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총원장 문화연 마리아 가브리엘라 수녀, 이하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한 지 60주년이 되는 경사를 맞았다. 수녀회는 1월 8일 본원 성당에서 수원교구 제2대리구장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의 주례로 수녀회 한국 진출 6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문희종 주교는 강론에서 “1960년대 초 전후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 들어온 수녀원은 특히 의료 시설이 부족한 한국에 당시 기준 최신 의료 시설과 진료소를 갖춘 180개 병상의 성 빈센트 병원을 개원했다”며 “지금도 어르신들에게 회자될 만큼, 성 빈센트 병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병원이었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이어 “이렇듯 수녀회는 초창기 시작할 때부터 하느님의 자비를 사람들에게 베풀고 실천하는 분들”이라며 “자비와 사랑은 수녀회 존재의 목적이기에, 수녀님들이 이 정신을 잊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갈 때 우리 교회는 더 건강하고 살아있으며 생명력 넘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총원장 문화연 수녀는 미사 중 인사말에서 “한국에 빈센트의 씨앗을 심어 주신 ‘독일 파더본 빈센트 수녀회’에 깊은 감사 인사를 먼저 드린다”며 “60년 역사를 이루어 주신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었고, 성령께서 친히 우리를 인도해 주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현재와 미래에도 빈센트의 역사를 공동체가 함께 써 내려가는 성 빈센트 자비의 수도 가족으로 하느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온전하게 봉헌해 드리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수녀회는 성 빈센트와 성녀 루이즈의 삶을 본받아 ‘가난한 이들을 주님으로 섬기는 자비의 영성’을 바탕으로 초창기 독일 파더본을 중심으로 병원과 양로원, 어린이집, 특수학교, 교육기관 등 가난한 이들을 위해 활동해 왔다. 수녀회 영성은 크게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 ▲하느님 섭리에 대한 신뢰 ▲보편적·통합적 사랑 ▲기도와 활동의 조화 ▲연대와 협력 ▲냉철한 현실주의이다. 수녀회는 수원교구 초대 교구장이었던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의 노력으로 1965년 1월 8일 한국에 진출했다. 수녀회는 전쟁의 상흔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 물품을 해외원조에 의존하던 한국에 수녀회의 사도직 영성을 뿌리내렸다. 1990년 교황청으로부터 인준받으며 본원인 독일 파더본 수녀원으로부터 독립해 교구 설립의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로서 독자적인 카리스마를 갖게 됐다. 미사에는 문 주교를 비롯해 교구 사제들과 수녀회 수녀 등 200여 명이 참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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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 주간 특집] 수원, 순례하며 일치를 위해 기도하다

