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회사연구소 「김기호 전집」 전 3권 발간

강원교회사연구소(소장 신정호 모세 신부)가 3권으로 구성된 「김기호 전집」을 펴냈다. 박해 시기에 평신도 회장으로 봉사한 김기호(요한, 1824~1903)는 1856년에 당시 제4대 조선대목구장 베르뇌 주교에게 세례를 받고 서울 이북 지역을 총괄하는 회장으로 임명돼 심한 박해 속에서도 열정적인 선교를 펼치며 교회를 돌봤던 인물이다. 또한 병인박해로 인해 교회 조직이 무너진 상황에서 조선대목구 제7대 교구장 블랑 주교로부터 평안도 지역 회장과 신심단체 명도회 총회장을 맡아 교회 재건과 전교에 크게 이바지했다. 「김기호 전집」은 김기호 회장이 저술한 「구령요의」(救靈要義), 「소원신종」(溯源愼終), 「봉교자술」(奉敎自述)을 역주해 출판한 것이다. 신정호 신부가 역주한 「구령요의」(462쪽/3만 원)는 김기호 회장이 교리 지식과 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 그의 뜨거운 신앙과 깊은 지식의 향기가 이면에 깔려 있다. 천주교 교리에 관한 가르침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소원신종」(595쪽/3만 원)은 조광(이냐시오)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역주를 맡았다. 책에는 천주교 교리를 잘 알지 못하는 신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천지창조와 인간의 탄생, 천당과 지옥, 원죄와 강생구속 등의 교리가 문답식으로 서술돼 있다. 금경숙(마르가리타) 전 춘천교구사 연구위원과 조광 전 위원장이 역주를 맡은 「봉교자술」(461쪽/3만 원)은 김기호 회장이 천주교 입교 과정과 교회 안에서 50년 가까이 활동하며 겪었던 일을 술회한 책이다.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는 추천사에서 “김기호 회장은 실천하는 신앙인이자 기도하는 구도자로서 한국교회 평신도 사도직의 선구자였다”라며 “ 「김기호 전집」 발간이 세속화로 치닫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신앙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희망의 순례자’ 본당 공동체, 이웃에게 희망을] (5) 서울대교구 행운동본당 ‘작은 도움 행복 나눔’ 사업

서울대교구 행운동본당(주임 김영식 루카 신부)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 이하 복지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2월부터 독거노인과 중장년 고립 가구 등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작은 도움 행복 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본당 사회사목분과(분과장 권진현 스테파니아)와 봉사자들은 대상자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매달 생필품과 식료품을 전달한다. 설과 추석에는 상차림 비용을 지원하며, 분기별 특식도 제공하고 있다. 권진현 분과장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정서적으로 고립된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참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도배·장판, 전등과 방충망 교체, 대형 이불 세탁 등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봉사도 기획했다”고 밝혔다. 사업은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의 세세한 삶의 조건까지 개선해 존엄한 삶을 지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대상자들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봉사자들은 물품 전달 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고,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접촉을 통해 대상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돕는다. 투병 중인 이들의 상태를 꾸준히 살피며 고독사를 예방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지원으로 진행된 ‘행복 나눔 실천’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봉사자들은 지역 독거노인 50여 명을 매달 하루 성당에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고, 영화 관람 등 소규모 외부 활동도 함께했다. 그 과정에서 성당 미사에는 꾸준히 참여했지만 실질적으로 본당 공동체와의 연결을 느끼지 못하던 어르신들도 점차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본당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청년들이 ‘희망의 순례자’가 될 수 있도록 본당과 지역 청년들을 봉사자들로 모집했다. 청년들은 “어렸을 적 성당은 주일학교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었음을 이제 알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 청년은 “이런 활동이 계속 이어진다면 누구나 신자가 되고 싶을 것”이라며 친구들에게도 봉사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청년 1인 가구와 취업 준비생이 많은 관악구 지역 특성상 저조했던 본당 청년 사목에 긍정적 신호로도 해석된다. 김영식 신부는 “지난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지원 덕분에 본당 울타리를 넘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었고, 이제는 주거환경 개선 등 더 도전적인 활동도 용기 있게 시도하고 있다”며 “특히 6명의 청년이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듯, 젊은이들에게 신앙과 사랑을 다시 일깨우는 교회의 나눔과 실천이 계속될 수 있도록 봉사자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 이하 복지회)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5면

