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신자들, 순례길 통제에 침묵 시위

[UCAN] 스리랑카 가톨릭 신자들이 윌파투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유서 깊은 성 안토니오 성당으로 이어지는 숲길 이용을 허용해 달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윌파투 국립공원은 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국립공원으로, 희귀한 코끼리 무리가 서식하는 곳이다. 스리랑카 야생동물보호부는 환경 훼손 우려를 이유로, 올해 7월 8일 시작된 성 안토니오 성당 연례 축제에 참가하려는 순례자들의 숲길 이용을 금지했다. 윌파투 국립공원 인근 만나르 지역 물리쿨람 본당 주임 테런스 쿨라스 신부는 8일 “당국이 순례자들에게 다른 길을 이용해 성당에 가도록 안내했지만, 현실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노선”이라며 “숲길을 통과하는 전통적인 순례길은 약 20㎞이지만, 다른 길을 이용하면 250㎞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전국 각지 순례자들이 성당을 찾아 축복을 청하고 미사에 참례하고 있지만 당국은 첫 순례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한 7월 5일부터 숲길 이용을 통제했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 가톨릭 신자들은 6일 숲길 이용을 허락해 달라는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성 안토니오 성당은 17세기부터 널리 알려진 순례지로, 수 세기 동안 종교와 민족에 관계없이 많은 순례자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성당 축제 때마다 약 1500대의 버스와 순례자 3만 명이 몰려 환경을 훼손한다고 주장해 왔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6면

인도네시아교회, 정부 군사기지 확장 반대 표명

[UCAN] 인도네시아 엔데대교구장 파울루스 부디 클레덴 대주교가 교구 관할 지역에 군부대가 증강 배치되자 정부 당국에 깊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엔데대교구가 속해 있는 플로레스섬은 인도네시아에서 가톨릭 신자가 다수를 이루는 지역으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이 섬에 육군 지역사령부 군사시설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자들의 토지 소유권 침해와 공동체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클레덴 대주교는 7월 4일 “병력이 늘어나고 군사시설도 확충되는 등 우려했던 일들이 갈수록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2일에는 플로레스섬에 기반을 둔 독립언론 ‘플로레사’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지역 내 군사시설 확장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클레덴 대주교가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전에도 군사시설 확장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나게케오 통구람방 마을 공동체는 군대를 증강 배치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해 왔다. 현재 이 마을 주민 1000여 명은 수십 년 동안 경작해 온 토지에 대한 군 당국의 소유권 주장에 맞서고 있으며, 토지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군부대 시설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주교회의도 올해 5월 성명을 내고 정부의 군사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레덴 대주교는 “군부대 확장 계획이 플로레스섬의 다른 모든 지역에서도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9년 완료를 목표로 하는 육군의 계획에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새로운 지역사령부와 보병여단, 수십 개의 지역 방위대대를 창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플로레스섬에만 지역사령부 2곳과 보병여단 5개, 섬의 8개 군에 걸쳐 8개 보병대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클레덴 대주교는 “플로레스섬 각 군의 인구는 대략 30~40만 명이고, 적은 곳은 10~15만 명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지역에 보병대대를 배치하는 것은 수백만 명이 사는 지역에 주둔시키는 것과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는 현실과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중립을 지키거나 침묵해서는 안 되며, 교회의 침묵은 교회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덴 대주교는 또한 “군이 주둔한다고 해서 플로레스의 전략적 위상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 공동체가 중심 주체로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적 자원을 강화할 때 플로레스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구람방 마을에 거주하는 이슬람 신자 헨드라 바유 사푸트라도 클레덴 대주교의 우려에 공감하며 “플로레스는 무력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 아닌데도 대규모 군병력 주둔으로 인해 토지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군사화는 플로레스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6면

미국교회,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적극 지원’

