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청소년국(국장 이헌우 마태오 신부)은 11월 16일부터 17일까지 양지 영성교육원에서 교구 주일학교 교리교사 근속 피정을 열었다. 올해 교구는 제1대리구 25년 근속 2명, 20년 근속 5명, 15년 근속 6명 등 167명과 제2대리구 25년 근속 1명, 20년 근속 2명, 15년 근속 4명 등 124명을 주일학교 근속 교리교사로 포상했으며, 이 중 50여 명이 피정에 참가했다. 17일 피정 파견 미사를 주례한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미사 중 피정에 참가한 25년, 20년 근속 교사들에게 특별 선물을 전달하고 모든 교사에게 수첩과 묵주 팔찌를 전달하는 등 근속 교사들을 격려했다. 문 주교는 강론에서 “주일학교 교사들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일하면서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주인공들”이라며 “교회의 직무 중 굉장히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기에 책임감으로 큰 희생을 해온 교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문 주교는 “어제 뵌 교구장 이용훈 주교님도 근속 교사들에게 큰 칭찬과 격려를 부탁하셨다”며 “짧지 않은 시간과 큰 노력이 필요한 자리인 만큼 어렵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주위의 따뜻한 응원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힘내서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정성으로 큰 활동 해달라”고 전했다. 25년 근속한 서혜주(그라시아·제2대리구 석수동본당) 교사는 “처음 시작은 하느님과 했던 사소한 약속이었지만, 어느새 아이들에게 받은 감동을 다시 되돌려준다는 마음으로 1년씩 봉사한 것이 쌓이다 보니 25년이 됐다”며 “시련도 없지 않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 단단하게 성장하는 삶의 일부가 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올해로 20년째 봉사하고 있는 이소미(체칠리아·제1대리구 서천동본당) 교사는 “예수님께 받은 은총의 빵을 아이들에게 나눠준다는 생각으로 함께한 시간이 정말 재미있었고, 저의 사소한 관심 때문에 냉담하던 친구들이 다시 나올 때 보람있었다”며 “같이 활동한 교사들에게서 받은 좋은 에너지들이 원동력이 돼 20년간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소년국장 이헌우 신부는 “주일학교가 활성화되고 교사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우리 청소년국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교사분들도 같은 마음으로 계속 봉사해달라”고 격려했다.
수원교구는 1992년 성경사목을 시작하면서 신자들의 영적 생활을 증진시키고 말씀을 통해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성경 프로그램과 성경필사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성경필사는 주교에서 평신도까지, 남녀노소를 떠나 많은 교구민들이 함께한 운동이다. 교구의 성경필사 운동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수천 년의 시간, 성경이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필사의 힘이었다. 신자들은 성경을 손으로 필사해 성경을 남겼고, 또 이 성경을 소중하게 보관해 오늘날까지 이어왔다. 수많은 필사자들의 노력이 수천 년의 세월을 딛고 하느님의 말씀이 후대에 전해졌고, 신앙의 맥이 이어질 수 있었다. 우리 신앙선조들이 신앙의 불을 꺼뜨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성경필사의 도움이 컸다. 아직 정식으로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출판하기도 어려웠던 박해시기, 신앙선조들은 우리말로 번역된 성경구절들을 필사하고 필사본을 서로에게 나눠주며 신앙을 지켜나갔다. 신앙선조들이 성경 필사를 통해 신앙을 지켰듯이 오늘날 교구에도 성경필사는 중요한 신앙행위로 이어오고 있다. 교구는 1997년 본격적으로 성경필사 운동을 전개한 이래 해마다 성경을 완필한 신자에게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명의의 축복장을 전달하고 있다. 처음으로 성경 완필자에게 축복장을 수여한 것은 1997년. 당시 성경 완필로 축복장을 받은 이는 255명이었으나 해마다 성경필사자가 증가해 2024년 현재 1만7522명이 성경 완필로 교구장 주교의 축복장을 받았다. 연평균을 셈하면 해마다 626명이 성경을 완필해 교구장 축복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필사를 1회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 여러 차례에 걸쳐 필사를 완료한 이들도 많다. 