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칼럼]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연 ‘진보적’일까?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은 교황을 맹렬히 비난하는 극우 가톨릭신자라도 가장 먼저 지지하고 나설 만한 내용이었다. 벨기에 사목방문 도중 교황은 그의 평소 여성관을 비판한 것에 반응을 보였는데, 머리털이 삐쭉 설 만큼 ‘보수적’인 그의 관점이 드러났다. 교황은 “여성을 향한 이 발언들이 보수적이라면, 나는 ‘카를로스 가르델’”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가르델은 프랑스 태생의 아르헨티나인으로 탱고 음악가이며, ‘나는 카를로스 가르델이다’라는 표현은 아르헨티나의 일상 대화에서 상대편의 생각이 어불성설일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가톨릭교회의 보수층 대다수는 아마도 교황은 보수적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교황은 벨기에 사목방문에서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보수적’이라는 의견을 반박하면서도, 낙태는 ‘살인’이며, 낙태를 수행하는 의사는 ‘청부살인업자’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수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수준의 말이었다. 굳이 예를 들 것은 아니지만, 보수층이 교황을 비난하는 잘 알려진 사례로 「사랑의 기쁨」이 있다. 교황은 2016년에 발표한 이 권고에서 조심스럽게 재혼자에 대한 영성체 허용의 문을 열었고, 최근에는 신앙교리부의 선언 「간청하는 믿음」에서 동성 커플에 대한 교회의 축복을 허용했다. 게다가 진보적인 주교들을 교회의 요직에 임명하고 진보적 운동단체를 포용하는 한편 전통 라틴어 미사 참례자들을 꾸짖었다. 이 모든 것을 참작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보수적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을까? 간단히 말하면, 세속과 가톨릭교회의 ‘진보’에 대한 평가 차이 때문이며, 이에 따라 언론과 일상의 대화에서 혼란이 일어난다. 세속에서 ‘진보적’이라는 말은 서구에서 ‘문화 전쟁’이라고 부는 것에 관대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쓰인다. 세속의 입장에서 ‘진보주의자’는 낙태를 찬성하는 사람들이며, 동성혼을 지지하는 친동성애자들이며, 종교에서 여성 사목자를 금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가부장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성권 옹호자들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가톨릭교회의 모든 지도부는 사실상 ‘진보적’이라고 불릴 수 없다. 비록 몇몇 주교들은 다른 주교들보다 생명권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몇몇은 낙태를 개인적 소신과 시민법 사이의 차이라고 옹호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어느 가톨릭교회의 주교도 낙태를 절대선이라고 말하거나 낙태옹호 캠페인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또 많은 주교들이 사목적인 측면에서 동성애자들에게 다가가지만 가톨릭교회가 동성혼을 주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대다수는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성사적 결합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고수하고 있고 동성애자들이 그저 환영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른 방법을 찾을 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몇몇 주교들이 여성의 사제서품을 옹호했지만, 주교단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다시 말해, 세속적인 관점에서의 ‘진보’와 ‘보수’는 교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적어도 고위층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다름을 고려하는 가톨릭교회의 관점에 따르면, 교회 안에서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사이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한 진보적 주교가 교회는 낙태 문제에 너무 집중하고 있으며, 법적인 낙태 금지를 위해 싸우기 보다는 임신한 여성과 가정을 지원하는데 재원을 쏟는 건설적이고 연민 어린 노력을 하자고 주장할 수 있다. 또 진보적인 주교는 동성혼을 옹호하는 대신 동성결합을 축복해 가톨릭교회의 권한을 비난하는 이들로부터 「간청하는 믿음」을 수호하자고 할 수 있다. 대체로 진보적 주교는 교리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열려 있고 교회가 세상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보수적인 주교는 적용보다는 보존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신앙에 충실하며, 사람들의 신앙이 무너지는 것을 예방하고자 한다. 달리 말하면,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해는 ‘가운데’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세속적 관점에서 ‘가운데’는 정해진 시간의 여론 방향이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이 ‘가운데’는 교리를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일반 언론사에 다니는 한 동료가 있는데, 그는 항상 나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엔 무슨 일이지?”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적이야. 하지만 가톨릭교회에서 말할 때나 그렇지, 미국인이나 유럽인의 관점에서는 아니야”라고. 교회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황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만일 내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럼 내가 카를로스 가르델이다.’ 글 _ 존 알렌 주니어 교황청과 가톨릭교회 소식을 전하는 크럭스(Crux) 편집장이다. 교황청과 교회에 관한 베테랑 기자로, 그동안 9권의 책을 냈다. NCR의 바티칸 특파원으로 16년 동안 활동했으며 보스턴글로브와 뉴욕 타임스, CNN, NPR, 더 태블릿 등에 기사를 쓰고 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 “아시아교회, 지역의 ‘다리 건축가’ 돼야”