수원 화성이 자리한 행궁동과 교동은 수원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역사 안에는 그리스도교의 역사도 자리하고 있다. 1월 18~25일 일치 주간을 맞아 수원에 복음의 씨앗을 퍼뜨려온 여러 그리스도교들의 자취들을 찾아본다. ■ 순교의 피가 뿌려진 곳 수원 시내에서 가장 먼저 본당이 자리 잡은 곳은 어딜까. 지금은 수원 시내에 번화한 곳이 많지만, 복음이 전해질 당시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역시 종로였다. 종로는 팔달문과 장안문을 잇는 길로, 수원 화성이 축조될 당시 서울의 종로를 본 따 만든 거리다. 수원의 첫 본당은 이 거리에,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42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북수동본당이다. 수원 지역에 복음의 씨앗이 퍼진 것은 순교의 역사와 맥을 함께한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수많은 순교자들이 이곳 수원 화성 일대에서 신앙을 증거하며 목숨을 잃었다. 순교의 중심이 된 곳이 수원도호부의 토포청이었다. 토포청은 죄인들을 심문하고 형을 집행하던 기관이다. 수원도호부는 경기도 화성시 동부 일대와 수원시, 오산시 등을 관할한 지방 행정 구역으로, 수원도호부에서 잡힌 천주교 신자들은 토포청으로 끌려와 고문을 받았고, 처형장으로 끌려가거나 옥사 등으로 이 자리에서 순교하기도 했다. 기록에 남아있는 순교자만도 80여 명이고, 기록에도 남지 못하고 처형된 무명 순교자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그 박해가 얼마나 혹독했는지, 박해가 끝나고 종교의 자유가 찾아온 이후에도 이 지역에서는 “무당짓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천주학쟁이만은 되지 말라”는 말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북수동본당이 위치한 곳이 많은 순교자들이 붙잡히고 또 순교했던 토포청이 있던 자리다. 1906년 이 자리에 있던 기와집을 사들여 내부를 개조해 성당을 만들었고, 1923년 르메르 신부가 부임하면서 본당으로 승격됐다. 북수동본당은 순교터이자 수원 시내의 첫 본당인 것이다. 그렇기에 교구는 2000년 9월 북수동성당과 여러 순교터를 품은 수원 화성을 성지로 선포했고, 많은 순례자들이 성지를 순례하고 있다. ■ 순교터를 함께 지켜온 수원종로교회 천주교회로서 가장 먼저 수원 시내에 자리를 잡은 본당이 북수동본당이라면, 개신교회로서 가장 먼저 수원 시내에 자리를 잡은 교회는 수원종로교회다. 수원종로교회는 북수동성당과 이웃한 교회다. 성당에서 팔달문 방면으로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북수동본당 성당의 일부가 토포청 자리이듯 수원종로교회 예배당 역시 수원도호부의 토포청 자리다. 1901년 설립된 수원종로교회는 북수동(보시동) 115번지에서 1907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이 자리가 개신교 신자들에게도 의미 있을까. 교회를 안내하는 인쇄물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안내문에는 “천주교도들이 순교했던 순교의 터, 성지에 주님의 몸된 수원종로교회가 세워졌다”는 설명이 게재돼 있었다. 수원종로교회 강성률 담임목사는 “1969년 현재 교회 건물을 지을 당시 수원도시개발에 따라 교회 건물을 옮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순교의 터로 의미 있는 이 자리를 지켜나가자고 뜻을 모았다”면서 “종단은 다르지만 한 분이신 주님을 섬기는 교회”라고 말했다. 많은 개신교회들이 성경 봉독과 설교를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지만, 기독교대한감리회에 속한 수원종로교회는 성찬예배도 중요하게 여긴다. 성찬예배는 천주교의 미사처럼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를 함께하는 예배다. 비록 천주교의 미사처럼 성사로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몸까지 내어주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마음은 같다. 수원종로교회는 월 1회 성찬예배를 실시, 이날의 봉헌금은 모두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나누고 있다. ■ 교동에 자리한 대한성공회 수원교회 북수동본당과 수원종로교회가 자리한 북수동뿐 아니라 북수동 인근에 자리한 교동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가 많다. 북수동이 조선시대 수원의 중심지였다면, 교동은 일제강점기 당시 수원의 중심지였다. 그러다 보니 ‘수원교회’라고 불리는 곳들이 많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수원교회는 1928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수원교회는 1946년, 기독교한국침례회 수원중앙교회는 1951년부터 이 지역에서 복음을 전해왔다. 교단은 다르지만 모두 그리스도교기에 ‘수원교회’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여러 수원교회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교동의 ‘수원교회’들 중에서도 1904년 설립돼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한성공회 수원교회다. 다른 개신교단에 비해 옛 전례를 많이 지켜온 대한성공회는 많은 모습이 천주교회와 비슷하다. 성당의 모습이나 신부님이라는 호칭도 그렇고, 전례력에 따른 생활도 친근하다. 비록 성사교류는 불가능하지만, 감사성찬례의 모습은 꼭 천주교회의 미사를 닮았다. 특히 대한성공회 수원교회의 경우 매일 오전 7시 성당에서 우리의 시간전례 ‘성무일도’에 해당하는 성무일과를 함께 바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또 성공회 신자뿐 아니라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성당에 들어올 수 있도록 울타리를 허물고 성당의 일부 공간을 공원처럼 꾸미기도 했다. 수원교회만이 아니었다. 수원중앙교회도, 북수동성당도 예수님을, 하느님을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해 열려있는 곳으로, 누구나 기도할 수 있도록 성당문을, 예배당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대한성공회 수원교회 보좌 김대묵(가브리엘) 신부는 “이곳 신자들만 가는 곳 아닐까, 들어가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성당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성당에 머물며 기도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가톨릭 청년’의 자부심·희망으로 살아가길 다짐