교구는 성경 필사로 이미 축복장을 받고 2회 이상 성경을 완필한 이들에게는 교구장 주교가 선사하는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 성경 완필로 교구장 축복장을 받은 600여 명의 신자 중에도 2회 이상 필사를 완료한 이들이 190명에 달했다. 가장 많이 완필을 마친 이는 올해로 25회 필사를 완료한 윤정구(토마스) 씨다. 다양한 성경 프로그램 마련 축복장으로 성경 필사 독려 본당 공동체 공동 필사 활발 선조들 신앙심 후대에 이어 개인적으로 필사를 하는 이들도 많지만, 신자 공동체가 함께 성경을 필사하는 본당도 많다. 특히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 신앙대회에는 교구 내 186개 본당이 각각 본당 공동체가 함께 필사한 대형성경필사본을 봉헌하는 일도 있었다. 이후로도 교구 내 본당들은 본당 설립을 기념하거나 본당 차원의 특별한 사목으로 본당 공동체가 함께 성경을 필사하며 공동체의 일치와 신앙을 돈독히 하고 있다. 올해도 제1대리구 상현동·흥덕본당, 제2대리구 관악·분당성루카본당이 전 신자 성경필사를 완료해 교구장 표창패를 수상했다. 무엇보다 완필자들은 성경필사를 통해 신앙을 성숙시키고,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힘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붓글씨로 성경을 필사한 배경아(이라이스) 씨는 “코로나19로 구약성경을 7번, 신약성경을 8번 완필했던 아이들 아빠가 돌아가신 슬픔을 잊고자 성경필사를 했다”며 “성경필사를 통해 남편 영혼의 안식을 기도하면서 주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가정불화로 힘들던 중 필사를 결심했다는 이종란(엘리사벳) 씨는 “하루하루 아버지 말씀을 써 내려가니 무겁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기쁨과 행복이 왔다”며 “필사하는 과정에서 완강했던 남편도 영세를 받고 가정에 평화와 성가정의 축복이 함께했다”고 전했다. ■ 성서 주간에 만난 사람 - 반월성본당 손준혁 씨 “매일 성경 필사 작품 제작” “말씀은 볼 때마다 새롭고, 또 넓습니다. 그래서 계속 말씀을 쓰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쓴 말씀이 다른 분들에게도 묵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손준혁(비오·61·제2대리구 반월성본당) 씨는 매일 성경필사로 작품을 만들고 그 사진을 인스타그램(@pio_edith)에 공유하고 있다. 크기도 종류도 다른 조각에는 손 씨가 그날의 복음과 독서를 묵상하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 적힌다. 붓이나 펜으로 적어 내려간 말씀에서부터 목각과 황동을 활용한 말씀까지. 성경에 담긴 글자들이 매일 손 씨를 통해 작품으로 완성된다. “처음에는 신부님 강론 말씀을 알아듣기 어려워서 성경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도 「매일미사」 책에 그날 복음과 독서를 필사하면서 매일 필사를 했고, 지금은 말씀 작업을 하면서 기쁨을 찾고 있습니다.” 손 씨가 세례를 받은 것은 2016년, 이듬해 견진도 받았지만, 그날의 말씀을 해설하는 강론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필사였다. 신·구약 전체를 필사한 손 씨는 「매일미사」에 그날 복음과 독서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했고, 말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2021년부터는 매일 성경필사를 했고, 평생 업으로 살아온 디자인 기술을 활용해 말씀을 표현해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나무라는 소재가 주는 따듯함이 말씀이 주는 따듯함과 닮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나무와 황동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십자가 형태의 나무에 황동으로 조각한 말씀을 못으로 고정하면서 말씀이신 하느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했다. 한 장의 화폭에 펜으로 복음서 한 권을 겹쳐 필사하면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작품들로 2022년 첫 개인전을, 그리고 지난 10월 1일에서 6일까지 수원화성순교성지 뽈리화랑에서 2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뽈리화랑에서 열린 개인전 중에는 매일 제작한 성경말씀 나무조각 작품으로 전시회장을 꾸미기도 했고, 또 이 작품들을 성지 성체조배실 리모델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성지에 봉헌하기도 했다. 손 씨는 “작품이라기보다 제가 말씀이 좋아서 매일 남긴 것인데 그것을 좋은 곳에 좋은 의미로 써주신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며 “앞으로도 매일 꾸준히 말씀을 써나가며 전시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씀을 쓰고, 또 각인하는 것은 제가 신앙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을 찾은 것이 행복했던 것처럼, 제가 쓴 말씀을 보시는 분들도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수원가톨릭연극인회(회장 심우창 세베로·영성지도 이철구 요셉 신부. 