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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 역주」…비오 9세 교황 칙서 옛 한글 번역본 해제

박지순
입력일 2025-05-21 16:15:04 수정일 2025-05-21 16:15:04 발행일 2025-06-01 제 344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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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문석·서원모·조한건 신부 번역 및 주해/327쪽/2만4000원/동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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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 9세 교황이 1854년 선포한 라틴어 칙서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Ineffabilis Deus)의 1860년대 한글 번역본을 해제한 후 라틴어와 옛 한글로 다시 편집하고 현대어로 번역한 책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 역주」가 나왔다. 번역과 주해는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 곽문석 안양대학교 HK교수, 서원모 장로회신학대학교 고대교회사 교수가 맡았다.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 한글 번역본의 존재는 조선대목구 제4대 교구장 성 베르뇌 주교(1814~1866) 서한에 조선에서 국경 너머로 보냈다고 언급돼 있지만 실제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다가 곽문석 교수가 교황청 도서관 디지털 문서고(분류번호 Biblioteca Apostolica Vaticana Sire.L.13)에서 발견했다. 

그 후 한국교회사연구소가 2021년 10월 1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2층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 한글 번역본이 처음 공개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와 안양대학교 HK+ 사업단이 공동연구 과정을 거쳐 이번에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 역주」가 나오게 됐다.

조한건 신부는 “라틴어 본문과 대조해 옛 한글 번역의 단어와 어구, 표현 등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규명했다”며 “옛 한글 전체 문헌에 대한 역주 작업을 한 것은 물론, 전체 어휘를 라틴어 단어와 대조해 하나의 어휘 사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에 한국천주교회는 개신교와 협업해 공동번역성서를 갖게 된 것처럼 지금보다 오히려 천주교와 개신교의 연구와 협업이 잘 이뤄졌다”면서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 역주」 발간과 연구 작업이 서로의 학문을 공유하고 참된 진리와 복음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