[UCAN] 인도 봄베이대교구장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이 “아시아교회는 타종교에 대한 존중을 키워 지역의 ‘다리 건축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에 대의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10월 7일 교황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우리는 더 이상 비그리스도인이나 타종교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웃종교라고 불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50주년 기념 총회에서 의결된 사항이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서 아시아교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요청에 따라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타종교와의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인도와 한국, 일본 등지에서 종교간 대화를 통해 생기는 문화적 풍부함을 직접 느끼고 있다”면서 “아시아 지역의 문화는 가톨릭교회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에서 개종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노력하려면, 아시아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2022년 아세안 청년들이 아시아 주교들에게 디지털 세상에 들어와 달라고 요청한 것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지금 주저하고 있지만 이 강력하고도 도전적인 메시지를 더 이상 거부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 모두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문기구인 추기경위원회 위원인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아시아 지역 대의원들은 2022년 FABC 총회의 경험으로 시노드 과정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평신도와 타종교, 평신도 운동, 세례받은 하느님의 모든 백성을 존중하며 함께 걷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주교시노드는 형제애와 교회에 대한 사랑, 생생한 교회를 위한 열정으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로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그리스도교 교회도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4-10-20

아세안 정상회의, ‘미얀마 내전’ 해결책 제시 못해

[UCAN]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동남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은 10월 9일 미얀마 군부와 미얀마 반군에 내전을 멈출 수 있는 ‘구체적 행동’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현재의 위기상황을 외교로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10월 9일 열린 제45회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동남아 10개국 정상들은 결국 미얀마 위기를 협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2021년 군부의 쿠데타로 촉발된 미얀마의 내전으로 현재까지 수천 명이 죽고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미얀마 내전은 남중국해 분쟁과 더불어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주요 쟁점이었다. 각국 정상들은 미얀마 군부의 대표단과 대면회의를 열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인민보호군’과 소수 민족의 무장 단체의 공격으로 전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세안 정상들은 미얀마 군부에 민간인을 향한 공격을 비난하고 “무차별한 폭력을 중단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의 정부를 전복시킨 쿠데타 후 2022년 아세안과 폭력의 즉각적인 중단,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는 포용적 정치 대화, 인도적 지원 확대 등 5개 사항에 합의했지만,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합의사항을 무시하는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고 미얀마 위기 해결은 아세안의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필리핀의 페르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은 “5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지만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우리는 상황을 진척시킬 방안을 찾고 있으며,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내전을 해결할 외교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아세안은 12월 태국에서 중국과 인도 등 인접국을 초청해 회의를 열 계획이다.

2024-10-20

교황,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포로 송환 논의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 번째로 만나 러시아에 억류 중인 포로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월 11일 교황청에서 이뤄진 교황과의 만남 후 X(옛 트위터)에 올린 포스트에서 “억류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본국 송환을 주로 논의했다”며 “우리는 교황청의 지원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지역을 방문 중이었다. 교황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은 교황청 사도궁 서재에서 35분 동안 진행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교황청 국무원 관리들과 별도로 만났다. 교황청은 이들 면담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의 전황과 인도주의적 상황, 전쟁 종식 방안과 정의롭고 안정적인 평화 회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교황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만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번째다. 교황은 6월 14일 G7 정상회의 때 별도의 만남 자리를 마련했고, 2023년 5월 13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을 만났다. 이에 앞서 둘은 2020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도 만난 적이 있다. 교황과 교황청은 교황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하고자 하는 뜻을 공식 표명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송환과 관련한 교황청의 역할에 대해서만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지난 6월 2명의 사제를 포함한 10명의 포로를 석방했을 때 그는 교황청의 노력에 대한 감사의 뜻을 X를 통해 전했다.

2024-10-20

美 가톨릭 유권자, 대선 지지 후보 ‘엇갈린 표심’