이하 수가연)의 첫 공연인 뮤지컬 <김대건>이 11월 14~15일 4회에 걸쳐 공연됐다. <김대건>은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시성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삶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새롭게 해석해 표현한 작품이다. 민복기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고, 뮤지컬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작곡을 맡아, 웅장하면서 애절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수가연이 활동을 시작하고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첫 무대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가 함께 공연을 진행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14일 오후 7시30분 공연을 관람하고 제작진과 배우들을 격려했다. 이틀에 걸쳐 열린 4회의 공연을 관람한 교구민의 수는 1400여 명이다. 수가연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문화 예술을 통한 복음화와 문화 사목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는 음악회로 진행된 교구 성음악축제가 11월 8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교구 성음악위원회(위원장 김태완 바오로 신부)는 오전동성당에서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2024 교구 성음악축제 폐막미사를 봉헌했다. 성음악축제는 성음악위원회가 교구 내 모든 성음악 단체와 성음악인들이 함께 성음악을 선보이고, 성음악의 풍요로움을 전하고자 마련된 축제다. 2009년 시작된 성음악축제는 해마다 9~10월경 열리고 있다. 폐막미사는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된 가운데, 특별히 수원가톨릭합창단과 수원가톨릭유스우니따스(실내악), 오전동 본당 체칠리아 성가대 협연하는 ‘성 음악 전례 미사’로 봉헌됐다. 8월 30일 개막연주와 찾아가는 공연으로 진행된 이번 성음악 축제는 특별히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성음악을 선사하는 시간으로 펼쳐졌다. 성음악위원회 산하 단체들은 9~10월 수지성모요양원, 인보성체요양원, 미리내요양원 등 어르신, 장애인 등이 머무는 복지시설을 찾아가 성음악 공연을 선보여 기쁨과 위로를 전했다. 아울러 상미본당, 장곡본당 등 새 성당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는 본당들도 찾아가 성음악을 통해 힘을 북돋웠다. 공연에는 알무스 여성 그레고리오, 참보이스 남성합창단, 한울림 국악합창단, 수원가톨릭유스우니따스 등이 함께했다. 또 8월 30일 오전동성당에서 ‘가톨릭 음악의 밤’을 주제로 열린 개막연주는 수원가톨릭유스우니따스와 오전동본당 ‘체칠리아 성가대’의 협연으로 진행됐다. 문 주교는 “교회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교구 내 시설에 계신 분들과 성당을 건축하느라 지친 본당공동체를 찾아가 음악회를 선사했다”며 “두 달간 교구 이곳저곳에서 음악회를 개최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기쁨을 주신 성음악위원회 소속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성음악축제에 참가한 단체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교회 음악은 가톨릭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있는 소중하고 특별한 우리 교회의 문화”라고 강조하면서 “교회 음악을 통해 신자들이 더 아름다운 하느님의 자녀들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교구 성음악위원회는 9개 소속 단체와 8개 등록 단체로 구성, 교구 내 성음악 활동을 증진하고, 성음악인들의 활동을 장려하며, 교구민들이 풍요로운 성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원교구 철산3동본당(주임 이병윤 암브로시오 신부) 레지오 마리애 파티마의 성모 꾸리아(단장 김관영 루치오)가 성 프란치스꼬 장애인 복지관에서 주방봉사를 진행, 장애인들을 돕고 꾸리아 단원들의 일치를 도모하고 있다. 파티마의 성모 꾸리아는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며 직무 훈련을 받는 여성 장애인을 지원하고자 지난 3월부터 복지관 주방봉사를 시작했다. 