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복음의 기쁨 함께 살아가는 ‘소통의 교회’ 모색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한 조에 둘러앉았다. 소속도 직분도 달랐지만, 대화가 시작되자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하느님 백성으로 마주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겪은 경험을 나누며 교회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을 묻고 들었다. 광주대교구가 5년째 이어오고 있는 ‘하느님 백성의 대화’ 풍경이다. 2021년 시작된 ‘하느님 백성의 대화’(이하 하백화)가 10차를 맞았다. 하백화는 광주대교구가 2020년부터 ‘3개년 특별 전교의 해’를 지내며 교구의 복음화 방향을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출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회의 쇄신과 공동체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하백화는 교구 구성원들이 함께 듣고 말하며 사목 방향을 식별하는 장으로 이어져 왔다. 특히 ‘시노달리타스’가 한국교회 전반의 화두로 자리 잡기 전부터, 지역교회 차원에서 참여와 경청의 문화를 꾸준히 쌓아 온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교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뿐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함께 결정하고 함께 걸어갈 것인가를 고민해 온 과정으로 눈길을 끈다. 10차례 하백화를 거치며 교구는 ▲생태환경에 대한 관심과 실천 ▲소통하는 교회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는 교회 ▲젊은이를 위한 교회 등 네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사목의 큰 틀을 다져 왔다. 이번 하백화는 이 가운데 ‘소통하는 교회’에 다시 초점을 맞췄다. 교구 사목국은 6월 6일 광주가톨릭청소년센터에서 ‘소통이 교회를 살린다’를 주제로 열 번째 하백화를 열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소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따른 것이다. 교구는 그동안 공동체 안에 건강한 대화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해 왔지만, 정작 가장 소통이 필요한 자리에서 오해와 갈등이 생기는 현실도 함께 마주해 왔다. 참가자들은 두 차례 조별 대화를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겪은 기쁨과 어려움을 나눴다. 익숙한 관계를 벗어나야 더 솔직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취지에서 서로 다른 본당과 수도회 참가자로 조를 구성했다. 하백화는 차수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조별 대화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쉬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인공지능(AI) 프롬프터를 활용한 문서 작성 방식을 시도했다.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를 더 정확히 기록하고, 이후 사목 논의에 반영하기 위한 시도다. 위수미(스텔라·전남 장흥본당) 씨는 “사제와 수도자들과 한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나누고,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것을 보며 이런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대화를 통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면 오해나 불통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오늘날 평신도들의 역량이 크게 성장한 만큼 성직자는 평신도들 가운데에서 함께 걸어가야 한다”며 “성직자가 앞에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열리는 하백화는 지구나 본당 차원에서 요청할 경우, 사목기획위원회가 직접 찾아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대구대교구 순례 시작