[워싱턴 OSV] 베네수엘라 강진 희생자 수가 40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미국 가톨릭교회와 구호 기관들이 지진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네수엘라 현지 구조 당국은 희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주교회의 공식 해외 원조기구인 가톨릭구제회(Catholic Relief Services, CRS) 브리타니 위치텐달 대변인은 7월 8일 “가톨릭구제회가 현지 협력 기관인 베네수엘라 카리타스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가톨릭구제회 지진 대응 지원팀이 베네수엘라 현지에 모두 배치된 상태”라고 밝혔다. 가톨릭구제회와 베네수엘라 카리타스는 모두 보편교회의 국제 인도주의 네트워크인 국제카리타스에 소속돼 있다. 위치텐달 대변인은 “가톨리구제회가 지원하는 구호 물품 배급은 지난주에 이미 시작됐고, 지금까지 긴급 식량 꾸러미 1800여 개와 가족 위생용품 꾸러미 850개, 영유아 위생용품 꾸러미 400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카리타스도 수색·구조 당국에 870점이 넘는 장비를 제공했다. 지진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 지역에서는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도자들이 희생자들의 장례와 안장 절차에 동반해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이 지역 희생자들은 라에스페란자 공동묘지에 안장되고 있다. 미국 주교회의 국제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압달라 엘리아스 자이단 주교는 6월 25일 베네수엘라 강진 발생 다음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재난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심각한 파괴가 발생했다”며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 줄 필수적인 국제적 지원이 신속히 도착하도록 우리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오랫동안 겪어 온 권위주의와 인권 침해, 만연한 부패로 인해 구조와 복구 작업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맨손으로 잔해를 헤치며 구조 작업을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관료들이 구호단체에 까다로운 절차를 제시하거나 뇌물을 요구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가톨릭구제회는 웹사이트에 게시한 현지 현황 보고에서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하기 전부터 수년간 이어진 경제 위기와 식량 불안, 공공 서비스 약화로 약 790만 명이 이미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며 “장기적인 지진 피해 복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지진 복구를 위한 미국 국무부의 공식적인 지원금은 3억 달러(한화 약 4504억2000만 원)를 넘어섰으며, 가톨릭구제회를 포함해 종교에 기반한 구호단체 등에 제공된 지원금도 현재 2억 달러(한화 약 3002억8000만 원)에 이른다. 국무부 지원과 별개로 가톨릭구제회는 웹사이트를 통해 모금 활동을 진행하면서, 전화와 메일은 물론 다양한 온라인 결제 수단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7면

교황, 카스텔 간돌포 별장에 가난한 이웃 200명 초대

[카스텔 간돌포, 이탈리아 OSV] 무더운 여름을 맞아 별장이 있는 카스텔 간돌포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레오 14세 교황이 가난한 이웃을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교황은 7월 5일부터 27일까지 이곳에 머물며 기도하고 책을 읽으며 쉴 예정이다. 교황은 7월 5일 환호하는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카스텔 간돌포에 도착했다. 교황은 환영하는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카스텔 간돌포에 머무는 동안 운동도 즐기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11일에는 로마교구에 거주하는 어린이 40명을 포함한 가난한 이들 200여 명을 카스텔 간돌포 정원에 있는 ‘찬미받으소서 학교’로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환대와 연대라는 교회의 사명을 강조한 이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식사를 하기 전 먼저 미사를 봉헌한 뒤 정원을 둘러보기도 했다. 교황은 준비된 원고 없이 참석자들에게 “정의에 대한 갈망과 진정으로 자신의 문을 열 줄 아는 교회에 대한 갈망을 품고 이 자리에 왔다”며 “그리스도인들은 다리를 놓고, 화해를 증진하며, 빈곤과 불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앞으로도 다른 교구의 빈곤층과 이주민, 난민 등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카스텔 간돌포로 초청해 만날 계획이다. 교황은 지난해 7월에도 2주간 카스텔 간돌포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24㎞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한 카스텔 간돌포는 1626년 우르바노 8세 교황이 처음 이곳에 머문 뒤 교황들의 여름휴가지로 사용돼 왔다. 카스텔 간돌포 교황 별장 부지는 135에이커(약 54만6000㎡)로 바티칸시국 전체 면적인 108.7에이커(약 44만㎡)보다 넓다. 이 가운데 정원이 74에이커(약 30만㎡), 농지가 62에이커(약 25만㎡)이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7면