‘젊은 교회’ 이끌어 갈 ‘젊은 주교’ 탄생

최광희(마태오) 신부가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한국교회 주교단 중 가장 젊은 40대 주교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둔 서울대교구는, 말씀을 매개로 한 젊은이 사목과 미디어·홍보 분야에 능통한 새 목자를 맞이해 청년과 함께하는 사목에 더욱 힘을 실으며 ‘젊은 교회’로 나아가는 발걸음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주한 교황대사관은 7월 8일 오후 7시 레오 14세 교황이 최광희 신부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와 엘레판타리아 디 마우리타니아 명의주교(Titular Bishop of Elefantaria di Mauritania)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교황청 공식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도 발표됐다. 같은 시각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최 주교의 임명 소식을 전했다. 서울대교구 주교단과 사제단, 교구청 직원들이 자리에 함께해 최 주교의 임명을 축하했다. 최 주교 임명으로 서울대교구 현직 주교단은 정 대주교와 보좌주교 4명 등 총 5명이 됐다. 한국교회 현직 주교는 대주교 3명, 주교 21명 등 총 24명으로 늘어났다. 원로 주교를 포함하면 추기경 2명, 대주교 7명, 주교 33명 등 모두 42명이다. 최 주교는 주교 임명 발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8일 정 대주교를, 9일 전임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을 예방했다. 이어 13일까지 글레이손 데 파올라 소자 차관을 비롯한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대표단과의 WYD 특별기획단 회의 등 2027 서울 WYD 준비 일정을 소화했다. 최 주교는 2012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성서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성경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 사목에 집중했다. 또한 2023년부터는 교구 문화홍보국장을 맡아 미디어 사목에 힘써왔으며, 이로 인해 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열린 주교 임명 발표식에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젊은 세대 주교님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 거듭 감사드린다”면서 “특히 젊은이들의 성서모임을 지도하시면서 청년성서 봉사자들과 신자들을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사랑과 열정으로 돌봐주시던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경상(바오로) 주교도 “(새 주교님과 함께) 2027 서울 WYD를 함께 준비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최 주교는 또한 2023년부터 현재까지 교구 문화홍보국장과 홍보위원회 총무, 교구 대변인 등의 역할을 맡으며 교구 사목의 핵심 인력으로 활동해 왔다. 교구장의 사목 방침과 교구 사목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 앞으로 교구 운영과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 대주교는 최 주교에게 “우리 교회에 큰일을 함께해 나가도록 하느님께서 최 주교님을 선택해 주심에 감사한다”며 “‘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는 말이 있듯, 주교로서 주교들이 함께하고 있으니 함께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최 주교는 “교구장님 뜻에 따라 교구가 일치된 모습으로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작은 발걸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부족하고 부족한 저를 위해서 다시금 기도를 청한다”고 전했다. 최 주교의 서품식은 8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1면