[외신종합]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월 5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동향이 전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두 후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합이 치열하고, 미국의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두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갈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아시아 지역 순방 후 로마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연 회견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한 가톨릭신자들의 태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교황은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 모두 인간 생명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지적하며 “한 사람은 이주민들을 배척하고 다른 사람은 태아를 살해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교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행위는 시민의 의무라는 면에서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쪽이 덜 악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잘 생각하고 각자 자신의 양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같은 언급은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와 정책을 견지하는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생식과 관련한 여성의 자율적 권리에 주목해 낙태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과 해리스 부통령 모두를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가톨릭교회와 신자들은 이주민과 난민 문제, 국제 정의, 생태환경 등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가르침과 대체로 정반대되는 입장을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낙태 지지 입장으로 기울어져 있는 해리스 부통령, 이 두 후보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가톨릭신자들 중 50%가 해리스 후보, 43%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신자 1000명을 대상으로 EWTN과 리얼클리어 오피니언 리서치가 실시한 이 조사에서, 아직 지지 후보 결정을 하지 않은 응답자들까지 포함할 경우 해리스 후보는 54%, 트럼프는 45%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여론 조사 결과는 소폭이지만 가톨릭신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후보가 우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종교적 정체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해리스는 다양한 종교적 전통과 연관돼 있는데, 어렸을 때에는 힌두교와 그리스도교 모두를 체험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침례교에 입문했다. 남편과 입양한 아이들은 유다교다. 해리스의 런닝메이트인 팀 왈츠 미네소타주지사는 가톨릭신자로서 성장했으나 지금은 루터교 신자다. 트럼프는 스스로 어느 종파에도 속해있지 않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한다.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교회 내 보수층은 지난 2020년 미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했고, 그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2021년 미 의사당 점거 사태와 형사재판에서 34개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판명된 후에도 지지를 거두지 않았다. 일부 낙태 반대 활동가들은 트럼프와 공화당의 낙태 관련 입장이 소폭 변화된 것에 대해 실망을 표시했지만 많은 이들은 민주당의 입장은 더 악화된 것이라고 간주한다. 트럼프의 런닝메이트인 J. D. 밴스는 보수적 입장의 가톨릭신자다.

2024-10-20

이스라엘 공격으로 레바논 성당 파괴…8명 사망

[외신종합] 이스라엘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으로 레바논의 한 성당이 전파되고 최소한 8명이 사망했다고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Aid to the Church in Need)가 최근 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레바논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교회의 티레대교구 관할 지역의 한 성당이 10월 9일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으로 인해 전파됐고 최소 8명이 사망했다. 데르드가야에 위치한 이 성당은 전쟁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으며 이 공격으로 성당 외에 사제관과 부속 3층 건물이 모두 파괴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X(옛 트위터)에서 중동 평화를 호소하며 “모든 나라는 평화롭고 안전하게 존재할 권리를 갖는다”며 “영토가 공격받아서는 안 되고, 대화와 평화를 통해 주권이 존중되고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10월 11일 포스트에서도 “레바논을 포함한 중동 전 지역에서 즉시 전쟁을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며 “레바논, 특히 강제 이주를 해야 하는 남쪽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를 바침으로써 최대한 빨리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10월 13일 삼종기도 자리에서도 중동에서의 모든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외교와 대화를 통한 평화 정착을 호소했다. 교황은 특히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에 대한 ’존중‘을 당부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공습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동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가톨릭교회 지도자들과 신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0월 11일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공개된 서한에서 피차발라 추기경은 악과 증오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우리를 분열시키는 사건들에 포기하지 않고 평화와 정의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4-10-20

가톨릭 언론인 콩고서 피살…'평화의 인물'로 기억

[외신종합]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살해 당한 한 가톨릭신자 언론인이 현지 사회에서 평화의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에드먼드 바하티 음바루시마나라는 가톨릭신자 언론인은 9월 27일 고마(Goma)의 은도쇼 지역에서 출근 도중 근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는 지역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 마리아 고마’에서 오랫 동안 활동해온 언론인이다. 고마교구장 윌리 은굼비 은겐겔레 주교는 10월 1일 성 요셉 대성당에서 그의 장례미사를 주례했다. 은굼비 주교는 고인을 “평화의 사람이며 충실한 봉사자, 양심적인 언론인”이라며 “그러한 사람이 왜 살해돼야 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굼비 주교는 또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질문의 답을 얻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를 추모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주님께 의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정부 당국은 살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35명의 혐의자를 모두 체포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놀랍게도 범인들 중 한 명은 에드먼드 살해 대가로 불과 5달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은굼비 주교는 장례미사 강론에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과정을 철저하게 규명할 것을 지방 정부에 촉구하고 신자들에게는 증오심을 버리고 범인들의 반성과 회개를 위해서 기도해 줄 것을 호소했다. 라디오 마리아 방송국장 아데오다투스 무히기 신부는 에드먼드에 대해 자신의 신앙에 충실하고 언론의 사명에 헌신했던 평화의 인물이었다고 회고하고 “우리는 성모님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했던 그의 신념과 헌신을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4-10-13