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3국(국장 최종화 루카 신부)은 1월 11~12일 성 라자로 마을 아론의 집에서 제2대리구 청년회장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각 본당에서 본당 청년대표로서 봉사하는 청년회장들을 격려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연수에는 대리구 내 32개 본당에서 39명의 청년회장·부회장이 참석했다. 특히 제2대리구장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연수에 참석해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청년들은 문 주교에게 청년 간의 세대차이,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 등 청년 신자로서의 고민을 비롯해, 문 주교의 새해 목표 등 개인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질문을 허심탄회하게 던지고 문 주교의 답변에 귀 기울였다. 특히 청년들의 생활에 이미 널리 퍼져있는 인공지능(AI)에 관한 질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과 윤리에 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문 주교는 청년들에게 “우리 가톨릭 청년들은 어디 내놔도 정말 멋진 청년들”이라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고, 가톨릭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부심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2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청년세대의 세대 차이에 관한 질문에 “세대 차이는 신부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어디에나 세대 차이는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중요한 것은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 사이의 인격적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격적 관계를 맺고 서로를 폭넓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문 주교는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 교구 청년들의 저력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그동안은 각자 본당에서 따로따로 해왔다면 본당에서만이 아니라 지구 안에서, 교구 안에서 청년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대리구는 청년들과 2024년 한 해 동안 청년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이나 청년들이 바라는 프로그램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관한 청년들의 생각을 경청하기도 했다. 연수 중 참가자들은 2025년 희년을 맞아 희년과 희망에 관해 김병석 신부(프란치스코·제2대리구 도촌동본당 주임)의 강의를 듣고, 음악선교단 제이팸(J-Fam)의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최종화 신부는 “한 해가 시작하는 바쁜 와중에도 연수에 함께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하다”면서 “2025년 희년의 주제가 희망의 순례자들인 것처럼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한 해를 살아가는데 이번 연수가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년 수원교구 신년음악회 성황리 마쳐

2025년 수원교구 신년음악회가 1월 8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신년음악회는 수원가톨릭합창단, 수원가톨릭청년합창단, 수원가톨릭유스우니따스,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 등 교구 성음악위원회 산하 단체들이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성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신년음악회는 수원가톨릭합창단이 이종철(베난시오) 신부의 <감사미사곡>을 연주하며 막을 올렸다. 이어 청소년·청년들이 준비한 성음악 무대가 음악회를 가득 채워 눈길을 끌었다. 수원가톨릭청년합창단과 수원가톨릭유스우니따스의 청년 단원들은 <주님은 나의 목자>, <주님께 드리는 기도>, <나는 천주교인이오>, <예수 사랑가>, <얼씨구야> 등 국악으로 듣는 성가를 공연했다. 수원가톨릭소년소년합창단과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 청소년들은 존 리빗의 <축제 미사>(Missa Festiva)를 연주해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가 함께 <순례자의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됐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신년음악회가 교구민들에게 우리의 희망이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또 다른 장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또한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자비로운 손길을 내미시는 주님을 만나고 그분의 마음을 닮아가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사진가회 이춘화 부회장

