늘려 무탄소에너지 70% 약속했지만 핵발전소 확대도 포함돼 논란 무탄소에너지가 확대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 핵발전소가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에 환경시민단체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핵발전은 이미 건설계획이 확정된 4기(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외에 SMR 실증 원전(0.7GW) 1기와 최대 3기(4.2GW)의 대형 핵발전소 건설이 제시됐다. 계획대로라면 핵발전 비중은 2030년 31.8%에서 2038년 35.6%로 상승한다. 이밖에 2038년에는 신재생 32.9%, LNG 11.1%, 석탄 10.3%, 수소·암모니아 4.4% 등의 전력믹스를 예상하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장인 정동욱 중앙대 교수 “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무탄소 전원 중 가장 경제적이라고 평가되는 대형 핵발전으로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개된 실무안을 바탕으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포함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하고, 전기사업법에 따른 공청회, 국회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진행한 후 전력정책심의회의 심의를 통해 제11차 전기본을 확정할 계획이다. ■ 누군가의 눈물로 만들어진 전기 제11차 전기본을 규탄하는 밀양희망버스는 송전탑이 줄지어 있는 밀양과 청도 일대를 달렸다. 이들은 “국가폭력에 대한 반성 없이 핵발전소와 초고압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의 희생을 계속해서 강요하는 전력수급 시스템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에너지 생산, 수송, 소비에 걸친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핵발전소 확대로 무탄소에너지 70%를 달성한다는 계획의 이면에는 과연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일까? 주교회의가 발간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에서는 핵기술이 생명권과 환경권을 어떻게 침해하고 있는지 밝히고 있다. 특히 핵연료 냉각을 위한 온배수 다량 방출, 남는 전기 발생으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와 낭비, 대형 송전탑 세우는 과정에서의 환경훼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환경유해물질 등이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핵발전소를 세우고 전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평등한 구조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양산한다고 지적한다. 핵기술, 생명권과 환경권 침해 핵연료 처리 과정서 공해 발생 외곽서 도심으로 전기 옮기며 가난한 이들 오롯이 피해 입어 “핵발전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 그 풍요로움이 자본과 결합한 일부 사람들의 권리를 실현시켜 줄지 모르지만, 대다수의 인류와 더 나아가 미래의 세대는 그 풍요로움에서 배제돼 있다.”(120항) “핵산업과 관련된 법률은 발전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시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독점 사업에 가까우며 사법 체계는 이익과 공통의 공정한 분배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죄의 구조로 전환될 위험성이 높다”(141항) 월성핵발전소 제한구역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주민 황분희씨는 “피해를 주는 사람도 피해를 주는 회사도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도 책임지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다른 지역에서 쓸 전기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희생과 우리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황망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2024-06-16

“밥상의 변화만으로도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작은 일상적 행동으로 피조물 보호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고결한 일”(211항)이라고 강조한다.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복음적 삶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피조물과 공존하기 위해 어떤 지속 가능한 습관을 가져야 할까? 지속 가능한 식습관에 대해 대해 알아본다. ■ 어떻게 구입할까? 가톨릭기후행동은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중 하루를 지속가능한 식단을 실천하길 권했다. 식품을 구입할 때 라벨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라벨을 확인해 한 제품에 다섯 가지 이상의 성분이 들어 있다면 구매하지 않고, 저탄소인증·유기농인증 제품을 구매할 것을 제안했다. 비료, 농약, 농자재 및 에너지 절감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영농방법 및 기술을 통해 재배된 농산물은 저탄소인증을 받을 수 있다. 저탄소인증 대상 농산물은 식량작물, 채소, 과수, 특용작물(쌀, 쌈채, 복숭아, 참깨 등 41종)로, 2023년까지 9085농가가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석유에서 추출한 농약과 합성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으로 재배된 농산물은 자연에 덜 해로울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부패하기 쉬운 음식은 소비할 만큼만 구입하고 한 끼에 먹을 만큼만 준비해 낭비하지 않는 습관도 중요하다. 