가톨릭중앙의료원, 지난해 188억 원 규모 사회공헌 활동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료원장 이화성 프란치스코, 이하 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과 함께 2024년 한해 동안 총 188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고 7월 7일 밝혔다. 의료원과 산하 병원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9만 6520명이 직접 혜택을 받았다. 사회공헌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자선 진료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168억 원이 사용됐다. 자선 진료 외에도 기부금 11억 원, 의료봉사 9억 원 등이 사회공헌 활동에 쓰였다.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눈에 띈다. 성모자선회, 성가자선회, 은평성모자선회 등 각 병원 소속 자선회와 부서, 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1만 6228명이 기부, 의료와 노력 봉사, 문화행사 등에 직접 참여했으며,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아울러 의료원은 2018년 설립한 가톨릭메디컬엔젤스(Catholic Medical Angles)를 통해 병원별 연계로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부(금전 및 의료 물품, 생필품) ▲국내외 자선 진료 ▲국내외 의료봉사 ▲상설 진료소 운영 ▲해외 의료진 초청 연수와 교육 등 총 7개 부문으로 구분해, 산하 병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부르키나파소 등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원의 사회공헌은 일반적인 봉사를 넘어 가톨릭 정신이라는 역사적 뿌리에서 출발한다.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1936년 전국 가톨릭 신자들의 모금으로 설립한 의료원의 전신 ‘성모병원’이 바로 자선 의료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시작된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이화성 의료원장은 “의료원은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구현을 이어오며 의학 발전을 선도해 왔다”라면서, “앞으로도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산하 8개 병원이 함께 가톨릭 영성 기반의 다양하고 의미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치유와 나눔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4면

[제30회 농민 주일 담화] 박현동 아빠스, “삶의 자리에서 생태 사도직 수행하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7월 20일 제30회 농민 주일을 맞아 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생태 사도직을 수행하며 살도록 또다시 부름을 받는다”며 생명 지킴이 운동 실천을 당부했다. 박현동 아빠스는 “농부는 ‘주님께서 그를 보살피고 살려 주시어 그가 땅에서 복을 받으리라’(시편 41,3)는 말씀을 믿고, 하느님께서 주신 땅의 선물을 충실히 돌보는 청지기로 살아왔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마음으로 연대하며 30년간 이어진 이 길은, 다만 먹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돌보는 신앙의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박 아빠스는 “1994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농업의 위기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아래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아가는 ‘도·농 생명 공동체 운동’이 제안되었고 이 운동의 결실이 바로 ‘우리농 나눔터’”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농 나눔터는 유기농산물의 모양이나 가격보다 그 생명 가치를 우선하는 문화를 도시 사회에 심어 옴으로써 단순한 거래를 넘어, 생명을 중심에 둔 나눔을 실천하는 생명 운동의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이처럼 우리농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공유 경제’를 실천하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생태 사목 안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미 있는 생태 전환이 이뤄지려면 많은 사회 구성원이 내적으로 동의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도록 확고한 덕을 길러야 한다’고 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10항과 211항을 소개한 박 아빠스는 “우리 교회는 창조에 기초한 전례를 장려하고, 생태 영성을 위한 교육과 피정과 양성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물려받은 땅과 바다를 소중히 돌보고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바로 지금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라며 “우리 모두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며, 생명을 나누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1면

광주대교구, ‘돈보스코학교’ 이전 기념 축복식 열어

광주대교구 ‘기쁨과 희망의 돈보스코학교’(교장 김해영 베드로 신부, 이하 돈보스코학교) 이전 기념 축복식이 7월 14일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동 돈보스코학교 2층 루아홀에서 열렸다. 축복식에는 재학생과 교직원, 살레시오회 사제와 수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환영사에서 김해영 신부는 “이 자리는 단지 건물이 이전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다지는 자리”라며 “이 공간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서 기쁨과 책임의 마음으로 봉헌한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 내 유일한 위탁형 대안학교인 돈보스코학교는 올해 1월 13일, 광산구 하남동에서 남구 주월동 옛 광주과학고등학교 부지로 이전해 새 둥지를 틀었다. 이번 이전은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기존 학교 부지에 일반고등학교를 신설함에 따라 이뤄졌으며, 돈보스코학교는 기존 금난교실과 마음보듬센터가 사용하던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9년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요청으로 설립된 돈보스코학교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대안학교다. 살레시오회가 위탁 운영하며 돈보스코 성인의 예방 교육과 동반자 정신에 따라 학생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는’ 교육을 실천해 오고 있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21면

