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유해 한국교회에 전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를 앞두고 밀레니얼 세대 첫 복자로 내년 시성이 예정된 카를로 아쿠티스(Carlo Acutis, 1991~2006)의 유해가 한국교회에 전달됐다. ▶관련 기사 9면 11월 1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파리 외방 전교회 윌 콘퀘르(Will Conquer) 신부로부터 복자의 1차 유해인 머리카락 16점과 유해 증명서를 받았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과 신앙을 기록한 책 「A Millennial in Paradise: Carlo Acutis」의 저자이기도 한 윌 신부는 복자의 삶과 신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대교구에 유해 기증을 제안했다. 이에 교구는 서울 WYD를 염두에 두고 한국교회 전 교구에 유해가 전달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했고, 윌 신부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주교회의와도 협의가 이뤄져 16점이 오게 됐다. 유해는 11월 18일 제주교구를 시작으로 전국 각 교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는 아쿠티스가 성인품을 받는 2025년 희년에 명동 WYD 조직위원회 센터 내 경당에 유해를 모셔 청년들과 신자들이 성인을 공적으로 공경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복자는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수호성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날 유해 전달식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인터넷을 통한 선교에 앞장섰던 복자의 삶을 밝히며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에서도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가 되기 위해 디지털 환경을 더 복음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많이 나왔다”면서 “WYD를 준비하는 한국의 젊은이들도 복음 선포의 장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기 위해 많이 고민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윌 신부는 “한국을 찾아온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를 더 많이 알아가면서 생전에 복자가 보여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열렬한 사랑의 마음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밀레니얼 세대 첫 성인이 될 카를로 아쿠티스는 2025년 희년에 시성될 예정인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 복자는 밀레니얼 세대 최초의 성인으로 2006년 불과 15세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청소년이다. 성체 기적과 성모 발현을 다룬 데이터베이스와 가상 전시를 제작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가톨릭교회는 이를 통해 현대와 연결되는 새로운 성인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시성은 고인의 신앙적 삶을 검증하고 두 가지 기적을 확인하는 복잡한 과정을 요구한다. 아쿠티스의 첫 번째 기적은 2013년, 췌장 장애로 고체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던 브라질 소년이 그의 중재 기도를 통해 치유된 사례다. 두 번째 기적은 2022년에 일어났다. 코스타리카의 학생이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어머니가 아쿠티스에게 기도한 뒤 회복됐다. 아쿠티스는 현대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통 사람’이다. 스마트폰과 비디오 게임을 즐기며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했다. 그의 이야기는 「스니커즈를 신은 성인」, 「하느님의 컴퓨터 천재」 등 젊은이들의 눈길을 끄는 책으로 재해석되고, 이러한 콘텐츠는 젊은 세대에게 일상적인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모범을 제시한다. 아쿠티스가 제작한 온라인 성체 기적 전시는 물리적 형태로도 만들어져, 유럽과 미국 교구를 순회하며 전시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디지털 세대와 전통 세대를 연결하며 신앙을 더욱 친근하게 전달한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 말번에는 그와 관련된 상설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쿠티스는 생전 성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에 깊이 공감하며 아시시에 묻히길 희망했다. 처음에는 아시시의 묘지에 안치되었으나, 2019년 시복 과정에서 유해가 투명한 유리관 안에 옮겨졌다. 나이키 운동화와 청바지 차림으로 안치된 그의 모습은 현대성과 신앙을 결합한 상징적 이미지를 제공한다. 아시시는 아쿠티스의 등장으로 새로운 생기를 얻고 있다. 2020년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11만7000명이 그의 무덤을 방문했고, 그의 유품과 이미지는 아시시의 주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한, 그의 심장은 현대식 예배당에 안치되었고, 아쿠티스와 성 프란치스코를 중심으로 한 관광 코스가 구성되었다. 아쿠티스는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하늘의 청소년’으로, 교회는 그를 통해 현대 기술과 신앙을 결합한 새롭고 창의적인 신앙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교회가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그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시성은 교회가 현대성과 신앙을 통합하며 젊은 세대를 위한 길을 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2024-11-24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용인시와 세계청년대회 성공 개최 방안 논의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11월 15일 용인문예회관에서 이상일(요셉) 용인특례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WYD)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지원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는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현정수(요한 사도) 신부, 서울가톨릭연극인회 최주봉(요셉) 회장, 용인시의회 유진선(베로니카) 의장, 김희영(루치아) 의원 등이 배석했다. 이 시장과 의원들은 용인시가 서울WYD를 앞두고 골배마실성지, 은이성지 등을 재정비, 활성화시키고자 추진하는 사업들을 이 주교에게 소개하고 서울WYD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 용인시의회는 ‘용인, 역사종교문화여행의 시작 - 서울WYD 성공적인 개최 지원 방안 연구’ 의원단체를 구성해 운영해오는 등 서울WYD에 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용훈 주교는 “서울WYD는 가톨릭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세계에 우리 전통, 문화, 예술 등 우리의 무형·유형 유산을 알리는 기회이자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전망, 정신, 가치관 등을 제시하는 대회로 우리나라를 크게 알리는 자리”라고 소개하면서 “WYD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 용인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상일 시장은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혔다.