교황, 새 추기경 21명 임명…“변방 지역 등 최우선 고려”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6일 21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했다. 서임식은 12월 8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다. 새 추기경들은 전 세계 18개국 출신들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8명이 임명됐다. 이어 남아메리카에서 5명, 아프리카에서 2명, 북아메리카에서 1명이 임명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대교구장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 등 5명이 임명됐다. 새 추기경 중 교황 선거권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은 1명을 제외한 20명이다. 현재 전체 추기경단은 총 235명이다. 교황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은 122명이고, 그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92명이다. 서임식이 열리는 12월 8일까지 1명의 추기경이 80세를 넘김에 따라, 서임식 날짜를 기준으로 교황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은 총 141명이 된다. 그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112명(79.4%)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24명,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5명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 추기경 임명에 있어서 보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대한 많은 나라에서 추기경을 선발했다. 특히 변방 지역과 아직 추기경이 임명되지 않은 나라, 분쟁이나 빈곤으로 고통 받는 나라에서 추기경을 임명해 왔다. 교황은 또 유럽, 특히 이탈리아의 비중을 줄였는데, 실제로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당시 전체 추기경 중 28명이 이탈리아인이었으나 16명으로 줄었고, 유럽 출신도 60명에서 56명으로 줄었다. ■ 새 추기경 명단(이름, 직책/직함, 국적, 나이 순) ▲ 안젤로 아체르비, 전 교황청 외교관, 이탈리아, 99 ▲ 카를로스 구스타보 카스티요 마타솔료 대주교, 리마대교구, 페루, 74 ▲ 빈첸테 보칼릭 이글릭 대주교,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대교구, 아르헨티나, 72 ▲ 루이스 제라르도 카브레라 헤레라 대주교, 과야퀼대교구, 에콰도르, 69 ▲ 페르난도 나탈리오 초말리 가리브 대주교, 산티아고대교구, 칠레, 67 ▲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 도쿄대교구, 일본, 65 ▲ 파블로 비르질료 시옹코 데이빗 주교, 칼루칸교구, 필리핀, 65 ▲ 라디슬라프 네멧 대주교, 벨그라드대교구, 세르비아, 68 ▲ 하이메 스펭글러 대주교, 포르토 알레그레대교구, 브라질, 64 ▲ 이그나체 베시 도그보 대주교, 아비잔대교구, 아이보리코스트, 63 ▲ 장-폴 베스코 대주교, 알지에르스대교구, 알제리, 62 ▲ 파스칼리스 브루노 시우쿠르 주교, 보고르교구, 인도네시아, 62 ▲ 도미니크 조셉 마티우 대주교, 테헤란-이스파한대교구, 이란, 61 ▲ 로베르토 레폴레 대주교, 토리노대교구, 이탈리아, 57 ▲ 발다사레 레이나 주교, 로마대리구장, 이탈리아, 53 ▲ 프란치스 레오 대주교, 토론토대교구, 캐나다, 53 ▲ 롤란다스 마크리카스 대주교, 로마 성모대성당 부수석사제, 52 ▲ 미콜라 비초크 주교, 멜보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우크라이나교구, 호주, 44 ▲ 티모시 레드클리프 신부, 도미니코회, 79 ▲ 파비오 바지오,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이민과 난민국장, 이탈리아, 59 ▲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몬시뇰, 교황청 국무원 교황 순방 담당, 인도, 51

2024-10-13

교황, 전쟁 지역 평화 위한 기도와 단식 호소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되는 10월 7일이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로 지낼 것을 간곡하게 호소했다. 교황은 10월 2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개막미사를 주례한 뒤 이같이 말하고 “전쟁의 바람과 폭력의 불꽃이 온 나라와 국민들에게 휘몰아치고 있다”며 “전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은 인류를 위한 봉사라는 자신의 소명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시노드 개막미사에 참석한 모든 대의원들에게 10월 6일 자신과 함께 성모대성당을 방문하고 평화를 위해 성모님께 진심으로 탄원하자고 권고했다. 교황은 “우리 모두 함께 걸어가자”며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의 바람이 우리를 인도해 주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전쟁 지역의 평화를 호소하는 기도와 단식의 날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 지속적인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교황은 2013년 9월 7일 교황 즉위 후 6개월이 채 못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수천 명의 순례자들과 함께 시리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친 바 있다. 2017년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의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을 호소했고, 2020년에는 레바논 베이루트, 2021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또 2022년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성모님께 봉헌했다. 마로니트 가톨릭교회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라 레바논에서 이어지는 “재난 수준의 공포에 직면해 슬픔을 표시”하고 평화 회복을 촉구했다. 마로니트 전례 교회들은 월례 회의에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고 국제 사회에 “즉각적인 정전을 위해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해줄 것”을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급습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은 10월 7일로 1년이 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제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중동의 반미 및 반이스라엘 무장 세력 전체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5일 기준 팔레스타인 주민 중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1825명이고 부상자가 그 2배가 넘는 9만6910명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자 인구 6% 이상이 사망 또는 부상을 당했다. 실종자 수도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쟁 피해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전 세계 곳곳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4만 여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런던 시내를 행진하고,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지에서도 수많은 군중들이 휴전과 평화회복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20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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