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청순나이트’로 무더운 여름밤 보내요

6월 26일 오후 7시 서울 마포 합정역 7번 출구. 직장인들은 퇴근을 재촉하고, 젊은이들도 저마다의 약속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저녁 시간. 음식점과 술집이 줄지어 선 거리 한편에 선 수녀들 주위로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같은 본당에서 온 세 명의 청년은 수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주고받았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한 청년은 “다행히 야근하지 않게 돼 참석할 수 있었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참가자들은 수녀들을 따라 양화대교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서울대교구 절두산 순교성지로 향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 이지현(마리아)·최수지(세라피나)·권소희(가브리엘라) 수녀는 6월 26일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새남터 순교 성지까지 한강 변을 따라 청년들과 함께 걸으며 신앙과 일상을 나누는 ‘청순나이트’를 처음 열었다. 청순나이트는 ‘청년 순례자들이 세상과는 다르게 하루를 거룩한 밤으로 마무리한다’는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주말 하루를 온전히 내야 하는 기존 성지순례의 부담을 덜고, 청년들이 일상에서 더 가볍게 순례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프로그램은 ‘순례를 떠나며 바치는 기도’로 시작해, 약 20분간의 침묵 도보 후 고해성사를 원하는 참가자는 김강룡 신부(프란치스코, 서울대교구 옥수동본당 부주임)와 함께 걸으며 성사를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순례의 마지막은 성지에서의 강복으로 마무리됐다. 최수지 수녀는 “성지순례는 여전히 장년층 중심이고 청년들에게 신앙은 주일을 지키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지향했던 순교자 중 많은 이가 10~20대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은 오늘날 청년들에게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지순례도 멀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청년 곁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 담당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관심사와 지향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밝힌 이지현 수녀는 “청년들이 있는 자리로 수도자와 사제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며 “가톨릭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청년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창구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양천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인 박가현(글로리아) 씨와 박동리(릴리안) 씨는 “최 수녀님이 본당에 계실 때 함께했던 활동들이 좋아서 큰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됐다”며 “청년들은 취업 준비 등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도심에서 부담 없이 순례에 동참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한편, 청순나이트 외에도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는 지난해 한국 순교자 시복 10주년 및 시성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동행순례피정: 청년, 순교자의 길을 걷다! 청순길’도 계속 마련하고 있다. 청순나이트는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두 번째 일정은 7월 15일 명동성당에서 시작해 청계천을 따라 종로성당까지 걷는 코스로 진행된다. 신청과 문의는 인스타그램 DM(@sr.fina, @martyrs.ct_sbmc, @sbmc_lamps)을 통해 가능하다.

발행일 2025-07-06 제3449호 3면

수도자 위한 ‘전지적 기쁨 시점’ 3차 모임…“기쁨의 본질 재발견”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남녀 수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과의 깊은 관계 안에서 소명을 되새기며 고통마저 은총이 되는 ‘기쁨의 본질’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을 함께했다.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회장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와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는 6월 21일부터 이틀간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전지적 기쁨 시점’ 3차 워크숍을 개최했다. 종신서원 1~10년 차 수도자 30여 명은 워크숍에서 ‘과거’ 속 은총과 그 안의 고통과 기쁨, ‘현재’의 기쁨과 어려움, ‘미래’에 펼쳐질 여정을 하느님과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특히, 힘들었던 시간조차 하느님이 함께 계셨음을 깨달은 뒤 고통은 바로 은총을 체험한 진정한 기쁨이었음을 재발견한 시간이었다는 것과, 공동체 자체가 하느님께 나아가는 가장 큰 기쁨과 원동력이었음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류지민(아녜스) 수녀는 “이곳에서 동료 수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가는 길이 교회와 수도 공동체, 내 개인의 삶 안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금 깨달아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작은 형제회 이상학(힐라리오) 수사는 “‘미래 지도 그리기’를 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기쁨과 일상에서의 하느님과의 관계를 재발견하는 힘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인보 성체 수도회 노윤희(마리아) 수녀는 “세상에서 조금 지쳐있었는데 ‘고민 적어 물에 녹이기’를 통해 나의 어려움이 가벼워짐을 느꼈고, 생활 안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는 법을 일깨우는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워크숍에는 유덕현 아빠스가 참석해 수도자들과 1박2일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유 아빠스는 “수도자들의 밝고 기쁜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많은 수도자가 ‘과거와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안에서 온전히 기쁨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나눔을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파견 미사 강론에서 유 아빠스는 “축성된 빵과 포도주처럼, 서원한 우리들은 겉모습은 그대로이지만 본질은 그리스도의 것으로 변화됐다”며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의탁하며 기쁘게 살자”고 당부했다. 전지적 기쁨 시점은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리 4,4)를 주제로, 전능하신 하느님의 기쁨 시점에서 수도자들에게 기쁨의 원천인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를 주는 워크숍으로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9월 30일까지 총 여덟 차례 마련된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3면