[글로벌칼럼] 「고귀한 인류」와 ‘교회의 가장 잘 감춰진 비밀’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자신의 교황명으로 ‘레오’를 선택했을 때, 그는 가톨릭 사회교리가 자신의 교황직에서 중심이 될 것임을 드러냈다. 레오 13세 교황은 19세기 산업혁명에 대한 응답으로 가톨릭 사회교리를 제시한 창시자였다. 그러나 이 가르침이 한 세기 넘게 존재하고 발전해 왔음에도, 많은 평론가들은 이를 ‘교회의 가장 잘 감춰진 비밀’이라고 불렀다. 가톨릭 사회교리가 대다수 가톨릭 신자들의 삶에서 성과 가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만큼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오 14세 교황의 회칙 「고귀한 인류」 제2장은 가톨릭 사회교리의 공식 ‘요약 해설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장은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에 관한 그의 가르침의 토대를 세울 뿐 아니라, 가톨릭 사회교리를 독자들에게 요약해 제시한다.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과 닮게 창조된 인간의 존엄에 기초한다. 교황은 이렇게 밝혔다. “관계를 위해 창조된 모든 인간은 하느님과, 다른 이들과, 피조물과 친교를 이루도록 하느님께서 계획하시고 바라신 존재다. 인간 존엄은 개인의 능력이나 부, 삶에서의 지위, 혹은 그가 내린 옳고 그른 선택에 달려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각 사람에 앞서 있고 그를 초월하는 선물이며, 하느님의 변함없는 사랑의 표현으로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것이다.” 모든 남성과 여성이 양도할 수 없는 존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황은 우리가 “경제적·정치적 선택과 도시의 구성 방식을 포함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리스도인에게 “자신만의 이익이라는 좁은 경계를 넘어, 자신의 능력 안에서 공동선에 헌신하는 것은 생명의 증진과 마찬가지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한다.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르면, 공동선 안에는 ‘재화의 보편적 목적’이 함축돼 있다. 이는 “땅과 물, 공기와 천연자원과 같은 지상의 재화가 모든 이의 생명을 유지하도록 하느님께서 온 인류 가족에게 주신 것이며, 모든 사람은 현재와 미래에 그러한 재화를 사용할 고유한 권리를 지닌다”는 뜻이다. 교황에 따르면, 보조성 원리는 “사회생활을 온정주의적이거나 복지 관리 중심으로 운영하는 모든 형태를 넘어서도록 우리를 격려한다. 대신 시민의 주도성을 존중하는 국가와, 공동선을 위해 유대를 형성하고 힘을 동원할 수 있는 시민 사회 안에서 공동 책임의 문화를 증진하도록 이끈다.” 보조성 원리는 결정이 “관련된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가장 가까운 수준에서 내려지도록” 요구한다. 이를 통해 공동체 생활을 증진하고, 사람들이 이미 내려진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일을 피하도록 한다. 교황은 보조성과 연대성이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조성이 연대성과 연결되지 않을 때, 그것은 결국 특정 이익의 보호에 그치게 된다. 연대성이 보조성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을 때, 그것은 책임을 길러 주지 못하는 복지의 한 형태로 퇴락한다.” 교황은 “연대성은 바로 우리가 이웃에게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하게 남아 있지 않기로 결심할 때 생겨난다. 또한 경제적·문화적·기술적으로 피할 수 없는 유대를 나눔과 협력, 상호 돌봄의 길로 변화시키고, 공동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생각을 받아들일 때 생겨난다”고 강조한다. 연대성은 “예수님을 따르고 복음에 충실하게 머무는 구체적인 방식”으로서 사회 정의로 이어진다. 정의는 “개인의 행동뿐 아니라 사회 구조가 어떻게 구상되고 조직되는가와도 관련된다.” 교황은 “불의는 개인의 잘못된 선택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자동적으로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구조와 장치, 경제·문화 체계에서도 생겨난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교회는 온전한 인간 발전을 지지한다. 이는 “개인과 민족들의 성장이 존재의 모든 차원을 포괄하고, 미래 세대에게도 미래를 열어 주는 과정”이다. 「고귀한 인류」 제2장은 가톨릭 사회교리에 관한 훌륭한 입문서이자 요약이다. 이 장은 개인주의와 규제받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미국적 사고에 도전한다. 이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이며 무한한 가치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또한 공동선과 사회 정의를 증진함으로써 세상 모든 사람과 연대하라고 우리를 부른다. 글 _ 토머스 리스 신부 미국 예수회 사제로 1974년 사제품을 받고 ‘아메리카’지 기자 및 편집장을 역임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인사이드 바티칸」 등 교회 조직과 정치에 관한 다양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6면