부산교회사연구소, 「천주교 부산교구 성지」 출간

부산교회사연구소(소장 한윤식 보니파시오 신부)가 부산교구 성지를 소개하는 책 「천주교 부산교구 성지」를 출간했다. ‘순례의 길에서 나를 찾고 당신을 찾다’를 부제로 한 이 책은 부산교구 성지를 순례하는 신앙인들에게 보다 상세하게 성지를 안내하고 교회사적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기 위해 마련됐다. 책은 총 191쪽에 걸쳐 ▲오륜대순교자성지 ▲수영장대순교성지 ▲언양성당 신앙사적지 ▲살티 신앙사적지 및 김영제와 김아가다묘 ▲죽림굴 신앙사적지 ▲김범우 순교자성지 ▲조씨형제 순교자묘 ▲울산병영순교성지 등을 소개한다. 각 성지마다 역사적 배경, 조성 역사와 현양 과정, 관련 순교자들의 신앙 증언, 성지에서 기억해야 할 교회사적 사실과 눈여겨봐야 할 대목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구전으로 전승되는 사실은 물론 풍부한 관변 사료와 교회사 문헌 자료에 근거했다. 또 부산 지역 천주교 전래 시기에 관한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반영했으며 정 안토니오, 이 베드로와 두 아들, 박 스테파노, 유경서 등 새롭게 발견된 부산 지역 순교자들도 소개한다. 특히 각 성지마다 묵상글이 수록돼 순례자들의 순례 여정을 돕고 묵상을 인도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다양한 사진 자료가 첨부돼 생생함을 더했으며 부록으로는 ‘순례자 여권’과 성지 지도가 수록됐다. 한윤식 신부는 “이 책이 부산교구 성지를 순례하는 모든 분에게 성지순례의 충실한 동반자이자 훌륭한 안내자가 되기를 바란다”며 “소개된 각각의 성지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의: 010-2193-0471 부산교회사연구소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3면

서울 광장동본당, “묵주 리폼해 건축 헌금 모아요”

새 성전 건립 건축 기금 마련에 힘쓰고 있는 서울대교구 광장동본당(주임 장혁준 요한 사도 신부)이 신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묵주를 정성껏 재가공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건축 헌금에 보태는 뜻깊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본당은 지난 6월부터 주보 공지를 통해 사용하지 않는 묵주를 기증받기 시작했다. 신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한 차례 공지만으로도 수백 개의 묵주가 모였고, 지금도 계속해서 묵주가 도착하고 있다. 묵주들은 재료별로 분류한 뒤, 세척과 정리 과정을 거쳐 새로운 모습의 묵주로 다시 태어난다. 모든 과정은 신자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비록 대량 생산은 어렵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묵주’라는 점에서 신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묵주 제작과 판매를 재능 기부로 맡고 있는 이계선(가타리나) 씨는 “새로 만들어진 묵주에 대한 반응이 좋아 여러 개가 이미 판매됐고, 1차 수익금도 봉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묵주 재활용은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다시 고쳐 쓴다는 실용적인 측면과 더불어, 신자들이 각자의 재능을 본당 공동체를 위해 나누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씨 역시 “성전 건립에 기여할 수 있는 내 재능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평소 매듭 묵주를 만들고 녹슨 묵주를 고쳐 선물하던 경험을 떠올리게 됐다”며 재능 기부를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최근에는 함께 묵주를 만들고자 자원하는 봉사자들도 생겨, 제작이 한층 수월해지고 있다. 장혁준 신부는 “개인이 지닌 탤런트를 본당을 위해 내어놓는 모습은 다른 신자들에게도 봉사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공동체 발전의 큰 원동력이 된다”며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도 이 활동이 더욱 의미 있는 봉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광장동본당은 지난 2017년 성전건립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적인 새 성전 건립에 착수했다. 현재 ‘전 신자 묵주기도 1인당 2천 단 바치기’ 등 기도운동과 더불어, 물품판매분과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건축 기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오는 9월 20~21일에는 건축 기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바자도 열릴 예정이다. ※문의: 02-3436-8571 서울대교구 광장동본당 사무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5면

