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우리 시대의 청년은 왜 우파가 되었는가’ 콜로키움 사회 이슈로 극우화된 집단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
일부 2030세대 청년 남성들이 최근 우경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들이 보수적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 아니라 진보 정당과 이들의 정책, 586세대로 대표되는 기성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과 강한 거부감이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알렉산데르 신부)는 5월 17일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이냐시오카페에서 ‘우리 시대의 청년은 왜 우파가 되었는가’를 주제로 콜로키움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국면에서 극우화된 일부 청년 남성이 사회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청년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제·수도자·평신도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송경호 연구원(연세대학교 정치학과 BK21교육연구단 박사후연구원)은 발제에서 “청년 남성들은 안보 이슈에서는 보수적이지만 경제·노동 이슈에 대해서는 오히려 다른 연령층보다 진보적인 경향도 보인다”며 “이들의 보수화가 단순히 전통적 이념 스펙트럼의 ‘우클릭’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전통적 보수가 권위에 복종하고 기득권 구조를 옹호한다면, 청년 우파들은 반대로 권위에 대한 반감, 기득권 엘리트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청년들이 현재의 기득권층으로 인식하고 있는 대상은 과거에 기득권층에 반발했던 진보 엘리트”라고 했다.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이우창 조교수는 “취업난 등 현실 앞에 좌절한 청년 남성의 진보 진영 이탈은 2018년경 추진된 정부의 여성친화 정책 등에 대한 반발로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왔다"며 "하지만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로 이 양상이 확연히 드러나기 전까지 진보 진영은 청년 이탈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이들의 불만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탈을 우경화, 즉 보수적 가치에 대한 지지로 바로 연결 지을 수 없고, 오히려 이들은 보수 진영의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발제자들은 청년 남성들의 요구를 공적인 담론의 영역으로 이끌어 올 정치적 대표자의 부재와 극우 유튜버들의 등장이 청년들 중 일부를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으로 몰았다고 봤다. 또한 정치권이 이와 같은 청년 남성들의 불만을 이용해 ‘혐오의 정치’로 표심을 노린 점도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발제자들은 한국 청년 남성들의 정치적 양상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도 인정했다. 또한 극우 청년 남성들과 단순히 보수 진영을 지지하는 청년 남성들을 한 부류로 볼 수 없다는 등의 한계도 지적했다.
콜로키움에 참가한 작은형제회 JPIC 위원장 양두승(미카엘) 신부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젊은 청년들의 성향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는 자리를 통해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다”며 “평소 교회가 구체적으로 잘 다루지 않던 주제로 콜로키움을 마련한 예수회와 사목자를 비롯한 평신도들에게 의미 있는 내용을 분석하고 소개한 발제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