2024-11-24

대구대교구, ‘복음의 기쁨’ 향하는 10년 장기사목계획 순항

“말씀 읽기를 생활화하면서 본당 신자들이랑 더 가깝게 지내요. 요즘은 성당에서 미사 드리는 시간이 더욱 기다려지더라고요.”(대구대교구 만촌2동본당 윤하진 크리스티나)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10년 장기사목계획이 중반에 돌입한 가운데, 조금씩 실효가 드러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목표 실현을 위해 세운 다섯 가지 핵심가치를 교구 164개 모든 본당이 단계별로 실천하면서 신자들 호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2031년 교구 설정 120주년을 바라보면서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 동안 장기사목계획에 따라 전 교구민이 한 방향성으로 살아갈 것을 2020년 대림 시기 시작과 함께 선포한 바 있다. 장기사목계획은 대구대교구를 신앙인들의 궁극 목표이자 지금 이 순간 삶의 목적인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가꿔나가기 위한 교구장의 비전에서 비롯됐다. 장기사목계획 시행 전에도 대구대교구는 세상과 지역, 교구민의 복음화를 목표로 살아왔다. 그러나 사목목표가 해마다 다른 탓에 전반적으로 사목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체계적·구체적으로 실천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 같은 자기반성에서 조 대주교는 2019년 11월 교구 사목연구소에 의견 수렴과 연구 등을 요청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10년 장기사목계획을 세웠다.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사목목표 아래 교구 내 모든 본당은 10년 동안 ▲말씀(2021~2022년) ▲친교(2023~2024년) ▲전례(2025~2026년) ▲이웃사랑(2027~2028년) ▲선교(2029~2030년)라는 다섯 가지 핵심가치에 따라 매 2년씩 단계적으로 지향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각 핵심가치를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은 사목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복음화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나가겠다는 교구 의지가 담겨 있다. 장기사목계획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열매로 맺어질 수 있도록 조 대주교는 대화와 경청의 자리를 자주 만들고 있다. 조 대주교와 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는 지난 친교의 해 동안 교구 내 5개 대리구 19개 지역을 모두 방문해 미사와 성시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주교들은 사제단과 신자들을 직접 만나 장기사목계획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귀 기울여 들었다. 박강희 신부는 “사제단과의 피드백 과정에서 본당 신자들이 말씀에 힘을 얻어 친교를 나누는 모습을 많이 증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대교구는 2025년과 2026년 ‘아름답고 거룩한 전례’를 주제로 ‘전례의 해’를 살아가게 된다. 교구는 신자들이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로 전례에 더 충실할 수 있게 하면서 신앙의 깊이가 더해지도록 도울 계획이다.