다만 부패하지 않는 식품은 때때로 대량으로 구매, 비용을 절약하고 포장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구입할 때 개인 장바구니 사용도 필수다. ■ 무엇을 먹을까? 식품 생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축산과 어업은 배출량의 31%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축산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의 장내발효와 분뇨처리, 삼림벌채 등의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되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4.6kg으로, 세계 평균 대비 1.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즐겨 먹지만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물보다 많은 환경적인 부담이 따른다. 전 세계 농경지 면적 중 축산에 사용되는 면적은 77%인 반면 칼로리 공급은 축산물 18%, 작물 28% 수준으로 곡물 대비 환경부하 크기 때문이다. 동물성 대신 식물성 식품 먹는 것이 나와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 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 실천 등 작은 노력으로 기후위기 대응 저탄소·유기농 제품 구입하고 육류 줄이거나 대체육 소비 남은 음식물 퇴비로 활용 가능 대체육에는 콩, 밀, 해조류, 버섯 등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한 식물성 대체육, 식용곤충 단백질로 제조한 식용곤충, 동물에서 채취한 줄기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을 배양하는 배양육이 있다. 대체육은 온실가스 배출량 최대 90%, 에너지 사용량은 30%가 감소되며,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2040년까지 기존 육류의 50% 이상을 대체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도 식물성 대체육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고기뿐 아니라 치즈, 달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가까운 지역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을 먹는 것도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긴 유통과정을 겪지 않기 때문에 과대 포장 없이 장바구니에 바로 담아올 수 있는 이점도 있다. ■ 먹고 난 뒤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퇴비를 비축할 수 있다면 감자 껍질, 사과 속, 채소 쓰레기 등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먹고 남은 병이나 캔은 재활용할 수 있게 헹궈서 분리한다. 야채 등을 헹군 물은 저장해 뒀다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사소하지만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실천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농작물을 생산한 생산자를 지원하는 것도 선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식사 전후에 잠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이러한 관습을 내면화할 수 있다”(「찬미받으소서」 227항)고 조언했다. 이 짧은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생명을 하느님께 의존하고 있음을 상기하고 피조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2024-06-02

화려한 그라피티 뒤에 감춰진 오염수…'반인권·반생태' 그늘 짙었다

주한 미군 반환부지를 정비해 시민에게 공개한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6만6000㎡, 약 2만 평에 달하는 용산어린이정원은 서울 도심에서 푸르른 신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줄곧 ‘아이와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되고 있다. 개방 1년 만에 21만 명이 다녀간 용산어린이정원이 다크투어, 즉 재난이나 역사적 비극이 일어난 장소를 찾아가는 투어의 대상이 됐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동심을 키워갈 정원이 비극적인 장소로 지목된 이유가 무엇일까? 녹색연합의 용산다크투어에 동행했다. ■ 미군의 유류 유출, 용산에 괴물을 키우다 한강과 접해있어 선박을 통한 물류 운송이 용이했던 용산은 조선시대부터 물류 교역의 중심지였고, 이런 장점 때문에 조선군의 병참기지가 있었다. 이후 일본이 청일전쟁,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일본군을 한반도에 진주시키기도 했는데 이 중 20사단이 용산에 주둔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면서 용산기지는 미군에게 돌아갔다. 1949년 병력을 철수했던 미군은 6·25전쟁이 끝난 후인 1953년 8월 15일 용산에 주둔했고 이후 60년간 용산에 머물렀다. ‘서울 속의 작은 미국’이라 불리며 반세기 넘게 금단의 구역이었던 용산 미군기지. 그 안에서 벌어졌던 잔혹한 일들은 그들이 용산을 떠난 뒤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며 보이지 않는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가 2017년 미국의 정보자유법(FOIA)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30년간 용산 미군기지 내에서 발생한 유류 유출 사고는 84건이다. 2001년에는 녹사평역 지하철 공사 중 지하수 유류 오염이 됐는데, 당시 미군은 휘발유 성분 유출은 인정했으나 등유 성분 유출은 인정하지 않았다. 2006년 녹사평역 지하수를 조사하자 5개 조사 지점에서 기준치의 수백 배가 넘는 1급 발암물질 벤젠이 발견됐고, 여전히 기지 바깥으로 기름이 새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군수품 공급지 역할을 했던 한강로 1가 1-1번지 캠프킴 자리에서도 2006년 다량의 유류가 퍼져있는 것을 한국전력 직원이 발견했다. 