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회칙에서 강렬한 환경·평화 메시지 느꼈죠”

“생태와 평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인간의 탐욕이 환경을 파괴하는데 그 대표적인 양상이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박평수(프란치스코) 상임위원은 대학시절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고양환경연합 집행위원장 등 각종 환경단체 주요 직무를 역임하며 생태 보호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2013년부터 ‘DMZ 평화의 길’ 도보 순례 기획에 참여하거나 자문위원 등으로 봉사하며 교회 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은 세례를 받은 지 4년 정도밖에 안 됐다. 그는 “젊은 시절엔 유물론자였던데다가, 천주교가 과거 정복을 위한 서양 열강들의 주요 수단이었다고 생각해 부정적으로 여겼던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돌린 건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였다. 박 위원은 “환경 운동을 하던 중에 「찬미 받으소서」를 읽고 그 어떤 생태 관련 글보다도 근본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회칙을 통해 천주교와 신앙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천주교라는 종교가 지구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또 우리가 환경보호에 왜 앞장서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기술돼 있었습니다. 그 어떤 환경·평화 운동가의 메시지보다도 강력하고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반대하며 환경보호를 목이 쉬도록 함께 외치던 사제들과의 인연도 그가 세례를 받는 데 한몫했다. 박 위원은 “현장에서 자주 만나던 신부님들이 나에게 세례를 받으라고 권하면서 세례명을 생태계의 수호성인이기도 한 ‘프란치스코’로 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박 위원은 신부들 말대로 세례를 받으며 ‘프란치스코’를 세례명으로 했다. 박 위원은 DMZ 평화의 길에서 봉사할 때면 순례자들에게 ‘평화’와 ‘생태’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그는 “세계의 역사를 보면 기후변화는 곧 식량과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고, 또 내전과 전쟁으로 연결된다”면서 “환경과 평화는 결국 서로 띠처럼 연결돼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분리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마지막으로 “우리 같은 활동가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 외에도 교회에 생태와 환경, 평화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강의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많은 신자들이 「찬미 받으소서」를 접하고 읽어서 생태와 환경 문제가 교회 안에서 더 폭넓게 다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회칙이 결국에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올바른 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4-07-14

“교황님 말씀 힘입어 교회와 세상 다리 되고 싶어”

“주체적인 평신도에 대해 늘 고민해 왔거든요. 교황님께 직접 말씀을 전할 수 있었던 이번 기회를 통해 ‘성’(교회)과 ‘속’(세상)의 다리가 되려는 소망이 더한층 강렬해진 것 같아요.” 서강대학교 철학·종교학과 3학년 학생 성유빈(에디트 슈타인·인천 마전동본당)씨는 6월 20일 교황청 라틴아메리카 위원회와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학교가 주최한 ‘아시아-태평양에 다리 만들기’(Building Bridges Across Asia Pacific) 프로그램에 참가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화상으로 만났다 아태 지역 대학생 12명이 참가한 프로그램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한 성씨는 교황에게 주제 발표를 하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교회와 세상의 중재자로서의 포부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며 미소 지었다. 성씨는 “‘평신도로서 교회에 어떻게 영적 활기를 불러올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면서 “교회가 교회 밖의 현실적 요구에 응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은 비신자 때부터 줄곧 가져왔던 소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이 없다는 허무함보다 그분이 계신다는 따뜻함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의 성화된 삶을 살겠다”는 이끌림으로 1학년 때 세례를 받았다. “늘 기도한다고 말하며 종교의식을 치르지만 그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는지, 신앙인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지 늘 의문이었어요. 영성 생활의 근본인 기도를 부정하려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 문제 앞에서 그것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성씨는 “교회 울타리 바깥에서 시노드 전반을 관심 깊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경청하며 교황과의 만남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특별한 신앙을 필요로 하지 않는 친구들, 무신론자인 친구들, 개신교 신자인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시노드를 단순히 ‘너희’(가톨릭신자)끼리의 문제 해결로만 가져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들 답에 귀 기울이며 발표 주제를 ‘한국 사회 내 교제 폭력의 증가와 그로 인한 건전한 연인 관계 형성의 어려움’으로 정했다. 세상에서는 긴박한 사회 현안이고 교회에서는 ‘인간을 서로의 협력자로 창조하신’(창세 2,20 참조) 하느님 뜻과 위배되는 젠더 간 폭력에 대해 교황의 지혜를 듣고 싶었다. 교황의 말씀은 깊은 울림을 줬다. “남성특권주의가 단순한 사상(Idea)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적 사건(살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여성은 결코 이등 시민이 아니며, 우리는 폭력과 무관심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이는 성씨에게 “교황처럼 열린 마음을 가진 중재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일깨웠다. “여성의 안타까운 현실을 강조하시고자 ‘이등 시민’을 반복해 언급하신 것이 인상 깊었어요. 사목자에게 이러한 인권 감수성이 없다면 교회는 나아갈 수 없겠죠.” 비가톨릭 가정 출신에도 스스로 하느님을 택한 성씨. 그는 “유다인 출신이지만 철학 공부 중 가톨릭으로 개종한 가르멜 수도회의 에디트 슈타인 성인과 깊은 동질감을 느낀다”며 “여러 공동체(정체성)를 오가며 소통하는 데 제격인 ‘중재자’로서 다리를 놓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가 세상에서 힘을 잃고 독단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벽을 허무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성유빈씨는 “교회 밖에서 시노드를 관심 깊게 지켜보는 비신자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제 발표를 준비하고 교황과도 뜻깊은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며 “이렇듯 교회와 세상 사이 다리를 놓는 중재자로서의 소명이 부쩍 또렷해졌다”고 말한다. 사진 박주헌 기자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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