레지오 마리애 활동은 보통 쁘레시디움 단위로 진행되곤 하지만, 꾸리아 차원에서 봉사에 함께하면서 꾸리아 단원들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레지오 단원들이 사랑 실천 운동을 하고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꾸리아 산하 순결하신 어머니·공경하올 어머니·천상은총의 어머니·존경하올 그릇 쁘레시디움은 꾸리아의 취지에 공감하며 매월 복지관 일정에 맞춰 주방봉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봉사를 이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파티마의 성모 꾸리아 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65~70세가량으로 나이가 많은 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단원이 자영업 혹은 손자녀 돌봄을 하고 있어 봉사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단원들은 주님 사랑 실천이 우선이라는 지향에 공감해 봉사에 임하고 있다. 김관영 단장은 “단원들이 바쁜 중에도 그저 노력봉사가 아니라 사랑 나눔을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웃으면서 기쁘게 봉사는 모습에 어려운 이웃을 통해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복지관 여성 장애인들이 사회 적응 훈련을 잘 받고 사회로 진출해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기도와 사랑 나눔 실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수원교회사연구소(소장 정종득 바오로 신부)가 펴내는 정기학술지 「교회사학」 제25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에는 ‘이벽의 서학 탐구와 천주교 수용 과정 및 복음 전파 전략’, ‘1839년 기해박해와 그 반대자들: 제1섭정 김유근, 예비신자 김정희, 형조판서 조병현’, ‘「조선 주요 순교자 약전」의 작성 과정과 성격’, ‘1860~70년대 선교사제 재입국 과정에서 조선인 신자들의 활동과 순교’, ‘일제강점기 평양교구의 세계 천주교회사 연구’, ‘19세기 가톨릭교회를 빛낸 몰로카이의 성 다미안에 관한 연구’ 등의 연구논문이 실렸다. 2004년 창간된 「교회사학」은 교회사와 관련된 분야에서 독창적인 내용을 지닌 학술 논문이나 인접 분야의 논문을 게재하는 학술지다. 2012년부터 한국연구재단에 등재, 학술지로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수원교구 미술가회(회장 송낙형 마르티노, 영성지도 최진혁 세바스티아노 신부, 이하 미술가회)는 11월 29일까지 수원화성순교성지 뽈리화랑에서 제27회 정기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미술가회 회원들이 성경, 신앙, 기도 등에 관한 묵상을 담아 제작한 작품 31점이 전시됐다. 회원들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 이콘, 조각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회원들이 올 한 해 동안 제작한 작품이다. 특히 회원들은 지난 3월 피정을 통해 독일 뮌헨 국립미술대에서 ‘그리스도교 미술’을 수학한 김겸순(마리 테레시타·노틀담 수녀회) 수녀와 함께 성미술의 정체성과 나아갈 길에 관해 고민한 결과를 작품에 담아 더욱 깊이 있는 전시로 거듭났다. 회원들은 ‘나만의 십자가를 만들 수 있어야 보편적 십자가도 나올 수 있다’는 김 수녀의 요구에 따라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교회가 요구하는 보편성도 잘 드러날 수 있는 작품을 고민하고 제작해 왔다. 송낙형 회장은 “지난봄 피정에서 김겸순 수녀님의 강의를 통해 과연 우리가 성물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외국의 사례를 공부했다”면서 “이런 것들을 1년 동안 고민하고 개인적인 기도와 보편적인 기도가 어우러져 작가들의 개성과 교회의 보편성이 함께 드러나는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 출품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교구 사회복지회(대표이사 유승우 요셉 신부)는 11월 8일 성 라자로 마을 성당에서 설립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기념미사와 축하식으로 진행된 이날 기념행사에는 법인 소속 사회복지시설 시설장 및 종사자 등 33개 시설 200여 명이 참석했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에 의한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인간의 행복과 무한한 번영을 추구함으로써 복지사회건설에 기여하고 돌봄과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설립됐다. 1994년 5월 10일 경기도로부터 사회복지법인 설립 인가(경기도 제1호)를 획득하며 설립된 교구 사회복지회는 1995년 2월 경기도 장애인 재활자립작업장 ‘개미산업’을 3년간 위수탁협약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10월 말 현재 42개 법인 시설과 14개 유지재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축하식 중에는 직영시설과 위탁시설을 대표해 둘다섯해누리와 본오종합사회복지관에 감사패가 수여됐다. 