2024-11-24

조선인 복자 카이요 순교 400주년 기념미사 봉헌

대구대교구와 일본 나가사키대교구가 일본교회 조선인 복자 카이요(カイヨ)와 순교자 고이치 디에고의 순교 400주년을 함께 기념했다.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는 11월 15일 오전 9시 일본 나가사키 26성인기념관 성필립보성당에서 두 순교자의 순교 400주년 기념미사를 주례했다. 이 미사는 나가사키대교구장 나카무라 미치아키 대주교와 전임 교구장 다카미 미츠아키 대주교가 공동 집전했다. 또 사단법인 한국여기회 이사장 박영일(바오로) 신부와 여기회원들, 일본교회에 파견 중인 대구대교구 남시진(스테파노) 신부 등이 미사에 함께해 양국교회 일치를 위해 기도했다. 한국여기회 순례단은 일본교회 순교 역사를 배우기 위해 11월 11일부터 이날까지 일본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미사 강론에서 나카무라 대주교는 “두 순교자와 함께 우리도 하나의 손을 맞잡고, 하나 되어 사랑하고 용서하자”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모두 하나 되어 받아들이고, 기도하며,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자”고 당부했다. 미사 후에는 26성인기념관 내 두 순교자의 현양비에서 헌화 예식이 거행됐다. 이 현양비는 대구대교구와 나가사키대교구가 2016년 공동으로 세우고 축복한 바 있다. 두 교구는 서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자 순교신심을 기반으로 성장한 교회라는 공통분모에서 오래전부터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복자 카이요와 순교자 고이치 디에고는 에도 막부의 가톨릭 박해에 의해 1624년 11월 15일 나가사키에서 함께 순교했다. 임진왜란 때 포로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인 카이요는 예수회 선교사 모레혼 신부(Pedro Morejon)를 만나 세례를 받았고, 선교를 돕던 중 체포됐다. 농부였던 고이치 디에고는 선교사를 숨겨준 죄로 옥에 갇혔다. 같은 감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모진 고문에도 신앙으로 깊은 일치를 이뤘다. 두 사람은 화형을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하느님과 성모님을 외치다가 순교했다. 복자 카이요는 1876년 7월 7일 시복됐다.

2024-11-24

‘상명하복’ 군대에서 시노달리타스 어떻게 실천할까?

군종교구가 전국 교구 중 처음으로 ‘시노드를 위한 교구 본당 사제 모임’을 열었다. 100여 명 군종사제단은 군인이라는 특수하고도 복잡한 사목 환경에서 교회 정신과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신앙 공동체로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시노달리타스)을 실천할 의지를 다졌다. 11월 6~7일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열린 모임에서 사제단은 묵상과 성찰을 통해 성령 안에서의 대화(식별)를 이루며 시노드 「편람」에서 제시하는 ‘경청과 대화를 위한 자세’를 갖췄다. 성령께서 어디로 이끌고 계시는지에 집중하며 서로 배우고 섬기는 마음으로 영성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계질서를 기본으로 하는 군대 조직에서 친교와 사명, 참여를 실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제단은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실현하는 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성찰하는 제1주제 그룹 나눔에서 답을 공유했다. “군대 내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것은 일방적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역할 분담을 넘어 서로 나누는 대화와 협력에서 친교의 힘이 나왔습니다.” 해군중앙본당 주임 최연수(라티노) 신부는 “상명하복과 임무 수행 효율성을 중시하는 군대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한다는 것 자체로 도전적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 구조 안에서 군대의 특성에 맞게 실현할 수 있다”며 “그래서 더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역설했다. 다종교 상황에서 타 종교 성직자들과 진정한 대화, 소통, 합의를 실천할 방법은 무엇일까. 또 과거와 확연히 다른 사목 현장에서 복음화 사명 수행을 위해 각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이와 같은 논의는 ‘하느님께서 특정 상황에서 본당 공동체에 돌려주는 부르심을 발견하게 하는 공동체적 식별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목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성찰하는 제2주제 그룹 나눔에서 나뉘었다. 육군 화랑대본당 주임 정천진(베드로) 신부는 타 종교 성직자들과의 시노달리타스에서 ▲양보와 배려 ▲자주 만나고 대화하는 것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가운데 조화를 이루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음화 사명은 우리가 신자들 속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육군 전진본당 주임 김상기(시몬) 신부는 “전투복을 입고, 5분 대기조처럼 병사들과 함께 그 자리에 있는 사제가 되면, 병사들은 주님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본당, 부대, 교구 삼중업무를 맡아야 하는 군종 사목 특성 상 이번 사제 모임과 시노달리타스는 사제단이 형제애를 실현하는 장이 됐다. 공군 천마대본당 주임 박시용(베드로) 신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이해하고 고충을 나누는 과정에서 형성된 관계는 교구와 사제단의 단단한 유대를 만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서로 격려하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11-17