‘수도자·청년’ 함께하는 시간…“오세요”(OSEYO) 개최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고 있는 남·녀 수도회가 청년 세대와 친교를 나누고 신앙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회장 유덕현 야고보 아빠스)와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는 오는 9월 20·21일 양일간 충청남도 천안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오세요’(OSEYO)를 개최한다. 대상은 비신자를 포함해 39세 이하 미혼 청년 200명, 축성생활자 200명 총 400명이다. ‘오세요’는 ‘Open Space Every YOuth’의 줄임말로, ‘교회 청년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축성생활자들의 마음 자리’를 의미한다. 의미에 걸맞게 청년과 수도자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함께 숨을 고르며 이야기를 나누고 하느님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세부 일정은 ▲토크콘서트 ▲수도자 빌리지 ▲성시간과 고해성사 ▲함께 걷는 엠마오 ▲미사 등으로 구성됐다. ‘축성생활의 해 청년위원회’는 “축성생활자들과 청년들이 ‘숨’을 고르고 신앙생활의 본질과 의미를 되새겨 이들이 주님을 향해 함께 걷는 동반자로서 서로 관심과 사랑을 나누도록 주제와 일정을 정했다”며 “삶의 방향을 묻는 이들, 신앙 안에서 쉼을 찾고픈 이들이 길을 찾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모집 기간은 6월 30일까지며, 축성생활자 모집은 오는 7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선착순으로 받는다. 참가비는 7만 원.

입력일 2025-06-17

‘소외된 이들과 함께해 온 시간’…예수성심시녀회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전해온 예수성심시녀회(총원장 김윤희 이레네 수녀)가 6월 6일 오전 11시 대구 대명동 총원 성당에서 설립 9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감사 미사에서 예수성심시녀회는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Louis Deslandes·한국명 남대영·1895~1972)의 정신을 굳게 간직하며 ‘주님 손안의 연장’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에서 “처음에는 겨자씨 한 알처럼 작고 미미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도회 못지않을 정도로 놀랍게 성장했다”며 “지난 세월 동안 수도회와 또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남대영 신부님과 초기 수도자들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축성생활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미사에 앞서 수도회를 시작한 여섯 동정녀 사진과 회헌 및 회칙, 90주년 기념 고리기도를 상징하는 묵주 등이 제대 앞에 봉헌됐다. 수도회는 지난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루이 델랑드 신부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던 의미를 기억하며 올 한 해 동안 공동체별 고리기도를 바치고 있다. 아울러 레오 14세 교황의 설립 90주년 기념 강복장도 이날 공개됐다. 예수성심시녀회는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를 원한 여섯 명의 동정녀가 당시 경북 영천 용평본당(현 화산공소) 주임 루이 델랑드 신부의 인도로 1935년 12월 8일 공동생활을 시작했던 ‘삼덕당’에서 비롯됐다. 수도회는 이후 1950년 3월 경북 포항 송정해변가(현 포스코 자리)로 이전해 전쟁 고아들과 노인, 장애인 등을 돌봤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따라 포항제철(포스코)에 자리를 내주게 되면서 1969년 본원을 포항 대잠동으로 이전했다. 1992년에는 수녀원 본원이 현재의 대구 대명동에 자리하면서 포항에는 모원만 남게 됐다. 수도회는 2009년 대구·부산·서울 세 관구체제로 편성됐으나 2020년부터는 대구·서울 두 관구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수도회는 설립자 정신에 따라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을 설립하고 노숙인 요양시설 나자렛집, 청소년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루도비꼬집, 무료급식소 요셉의 집 등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여러 곳의 유아 교육기관에서 몬테소리 교육방법을 중심으로 유아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미얀마, 볼리비아,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도 선교하며 예수성심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발행일 2025-06-15 제3446호 2면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프라도 사제회, 1856년 프랑스 앙트완느 슈브리에 신부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 위해 설립 서울대교구 고(故) 이용유 신부, 1976년 프라도 유기서약으로 ‘한국 프라도’ 역사 시작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사명으로 하는 한국 프라도 사제회가 프라도 수녀회, 프라도 여성 재속회와 함께 ‘프라도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아 5월 2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프라도 사제회는 1856년 프랑스 리옹교구의 사제 복자 앙트완느 슈브리에(Antoine Chevrier) 신부가 설립한 축성생활회로,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해 가난한 삶을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 가까이 따르는 것’을 근본정신으로 삼아 활동한다. 한국에서는 프라도 사제회, 프라도 수녀회, 프라도 여성 재속회가 영적인 가족을 이룬다. 서울대교구 고(故) 이용유(베네딕도) 신부가 1975년 9월 16일 사제품을 받음과 동시에 프라도 유기서약을 하며 한국 프라도의 역사가 시작됐다. 기념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강론에서 “1970년대 산업화와 급격한 경제 발전 속 소외되고 있던 도시 노동자들과 빈곤층 문제가 대두되던 때 한국 프라도회가 시작됐다”며 “프라도회 소속 사제들과 수녀님들, 재속회원들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또 가난한 그리스도를 본받으려는 그 창립자의 정신을 이어가기를 바라며 하느님께 필요한 은총을 청한다”고 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도 대독된 축사에서 “지난 50년간 여러분은 프라도회의 고유한 영성과 특별한 은사의 사도적 차원을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교구 사제이자 수녀회, 여성 재속회원들인 여러분은 거룩한 부르심 안에서 일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미사 중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슈브리에 신부의 편지와 「한국 프라도 50년사」가 봉헌됐다. 축하식에서는 인천교구 가톨릭노동장년회 양미자(젬마) 씨가 노동장년회 활동에 도움을 준 프라도 사제·수도자와의 만남을 소개했다. 미사에는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와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와 프라도 사제회 국제총장 아르만도 파스콸로토 신부(Armando Pasqualotto), 프라도 수녀회 전 국제총장 마리조 수녀(Marie Josephe Madeleine) 등이 함께했다. 기념 미사에 앞서 5월 26일에는 서울 한남동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전국 프라도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프라도 한국 진출 50주년 연수회’가 열렸다. 회원들은 연수회에서 지난 50년 역사를 돌아보고, 특히 1970년대 프라도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프랑스 리옹 프라도 신학교를 방문하는 등 프라도회가 한국에 진출하는 데 기여한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노력을 되새겼다. 현재 한국에는 프라도 사제회 166명, 프라도 수녀회 8명, 프라도 여성 재속회 3명이 활동 중이다. 한국 프라도 사제회는 한국 진출 40주년이던 2015년 ‘자립프라도’로 승격됐다. 전 세계 사제회 중 자체 양성과 서약을 하는 자립프라도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이다.