기름의 종류가 미군에서 사용하는 JP-8 항공유로 확인됐으나 미군은 공동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정부는 기름이 유출된 상태의 땅을 반환받았고 땅값만 4조 원으로 알려진 금싸라기 땅에는 ‘사람이 살’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캠프킴에서 700m가량 떨어져 있다. 2000년 미군의 독극물 방류 사건도 화제가 됐다. 미 군무원이 시체방부처리용 포드말린 용액 470병을 영안실 싱크대에 쏟아부어 독성물질이 한강으로 흘러든 이 사건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모티브가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 6월 기준 녹사평역, 캠프킴 주변 등 기름 유출로 오염이 확인된 대지의 면적은 최소 1만2235㎡(약 3700평)에 달하고, 오염을 정화하는데 58억 원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 오염된 공간으로 초대받는 어린이 용산다크투어는 녹사평역에서 출발해 용산기지 담벼락길, 캠프킴,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이어졌다. 녹사평역 3번 출구를 나와 몇 걸음 걷자, 발아래로 이어진 집수정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염된 지하수를 관리하고자 녹사평역 인근에는 40여 개의 집수정이 있다는 게 투어 가이드인 녹색연합 박상욱 활동가의 설명이다. 곧이어 도착한 이태원광장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청년들이 모여 있었다. 청년들 뒤로 보이는 그라피티가 그려진 철제 구조물은 젊음을 상징하는 이태원과 잘 어울리는 듯 보였다. 구조물 앞에 멈춰 선 가이드는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오염수를 모아둔 곳”이라며 “도시경관사업의 일환으로 몇 년 전 구조물에 그라피티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구조물 뒤로 넘어가자 그라피티에 가려져 있었던 더러운 집수정의 원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체에 위험한 물질이 보관돼 있는 집수정은 화려한 그라피티에 가려져 바닥에 적힌 접근금지 표시를 발견할 수 없게 만들었다. 투어 참가자들은 “이렇게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데 겉모습만 바꾼다고 오염 문제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삼각지역 인근 캠프킴 주변은 고층빌딩이 빼곡했다. 한눈에 봐도 금싸라기 땅임을 알 수 있는 현장을 바라보며 가이드는 “2006년 기름유출 사고 이후 여전히 캠프킴 지하수 주변으로 다이옥신과 비산 등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84번의 유류 유출 사고가 있었던 용산 미군기지 땅에는 사람이 안전하게 머물 곳이 없어 보였다. 그 땅에 조성된 용산어린이정원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당연했다. 한국환경공단의 ‘(용산 미군기지)사우스포스트 환경조사 보고서’(2022)에 따르면 전체면적의 66.1%인 10만8920㎡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기준치 500㎎/㎏ 대비 36배, 비소는 9.4배, 납은 5.2배 등 여러 항목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석유계총탄화수소에는 암 유발물질인 폴리아로메틱 하이드로카본 등의 물질이 들어있다. 환경단체들이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우려하자 2022년 5월 정부는 “임시 개방에 따른 노출시간, 노출량 등을 고려할 때 인체에 위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어린이는 행동, 식습관, 대사 및 생리적 특성으로 인해 일부 환경오염 물질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며 정원 개방을 반대했다. 하지만 용산어린이정원은 2023년 5월 4일 임시 개방됐다. 토양환경보전법, 국토계획법 등에서 도시공원 또는 어떠한 토지이용시설의 임시 개방에 관한 정의나 절차, 요건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용산어린이정원 ‘임시 개방’ 이면에는 시민들의 목숨값이 담보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도록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에서 투어 참가자들은 웃고 즐길 수 없었다. 참가자 채경미씨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에 이렇게 위험 요소가 많은데 덮고 가리는 데만 급급한 정부의 모습을 체험하게 돼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며 “아이에게 좋은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온 정원이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성씨도 “입장하면서부터 정원 관계자가 감시하고 따라붙는 상황을 겪으면서 국가의 감시와 통제를 피부로 느낀 시간이었다”며 “반인권적이며 반생태적인 이곳이 과연 국민들을 위한 장소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2024-05-19

패배자만 존재하는 전쟁, 멈추지 않으면 생명·환경 모두 잃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에는 여러 요인이 지목된다.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개인 삶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전쟁이 없는 평화를 지키는 일도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이다. 군사 활동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기후위기 대처에 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평화를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전쟁과 지구온난화 전쟁은 환경파괴의 원흉으로 지목된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2022년 발표한 전쟁으로 인한 환경영향 발표에 따르면, 화학산업이나 오염물질을 다루는 시설이 밀집한 공업도시에서 군사작전이 이뤄지며 주변 지역의 수질과 토양, 대기 오염 피해가 심각하다. 