서울대교구 본당 사무직원 친절도 조사 포상

서울대교구가 10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교구 전 본당에서 사무직원 친절도 조사를 진행했다. 참여하고 싶은 신자들이 QR로 접속해 본인 개인정보 동의를 통해 진행된 조사는 사무직원들의 대면 및 전화 응대와 업무 처리 만족도 등에 대한 문답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지역 사회의 복음화 거점인 본당에서 사제·수도자만큼이나 각 본당 사무장, 사무원 또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면을 감안해 이뤄졌으며, 현장에서 사무장, 사무원을 만나는 신자들 목소리를 들어보면서 실질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교회 현주소를 알아보는 데에 취지가 있다. 또 본당의 다양한 상황들과 팬데믹 시기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교회 얼굴 역할을 했던 본당 사무직원들 노고를 위로하고 포상을 통해 본당 신자들에게 더 나은 행정적 서비스와 친절함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설문조사는 서울대교구의 실질적인 현재 모습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자성의 뜻과 더불어 현장에서 고생한 사무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가 크다. 그런 만큼 설문 결과가 우수한 사무직원에는 포상이 있을 예정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교구뿐만 아니라 각 본당 사무직원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본당 사무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보람을 느끼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무엇보다 직원들에게는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면서 “직원들은 설문 내용을 잘 인지해서 업무 수행의 개선 방향으로 삼아 본당 신자분들에게 더 나은 행정적 서비스와 친절함을 제공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교구는 향후 5년간 조사를 진행하여 더 많은 직원을 포상할 계획이다.

