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강진으로 대규모 피해…국제 구호 손길 이어져

[외신종합]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 인근을 진앙지로 3월 28일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사망자가 16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진의 충격은 미얀마와 인접한 방글라데시와 인도, 라오스, 태국, 중국까지 전해졌다. 군부가 통치하고 있는 미얀마 특성상 지진 피해 상황이 신속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해 무너진 건물의 모습 등이 비디오 영상으로 전파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지진 발생 당일인 28일 150명에서 29일에는 1000명, 30일에는 1600명까지 늘어났다.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지진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은 규모 7.7 강진에 이어 규모 6.4 여진이 이어지면서 많은 건물들이 붕괴되고 도로가 갈라졌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얀마 지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미얀마와 태국에 보낸 전문에서 “교황님은 커다란 재앙과 희생자 발생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교황님은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 마음속 깊이 기도하고 계시다”고 밝혔다. 전문은 교황이 긴급구호 요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강진 발생 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부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은 28일 오후 헌혈과 외국 원조를 요청하면서 “지진 피해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피해자 구호를 위해 가능한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등에서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한 원조가 이뤄지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 카리타스 역시 긴급 모금을 제안하면서 국제카리타스와 협력해 지진 피해지역에 도움을 제공할 준비에 착수했다. 인구 120만 도시인 만달레이 지역 가톨릭 공동체가 교황청 복음화부 선교 소식지 ‘피데스’(Fides)에 전하고 있는 정보에 의하면 지진 피해 지역에 구호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고통스런 상황이다. 피데스에 따르면, 만달레이 지역 성 미카엘 성당 등 몇몇 가톨릭 성당들도 피해를 입었고, 한 이슬람 사원이 붕괴되면서 2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샨(Shan)주 타운기이 소재 성 요셉 대성당도 피해를 입었다. 만달레이와 양곤, 타운기이 등에 있는 본당들은 전례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집을 잃은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신자들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칼럼] 죄에서 벗어날 순 없지만, 구원을 받을 순 있다

올해는 전 세계를 휩쓴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나치즘과 일본 군국주의의 대량 학살을 종식시키기 위한 이 전쟁으로 전 세계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전승 기념행사에서는 패전국들의 잔혹 행위가 강조되고, 승전국의 용기와 희생이 칭송받을 것이다. 물론, 승전국의 목표는 정당한 것이었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모든 수단이 정당했던 것은 아니다. 1945년 3월 9일부터 10일 밤, 미군의 도쿄 공습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심지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공격, 그리고 독일의 드레스덴과 함부르크 폭격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단 하룻밤 만에 최소 10만 명이 죽었고, 100만 명 이상이 다치거나 집을 잃었다. 미군 폭격기는 도쿄 동부 저소득층 지역을 목표로 소이탄을 투하했다. 이 지역의 집들은 나무와 합판으로 지어져 있어 불길에 휩싸이는 것이 불가피했다. 이 공격은 의도적으로 계획된 것이었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이 지역의 많은 남성들은 징집되어 전쟁터로 보내졌기 때문에, 당시 남아 있던 사람들은 주로 노인, 장애인, 여성,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군사적 가치가 거의 없는 민간 지역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였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주요 교전국들은 이런 ‘무차별 공습’을 자행했다. 역설적이게도 중국에서의 일본군과 스페인에서의 독일군이 처음으로 이런 무차별 공습을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승전국들은 자신들의 전쟁 범죄에 대해 반성하거나 애도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1770년, ‘보스턴 학살’ 사건으로 기소된 영국군 병사들을 변호했던 미국의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John Adams)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사실은 완고한 것입니다. 우리의 바람이나 감정, 혹은 열정이 어떠하든, 그것이 사실과 증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당시 병사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사실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우리는 과거를 돌아볼 때, 당시의 사람들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결코 그들보다 더 정의롭거나 더 윤리적인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교회, 국가, 지역 사회, 기업, 학교, 심지어 가족조차도 때때로 부당한 행위를 저지르거나 묵인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불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범죄를 포함한 승리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환경 오염, 무책임한 자원 채굴, 불공정 무역, 노동 착취 등의 부정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직접 이러한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 해도, 나는 그것의 혜택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이사야서 6장 5절의 탄식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큰일 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 사순 시기가 되면 우리는 주로 개인적인 죄와 나약함을 성찰하며, 회개하고, 주님 부활 대축일을 통해 세례 때의 다짐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집단적 죄악, 예를 들어 인종 차별이나 환경 파괴 같은 문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우리는 죄악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즉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아마 이것이 '원죄'의 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둔 지금, 교회가 선포하는 진리를 깊이 묵상해야 한다. 예수님은 죽음과 부활로 모든 죄를 이기셨다. 이것은 단지 나 개인의 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죄로 물든 환경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7장 18-25절의 말씀은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사실 내 안에, 곧 내 육 안에서 선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음을 나는 압니다.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나 자신이 이성으로 하느님의 법을 섬기지만, 육으로는 죄의 법을 섬깁니다.” 우리는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구원받을 수 있으며, 이미 구원받았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모든 죄에서 해방시키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으로 우리를 정결하게 하셨다. 글 _ 윌리엄 그림 신부 메리놀 외방 전교회 사제로서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주간 가톨릭신문 편집주간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아시아가톨릭뉴스(UCAN) 발행인으로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8면