ACN 한국지부 설립 10주년…“박해받는 교회 재건 위한 사명 재다짐”

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 한국지부(이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지부장 박기석 요한 사도 신부)는 7월 1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설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행사는 국제 ACN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한국지부와 후원자들이 박해받는 교회를 위해 이어온 사목 원조의 의미를 되새기고, 더욱 깊은 연대와 지속적인 후원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감사 미사를 주례한 정순택 대주교는 “다른 원조단체와 달리 ACN은 종교적 이유와 정치적 상황으로 박해받는 가톨릭교회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한국지부는 후원자들의 성원으로 그 특별한 사명에 동참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1발표를 맡은 부르키나파소 와가두구대교구 전임 교구장 필리프 우에드라오고(Philippe Ouédraogo) 추기경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교회 공격과 테러로 인한 참혹한 현실을 증언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2024년 기준 8000명 이상이 무장 충돌과 학살 등으로 사망했다. 22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은 채 고향을 떠났고, 학교 6000개가 폐쇄돼 100만 명 넘는 어린이가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센터도 다수 파괴돼 의료 기반도 무너졌다. 우에드라오고 추기경은 “극단주의자들은 형제애라는 공동의 유산을 파괴하려 한다”라며 “그들은 종교가 아니라 증오라는 이데올로기로 무장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교회를 구심점으로 현재 종교 간 대화, 사회 통합과 평화 활동을 펼쳐 증오의 담론에 맞서고 있다”라며 “그런 우리를 돕는 한국지부 등 국제 ACN 네트워크 덕에 용기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제2발표를 맡은 레지나 린치(Regina Lynch) ACN 본부 수석대표는 부르키나파소, 이라크, 시리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박해받는 신자들을 돕는 ACN의 역할을 소개했다. 린치 수석대표는 “ACN은 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리스도인들의 고통에 대한 정보 플랫폼을 제공하며, 종교 자유와 그리스도인 박해 등 문제에 대해 국제 행사에서 현지 교회가 발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며 “많은 지원 사업과 캠페인에 10년간 적극 동참해 준 한국 후원자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초대 이사장을 지낸 염수정 추기경(안드레아·전 서울대교구장)은 격려사에서 ‘박해받는 신자들은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시험받지만 박해받지 않는 신자들은 그들이 간직한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시험받고 있다’는 ACN 설립자 베렌프리트 판 슈트라덴 신부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박해받던 순교자들의 믿음 위에 세워진 한국교회인 만큼, 박해 아래 도움을 청하는 다른 형제자매들을 적극적으로 돕자”라고 당부했다. [인터뷰] 레지나 린치 ACN 본부 수석대표 - “한국교회의 적극적 관심이 기적 만들어” 한국지부 설립 1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한 레지나 린치 ACN 본부 수석대표는 “ACN 한국지부와 후원자들의 영적·물적 후원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는 전 세계 형제자매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해외 원조 측면에서 유럽 교회에 필적할 만큼 적극적이며, 이는 ACN 국제 네트워크 전체에 모범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45년간 ACN 본부에서 활동하며 세계교회의 고통과 희망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린치 수석대표는 “한국교회가 과거 박해의 상처를 잊지 않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박해받는 이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특별하다”라며 “그 공감이 곧 연대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라크, 시리아, 부르키나파소 등 이슬람 극단주의로 심각한 박해를 겪고 있는 지역들을 언급하며, “한국교회의 공감이 더 많이 흘러 들어가야 할 이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그리스도인은 대규모 납치와 살해로 인해 1300만 명에서 15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시리아교회는 내전과 극단주의의 위협 속에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은 체포·폭행·사형 등 극단주의 폭력에 시달리며,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사회 진출 기회가 거의 차단된 상황이다. 이처럼 박해가 일상인 지역에서 ACN은 고통받는 교회를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대피한 성직자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고, 미사예물과 생활비 등 긴급 재정을 지원했다.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영성·심리 치료에도 도움을 주는 등 2024년 한 해 동안 부르키나파소 원조 사업에 약 230만 유로(약 36억8840만 원)를 지원했다. 린치 수석대표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교회 모두의 일치된 공감이 큰 기적을 만들고 있다”라며 “그 공감이 계속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난 10년간 묵묵히 헌신해 온 ACN 한국지부 관계자들에게 한국교회 신자들의 지속적인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ACN의 지원은 세계교회 신자들의 공감을 타고 전해지는 하느님의 현존을 통해 박해받는 신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특별한 공감의 은사를 받은 한국교회 신자들의 더 많은 기도를 청합니다."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2면