“저는 교구 주보 표지로 제주도에 방문해서 하얀 눈 속에 핀 동백꽃을 찍으려고 해요. 연약한 그 꽃이 차가운 눈 속을 비집고 피어있는 것에서 강인함을 느껴 더욱 아름답게 다가왔어요. 그 모습에서 희년의 핵심 단어인 ‘희망’이 느껴지죠.” 교구 사진가회(회장 손위일 마태오, 영성지도 손용창 베드로 신부) 이춘화 부회장(아녜스·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의 말에서 사진과 신앙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다. 교구 사진가회는 2025년 교구 주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는 손용창 신부가 아시시 풍경을, 1월 5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는 손위일 회장이 제주도 수월봉 해변로를 촬영한 작품을 실었고 1월 12일 ‘주님 세례 축일’에는 지한구(스테파노) 회원이 수원 화성 작품으로 주보 표지를 빛냈다. 이 부회장은 “희년 공식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을 큰 주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여 명에 달하는 회원과 함께 올해 26주년을 맞는 사진가회는 출사 미션 주제 ‘외딴 곳’(마르 1,45 참조)이나 월 묵상 주제 ‘기쁜 소식’(루카 1,18 참조) 등을 정해 사진을 찍고 묵상 구절을 나누며 촬영 실력과 신앙심을 키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령이 함께하시는 ‘친교’가 사진가회의 자랑거리라고. “현재 21기까지 졸업했죠. 1년 과정을 수료하면 사진가회에 입회할 수 있어요. 출사도 나가고 캠프도 가요. 성인이 돼서 동기 동창을 갖는다는 건 큰 즐거움이랍니다.” 모든 종교와 비신자에게도 열려있고 연령대도 상관없는 사진가회에 들어온 한 비신자 회원은 스스로 회원들 간의 친교 속에서 하느님을 느껴 입교했다. 이 부회장은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닌, 스며드는 것이 전교라고 생각한다”며 “나 또한 신앙의 모범을 보인 이웃 덕분에 천주교 신자가 됐다”고 밝혔다. 큰 아픔을 겪은 후 주위의 추천으로 사진가회에 들어와 물빛에 반영된 상들을 찍고 회원들과 나눔을 하며 치유가 됐다는 이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사진가회를 통한 바람을 전했다. “창세기 1장 3절에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라고 하잖아요. 사진은 빛의 예술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 빛을 찾고 좇는 사람들이에요. 저희의 작품을 통해 예수님이 강조하신 사랑을 느끼고 나눴으면 좋겠어요”

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 2025년 수강생 모집

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cyberbible.casuwon.or.kr)가 2025년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사이버성경학교는 다양한 성경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성경교육 온라인 플랫폼이다. 컴퓨터는 물론이고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시간·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세기부터 요한묵시록까지 체계적인 강의를 통해 성경 전체의 맥을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어 교구를 비롯해 전국, 해외의 신자들에게도 호응이 크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심화과정이 눈길을 끈다. 심화과정에서는 정남진 신부(안드레아·원주교구 배론성지 주임)가 강의하는 ‘키워드로 읽는 성경-창세기 심화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사이버성경학교는 성경 초심자를 위한 ‘첫걸음 과정’을 비롯해 ‘일반과정’도 운영해 각자 수강자의 눈높이에 맞춰 성경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새 수강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첫걸음·일반과정 중 한 과목을 수료할 경우 수강료로 사용할 수 있는 2만5000포인트를 제공해 다음 과목을 절반 가격에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첫걸음·일반과정 수강 신청 시 2과목 신청은 수강료의 10%를, 3과목 이상 신청은 수강료의 15%를 할인 받을 수 있다. 또 ‘성경과 전례’, ‘복음서의 그리스도’, ‘성경이해를 위한 배경지식’, ‘거룩한 독서 쉽게 따라하기’ 등 성경을 둘러싼 다양한 신앙지식과 성경을 바탕으로한 올바른 영성생활을 이끌어 주는 단과 강좌도 마련돼 있다. ※ 문의 031-360-7635 사이버성경학교

2025-01-19

‘가장 소외된 곳 보듬으며, 그리스도와 일치되는 한 해 되길’