또 설립 30주년을 맞은 HAPPY 해누리작업장도 감사패를 받았다. 2009년 개원한 둘다섯해누리는 발달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국내 유일한 ‘선진복지’ 마을을 이루어 사회복지사업정책개선에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선정됐다. 본오종합사회복지관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가톨릭 사회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특별히 세월호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공헌한 바를 인정받아 선정됐다. 또 축하식 중에는 각 시설에서 보내온 법인 설립 30주년 축하 동영상 상영과 법인에서 실시한 ‘수원교구사회복지회 7행시 짓기’ 시상식도 열렸다. 유승우 신부는 환영사를 통해 “법인이 설립될 당시 사업의 규모나 활동은 미약하였지만, 법인의 주춧돌이 되신 초대 이사장 고(故) 김남수(안젤로) 주교님과 마중물 역할을 하신 주교님들, 선배 사제들과 법인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수고하신 수도자들, 시설장들, 사회복지사 여러분들의 수고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 사회복지 사업은 세상의 빛과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니, 결코 녹록하지 않은 직무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유경선(첼레스티노) 신부는 사회복지법인 시설을 대표한 축사에서 “법인 설립 30주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법인 직원들과 각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더 많겠지만, 우리는 주님의 사랑과 많은 경험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계속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성 라자로 마을(원장 유주성 블라시오 신부)은 11월 9일 성 라자로 마을 아론의 집에서 제54회 라자로의 날 행사를 열고 그동안 성 라자로 마을을 위해 후원·봉사해 온 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번 행사 중에는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50년 동안 한 결 같이 성 라자로 마을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박청수 교무(87·원불교)에게 감사패를 전달해 종교의 벽을 넘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함께해온 세월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 교무는 1975년 성 라자로 마을을 방문한 이래 정기적인 후원뿐 아니라 주방가구나 생필품, 라자로의 집·아론의 집 등 건축기금 지원 등 다양한 후원을 이어왔다. 아울러 10~40년 동안 성 라자로 마을을 위해 후원해 온 69명과 사제 마을을 후원한 2명, 근속봉사 단체 2개 팀에도 감사장과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이날 행사 중에는 미사, 음악회, 식사 등을 마련해 후원자들이 성 라자로 마을에서 기쁨 속에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했다. 박청수 교무는 “아무리 종교 간에 갈등과 대립이 있더라도 한센병 환자와 같은 소외계층에게는 한마음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면서 “50년간 성 라자로 마을과 나눈 시간이 종교 간의 갈등과 불화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용훈 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성 라자로 마을은 첫발을 뗀 이후 계속 이어진 국내외 여러 은인들의 기도와 물적 후원으로 작고 아름다운 하늘나라 같은 마을을 형성하게 됐다”며 “작은 겨자씨와 누룩처럼 작은 사랑과 나눔이 모여 눈에 보이는 하느님 나라를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주 너를 지키시고 축복하시리, 그의 빛난 얼굴 네게 비쳐 은혜 주시리~” 고운 성가대 노랫소리와 함께 가을밤이 무르익었다. 11월 8일 수원교구 제2대리구 배곧성당에서 시흥지구(지구장 최경남 베네딕토 신부)의 성가대 공연 ‘가톨릭 음악의 밤’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지구장 최경남 신부는 “이 행사는 지난해에 지구 회의를 하며 사제들과 함께 기획한 자리”라며 “1년에 한 번 성가대가 한 자리에 모여 교류도 하고 각 성가대의 스타일도 서로 배우며 발전하는 시간으로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신부는 “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에 아름다운 성가 소리를 들으며 신자들의 마음도 더욱 풍요로워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번째 무대는 능곡본당 체칠리아성가대가 「가톨릭 성가」에서 선곡한 성체 성가 <그리스도의 영혼>을 무반주로 노래했으며 다음으로 <다 함께 주께 나오라>가 이어졌다. 