경작지의 40%, 토지 3분의 1이 농업에 사용될 수 없거나 잠재적 위험 상태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전쟁으로 생태계 관리가 어려워지자 희귀 동물에 대한 밀렵, 불법 벌목이 늘어났다. 또 유럽의 녹색 심장이라 불렸던 우크라이나의 삼림보호구역은 군사기지나 난민들의 피난처로 사용되면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같은 해 11월 우크라이나 환경부 등이 군사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계한 결과, 전쟁 7개월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는 약 1억 톤CO²eq(이산화탄소 환산량)에 달했다. 이는 네덜란드와 같은 국가가 같은 기간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와 유사한 수준이다. 2022년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7억5000만 톤CO²eq로 전 세계 배출량의 5.5%를 차지한다. 이는 민간 분야의 항공(1.9%), 해운(1.7%), 철도(0.4%), 파이프라인(0.3%)을 합한 것보다 많다. 이처럼 군사 활동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군용기, 함정, 전투차량 등 주요 무기와 장비가 대부분 다량의 화석 연료로 기동되고 연비도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연비는 30mpg(휘발유 1갤런 당 운행할 수 있는 마일) 정도인데 반해 전투용 지프차는 자동차의 5분의 1 수준인 6mpg, F-35 전투기는 50분의 1인 0.6mpg, B-2 전략폭격기는 100분의 1인 0.3mpg에 불과하다. 다량의 연료 소비와 낮은 연비는 탄소배출로 연결된다. 1회 작전 임무 수행시, 전투용 지프차는 260kgCO²eq, F-35는 2만7800kgCO2e, B-2는 25만1400kgCO2e를 배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폭등하는 군사비는 기후위기 대처에 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야기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2023년에 전 세계가 지출한 군사비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2조4430억 달러(약 3373조 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로,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및 중동 지역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의 2023년 군사비 지출은 전 세계 11위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는 2.8%로,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에 이어 5번째로 높다. 이에 따라 제27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군사 활동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국제규범 안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군사 활동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기밀로 처리해야 한다는 반대에 부딪혀 국제적 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우려하며 2021년 12월 세계 각국의 노벨상 수상자 50여 명은 전 세계를 상대로 향후 5년간 군비를 2%씩 감축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다른 나라들이 군비를 늘리면 옆에 있는 나라도 군비를 늘리는 군비경쟁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군비 감축액의 절반을 유엔에 보내 전염병 대유행과 기후변화, 빈곤 문제 해결에 쓰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군비 지출, 이산화탄소 배출량 높은 한국 세계 군비경쟁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위산업 수출 수주액이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 달러를 유지하다가 2021년 72.5억 달러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170억 달러를 달성했다. 방위사업청은 “방산 수출의 성과는 방위산업을 미래 경쟁력 성장을 촉진할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바탕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2020년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88만 톤CO²eq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공공부문 전체 배출량 370만 톤CO²eq 보다 많은 양이다. 우리나라는 군비 지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저먼워치와 기후연구단체인 뉴클라이밋 연구소가 발표한 ‘2022 기후변화대응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63개국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평가한 이 지수에서 최하위권인 60위를 기록했다. 우리보다 못하는 국가는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군비 지출을 줄이고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재원을 사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멸종반란가톨릭 등이 포함된 시민사회단체는 4월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2024 세계군축행동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1분에 64억 원, 1초에 1억 원’이 군비로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예산과 자원 사용의 우선순위를 ‘군사 안보’가 아닌 ‘인간 안보’, 전쟁과 파괴가 아닌 모든 생명의 공존을 위해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4-05-05