교수 사제들, 은퇴 후 신자 위한 강좌 개설 ‘눈길’

“우리는 사목 일선에서 은퇴했을 뿐, 사목자라는 정체성에서 물러난 적은 없답니다. 신학대학 교수로서 쌓아온 학식, 세월에 따라 깊어진 지혜를 바탕으로 신자들을 영적 배움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어요.”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20여 년간 교편을 잡았던 은퇴 사제 3명이 각자의 전공을 바탕으로 신자 누구에게나 열린 영성 강좌를 준비했다. 인천교구 성사 전담 이석재(토마스 아퀴나스·73·역사학 전공)·신교선(가브리엘·72·성서학 전공)·김현태(루카·72·철학 전공) 신부는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교구 사회사목센터 4층 대강의실에서 ‘신앙과 구원: 세 사제의 영성 나눔’ 공개 강좌를 연다. 세 사제는 학자로서 국내외에서 연구하고 오랜 시간 신학생들을 가르치며 얻은 지식과 통찰을 일반 신자들과 나누기 위해 강좌를 기획했다. 이들은 소신학교 동기로 함께 신학을 공부했고, 이후 교수로서의 여정도 함께했으며, 지금은 교구 공동사제관의 이웃으로 지내며 돈독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은퇴가 사목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신자와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공감대가 강좌 개설의 큰 동력이었다. 이석재 신부는 “과거 본당 사목을 할 때는 특정 공동체 안에서만 사목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그런 제한 없이 모든 이를 양 떼로 초대할 수 있다”며 웃었다. 강좌에서 세 신부는 각자의 전공 분야인 교회사, 성서학, 철학을 바탕으로 영성에 초점을 맞춘 강의를 펼칠 예정이다. 학문적 배경이 많지 않은 신자들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도록, 신앙인의 삶에서 영적인 보람과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신교선 신부는 ▲(성경을 통해) 어떻게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가 타고난 재능과 축복은 무엇일까? ▲'주님의 기도'의 뿌리를 찾아서 등 친근하면서 호기심 가는 주제들을 두루 준비했다. 신 신부는 “보통은 깊은 이해 없이 외우게 되는 기도문 속 표현을 성경 구절과 연결해 그 의미를 풀어주고, 더 깊이 있는 기도를 위한 아이디어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좌는 교회사의 명암과 철학적 관점을 통해 신자들에게 올바른 사고의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신학교 수준의 깊이 있는 내용을 쉽고 친절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김현태 신부는 “많은 생각보다 올바른 생각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배워야’ 하는 것”이라며 “신자들에게 삶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깊이 있는 ‘배움’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재 신부는 신학생 시절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당시 동아리 사제들과 신학생들이 성당에서 열던 연주회는 크게 홍보하지 않아도 늘 많은 신자가 찾아와 함께했다. 이 신부는 “아마 음악보다도, 사제와 신학생들이 사이좋게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신자분들이 따뜻하게 바라봐 주신 것 같다”며 “다가올 강좌 또한 은퇴 후에도 신자들과 함께하고자 마음을 모은 세 사제의 조화로운 모습이 전해지는 ‘음악회 같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개강좌 신청은 7월 20일부터 받는다. 등록비는 8만 원. ※문의: 010-3480-8127 신교선 신부

발행일 2025-07-20 제3451호 3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