교황청 ACN, 36만 후원자 모금으로 141개국 ‘고통받는 교회’ 지원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가 주요 분쟁 지역은 물론 국제사회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지구촌 곳곳에서 종교 차별과 박해, 경제난에 시달리는 그리스도인들을 지원했다. ACN은 최근 ‘ACN 2025년 연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전 세계 23개 국가지부 36만3176명 후원자의 기부금 1억4581만 유로(약 2344억3000만 원)로 141개국에서 5368건의 원조사업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모금액은 약 5% 늘었고, 지원 국가는 4개국, 원조사업은 33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우크라이나, 레바논, 시리아가 뒤를 이었다. 인도에서는 반개종법과 종교적 소수자를 향한 폭력과 차별로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압박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로 피란민과 피해 주민을 돌보는 사목 수요가 커졌고, 레바논과 시리아도 무력 충돌과 경제 붕괴, 신자 이주로 교회 공동체가 크게 약화됐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교회가 전체 원조 예산의 34.5%를 지원받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자와 성소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와 강제 이주, 빈곤도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 말리 등의 지원은 약 30%, 나이지리아교회 지원은 47% 증가했다. 아시아·오세아니아와 중동에는 각각 예산의 19%, 17.1%가 투입됐다. 특히 중동에는 무력 충돌 격화에 따라 긴급구호 예산의 80% 이상이 배정됐다.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에는 각각 16.4%, 12.8%가 지원됐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반그리스도교 성향 정권과 대규모 이주, 농촌 인구 감소, 사제 부족으로 약화된 사목 기반을 뒷받침했고,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신학생 양성과 피해 주민 돌봄을 지원했다. 사업별로는 성당·경당·수도원·신학교·사제관·사목센터 신축과 보수 등 건설 지원이 791건으로 전체 예산의 25.1%를 차지했다. 미사 188만7721대가 후원자들의 지향으로 봉헌되도록 미사예물도 지원했다. 평균 17초마다 세계 곳곳에서 미사가 봉헌된 셈이다. 이를 통해 사제 4만207명이 사목활동을 이어갔고, 신학생 1만3368명도 도움을 받았다. 교리교사·평신도 신앙교육 847건, 사목활동을 위한 운송수단 지원 845건, 여성 수도자 지원 883건, 성경·교리서 등 종교서적 52만816권 보급도 이뤄졌다. 레지나 린치 ACN 수석대표는 “고통받고 박해받는 교회의 필요를 이해하고 기꺼이 희생해 준 후원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전 세계 140여 개국의 신앙의 형제자매들도 후원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계좌 우리 1005-004-459234 예금주 (사)고통받는교회돕기한국지부 ※문의 02-796-6440 ACN 한국지부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4면

프랑스, 의사 조력 자살 합법화

[외신종합] 프랑스에서 의사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법안이 7월 15일 하원 최종 표결에서 통과됐다. 지난 3년여 동안 프랑스 사회는 의사 조력 자살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을 거듭해 왔다. 프랑스교회는 인간 존엄성과 생명의 절대성을 근거로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내 왔지만 찬성 291표, 반대 241표로 최종 가결됐다. 프랑스교회에서는 의사 조력 자살 법안에 찬성한 가톨릭 신자 의원에게 영성체를 허락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욘교구장 마르크 아예 주교는 하원 최종 표결을 앞두고 프랑스교회 대표 주간지 ‘프랑스 카톨리크’와의 인터뷰에서 “의사 조력 자살 법안에 찬성하는 가톨릭 신자 의원들은 더 이상 영성체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 생활에 참여하는 가톨릭 신자는 안락사와 의사 조력 자살에 반대하는 교회의 일관된 가르침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은 인간의 삶 전체와 관련되기 때문에 모든 의원은 자신의 행위가 자신이 고백하는 신앙에 부합하는지 양심에 따라 성찰해야 한다”며 “교회의 도덕적 가르침에 중대하게 어긋나는 법안에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는 행위는 교회의 일관성에 실질적인 문제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아예 주교는 “의원들이 이러한 불일치를 인식하고 있다면 영성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교회 일부 주교들이 이미 그렇게 했듯 교회는 이 사실을 의원들에게 일깨울 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회가 인간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명 종식을 선택할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상원은 7월 7일 해당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4표, 반대 169표, 기권 11표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프랑스 헌법 제25조에 의하면, 상하 양원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하원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원에서 의사 조력 자살을 최종 표결로 합법화함으로써 의사나 간호사가 치명적 약물을 환자에게 투여하거나, 환자 스스로가 직접 투여하는 행위가 가능해졌다. 법안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는 성인 가운데 중대하고 치유할 수 없는 질환이 진행 중이거나 말기에 이르렀으며, 치료로 완화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전 과정에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이들은 의사 조력 자살을 요청할 수 있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법안이 처음 논의될 때부터 반대해 왔다. 2025년 5월 하원의 첫 표결 이후 공식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올해 2월에도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한 전국 본당 신자들에게 6월 21일부터 9일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발행일 2026-07-16 제3501호 7면