발행일 2025-06-08 제3445호 1면

“생명 바친 사제들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 신앙의 본보기”

“만약 제가 전쟁 중인 한국을 떠난다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여기에 남아 있는 사람 중 누군가는 죽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이들과 함께 있고 싶어요.”(하느님의 종 토마스 쿠삭 신부가 가족에게 보낸 편지 중)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지부(지부장 권세오 곤잘로 신부)는 5월 23일 서울 동소문동 한국지부에서 6·25전쟁 때 순교한 아일랜드 출신 선교 사제들의 후손들을 초대한 가운데 환영 미사를 봉헌했다. 6·25전쟁 때 순교한 선교회 사제 7명 중 하느님의 종 3위는 앤서니 콜리어 신부(Anthony Collier, 고 안토니오), 프랜시스 캐너밴 신부(Francis Canavan, 손 프란치스코), 토마스 쿠삭 신부(Thomas Cusack, 고 토마스)다. 이들은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에 포함된 시복 심사 대상자다. 미사에는 이들의 후손 10명이 참석했다. 5월 19일 방한한 후손들은 대전 목동 거룩한 말씀의 회, 춘천교구 소양로성당 등 순교자 3위의 순교지로 추정되는 장소와 활동했던 곳들을 방문해 한국 신자들과 만나고,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와 면담했다. 환영 미사를 주례한 오기백(다니엘) 신부는 강론에서 “75년 전 이곳에서 생명을 바친 사제들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신앙의 본보기가 된다”며 “그들은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참조)는 오늘 복음 말씀을 삶으로 증언했다”고 했다. 오 신부는 이어 “우리는 그들의 믿음과 용기를 기억하며 각자의 삶 속에서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하기에 오늘 미사는 순교자들께 드리는 감사의 기도이자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을 되새기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미사 뒤에 선교회는 방한한 후손들에게 기념패를 전달했다. 후손들은 이날 선교회가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순교자들에 대한 기억과 방한 소감을 나눴다. 1950년 9월 대전광역시 목동에서 순교한(추정) 토마스 쿠삭 신부의 조카이자 당시 다섯 살이었던 스테파니 맥나마라(Stefanie McNamara) 씨는 “삼촌이 아일랜드에 마지막 휴가를 왔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순간, 그리고 가족이 삼촌의 선종 소식을 들었던 그 순간을 어렸지만 생생히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신자분들이 저희 손을 잡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할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며 “덕분에 마음이 기쁨으로 충만해졌고, 감사한 마음으로 아일랜드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6-01 제3444호 4면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故 이태석 신부 삶 통해 선교 방향 모색