멕시코 성당 총격사건에 추모 이어져

[살라만카, 멕시코 OSV] 멕시코 가톨릭교회가 불의의 총격을 받고 희생된 젊은이 8명을 3월 23일 전국적으로 추모했다. 청년 신자들이 3월 16일 과나후아토주 살라만카 지역 한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성당 밖으로 나와 친교를 나누고 있던 상황에서 무장한 남성이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 참사는 멕시코 주교회의가 3월 5일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공존의 가치를 파괴하는 죽음의 문화를 몰아내자”는 성명을 발표한 지 불과 11일 만에 발생해 멕시코 가톨릭교회는 큰 슬픔에 빠졌다. 멕시코교회 신자들은 제대 앞에 촛불을 밝히고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며, 교회 지도자들은 점점 수위가 높아져 가는 폭력을 비판하고 청년들에게 미치는 해악을 성찰하자고 요청했다. 멕시코 주교회의는 18일 추모 메시지에서 “폭력은 사회의 암과 같다”며 “범죄에 반대해야 하고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과나후아토주는 멕시코에서도 특히 마약 카르텔이 강하게 형성돼 있는 곳이며, 이번 총기 사건도 마약 카르텔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카르텔이 영향력을 미치는 지역에서 사목하고 있는 안드레스 라리오스 신부는 “마약 거래에 노출되기 쉬운 청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회가 밖으로 나가 더 활발히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7면

인도 고아 신자들, 정부의 가톨릭 유산 인근 관광지 조성 계획 반대

[UCAN] 인도 정부가 고아주 올드 고아(Old Goa)에 있는 16세기 가톨릭 유산 ‘착한 예수 대성당’(Bom Jesus Basilica) 인근에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자 가톨릭신자들이 저지에 나섰다. 올드 고아는 포르투갈이 고아주를 식민지로 지배하던 1510년부터 1961년까지 수도였던 곳이다. ‘착한 예수 대성당’은 포르투갈이 1594년에서 1605년 사이에 건축했다. 포르투갈이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한 대표적인 성당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1540년대에 고아에서 선교하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유해를 보존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올드 고아 지역 가톨릭신자들과 환경운동가 등 700여 명은 3월 23일 거리 행진을 하며 정부가 대성당 인근에 추진하고 있는 관광단지 조성에 항의했다. 고아주 관광부가 대성당 인근 16세기 가톨릭 유적지에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부분이 가톨릭신자인 올드 고아 주민들은 ‘올드 고아 보존운동위원회’(Save Old Goa Action Committee)를 조직하고 “ 대성당 주변에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주 당국의 계획은 가톨릭 역사와 정서,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주 당국이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장소는 대성당과 인접해 있는 ‘주님의 오상 성당’(The Five Wounds of Christ Church) 유적지로 세계 문화유산인 착한 예수 대성당과는 불과 10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착한 예수 대성당 전 주임인 사비오 바레토 신부는 3월 24일 “정부 계획대로 관광단지가 만들어진다면, 올드 고아의 성스러움은 상처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올드 고아는 가톨릭신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종교인들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발자취를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인도의 대표적인 순례지이기도 하다. 친힌두교 정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haratiya Janata Party, BJP)이 지배하는 고아주 당국은 올드 고아 지역 관광지 조성에 대해 “순례자들과 착한 예수 대성당 방문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드 고아 보존운동위원회’ 피터 비에가스 위원은 “착한 예수 대성당은 인도 연방정부에 등록된 문화유산이고, 인접한 곳에 다른 건축물을 세우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1958년에 제정된 인도 문화유산보존 관련 법률에는 등록된 문화유산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는 새로운 건축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연방정부가 해당 법률을 개정하면서 건축이 가능해졌다. ‘하비에르 역사연구센터’ 전 사무총장 안토니오 다 실바 신부는 “많은 사람들은 올드 고아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정부 정책을 불법적이고 기만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가톨릭 성직자들과 교회 기관이 침묵을 지키면서 성지를 보호하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모습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고아주 관광부 로한 카운테 장관은 3월 24일 “올드 고아 지역 관광 개발 프로젝트는 교회 당국의 동의를 얻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아대교구는 3월 26일 정부의 개발 프로젝트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8면

