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여성 부제서품에 반대 입장 밝혀

[외신종합] 교황청은 레오 14세 교황의 지시에 따라 12월 4일 ‘여성 부제직에 관한 연구위원회’가 작성한 7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를 공개했다. 교황청은 이 보고서에서 여성 부제서품에 대해 반대했다. ‘여성 부제직에 관한 연구위원회’는 2020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설립됐으며, 신약성경과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여성 부제에 대한 역사를 연구해 왔다. 이 위원회는 미국 출신 종신 부제 2명과 사제 3명을 포함해 남녀 각각 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여성 부제서품 도입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이 문제를 추가적인 신학적, 사목적 연구에 맡겼다. 또한 위원회는 최종 결정 권한은 가톨릭교회의 교도권에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여성들이 교회의 다른 영역에서 더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종합보고서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말을 인용해 이 사안이 근본적으로 신학적 문제임을 재확인하면서 “순전히 역사적 관점만으로는 어떤 확정적 결론에 도달할 수 없고, 결국 이 문제는 교리적 차원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원회 소속 미국의 도미니코 체라토 부제는 이와 관련해 “단순히 초대 교회에 여성 부제가 존재했다는 자료만으로는 여성 부제 논의의 방대한 신학적 측면을 가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켄릭-글레넌신학교 교수 제임스 키팅 부제도 “서방 교회에서 여성 부제들이 복음을 선포하거나, 제대에서 빵과 포도주를 준비하는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못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점은 초대 교회에 여성 부제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남성 부제와 동등했는가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체라토 부제는 초대 교회에 여성 부제가 필요했던 이유는 당시 세례가 몸 전체를 물에 잠그는 방식으로 이뤄져 세례를 받는 여성들을 주교가 보아서는 안 됐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초대 교회 여성 부제는 사제가 될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세례 예식이 오늘날처럼 전신 노출이 필요 없는 형태로 바뀌자, 여성 부제들은 이후 형성되는 여성 수도회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여성 부제는 특정한 이유로 존재했고, 그 이유가 사라지자 함께 소멸했다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1967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라틴 전례 교회에 종신 부제직을 공식적으로 복원하면서 현재 가톨릭교회 성품성사는 부제직, 사제직, 주교직으로 이뤄지게 됐다. 키팅 부제는 “부제직을 전체적으로 회복한 지 불과 6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역사적 맥락은 매우 중요하다”며 “교회는 아직 부제직의 아름다움과 사명을 탐구해 가는 중에 있고, 위원회 소집은 성령의 음성을 들으려는 교회의 노력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키팅 부제는 “여성에게 부제직이 열리지 않는다고 해서 성덕의 길이 닫히는 것은 아니며, 여성도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를 본받을 수 있고, 은총에 힘입어 일상 안에서 성덕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지도자 층에 여성들을 다수 임명했고, 레오 14세 교황도 이 추세를 이어갈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필리핀 전역서 ‘반부패 시위’…“피플파워 혁명 과업 이어가자”