2024-11-17

대전교구,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 유해 진정성 입증

1800년 충남 해미에서 순교한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의 유해에 대한 진정성이 입증됐다. 진정성 확인을 청하는 대전교구 삽교본당 주임 최일현(루카) 신부의 청원서가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에게 제출된 지 1년 2개월만이다. 김종수 주교는 11월 1일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 유해 진정성에 대한 교령’을 발표하고,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 산 9-6번지에 소재한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의 유해에 대한 교회법적 인준을 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총대리 한정현(스테파노) 주교를 주교 대리인으로 하는 법정을 구성했다"며 “주교 대리인은 관계자들과 함께 무덤을 발굴하고, 과학적 검증을 거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그 진정성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과정을 확인한 본 주교는 위 장소에서 발굴된 유해가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의 유해라고 선언하며 이에 반대되는 모든 것을 배척한다”고 선언했다. 대전교구는 지난 6월 1일 주교 대리인을 포함한 법정 구성원과 전문가 등 55명이 입회한 가운데 시성부 훈령의 규범을 준수해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 산 9-6번지 무덤을 개묘했다. 개묘 결과와 이후 자문 의뢰에 따라 작성된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 유해의 진정성 확인을 위한 재판’ 판결문(10월 24일자)에 따르면, 해당 무덤 소재지는 교동인씨 족보상에 기록된 매장 방향인 북서에서 남동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등 인언민의 피장지와 동일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더해 복자의 후손과 인근에 거주해 온 주민이 ‘해당 산소는 봉분과 사성이 크고 또렷했으며 관리가 잘 되었다’, ‘교회 다니다 돌아가셨다거나 예수 믿다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해미에서 돌아가셨다’ 등으로 밝힌 구술은 복자의 순교 사실과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과학적 검증을 위한 감식에서는 유골의 토양화 진행 정도가 심해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식별 정보의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다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검사에서 추출한 정보를 통해 피장자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높은 빈도로 발견되는 ‘D4’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의학적 감식 결과, 발굴된 유골의 보존상태는 풍화 정도가 가장 심한 4단계 또는 5단계에 해당하므로 온전한 형태의 뼈 모양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일부 잔존 유해를 통해 합리적인 추론으로 결과를 도출한 결과 피장자의 유해는 단일 개체로 사망 무렵 나이는 20세 이상에 키는 165±4cm 정도의 성인 남성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26일 열린 진정성 확인을 위한 재판에서 의학전문가 송창호 씨는 유해의 경화 처리 후 상태 확인 결과, 사망 무렵 나이를 40~50세 이상일 것으로 증언했다. 유골 자체의 과학적 감식 외에도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목관의 연륜 연대 측정 결과, 목관 시료 최외곽 나이테 절대 연도는 1761년으로, 해당 목부재는 18세기 후반에 벌채돼 목관 제작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됐다. 무덤이 소재한 용동리 산 9-6번지가 교동 인씨 선영이라는 점에 대해 발굴에 참여한 역사전문가들은 “조선시대 일반적인 장례의례에 비춰 복자가 선산에 매장됐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언민 마르티노의 무덤이 후손들에 의해 성실히 보존, 관리돼 왔으며 순교자가 묻힌 특별한 곳으로 인식됐다는 사실로도 확인된다. 문헌과 구전 증언이 일치하고 무덤의 위치와 매장 방향 등이 고고학적으로 정확히 입증됐으며 무덤 발굴 결과 또한 문헌 및 구전 증언의 진정성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시켜줌에 따라 판결문은 “본 법정은 2024년 6월 1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 산 9-6번지에서 발굴한 순교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의 유해에 대해 거룩한 교회의 규정을 준수한 가운데 충실히 검토한 결과 그 진정성이 입증됐음을 확인하고 선언한다”고 밝혔다. 복자 인언민 묘소 진정성 확인 절차는 청원 이후 신속하게 진행됐다. 최일현 신부는 지난 2023년 9월 20일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 추정 묘소 발굴에 관한 진정성 확인과 교회법적 인준을 위한 청원서를 김종수 주교에게 제출했다. 김종수 주교는 이 청원을 수락하고 ‘유해 발굴 및 이전’을 추진하기 위한 교구장 청원서를 교황청 시성부에 제출, 올해 3월 20일자 답신을 통해 동의를 얻었다. 김 주교는 이에 따라 4월 29일 ‘유해 발굴 및 이전’에 대한 허가 교령을 선포함과 동시에 교구 총대리 한정현 주교를 주교 대리인으로 임명해 이후 진행되는 모든 절차에 관한 권한을 위임했고, 검찰관으로 이의현(베드로) 신부, 공증관으로 김솔(노엘) 신부를 임명해 법정을 구성했다. 대전교구는 지난 9월 26일 교황청 시성부 훈령 ‘성인들의 어머니’ 부칙 제2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유해의 진정성 확인에 관한 사실 심리를 위해 법정을 개정했고 10월 24일 판결문을 발표했다. ◆ 복자 인언민 마르티노(1737-1800)는 1737년 충청도 덕산 주래(현,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인언민(印彦敏) 마르티노는 온순하면서도 꿋꿋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또 어려서부터 학문에 정진하여 상당한 학식도 쌓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평소에 알고 지내던 황사영 알렉시오를 만나면서 천주교 신앙을 접하게 되었고, 이내 그로부터 교리를 배운 뒤, 한양으로 올라가 주문모 야고보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때 인 마르티노는 장남 요셉을 주 신부 곁에 남겨 두었으며, 얼마 뒤에는 차남을 유명한 교우의 딸과 혼인시켰다. 그러고 나서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집과 재산을 버리고 공주로 이주하였다. 이때 친척들이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자, 그는 이주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천주교 교리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친척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1797년에 시작된 정사박해가 한창 진행되던 어느 날, 인 마르티노는 공주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밝히고, 천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기를 원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고백한 뒤 옥으로 끌려갔다. 그런 다음 청주로 이송되어 심한 고문을 당하였으며, 감사의 명에 따라 다시 그의 고향을 관할하던 해미 관장 앞으로 이송되었다. 인 마르티노는 청주에서 받은 형벌 때문에 걸을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청주에서 해미까지 가는 동안, 조정 관리들이 이동할 때 사용하는 말을 타고 가야만 하였다. 해미에 있는 감옥에서 인 마르티노는 젊은 이보현 프란치스코를 동료로 만나게 되었다. 이후 그들은 언제나 서로를 권면하면서, 갖은 형벌과 문초와 유혹 아래서도 전혀 변함없이 신앙을 고백하였다. 그러자 관장은 어쩔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인언민도 이보현과 같이 때려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형리들은 관례에 따라 사형수에게 주는 마지막 음식을 인 마르티노에게 가져다 준 뒤, 그를 옥에서 끌어내 매질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그들 가운데 하나가 엄청나게 큰 돌을 들어 그의 가슴을 여러 번 내리쳤다. 이내 그의 턱이 떨어져 나가고 가슴뼈는 부서지고 말았다. 결국 인언민 마르티노는 이러한 형벌로 죽음에 이르게 되었으니, 그때가 1800년 1월 9일(음력 1799년 12월 15일)로, 당시 그의 나이는 63세였다. 마지막으로 매질을 당하는 동안에도 그는 여러 차례 다음과 같이 되뇌었다고 한다. “그렇구 말구. 기쁜 마음으로 내 목숨을 천주께 바치는 거야.” *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124위 복자 약전에서 발췌

2024-11-17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