파키스탄 조셉 쿠츠 추기경, ‘탐가-이-임티아즈’ 훈장 받아

[UCAN] 파키스탄의 조셉 쿠츠 추기경이 파키스탄 독립기념일인 3월 23일 카라치 정부청사에서 ‘탐가-이-임티아즈’ 훈장을 받았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전 카라치대교구장 쿠츠 추기경이 이슬람과 가톨릭의 종교간 대화를 증진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탐가-이-임티아즈’는 파키스탄에서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은 개인에게 수여되는 국가 훈장이다. 훈장은 신드주 캄람 테소리 주지사가 쿠츠 추기경에게 전달했다. 테소리 주지사는 훈장 전달식에서 “쿠츠 추기경은 카라치 지역에서 무슬림과 가톨릭 공동체의 일치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쿠츠 추기경은 24일 “훈장을 받아 무척 기쁘지만 역사적인 일은 아니다”라며 “수도자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이미 여러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쿠츠 추기경은 파키스탄 교회에서 ‘탐가-이-임티아즈’ 훈장을 받은 두 번째 인물이 됐다. 카푸친회 소속으로 파키스탄 종교간 대화와 교회일치위원회 총무로 일했던 프란치스코 나딤 신부가 라호르대교구에서 교회일치를 위해 노력해 ‘탐가-이-임티아즈’ 훈장을 두 차례 받은 적이 있다. 파키스탄의 평화와 화해, 재건을 연구하는 ‘사이반 에 파키스탄’(Saiban e Pakistan) 크리스토퍼 샤라프 가톨릭 조정관은 쿠츠 추기경을 ‘탐가-이-임티아즈’ 훈장 수훈자로 추천하면서 “쿠츠 추기경은 종교간 관계를 풀뿌리 차원에서는 물론 외교적 차원에서도 강화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고 신드주의 평화 정착에도 동기를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8면

교황 의료팀장 “교황 2월 28일 못 넘길 거라 생각했다”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치료를 담당했던 세르지오 알피에리 교황 의료팀장이 “2월 28일이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이탈리아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 3월 25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2월 28일 처음으로 교황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보았다”며 “우리는 모두 교황님의 건강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고, 교황님이 회복하지 못할 위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2월 28일 발표에서 “교황님이 이날 오전 병원 내 경당에서 기도하고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은 뒤 오후에 기관지 경련이 있었고, 구토 증세와 함께 갑작스레 호흡 상태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때 교황의 호흡을 돕기 위해 비침습(noninvasive) 호흡장치를 사용했다. 그러나 알피에리 의료팀장과 교황청은 교황에게 삽관술을 시행하지는 않았고, 교황은 항상 의식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우리 의료진은 치료를 멈추고 교황님이 떠나가시도록 할지 아니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약을 투여하고 치료를 할지를 선택해야 했다”면서 “투약과 치료를 계속할 경우 다른 장기들을 손상시킬 위험이 컸지만 우리는 결국 치료를 계속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교황은 치료에 관한 모든 결정을 간병인인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에게 위임했다. 스트라페티는 교황이 원하는 것을 온전하게 알고 있었다. 간호사이기도 한 스트라페티는 제멜리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교황청 의료진에 합류했다. 이후 교황의 건강을 돌보는 책임을 맡아 교황 의료진들에게 조언하는 일을 해 왔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스트라페티 간병인이 ‘포기하지 말고 모든 것을 다 시도해 보자’고 권유했고, 우리 의료진도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인터뷰 중 교황은 자신이 처해 있는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교황님은 항상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당신의 상태를 알고 계셨고, 상태가 나빠졌을 때도 의식이 명료했다”고 답했다. 이어 “2월 28일 밤은 고통스러웠고, 교황님이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와 교황님 모두가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교황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상태를 진실대로 정직하게 말해 달라고 요청하셨다”고 말했다. 교황은 입원 37일 만에 퇴원했지만, 의료진은 교황이 앞으로 두 달은 회복기를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3월 24일 교황청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님이 쉬셔야 하기에 아직 교황님을 방문하지 않았고, 교황청 국무원과 모든 부서는 평소처럼 일을 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교황님이 결정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현안들만을 보고드릴 계획이고, 교황님이 건강을 회복하면 평상시 업무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멜리병원 의료진은 교황이 퇴원하던 3월 23일 교황에게 많은 사람들을 단체로 만나지 말라고 권유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님이 영국 국왕 찰스 3세와 4월 8일 교황청에서 짧게나마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찰스 3세는 교황이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다리기 위해 교황청 국빈 방문을 연기한다고 3월 25일 발표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님이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거처 2층 방 옆 경당에서 미사를 공동집전했다”면서도 다른 공동집전자는 밝히지 않았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7면