대구대교구가 6월 3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상징물인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맞이하고 한 달간의 순례 여정에 돌입했다. WYD 상징물은 교구 신앙의 중심지인 교구청 성모당을 시작으로 6월 30일까지 대구·경북의 교구 관할 지역을 순례한다. 4일부터 6일까지 성모당에서는 신자들이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앞에서 기도하고 머물며 말씀과 삶을 나누는 신앙 축제 ‘엠마오 페스타’가 열렸다. 축제 기간에는 매일 두 차례 미사가 봉헌됐으며, 오후에는 사제 밴드 ‘미노기’(미사와 함께하는 노래 기도), 독일에서 활동하는 교회음악가 여명진(크리스티나) 씨, 찬양 사도 제이팸(J-Fam) 등과 함께하는 ‘기도 안의 엠마오’도 마련됐다. 4일 오전 환영미사를 주례한 1대리구 교구장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는 “세계 평화와 WYD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자”며 “예수님을 맞아들이는 마음으로 청년들을 환대하고, 이를 통해 우리 신앙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순례 기간 교구 본당과 한티순교성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등을 순례한다. 아울러 김천소년교도소와 노숙인 복지시설 포항들꽃마을, 이주민 공동체 등을 찾아가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게 된다. 6·25전쟁 당시 남진하는 북한군을 저지하려 폭파했던 경상북도 칠곡군 호국의 다리에서는 ‘평화 행진’을 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대구대교구는 6월 30일 청년들과 앞으로의 청년 사목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토크 콘서트를 끝으로 한 달간의 순례를 마무리한다. 한편, WYD 상징물은 대구대교구 순례를 마친 뒤 7월 1일부터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를 시작으로 국내 수도회 20곳 순례를 이어간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3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개소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6월 5일 병원 본관에서 영성부원장 신희준(루도비코) 신부 주례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이하 센터) 개소 축복식을 거행했다. 센터는 정부와 의료계가 제기한 소아청소년 응급환자를 위한 전용 인프라 필요성에 따라 마련돼 5월 15일부터 본격 진료에 나섰다. 중앙응급의료센터가 2025년 발간한 ‘2024년 응급의료 통계연보’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응급환자는 전체 응급실 환자의 약 17%를 차지했다. 센터는 권역 내 소아청소년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체계적인 응급진료 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는 성인 환자와 분리된 독립 공간에 구축됐다. 이는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또한 소아 응급의료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해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진단과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 배우리 교수는 “소아 응급환자는 성인과 달리 증상 표현이 제한적이고 상태 변화가 빨라, 첫 대응이 예후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며 “핫라인 운영과 원내 패스트트랙을 확대해 중증 소아 응급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장 정낙균 교수는 “센터에서 초기 진료를 마친 환아들이 어린이병원의 세부 전문과로 원활히 연계돼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에는 행정부원장 최예원(시몬) 신부, 병원장 이지열 교수, 진료부원장 곽승기 교수, 응급의료센터장 오상훈 교수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5면

대구대교구 노원본당, 설립 50주년 감사미사 봉헌

대구대교구 노원본당(주임 김두찬 요한 세례자 신부)은 설립 50주년을 맞아 6월 7일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본당 신자 33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 미사 후에는 50주년 기념 나무 식수와 전 신자 식사 나눔, 윷놀이 등 친교 행사가 이어졌다. 본당 3대 주임 천광성 신부(바오로·성사전담사제)와 15대 주임 한명석 신부(베드로·두류본당 주임), 본당 출신 김견수 신부(이냐시오·신암본당 보좌)도 함께해 공동체와 기쁨을 나눴다. 김두찬 신부는 “지금의 노원본당이 있기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의 기도와 사랑에 감사드리며, 서로 사랑하는 노원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드린다”며 “언제나 기뻐하고, 어디서나 기도하고, 어떤 처지에서나 감사하는 ‘기!기!감!’의 노원본당 공동체가 되자”고 말했다. 정철균(레온시오) 총회장도 “오늘 이 자리는 지난 50년 동안 하느님 사랑 안에서 걸어온 공동체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희망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라며 “선배 신앙인들의 헌신으로 이룬 믿음과 희생, 사랑과 봉사의 결실인 만큼,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희망의 믿음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당부했다. 노원본당은 1975년 당시 비산본당 주임 고(故) 이상호(베드로) 신부의 노력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1976년 2월 18일 비산본당에서 분가해 설립된 본당은 반세기 동안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 돕기에 앞장서며 지역 복음화에 헌신해왔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5면

의정부교구 양주2동본당, 손희송 주교와 성체거동…“생명의 빵 의미 되새겨”