뜨거워진 한반도, 서울에서도 감귤이 자란다

‘나주 배, 대구 사과, 제주 감귤.’ 지역 특산물로 오랫동안 즐겨먹던 과일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울러 한반도에서 볼 수 없었던 올리브, 망고와 같은 아열대 작물재배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온난화로 뜨거워진 지구가 한반도의 과일 지도를 바꿔놓은 것이다. 기온과 먹을거리의 변화는 곧 우리 삶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 과일 재배지 북상 중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 주요 과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기온과 재배지가 달라지면서 과일의 맛도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전남 지역의 배 재배지는 2020년 1734㏊로, 2010년(3297㏊)보다 47.4%나 줄었다. 줄어든 배 밭은 경기도까지 북상, 안성에서만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특산물인 감귤도 내륙을 넘어 수도권까지 올라왔다. 같은 기간 제주도의 노지 감귤 재배 면적은 소폭 감소했고 전남의 노지 감귤 재배지는 3배로 늘었다. 나아가 경기 지역을 넘어 서울에서도 노지 감귤 농사가 시작됐다. 통계청의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산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보면, 사과의 재배지가 경북에서 정선·영월·양구 등 강원 산간 지역으로 확대됐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경북 지역의 사과 재배지는 16.7% 감소한 반면 강원도의 사과 재배지는 164.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숭아 역시 충북과 강원 지역 재배가 늘어났으며, 포도 주산지는 경북 김천에서 충북 영동과 강원 영월로 올라오고 있다. 반면 아열대 작물 재배는 남쪽에서부터 증가하고 있다. 2001년 제주에서 첫 재배를 시작한 망고는 이제 ‘제주 망고’라는 이름을 달고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 ‘지중해 특산물’로 잘 알려진 올리브 역시 2016년 시험 재배를 시작해 2020년 기준 제주와 전남, 경남 등에서 총 20.86.ha 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올리브 나무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자랄 수 없지만, 지구온난화 영향 등으로 제주의 겨울철 평년 기온이 높아지면서 별도의 난방 시설 없이도 바깥에서 재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2090년 맛있는 사과 사라져 농촌진흥청은 연평균 기온이 1℃ 오를 때 농작물 재배 가능 지역은 81km 북상하고, 해발고도는 154m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여름철(6~8월) 평균 기온은 2022년 24.5℃로 2002년(22.9℃)보다 1.6℃ 높아졌다. 지난 20년간 농작물 적정 재배지의 위도는 129.6km 북상하고, 해발고도는 246.4m 높아진 셈이다. 게다가 사과의 경우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면 정상 기후 때보다 크기도 작고 당도도 떨어진다.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안 함량도 낮아져 품질도 떨어진다. 2022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6대 과일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사과는 2070년대에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며 배와 복숭아는 2090년대에 이르러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맛을 내는 고품질 사과와 배는 2090년대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2090년대에는 복숭아도 전 국토의 5.2%만 기후적으로 재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2024-04-21

「찬미받으소서」 배우고 실천해요

자연을 지배 대상으로 여긴 인간의 탐욕으로 파괴된 지구. 그로 인해 발생한 기후위기는 인간의 삶을 똑같이 파괴해 나갔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했다. 교황은 지구가 누구의 소유가 아닌 ‘공동의 집’임을 밝히며 피조물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구 생태계를 살리는데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고자 2020년 시작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그 반환점을 돈 2024년, 한국교회의 「찬미받으소서」 실천 노력을 살펴본다. ■ 「찬미받으소서」 배우기 교회 최초의 생태회칙이 반포되자 교구와 본당 곳곳에서 「찬미받으소서」를 공부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코로나19로 대면 강의가 주춤했지만 곧 일상을 회복한 신자들은 「찬미받으소서」 강독 모임, 생태 피정, 생태영성학교 등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는 3월 한달간 4회에 걸쳐 생태영성학교를 운영했다. 「찬미받으소서」 후속 문헌으로 발표된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의 각 항에 담긴 의미를 배우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문제, 기후 정의, 그리스도인의 사명 등을 함께 공부했다.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오충윤 야고보, 담당 김태정 베드로 신부)도 3월 4일부터 5월 27일까지 ‘2024년 제6기 틀낭학교(생태영성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교구 선교사목위원회 위원장 김태정(베드로) 신부의 ‘「찬미받으소서」 핵심내용 요약 및 전달’ 강의를 시작으로 제주의 환경 문제, 기후변화의 위험성 등을 강의를 통해 공유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올해 처음 찾아가는 생태영성학교를 열었다. 