두 번째 순서로 많은 본당의 모본당인 군자본당 대건성가대가 <십자가>와 <구세주 오시리라>를 합창했으며, 곧 새 성당을 봉헌하는 장곡본당 글로리아성가대는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살베레지나>와 가곡 <향수>를 불러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어 로마를 대표하는 두 성인, 성 바오로와 성 베드로를 주축으로 하는 두 본당의 무대가 마련됐다. 시화성바오로본당 성바오로성가대가 <나는 천주교인이오>를 불렀고 <오묘하신 예수>를 율동과 함께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시화성베드로본당 겨자씨성가대는 <If Ye Love Me>(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와 <Dona Nobis Pacem>(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을 불러 무대를 빛냈다. 연성본당 프란치스코성가대가 <주 너를 지키시고 복 주시리>와 <이토록 사랑하시어>를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노래했으며, 배곧본당 그라시아성가대는 <Agnus Dei>(하느님의 어린 양)와 <목자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8개 본당 모든 성가대가 함께 <하느님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을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시흥지구 사제단도 목감본당 주임 조원식(요셉) 신부의 지도 아래 특별 무대 <하늘의 태양은 못되더라도>와 <아버지 뜻대로>를 준비해 신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또한 오프닝 무대에서는 한양여대 작곡과 손혜민(스텔라) 학생이 성가 <주 하느님 크시도다>를 즉석에서 재즈로 편곡해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으며, 초대 공연으로 갓등중창단 창단 멤버인 백석예대 김상균(라우렌시오) 교수의 노래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공연이 선사됐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배곧본당 주임 김정환(비오) 신부는 행사 전, 개최 장소인 배곧성당을 간단히 소개했다. 김 신부는 “배곧성당은 ‘일상에서 천상으로’라는 주제 안에서 전통과 현대, 빛과 어둠을 조화시켰다”며 “주보 성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유해인 피가 제대 가운데에 모셔져 있다”고 덧붙였다.
고(故) 서강하(마태오) 신부의 선종 1주기 추모미사가 11월 11일 안성추모공원에서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문 주교는 “서강하 신부님의 삶이 우리 사제들의 삶”이라며 “유명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참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세속적인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하느님만을 섬기며 맡겨진 양들을 하느님께 이끌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목자, 서 신부님은 이런 삶을 살다가 주님의 천상 식탁에 초대받았으니 행복한 사제”라고 말했다. 1938년 경기 안성 갈전리에서 태어난 서 신부는 1966년 사제품을 받았다. 서 신부는 북수동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안중·평택·중앙·정남·광주·고색동·매교동·용인·호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고, 1975년에는 교구 관리국장을 맡았다. 2003년부터 성사전담사제로서 생활하다 2023년 11월 11일 선종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장내로 116. 안양중앙시장을 마주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이 자리에는 콘크리트 구조의 독특한 형상의 건물이 서있다. 하늘을 향해 뻗은 자태가 마치 겹겹이 절벽을 이루는 산의 모습 같기도 하고, 일단 건물의 웅장함이 주는 위용이 있다. 만약 이 건물이 어떤 곳인지를 알려주는 글귀가 없었다면, 무슨 용도의 건물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을 듯하다. 바로 제2대리구 중앙성당의 모습이다. ■ 기도하는 손과 방주 아마 중앙성당을 건물 외양만보고 성당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 듯하다. 