“예수님의 지극히 보배로운 피는 찬미 받으소서.” 의정부교구 양주2동본당(주임 홍상범 다니엘 신부)은 6월 7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아, 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 주례로 ‘성체 신비를 묵상하며 경배하는 성체거동’ 행사를 열었다. 의정부교구에서 교구장이 본당을 찾아 성체거동을 주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성체거동은 교구 신자들이 성체 신비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고, 그 신심이 일상 안의 사랑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함께 뜻을 모으는 자리로 마련됐다. 의정부교구는 교구 차원의 대규모 행사뿐 아니라 본당에서 마련한 성체 신심 행사에도 교구장이 함께하며 신자들의 신앙 여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양주2동본당 성체거동은 그 첫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성체거동은 주일 오전 9시 미사 후 시작됐다. 손 주교가 성체를 현시한 성광을 모시고 성당 밖으로 나서자, 사제단과 신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행렬 맨 앞에서는 본당 복사단이 꽃잎을 뿌리며 길을 열었고, 손 주교와 교구 사제단, 성가대와 본당 신자들이 차례로 성체를 따라 걸었다.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고 이웃의 삶 가까이로 나아가는 행렬에 함께하며 성체 신심의 의미를 되새기고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깊이 묵상했다. 행렬은 교구 시설인 시메온의 집, 요한의 집 등으로 이어졌다. 각 시설 앞에서는 성체를 모신 성광을 잠시 모셔 두고 분향하고 경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성당으로 돌아온 뒤에는 모든 신자가 무릎을 꿇고 ‘하느님 찬미’ 기도를 봉헌했다. 이어 손 주교의 성체 강복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손 주교는 성체거동에 앞서 봉헌된 주일미사 강론에서 “현대사회는 어쩌면 육신의 굶주림보다는 마음과 영혼의 굶주림이 훨씬 더 큰 세상”이라며 “이런 안타까운 현상을 보면서, 예수님을 진정한 생명의 빵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제시해야 할 교회의 사명이 크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은 마치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가 어린 자식들에게 영혼의 빵이 되어 주듯 우리 마음과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고, 생기와 활력을 준다”고 설명했다. 손 주교는 또 “우리 각자가 예수님을 진정한 생명의 빵으로 받아들이자”며 “신자 한 명 한 명이 이웃에게 스스로 생명의 빵이 되어 변화하고, 이들이 모여 ‘생명의 빵’인 공동체가 될 때 많은 이가 위안과 힘을 얻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5면

정순택 대주교, 종교 대표들과 ‘기후행동 선언’…“기후위기는 인간 존엄·정의 문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6월 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 및 대한민국 기후행동 출범식’에 참석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연대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종교계·산업계·시민사회 대표와 시민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대주교는 행사에 앞서 김 장관과 주요 내빈,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 보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행사 축사에서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정의 그리고 연대의 문제”라며 “대한민국 기후행동이 우리 사회에 더 큰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언급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을 위한 ‘생태적 회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주교를 비롯한 종교계 대표들은 행사 중 열린 ‘대한민국 기후행동 선언’을 통해 “생태계와 인간의 상생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실천이 삶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종교계·산업계·정부·공공기관·시민단체 대표들은 “우리는 행동합니다”, “우리는 연대합니다”, “우리는 변화합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갑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를 함께 외치며 대한민국 기후행동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행사에서는 그룹 아이들(i-dle)의 미연과 배우 권율이 대한민국 기후행동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어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기후 시민 10가지 약속’을 함께 선언하며 생활 속 기후행동 실천 의지를 다졌다. 김성환 장관은 기념사에서 “기후행동으로 실현하는 녹색 대한민국은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늘 출범하는 기후행동은 국민 모두가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임을 선언하는 시민과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탈탄소 녹색문명으로의 대전환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 속 실천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사장에서는 ‘제5회 환경교육주간 박람회’도 함께 열려 환경교육 교구와 환경보전 홍보물 전시, 재활용·녹색제품 체험 프로그램 등이 운영됐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2면

시노드 이행단계…“평신도 의사결정 참여 제도화 필요”