[UCAN]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11월 30일 수만 명의 필리핀 시민들이 행진을 벌이며, 부실한 홍수 방지 사업 등에 얽힌 대규모의 부패 스캔들에 대해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 시위는 올해 9월 21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으며, 필리핀 가톨릭교회도 적극 참여했다.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파블로 비르질리오 데이비드 추기경(칼로오칸교구장)은 케손시티 피플파워기념탑에서 열린 주요 집회인 ‘1조 페소 행진’(Trillion Peso March) 중 봉헌된 미사에서 “진정한 정치 개혁과 함께 정치권력 세습을 종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조 페소(한화 약 25조 원)는 필리핀의 부패 스캔들 규모를 지칭한다. 다비드 추기경은 미사 중 “1986년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그 가족이 필리핀을 떠나도록 만든 피플파워 혁명이 못다 이룬 과업을 계속해 나가자”며 “오늘 필리핀은 탐욕과 책임 회피가 남긴 상처와 맞서고 있고, 우리는 무엇인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지도자들과 우리 자신을 진리의 길로 다시 부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다비드 추기경은 1986년 피플파워 혁명을 통해 회복된 민주주의에 대해 “결함 있고, 미완성이며, 연약할 수 있다”면서도 “민주주의는 진정한 변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유일한 토양이기에 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무력이 아니라, 성실한 헌신으로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반부패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부패에 연루된 이들은 반드시 처벌돼야 하지만 이들이 기소되고 수감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과도국민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닐라 이외 도시에서도 지역 공동체, 가톨릭교회 본당, 시민사회단체, 여성단체, 청년단체 등이 주도한 시위가 벌어졌다. 민다나오 섬 잠보앙가에서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책임과 정의를 위한 순례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시위를 벌였다. 또한 이사벨라 성직자치구 양성센터는 11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공직의 책임성과 투명성, 손실에 대한 배상, 그리고 공적 봉사의 진실성 회복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세부에서도 세부대교구장 알베르토 우이 대주교가 미사를 주례했으며, 시민 수천 명이 부패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흰색 옷을 입고 평화적인 행진에 참여했다. 필리핀 ‘탐사보도센터’가 8월 3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실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홍수 방지 사업들로 인해 우기마다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침수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8면

美 사형제 폐지 위해 50여 개 단체 연대

[외신종합] 사형제에 반대하는 미국 내 50여 개 단체가 12월 3일 ‘미국 사형 폐지를 위한 캠페인’이라는 연대체를 조직했다. 참여 단체들은 “미국에서 사형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국가적 전략에 하나로 뭉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주교회의와 긴밀히 협력하며 사형제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톨릭 동원 네트워크’(Catholic Mobilizing Network) 등 생명운동 단체들이 ‘미국 사형 폐지를 위한 캠페인’ 조직에 힘을 모은 것은 미국에서 2024년 25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고, 2025년에는 이미 44명이 처형되는 등 사형집행 건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2월 중에도 사형수 3명에 대한 집행이 예정돼 있다. ‘미국 사형 폐지를 위한 캠페인’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헬렌 프리진 수녀는 12월 3일 “사람들이 사형에 대한 인식에서 멀어져 있으면, 사형 집행을 묵인하게 된다”며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시편 85,12)는 말씀처럼 사형제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면 사형제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진 수녀는 또한 “빈곤층과 소수 인종이 형사 사법 체계에서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 경향이 있으며, 가장 흉악한 범죄자에게만 사형이 선고된다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형제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가톨릭 동원 네트워크 크리샌 머피 사무총장은 “‘미국 사형 폐지를 위한 캠페인’은 사형제 폐지를 향해 커지고 있는 관심과 추진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것”이라며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의 폭넓은 구성은 사형제 폐지라는 중대한 사명을 이루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전개되는 노력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캠페인에는 전국 단위 50여 개 단체는 물론 지역에서 활동하는 23개 단체도 참여하고 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8면

레오 14세 교황이 유년시절 보낸 집, ‘역사 기념물’ 지정

[돌턴, 일리노이주 OSV] 레오 14세 교황이 유년시절에 생활했던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외곽 돌턴에 자리한 주택이 역사 기념물로 지정됐다. 돌턴시 이사회는 12월 1일 정례회의에서 이 안건을 승인했다. 돌턴시는 교황이 유년시절에 살던 집을 역사 기념물로 만들기 위해 7월 8일 중개와 경매 수수료를 포함해 37만5000달러(한화 약 5억5162만 원)에 매입하며 “레오 14세 교황의 유년시절 집은 우리에게 문화적이고 교육적인 동기를 제공하고, 자선 실천의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은 1969년까지 가족들과 함께 이 집에서 살았다. 건축된 지는 75년이 지난 건물이다. 미국 출신으로서는 첫 교황으로 레오 14세가 탄생하자 이 집은 바로 관광 명소이자 순례지로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제이슨 하우스 돌턴시장은 이사회 회의에서 “교황님의 유년시절 집이 역사 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돌턴 주민들에게 매우 뜻깊은 순간”이라면서 “이 집을 2027년 봄까지는 정비하고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가능하다면 일정이 더 빨라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돌턴시는 교황 유년시절 집을 역사 유적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카고대교구와 일리노이주 당국, 연방 정부의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8면