보다 많은 신자들이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구파발성당과 명일동성당에서 생태영성학교를 진행한다. 4월 2일부터 5월 7일까지 구파발성당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생태영성학교에서는 통합생태론, 창조의 복음, 생태교육과 영성 등을 강의한다. 같은 기간 동안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화요일 오후 2시에 같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이재돈 신부는 “예전에는 지구환경이 변하지 않으니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새롭게 맞닥뜨린 위기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배울 필요가 있다"며 “변한 시대에 따라 신앙이 강조하는 내용이 바뀐 만큼 하느님과 가까워지기 위해 「찬미받으소서」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찬미받으소서」 실천하기 회칙 공부와 함께 중요한 것은 일상 속 실천이다. 주임 신부의 열정적인 환경 강의를 듣고 12개의 하늘땅물벗이 만들어진 인천 영종본당(주임 정성일 요한 세례자 신부)은 쓰레기 줍기, 삼베 수세미 만들기, 망가진 우산 천으로 앞치마 만들기 등 다채로운 환경보호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신사동본당(주임 오인섭 토마스 신부)도 환경사목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 사목에 관심이 있던 오인섭 신부는 2022년 2월 신사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뒤 환경친화적 본당 만들기에 힘썼다. 지난 2월 ‘찬미받으소서와 함께하는 생태영성’을 주제로 사순 특강을 진행한 뒤, 그리스도인이 생태적 회심을 해야 하는 이유를 신자들과 공유했다. 이후 성당에 설치한 카페 로사리오를 친환경 공간으로 꾸며 일회용컵을 쓰지 않고, 원두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 재활용 방법을 공유하고 필요한 신자들에게 나눔을 진행했다. 올해는 특별한 부활 선물도 제작했다. 재활용이 가능한 뜨개질 바구니로 달걀을 포장한 것이다. 또한 달걀에 멸종 위기 동물의 그림을 그려 넣어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하며 부활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본당 생태환경분과에서는 매월 친환경 캠페인을 추진, 신자들이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오인섭 신부는 “환경 사목을 통해 남녀노소 함께 참여하는 협업 사례들을 발굴해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교황님의 뜻에 따라 생태적 회개를 통해서 자연과 친교를 이루고 이를 통해서 하느님 안에서 새로워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본당 안에서 진정성 있는 친환경 활동들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4-04-07

7개 정당, 원전 신설과 노후 원전 수명 연장 반대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새진보연합 등 7개 정당이 신규 핵발전소 추가건설 금지법 제정,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법 제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종교환경회의와 탈핵시민행동, 핵발전소지역대책위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10개 정당에 탈핵 관련 정책제안서를 보낸 결과, 7개 정당이 이같이 답했고 국민의힘·새로운미래·개혁신당은 회신하지 않았다. 정책제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노후 핵발전소 폐쇄 정책과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정책 제안에 7개 정당 모두 동의했다. 다만 일본을 국제해양재판소에 회부하자는 하위항목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과 기본계획 폐기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조국혁신당은 ‘논의 필요’, 나머지 5개 정당은 ‘찬성한다’고 답했다. 핵발전 규제 강화 정책에 대해서 7개 정당 대부분 동의했으나, ‘지역의 재가동 동의권 부여 법제화’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책제안서를 보낸 종교·시민단체들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원전 진흥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대다수의 정당 및 국민들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국회와 정치권은 총선 이후 이 문제를 국회와 정치의 공간에서 특별하게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4-07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기후 총선’으로 현명한 선택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우리 사회 약자들이 모두 모여 있다. 사회적 참사로 자식을 잃은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망가져 가는 환경을 살려낼 수 있는 돌파구가 국회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몇몇의 작은 목소리는 울림을 전하지 못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 훼손된 자연의 울부짖음은 국회의원이라는 직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늘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소외된 자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며 피켓을 들고 국회의사당 앞에 서 있다. 아프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자연을 대신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온 그리스도인들. 