교회 안에서 신자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사목 정책과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평신도의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신학연구소와 햇살사목센터,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6월 6일 예수회센터 1층에서 ‘시노드 이행단계 - 한국천주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주제로 강학회를 열었다. 이날 강학회에서는 세계주교시노드가 담론의 시기를 지나 이행단계로 진입한 만큼, 한국교회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공동체적 식별이 사목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엄재중(요셉)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시노드 이행과 시노달리타스 영성’ 제목의 발표에서 시노드 이행단계를 “그동안 전체 하느님 백성의 자문과 목자들의 식별을 통해 이룬 결실을 지역교회의 일상적 삶과 사목 활동, 그리고 교회 구조의 실질적 쇄신으로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한국교회가 시노드 이행단계에서 실천해야 할 과제를 언급하며 본당과 교구의 의사결정과 재정 집행이 주임 사제와 교구장 주교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형식적인 보고와 인준 자리로 전락하기 쉬운 본당과 교구의 사목평의회에 ‘성령 안에서 대화’를 공식적인 회의 방법론으로 채택하고 평신도가 주도적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직주의와 교회 내부 관계의 폐쇄성으로 인해 사목평의회 의제나 재무평의회 결정이 관행적으로 신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불신을 낳는 문제점도 검토했다. 엄 연구원은 “주교와 사제가 사목 활동과 재정 운영을 신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평가받는 구조적 개혁이 뒤따라야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강학회에서는 한국교회가 이행단계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려면 제도적 대안도 필요하지만, 먼저 ‘회심’하고 함께 배우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문수(프란치스코)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은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전제 조건’과 관련해 “더뎌도 확실한 성과를 내려면 가장 먼저 회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 역시 “회심은 교회 조직을 재편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작업”이라는 말로 회심의 우선성을 강조했다. 천진아(미카엘라) 햇살사목센터 연구실장은 시노드 이행단계의 동력은 곧 ‘함께 배우는 교회’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함께 식별하고 함께 응답하며 함께 책임지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학회 지정토론에서는 신자들이 신앙생활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할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하는 현실을 짚었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담당 사제인 김영식(루카) 신부는 “교구 차원에서, 지구에서는 지구장을 중심으로, 그리고 본당에서도 신자들이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함에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일부 본당 사제가 본당 안에 시노드 정신을 도입해도 주임 사제가 바뀌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신부는 “시노달리타스가 열매를 맺기 위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성을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면

‘연명의료 중단’ 시기 확대 논의…“죽음 선택권 대신 ‘충분한 돌봄’ 먼저 이뤄져야”

‘존엄한 죽음’을 내세워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현행 ‘임종기’에서 ‘말기’로 앞당기려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교회는 이 흐름이 말기 환자의 생명 보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건복지부는 6월 5일 제7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민간위원 워크숍을 열고, 연명의료 중단 시기 확대 문제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현행법상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한정된 연명의료 중단 이행을 말기 환자에게도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계와 국회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5월 14일 연명의료결정법을 주제로 제5회 미디어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연명의료 중단 이행 시기가 임종과정으로 제한되면서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생기고 있다며, 말기부터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로 제기됐다. 국회에도 말기 환자에게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교회 안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5월 30일 열린 회의에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이행 시기를 말기로 확대하는 논의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그 문제점을 짚었다. 교회가 문제 삼는 지점은 연명의료 중단 자체가 아니다. 교회는 환자에게 지나친 고통이나 부담을 주고, 기대되는 결과에 비해 불균형적인 의료는 보류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는 개인이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교회는 연명의료 중단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균형적인 의료까지도 중단될 수 있다고 본다.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식의 자기결정권 행사, 곧 조력자살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현행법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이행 대상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로 한정한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적극적 치료를 계속하는 것은 대체로 불균형적인 의료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연명의료 중단과 관련해 중대한 윤리적 쟁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반면 말기 환자는 질환과 상태에 따라 예후가 다양해, 치료의 균형성에 대한 의료적 판단이 어려워진다. 특히 비암성 질환의 경우 말기 판단이 내려지더라도 수년 동안 생존하는 사례도 있어 판단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 또한 이행 시기를 확대할 경우 의료인의 의학적 판단보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더욱 강조된다는 위험도 있다. 박은호 신부(그레고리오·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는 생명윤리자문위원회 회의에서 “현행법은 연명의료를 임종과정의 환자에게 적용하고, 불균형성에 대한 판단도 포함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행 시기를 말기로 확대한다면 과연 인공호흡기와 같은 의료를 치료 효과 없이 죽음의 과정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그 불균형성을 판단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5회 미디어포럼에서 토론에 참여한 오석준 신부(레오·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는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선의 의료는 자율성의 극대화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가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보시기에 품위 있는 인간으로 머물 수 있도록 돕는 사랑의 실천”이라며 “확대를 논의하기 전에 ‘말기 환자를 위한 충분한 돌봄이 이뤄지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4면