전통적인 성당의 건축양식과도 다르고, 현대의 다른 성당들의 모습에서도 유사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페라하우스처럼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유명 건축물이라는 느낌이 크다. 그러나 이 성당을 설계한 모티브를 생각하고 보면 성당건축이 지닌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중앙성당은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독일 화가 엘브레히트 뒤러가 그린 <기도하는 손>의 형상을 표현하는 건물이다. 너무 큰 크기 때문에 <기도하는 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성당 주위를 크게 돌아보니 손의 형상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산이라고 생각했던 면이 가지런히 펴낸 손등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기도하는 손’ 형상화한 건물 외관 소외된 이들 위한 교회 역할 강조 구원·삼위일체 표현하는 성당 내부 일치돼 복음 선포하는 공동체 상징 두 손이 모여 있지 않은 듯 보이는 듯한 모습에 의아해하는 중 성당이 지닌 또 다른 형상이 보였다. 바로 구약의 대홍수 때 노아가 탔던 ‘방주’의 형상이다. 중앙성당은 하느님을 향한 교회의 모습인 ‘기도하는 손’이라는 이미지에 세상 안에서 구원을 위해 활동하는 교회의 역할을 상징하는 ‘방주’의 형태를 담아낸 형상이다. 마치 중앙성당에 모인 중앙본당 신앙공동체의 모습처럼 보인다. 본당은 1956년 안양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유치원을 세워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한 1971년 객지에서 저임금으로 생활하는 가난한 노동자를 위해 세운 성당 맞은 편에 세운 근로자회관은 오늘날 가톨릭사회복지회관으로 이어와 여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성당 외양도 독특하지만, 성당 내부는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중앙성당 내부는 기둥이 없는 노출콘크리트 방식으로 건축됐다. 현재는 노출콘크리트 형태의 내부 인테리어가 많이 익숙해졌지만, 1993년 기공, 1999년 준공한 중앙성당이 건축될 당시에는 대중에게는 다소 낯설었다. 그것도 이렇게 큰 규모의 성당 내부 전체가 노출콘크리트 공법으로 건축된 것은 국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기도 했다. 성당 외양이 그랬듯 내부 역시 신앙적인 상징으로 가득했다. 특별히 제대 쪽에는 상징이 많다. 제대는 예수님의 무덤을, 성당 내부 벽의 주름은 예수님의 입었던 수의를 의미한다. 제대 좌우 벽면에 있는 거대한 십자가 형태는 예수님의 좌우에 세워진 십자가를 나타낸다. 이에 제대 곁에는 예수부활상이 세워져 있다. 제대 뒤로 세로로 길게 뻗은 스테인드글라스는 하늘로 향하는 구원의 길을 뜻하고, 제대 중앙 상부에서 내려오는 3개의 빛줄기로 삼위일체를 드러내고 있다. 제대만이 아니라 성당 내부 전체의 디자인을 통해 교회 공동체를 묵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성당 전체에 얽혀있듯이 감싸고 있는 격자 모양의 들보 형태는 포도나무 줄기를 상징하고, 그 들보 사이에 자리하는 마름모꼴들은 포도송이를 나타낸다. 바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요한 15, 5)라는 말씀을 성당 전체에 걸쳐 형상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성당이 그저 건축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본당공동체가 한 몸을 이루는 일치가 하느님의 성전을 이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앙성당에 모인 공동체는 성당이 보여주는 것처럼 포도나무의 가지처럼 공동체를 이루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제대 왼편에 있는 최경환(프란치스코) 성인의 유해를 보면 이곳 본당 공동체가 지닌 역사의 뿌리를 알 수 있다. 본당 공동체의 모태가 된 수리산 교우촌을 일궈낸 이가 바로 최경환 성인이기 때문이다.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의 아버지이기도 한 최경환 성인은 복자 이성례(마리아)와 자녀들과 함께 박해를 피해 수리산 기슭에 자리를 잡았고, 그곳에 신자들이 모이면서 교우촌이 형성됐다. 최경환 성인은 신자들에게 훌륭한 신앙인의 표양을 보이다가 1839년 붙잡혀 순교했다. 최경환 성인이 순교한 후 수리산 교우촌 신자들은 수리산에 최경환 성인의 묘지를 만들고 신앙을 이어왔고, 그 공동체가 안양공소로, 또 안양지역의 첫 본당, 중앙본당으로 이어왔다. 중앙성당은 이처럼 특색 있는 건축으로 2003년 안양시에서 건축문화상을 받았다. 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명 예술·건축 전문지들을 통해서도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중앙성당 건축의 진가는 건축에 담긴 의미를 살려 하느님께 기도하고 공동체를 이루며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