수원교구는 1월 2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신년미사를 봉헌, 새해 인사를 나누고 ‘한국교회 축성 생활의 해’를 맞아 교구 수도자들과 함께 기념식을 열었다. 신년미사는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와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특별히 축성 생활의 해를 함께 기념하는 이날 미사에는 수도자 400여 명이 함께했고, 사제, 본당 총회장, 교구 단위 단체장, 평협 임원, 교구 인준 사회복지 시설장, 신학생 등 모두 1000여 명이 참례했다. 특히 새해를 시작하는 이날 미사 중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한 해 동안 교구의 사목방향과 교구와 대리구에서 진행되는 주요 업무에 관해 소개했다. 이 주교는 2024~2026년 사목교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언급하면서 “사목교서에는 3년간 교구 하느님 백성이 교회의 선교 사명에 충실한 가운데 시노드 정신에서 영감을 얻는 통합사목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면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과 유기적인 협력사목 그리고 지구 중심 사목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사목교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실행하는데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희년이자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살아가는 올해는 사목교서를 통해 말씀드린 통합 사목을 실천할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면서 “통합 사목은 우리 교회와 본당의 가장 아픈 곳, 힘든 곳, 소외된 곳, 버림받은 곳에 예수님의 마음과 손길이 함께할 수 있도록 우리 교구가 선택한 중요한 방법이고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사 중에는 신년하례식도 거행됐다. 교구민 대표들과 인사를 나눈 이용훈 주교는 신년 덕담으로 “네가 하는 일을 주님께 맡겨라. 계획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잠언 16장 3절의 말씀을 인용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여 주님께서 우리 계획을 이루어 주시고 채워주시도록 맡겨 드리자”고 말했다. 신년하례식에 이어 축성 생활의 해 기념식이 진행됐다. 기념식은 ▲축성 생활의 해 축복 청원 ▲교구장 주교 격려 말씀 ▲수도 서원 갱신 ▲하느님의 은총 간청 ▲수도자들의 감사 성가 순으로 진행됐다. 수도자 대표로 축복 청원을 한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총원장 장정숙(모데스타) 수녀는 “오늘 우리 수도 가족은 여기 있는 하느님의 종들이 더욱 열렬히 그리스도와 교회에 봉사하기로 한 서원을 새롭게 하며 기뻐한다”며 “저희들이 축성 생활의 해를 시작하며 수도 생활로 온전히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축복해주시길 청한다”고 청원했다.

2025-01-12

‘희망의 순례자’로 평화 실천하며 살기를 희망

세계 평화의 날 미사가 1월 1일 조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됐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주례하고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6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 이날 미사는 특별히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봉헌됐다. 1월 1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이날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면서 교회는 해마다 이날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특별히 ‘평화의 모후’를 주보로 둔 교구는 마찬가지로 평화의 모후를 주보로 하는 조원동주교좌성당에서 1월 1일과 평화의 모후 기념일이었던 7월 9일에 교구 주보 ‘평화의 모후’를 기억하고 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 중 “우리 생명의 근원이며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는 평화를 갈망하고 기도하며 세상에 정착시켜야 한다”면서 “특별히 올해 2025년 희년을 지내며, 주님의 뜻을 널리 전하는 ‘희망의 순례자’로 살아가야 할 소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이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과도한 이윤의 사회 재분배 ▲하청업체 납품 단가의 현실화 ▲노동자에 대한 기본권 보장 ▲환경 보호 ▲기업 윤리 확립 등을 제안했다. 이 주교는 “새해 첫날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는 것은 우리 자녀 된 도리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 생명의 근원이며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평화를 갈망하고 기도하며 세상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2025-01-12