원주교구, ‘단양 김범우 순교성지’ 선포미사 봉헌

원주교구는 5월 31일 충북 단양군 단성면 상·하방리 옛 단양성당 터에서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주례로 ‘단양 김범우 순교성지 선포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단양본당 주임 여진천(폰시아노)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지역 정관계 인사 등 1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단양 김범우 토마스 순교성지’(이하 성지)가 새겨진 표지석 제막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미사 중 교구 사무처장 백인현(안드레아) 신부가 조 주교에게 성지 인준과 선포를 청원했고 조 주교는 성지 선포 교령을 발표했다. 교령에는 성지 명칭과 주소, 관할 본당(단양본당), 성지 선정 이유 등이 담겼다. 또 성지를 순례하는 모든 신자가 하느님의 종 김범우의 신앙을 모범 삼아 그리스도 신앙인으로서 충실히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뜻도 함께 담겼다. 조 주교는 성지 선포 증명서를 성지 전담 여진천 신부에게 전달했고, 여 신부는 증명서를 미사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들어 보이며 성지 선포를 알렸다. 조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샤를르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 등 다양한 교회사 저작물과 원주교구가 진행한 연구와 심포지엄을 통해 하느님의 종 김범우 순교자가 단양에서 순교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범우 순교자는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한국교회의 신앙 선조”라며 “성지 선포가 순교자들의 숭고한 신앙을 계승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 신부는 “김범우 순교자의 순교 240년 만에 성지 선포를 한 것은 순교자들이 형벌의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실천하고 교리를 전했던 굳은 믿음을 본받자는 취지”라며 “이곳이 순교의 현장으로 한국교회사 안에서 분명한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역사 교육과 문화 관광, 순례길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지 순례자를 위한 미사는 주일 오후 2시, 화~토요일 오전 11시 봉헌된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2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 최지웅 신부·가수 바다와 창립 30주년 행사 연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는 6월 20일 서울 동교동 청년문화공간JU에서 창립 30주년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는 지난 30년 동안 교구 각 지구와 본당에서 청년사목에 함께해 온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서로 격려하며 앞으로의 청년사목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토크 콘서트와 음악 콘서트, 플리마켓 등으로 구성된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최지웅 신부(임마누엘·교구 국내연학)가 ‘행복 찾아보기, 그래도 신앙인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와 함께’를 주제로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음악 콘서트에서는 가수 바다(최성희·비비아나)와 교구 생활성가 밴드 ‘유빌라떼’가 생활성가와 가요가 어우러진 축하 무대를 선보인다. 행사장에서는 가톨릭 청년 작가 10명이 직접 제작한 일상 굿즈와 성물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열린다. 청년부는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96년 시작된 ‘청년구역모임’에서 출발했다. 2000년대 들어 청년피정, 전례교육, 리더 양성 프로그램 등 청년들을 위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왔으며, 2006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로 명칭을 바꾸며 교구 차원의 청년사목 전담 부서로 자리 잡았다. 이후 청년부는 세계청년대회(WYD) 참가, 성가 경연대회, 청년연합회 체육대회, 피정과 성지순례 등을 통해 청년 공동체 간 교류와 신앙 교육을 이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온라인 피정과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청년사목의 흐름을 이어 갔고, 2021년 이후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최근에는 청년연합회 총회, 청년미사,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기획부, 미디어콘텐츠부 등 새로운 부서 활동도 활성화하며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청년사목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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