교황 “AI 영향력 커져도 인간은 능동적 주체돼야”

[바티칸 CNS] 레오 14세 교황이 갈수록 사회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간은 창조 세계 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기술이 만들어 낸 콘텐츠의 수동적 소비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교황청 백주년기념재단과 전 세계 9개 가톨릭 연구대학 연합체인 ‘가톨릭 연구대학 전략동맹’이 12월 5일 로마에서 개최한 학술회의 참가자들과 만났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 발전이 정말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고, 소수의 손에 부와 권력이 집중되는 데 이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고 인공지능을 선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인공지능과 우리 공동의 집 돌보기’를 주제로 열렸다. 교황은 “우리는 새 세대들이 성숙하고 책임 있는 모습으로 걸어가도록 도와야지 그들의 길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방대한 양의 자료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끌어낼 능력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교황은 “인공지능에서 의미와 가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 존재의 신비와 본질적 질문들에 기꺼이 맞서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흔히 지배적인 문화와 경제 모델 속에서 주변화되거나 조롱당할 때도 이러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학술회의 참석자들에게 “인간은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콘텐츠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창조 사업에 협력자로 부름받은 존재”라며 “인간의 존엄성은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 안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7면

‘사이클론 강타’ 스리랑카…종교계 이재민 구호에 합심

[UCAN] 11월 28일 스리랑카를 강타한 사이클론 ‘디트와’로 발생한 수재민들에게 가톨릭교회 성당과 불교 사원이 긴급구호소 역할을 하고 있다. 사이클론이 폭우와 홍수, 산사태를 일으켜 스리랑카 전역에서 465명이 사망하고 366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 수천 명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 성당과 사찰들은 긴급구호소로 전환됐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번 재난은 국가 역사상 가장 큰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라트나푸라교구 구루갈라 소재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본당 주임 덴질 프리얀카라 신부는 “우리 본당은 치명적 사이클론이 지나간 바로 다음 날부터 불교 신자, 이슬람 신자, 그리스도인을 포함해 약 175명을 보호하고 있다”며 “우리 성당과 인근 불교 사찰 두 곳이 구호캠프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7일로 예정됐던 본당 축일 행사는 이재민 수용을 위해 연기했다. 수도 콜롬보에서 60km 떨어져 있는 구루갈라는 이번 사이클론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프리얀카라 신부는 “홍수가 물러간 상태에서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진흙과 흙탕물로 뒤덮인 집들을 청소하고 있다”며 “이재민들이 새 삶을 다시 시작하도록 돕는 일은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보대교구 소속 본당 최소 네 곳도 이재민 600명 이상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바둘라중앙병원 병원장 딜렉스 샨타 페르난도 신부는 12월 2일 바둘라본당 안에 의료캠프를 조직해 피해 주민들을 돌보고 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8면

프란치스코 교황 포프모빌, ‘이동진료소’로 변신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이스라엘 성지를 방문했을 때 탔던 포프모빌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을 위한 이동진료소로 개조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4월 21일 선종하기 전에 이 포프모빌을 이동진료소로 개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차량 개조작업은 국제카리타스가 담당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당시 베들레헴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가 기증한 트럭을 개조한 차량을 이용했다. 이동 진료 차량 개조작업도 베들레헴에서 이뤄졌다. 차량 개조는 끝났지만 이 차량이 언제 가자지구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가자지구는 2년에 걸친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카리타스 알리스테어 더튼 사무총장은 “가자 어린이들의 보건의료를 위해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개조한 포프모빌을 가능한 빨리 가자지구에 들여보내겠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하는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이브라힘 팔타스 신부도 “교황님의 포프모빌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을 도울 준비를 마쳤고, 가까운 장래에 이 차량이 가자지구로 옮겨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지원 물자의 반입을 조정하는 이스라엘 정부 기구는 이 차량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팔타스 신부는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베들레헴 주민들, 특히 가자지구 주민들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12-07 제346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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