교황청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 자선진료 봉사

[외신종합] 교황청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The Mother of Mercy Clinic) 소속 의사들과 사회복지사들이 사순 시기를 맞아 3월 23일 이주민들에게 자선진료를 진행했다. 이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과 호흡기질환 치료를 위해 로마 제멜리병원에서 치료받다 37일 만에 퇴원한 날이기도 하다. 의사 12명과 사회복지사들은 교황청에서 진료 장비를 실은 앰뷸런스 2대를 운전해 로마 외곽 로마니나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교황청 애덕봉사부 장관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사순 시기는 우리 자신이 타인을 위해 자선을 실천하는 특별한 때”라며 “자선 실천은 우리에게 비용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힘들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이주민 500명이 밀집해 살고 있고, 이들은 서류를 갖추지 못했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기를 원치 않기도 한다”며 “그래서 우리가 로마니나에 와서 하루 종일 이주민들에게 자선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자선진료를 시작하는 의료진들을 축복했고, 자선진료를 마치고 교황청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자선을 실천하는 일은 우리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어서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재능을 나누면 우리는 더욱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2018년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둔 12월 22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 이어지는 성 베드로 광장에 가난한 이들과 노숙인, 이주민을 위한 자선 진료소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을 개원했다.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교황의 의지에 따라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중심인 성 베드로 광장에 세워지게 됐다.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 이전에는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의 노력으로 성 베드로 광장에 무료 샤워장과 이발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 의사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로서 로마 시내 병원에서 매일 진료를 보는 와중에도 2월 한 달 동안에만 자선진료가 필요한 이들 1300명을 돌봤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자비로우신 어머니 병원에는 모두 82명의 자원봉사자 의사들이 있어 일주일 내내 진료가 이뤄지고 있고, 의사마다 매주 하루나 이틀은 진료 대기를 한다”면서 “사순 시기 자선진료는 평상시 봉사활동에 더해 추가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7면

“우크라이나 평화 위한 진정한 무기는 기도”

[외신종합] 주우크라이나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대주교는 3월 19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평화를 향한 유일하고 진정한 무기는 기도밖에 없다”며 신앙인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인간의 정의로운 행동이나 국제기구의 힘에 의존하는 것은 전쟁을 멈추게 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그 이유는 더 강력한 군사력이 전쟁을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신자들은 평화를 위한 필수적인 도구로서 기도와 회개가 요구된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면서 “비록 원하는 대로 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정치적 긴장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인 대화와 교황청의 개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메시지를 발표해 마음과 말 모두에서 무장해제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교황은 3월 23일 주일 삼종기도 메시지에서도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에 대해 “나는 무기들이 즉각 침묵할 것과 당사자들이 대화를 재개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황과 우크라이나 그리스 동방 가톨릭교회 수장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대주교 등 교회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대화만으로 전쟁을 중단시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을 조금씩이라도 만들기 위해서는 전쟁의 긴장을 줄이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행일 2025-03-30 제343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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