살레시오회 한국관구(관구장 백광현 마르첼로 신부)가 수도회의 선교 사명을 되새기고 선종 15주기를 맞이한 고(故) 이태석(요한) 신부의 삶과 영성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는 5월 24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한국관구관 7층 대성당에서 ‘살레시오회 첫 선교사 파견 150주년 및 이태석 신부 선종 15주기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태석 신부와 수련기를 함께 보낸 동기로 심포지엄 기조 강연에 나선 백광현 신부는 의료인으로 대중에게 부각된 이 신부의 정체성이 엄밀한 의미로 ‘선교사’임을 강조했다. 백 신부는 “대중은 이태석 신부님을 흔히 ‘수단의 슈바이처’라고 부르지만, 이 신부님은 살레시오회의 본질적 특성인 선교 정신을 현대적으로 살아낸 증거이자 돈 보스코 성인이 품었던 선교사의 꿈을 남수단에서 온전히 실현한 인물”이라며 “이런 면에서 우리는 이태석 신부님을 ‘톤즈의 돈 보스코’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백 신부는 이어 “신부님은 서울 대림동 청소년 살레시오 센터에서 사감으로 실습기를 보내며 가난과 소외로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돌봤고, 로마 유학 중에는 선교지 중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낮은 곳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며 “이렇듯 돈 보스코를 사랑하며 그의 열정과 사목적 헌신을 닮고자 한 이태석 신부가 남긴 신앙과 희망, 사랑의 유산은 오늘도 생생히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돈보스코 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소장 윤만근(모세) 신부, 한국 외방 선교회 선교국장 김학현(미카엘) 신부,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김선필(베드로) 선임연구원이 발제자로 나서 선교사이자 교육자, 의사였던 이태석 신부를 조명하며 선교의 올바른 방향성을 논의했다. 심포지엄 후 7층 강당에서는 돈보스코 미디어와 사단법인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가 24일 출간한 「이태석 신부 서간집」 출판 기념회도 열렸다. 서간집은 이태석 신부가 살레시오회 입회 후 양성을 받던 시기부터 선종하기 전까지 직접 쓴 81통의 편지와 110여 장의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 서간집에는 이 신부의 솔직한 신념과 영성이 담겨 있다.

발행일 2025-06-01 제3444호 5면

바오로딸 스탬프 투어 ‘놀러 간 김에 바오로딸’

성바오로딸수도회(관구장 김영미 마리루치아 수녀, 이하 수도회)는 4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국 11개 교구 15개 바오로딸 서원에서 ‘놀러 간 김에 바오로딸’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연다. 모든 서원에 비치된 스탬프 카드에 서원별 도장을 받아 모으거나 SNS 후기를 작성하면 ▲교구가 다른 스탬프 3개당 상품권 ▲본원 성탄 밤 미사 초대 추첨 ▲10월 25~26일 수녀원 북스테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원 화성, 안동 탈춤 축제, 전주 한옥마을과 전동성당 등 지역의 특색을 살린 일러스트의 2026년 달력도 한 장씩 모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 서원만의 고유 행사도 마련했다. 혜화나무 서원은 성경 구절 캘리그라피 선물, 알베리오네센터 서원은 출판사 투어, 대구 서원은 ‘캘리 키링’ 증정 및 수녀원 경당 성체조배 기회를 제공한다. 원주 서원은 순례지 엽서 세트 증정, 인천 서원은 성모당 도슨트 투어, 대전 서원은 성심당 상품권 획득 및 ‘희망의 순례 특강’ 무료 참석, 광주 서원은 카페 할인과 가톨릭박물관 전시 해설 등을 준비했다. 수원 서원은 책갈피 만들기와 수원화성순교성지 달빛 순례, 부산 서원은 ‘성경 속 꽃’ 그림 카드 및 수제 키링 증정, 전주 서원은 한지 책갈피 만들기, 안동 서원은 전자파 차단 스티커 증정 등을 마련했다. 수도회 관계자는 “서원이 잠시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산책하듯 쉬었다 가는 휴게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한 이벤트”라며 “각 서원에서는 교회 관련 책, 음반, 성물, 굿즈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영성 프로그램도 마련돼있으니 함께 즐겨달라”고 말했다.

입력일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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