하느님이 창조한 지구를 지켜야 하는 사명에는 개인의 실천과 함께 그에 걸맞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일도 포함된다.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왜 ‘기후 총선’인가? 2022년 9월 탈석탄법 제정 청원이 국민 5만 명의 동의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청원 10개월이 지나도록 입법 발의가 시작되지 못했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불과 10명도 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시민사회와 함께 탈석탄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는 환경의 날 담화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탈석탄법을 제정하여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와 노후 발전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탈석탄법 제정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8월 17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의 참여로 탈석탄법이 공동발의 됐지만 결국 제정되지 못하고 다음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국민 5만 명의 목소리를 들어준 국회의원이 11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탈석탄법 발의에 참여한 정의당은 현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방향에 따라가는 여당의 반대, 환경문제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국회의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점이 법 제정의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핵진흥 정책에 따라 노후핵발전소 수명 연장,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21대 국회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 특별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하지 못하게 되면 국내 핵발전소 절반 이상 가동이 중지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핵발전소 지역 시민단체는 ‘원전 부지 내 폐기물 저장시설 설치’라는 조항이 지역 주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독소조항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가톨릭기후행동이 포함된 종교환경회의도 기자회견을 통해 “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안전과 생명이 무시되고 핵발전 확대 도구로 전락시키는 법안”이라며 폐지를 요구했다. 아울러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핵폐기물을 계속 발생시키는 노후핵발전소 수명 연장을 취소하고 신규핵발전소 건설 추진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지금 남아있는 것조차 잃어버릴 수 있기에 정치인의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자연을 보호하고 인간의 안전을 고려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선택 탈핵시민행동은 3월 14일 총선 토론회 ‘기후위기대응, 핵진흥으로 가능한가’를 개최, 현 정부의 핵진흥 정책이 기후위기 대응에 갖는 의미를 살펴보고 총선을 통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11기의 핵발전소 폐쇄 계획을 삭제하고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30년 우리나라 핵발전 비중은 23.9%에서 32.4%로 증가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30.2%에서 21.6%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정책위원은 “정부는 핵발전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외치고 있으나 현실 계획에서는 대폭적인 탈석탄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고 좌초자산이 될 것이 분명한 LNG 발전량이 증가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가 있었던 14일 기준, 각 당의 총선 공약에서 국민의 힘을 제외하고는 핵발전에 대한 언급이 부재했다. 국민의 힘은 “원전·재생 에너지를 균형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위원은 “대통령이 ‘원전이 곧 민생’이라고 입장을 강력히 밝힌 상황에서 핵발전에 대한 무대응은 하나의 전략이라기보다는 사실상 동의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에서는 철저히 밀실 위주로 진행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논의 전면 재검토, 지역 주민의 알 권리가 빠진 핵발전소 수명연장법 제도 개선, 고준위핵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핵발전소 가동 기간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각 정당별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 유일하게 참여한 녹색정의당 조천호 비례대표는 탈핵문제를 정책적 결과로 만들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선거에서 기후의제는 큰 관심을 두는 주제가 아니기에 시민의 연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연대를 통해 탈핵문제를 고민하고, 이 과정을 통해 합의된 내용을 꾸준히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202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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