[수원교구 성당 순례] 은이성지 성당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은이로 182. 은이성지에 다다르니 하얀 외벽이 인상적인 아담한 성당이 나타났다. 바로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닌 은이성지 성당이다. ■ 380년 역사를 지닌 성당 은이성지 성당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성당 정문 위로 천주당(天主堂)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중국에서 성당을 일컫는 말이다. 문구만이 아니었다. 건물의 형태도 중국식이고 지붕의 기와 역시 중국에서 사용하는 형태의 기와가 올라가 있었다. 380년 전 중국 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기 때문이다. 김대건 성인을 기억하는 성지에 왜 중국식 성당이 세워졌을까. 이 성당의 옛 이름은 김가항(金家巷)성당이다. 1644년 중국 상하이에 있던 중국 전통 양식의 큰 주택을 성당으로 개조한 것이 이 성당의 시작이다. 이 유서 깊은 성당은 중국 난징교구의 주교좌성당으로 사용되면서 증축을 거쳤고, 1845년 김대건 신부가 이 성당에서 제3대 조선대목구장 페레올 주교에게 사제품을 받았다. 그러나 이 성당은 그저 김대건 신부가 사제품을 받은 성당을 재현하기만 한 성당이 아니다. 중국에서 철거된 김가항성당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 성당이기 때문이다. 상하이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김가항성당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교구는 2001년 김정신 명예교수(스테파노·단국대 건축학과)를 비롯한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 성당을 정밀하게 실측했다. 교구는 이렇게 정밀한 도면을 완성했을 뿐 아니라 2001년 3월 25일 마지막 미사를 끝으로 김가항성당이 철거되자 성당에 사용된 주요 자재들을 은이성지로 가져왔다. 교구는 은이성지에 김가항성당을 복원하고자 계획했지만, 교통·환경 영향 평가 등을 이유로 복원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다 2013년 김대건 신부가 세례를 받은 은이공소 터를 매입하면서 복원 작업에 착수, 2016년 복원을 완료했다. 교구는 중국 상하이의 김가항성당을 원형대로 복원하는데 정성을 기울였다. 기둥 4개와 보 2개, 동자주 1개 등 철거 당시 가져온 목자재를 그대로 사용했다. 심지어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3차례에 걸쳐 증축한 흔적까지도 복원해 380년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건축면적 540㎡에 불과한 성당은 220명가량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크기다. 그러다 보니 복원이 진행되기 전 많은 순례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성당을 넓혀서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최대한 옛 모습을 살려서 복원하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380년의 역사가 이 성당을 통해 이어질 수 있었다. ■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기억하는 공간 은이성지 성당이 복원해 낸 것은 비단 중국 상하이에 있었던 한 성당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건물에 있었던, 그리고 이 자리에 있었던 김대건 신부를 기억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성당 오른편에는 물방울을, 그리고 성령의 불을 떠올리게 하는 철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이 조형물에는 한 사제가 무릎을 꿇고 있는 소년에게 세례를 주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소년이었던 김대건 신부가 세례를 받은 은이공소 터를 알리는 조형물이다. 은이 교우촌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대건 신부는 성 모방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돼 중국으로 떠났다. 성당 내부에 들어오니 옛 김가항성당에 자리하고 있었던 그 기둥과 보가 어떤 것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오랜 세월로 목재의 색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 목재들에 담긴 세월의 흔적을 바라보니 김대건 신부가 사제품을 받았던 김가항성당의 풍경이 절로 그려졌다. 제대 앞에 엎드리고, 또 무릎 꿇고 안수를 받았을 청년 김대건 신부는 우리가 보는 이 모습의 성당을 보고 있었을 터였다. 김가항 성당은 은이 교우촌에서 중국으로 떠난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이어주는 공간이었다. 성당 제대 벽면에는 나무로 된 제대가 설치돼 있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 제대를 바라보며 미사를 봉헌하던 제대의 형태다. 이 제대 또한 중국에서 사용하던 옛 제대의 모습을 고증해서 제작됐다. 제대를 바라보니 김대건 신부가 집전했을 미사의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 김대건 신부가 사제로 활동할 당시에는 벽면에 설치된 제대를 바라보며 미사를 주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대건 신부는 조선에 입국해 활동한 짧은 사목기간 동안 이곳 은이를 찾아 미사를 봉헌했다. 선교사들의 입국 경로를 찾기 위해 서해안의 섬들을 조사하러 갔다가 박해자들에게 체포되기 전 마지막으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 곳도 은이공소였다. 제대 오른편에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모셔져 있었다. 새남터에서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미리내 교우촌까지 옮기던 길목에 은이공소가 있었다. ‘삼덕고개’라 불리는 이 길은 많은 신자들이 김대건 신부를 기억하며 걸어온 길이다. 유년시절에서 세례성사, 신학생 선발에서 사제서품, 사제로서의 사목과 순교에 이르기까지 김대건 신부의 생애가 은이성지 성당에 담겨있다.

202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