레오 14세 교황, 아시아 주교들에게 “친교의 다리 놓자”

[UCAN] 레오 14세 교황이 제12차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총회를 앞두고 있는 아시아 주교들에게 서한을 보내 “교회에 분열을 부추기는 행동에서 벗어나 친교의 다리를 놓자”고 요청했다. 제12차 FABC 총회는 ‘시노드적 회심을 위한 부르심과 아시아의 가교로서 사명’을 주제로 7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다. 바티칸뉴스는 7월 11일 교황이 FABC 총회 특사로 임명한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전 인도 봄베이대교구장)에게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라틴어로 작성한 이 서한에 6월 24일 서명했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FABC 의장 필립 네리 페라오 추기경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라시아스 추기경을 교황 특사로 임명했다. 교황은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에서 강조한 것처럼 아시아 주교들에게 “바벨탑의 설계자가 아니라 친교의 건설자가 되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탑의 주인이 아니라 다가오는 하느님 나라의 종이 되자”고 호소했다. 또한 “아시아교회가 신앙과 인간성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힘을 얻어야 한다”며 “버림받은 돌들, 곧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 이주민들과 작은 이들이 모퉁잇돌이 될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계속해 “그럼으로써 땅 위에는 튼튼하고 환대하는 공동의 집이 세워질 것이며, 그곳에서 사랑과 진리가 마침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서로 포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0년 설립된 FABC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의 가톨릭 주교회의들이 참여하는 초국가적 연합체다. 현재 19개 정회원 주교회의와 동방 가톨릭교회 2곳, 준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FABC는 대체로 4년마다 총회를 열고 있다. 다만 사목적 우선 과제와 행사 준비 여건, 예외적인 상황 등에 따라 총회 개최 간격은 달라져 왔다. FABC는 당초 2020년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와 제11차 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과 전 세계적인 여행 제한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제11차 총회는 FABC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2022년 태국 방콕에서 열렸다.

발행일 2026-07-14 제3501호 6면

필리핀 주교단 “나주 현상 인정 안 돼…순례하지 말라”

[외신종합] 필리핀 주교단이 논란이 되고 있는 ‘나주 윤 율리아’와 관련된 순례에 참여하지 말 것과 교회가 승인한 성모 성지를 순례하고, 교회의 성사 생활을 통해 성모 신심을 더욱 깊이 키워 나갈 것을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필리핀 주교회의는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오사미스대교구에서 제132차 정기총회를 진행한 뒤 13일 발표한 사목 지침에서 나주에서 일어났다고 주장되는 성모 발현과 성체 기적을 비롯한 여러 현상들이 교회로부터 초자연적 현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재확인했다. 아울러 각 교구 순례 담당자와 본당 지도자, 여행사, 순례자와 성모 신심 단체 회원들에게 나주 순례를 조직하거나 홍보하고 참여하는 일을 삼가도록 요청했다. 주교단은 “신자들이 필리핀과 세계 곳곳에 있는, 교회가 승인한 성모 성지를 순례하기를 권고한다”며 “이러한 성지에서 교회와 온전히 일치하는 가운데 참된 성모 신심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주교단은 사목 지침에서 “참된 신심은 미사 거행과 성체조배, 기도와 사랑의 실천 안에서 꽃피는 것이지, 선정적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 안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의 교도권에 충실하고, 사적 계시라고 주장되는 현상이나 특이한 영적 주장을 판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당한 교회 권위에 대한 불순명을 조장하거나 신자들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는 단체와 운동은 복음과 참된 그리스도교 영성에 어긋난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주교단의 이번 지침은 광주대교구가 나주 윤 율리아 문제에 대해 교황청 신앙교리부와 일치해 내린 명확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광주대교구는 나주 윤 율리아와 관련해 주장되는 성모 발현과 성체 기적 등 여러 현상에 초자연적 진실성이 없으며, 이를 홍보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나주 성모 발현 주장은 1985년 시작됐다. 이후 환시와 기적적 표징, 치유와 성체 기적이 일어났다는 주장과 함께 여러 나라에서 순례자들이 찾아왔다. 광주대교구는 초자연적 현상 식별에 관한 교황청의 개정 규범에 따라 이러한 주장들을 거듭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리핀 주교회의는 “이번 지침은 가톨릭 신자들이 승인받지 않은 사적 계시로 인한 혼란을 피하고, 참된 교회의 가르침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안에서 순명과 겸손, 일치의 길을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6-07-14 제350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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