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종교 만남] 세계 최대 불교대백과사전 ’가산불교대사림‘ 42년만에 완간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이 완간됐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6월 25일 지난 2월 가산불교대사림 제17~20권을 출간함으로써 20권에 달하는 전권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현대 한국 불교 최고의 학승(學僧)으로 손꼽히는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1932~2012) 스님이 동국대 불교대학장 재직 때인 1982년 편찬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한 지 42년 만이다. 원고 작업은 이미 지난 2022년에 모두 마무리됐지만 특수 용지에 특수 잉크로 인쇄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 출판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해 말 인쇄가 완료됐고 올해 2월에야 제본 등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제어만 총 11만 9487항이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34만 286매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다. 일본의 ’망월불교대사전‘이 7136개 항, 대만의 ’불광대사전‘이 2만2800개 항의 표제어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그 방대함을 알 수 있다. 제본된 책은 전 20권, 26만6697쪽이다. 가산불교대사림은 초기·근본·부파·대승·밀교·선불교 등 시대순에 따른 사상적 변천과 인도·남방·티베트·동북아 등 각 지역의 변이, 토착, 신조어 등의 변화도 수용함으로써 불교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담았다. 특히 한자와 산스크리트·팔리·티베트어 등 범불교권 언어를 병기해 술어의 기원과 해제를 다원화해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이미 출간된 일본, 스리랑카, 독일 등의 불교 사전을 비평적으로 참고하면서 기존 연구 성과를 반영했으며, ‘고려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 ‘신수대장경’ 등 대장경류 및 원전류 1000여 종을 체계적으로 용례화했다. 가산불교대사림은 불교를 연구하는 학자 외에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한글화된 대중적 사전이라는 점에서 한국 불교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한국천주교회는 1993~2006년 총 12권으로 된 ‘한국가톨릭대사전’을 간행한 바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가 편찬한 이 대사전은 총 9960쪽 분량에 8000여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2024-07-07

[이웃종교 만남] 국내 각 종교의 기후위기 대응

올여름 한반도에는 역대 최악의 폭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년 동안 가장 가파른 폭염 증가세를 보인 도시는 서울로, 서울의 폭염은 무려 73배나 늘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일이 아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미미하다. 국제사회, 기업과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에 실망한 시민사회, 특히 종교인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선 이유다. 가톨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2015) 이후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섰고 2022년부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통해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러 교구에서 탄소중립을 선언, 지구를 달구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고 각 본당에서는 생태환경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생태환경운동 단체를 조직해 환경보호를 신앙적 소명으로 삼고 있다. 국내 이웃종교들 역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폭넓은 생태환경 운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종단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종교계의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지난 2020년 연대기구를 결성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가 연합한 종교환경회의는 그해 9월 종교인 기후행동 선언을 발표하고 종교인들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 원불교, 햇빛발전소 원불교는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불교는 원불교환경연대를 중심으로 핵발전소 저지 운동과 4대강 사업 반대에 참여하는 한편, 덜 쓰고 덜 만들고 덜 개발하는 ‘3덜 운동’을 추진했다. 나아가 대안 모색 차원에서 2013년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둥근조합)을 창립해 불과 3년 만인 2016년 태양광발전소 100개 만들기 사업을 완료했다. 나아가 2030년까지는 600개 모든 교당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세울 예정이다. 2023년 조합 창립 1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한 둥근조합은 나아가 ‘RE100원불교’(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는 원불교)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교당의 지붕에서 세상의 지붕으로’를 목표로 햇빌발전소를 원불교 교단 밖으로도 확산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 개신교, 녹색교회 1981년 설립된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전신으로 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대표적인 개신교 내 환경운동 단체다. 생태환경운동에 모범적인 교회를 선정해 ’녹색교회‘로 지정해 왔다. 올해까지 지정된 녹색교회는 모두 130여 개.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따라 교회 탄소중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현재 대비 50% 감축, 2040년까지 100% 감축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지난해 6월 4~10일을 기후환경주간으로 선포, 신학자와 환경전문가를 통해 연구논문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예배자료인 설교문과 기도문, 그리고 인식개선과 실천을 위한 칼럼과 실천 매뉴얼, 영상과 캠페인 송 등을 제공했다. ■ 불교, 저탄소 생활 실천 환경 문제 대응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불교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주목,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2020년 6월 불교기후행동을 발족하고 불교기후학교를 개설했다. 불교계는 특히 채식 운동을 기후위기 대응의 유력한 방안으로 추진했다. 이듬해 6월에는 ’탄소중립과 생명 전환을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후위기 관련 세미나를 통해 불교계의 기후위기 대응 방향과 목표를 논의했다. 조계종은 2022년 ’저탄소 생활 실천 안내서‘ 사찰편과 불자편을 배포, 개인과 사찰 모두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실천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했다. 같은 해 불교 내에서는 처음으로 제1호 햇빛발전소 설립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2023년 불교환경연대 부설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 경기도 고양시 법문사에 제1호 발전소 ’비로자나고양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 성공회, 창조절 기도운동 세계 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는 2022년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와 함께 기후위기 공동대응을 다짐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환경 운동을 시작한 대한성공회는 2021년 11월, 이전의 대한성공회 환경연대를 대한성공회 생명기후연대로 재설립, 이를 중심으로 성공회의 생명생태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성공회는 특히 2023년 9월 첫 주부터 5주간을 교단 차원에서 ’창조절‘로 선언하고 각 교회의 상황에 맞게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창조절 동안 환경을 위한 기도 운동을 전개하고 개인 컵 사용과 나무 심기, 나눔 장터, 차 없는 주일, 탄소 금식 등 다양한 탄소중립 실천에 나섰다. 사제복을 식물성 및 재활용 원료를 섞은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하는 운동도 전개했다.

2024-07-07

[이웃종교 만남] “부처 핸섬!” 엄숙함 잠시 잊고 젊은이 매료시키다

불교가 ‘힙’해지고 있다. ‘힙하다’는 말은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이다. 최근 각종 불교 행사들은 오랜 전통 종교의 하나로서, 심오한 종교적 진리를 담고 있으면서도 현대인들의 심성과 취향에 적극 반응하는 현대적 감각을 드러낸다. 불교 문화가 곳곳에 드러나는 시기인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연등회 공연 때 2030 청년 관객 수만 명은 ‘극락왕생’이나 ‘부처핸섬’을 외치며 환호했다. ‘뉴진 스님’ 윤성호씨가 이끄는 디제잉 공연은 생기에 넘친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클럽이나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고즈넉한 산사의 아침, 목탁 소리에 어우러지는 염불, 장삼을 입은 노스님의 합장 등 번잡한 속세를 떠난 초연함만이 불교 문화의 상징이 아니었다. 딱딱하고 엄숙하지 않게,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의 넘치는 열정과 생기를 그대로 인정하고 북돋우는 종교적 공간과 시간이 ‘힙’한 불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삭발로 연예 활동을 하던 뉴진 스님의 불교계 행사에서의 첫 공연은 2023년 연등회부터였다.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지난 4월 서울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일대에서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절정을 이뤘다. ‘재밌는 불교’를 슬로건으로 기획된 올 박람회에는 전통적이고 종교적인 측면이 강조된 예년 행사들에 비해 3배 이상의 방문객이 쏟아졌다. 놀랍게도 기간 중 박람회장을 찾은 13만 명 중 80%가 2030 젊은이들이었다. 이러한 ‘힙’한 행사를 주도한 것은 역시 뉴진 스님, 그리고 ‘꽃스님’으로 유명한 화엄사 범정 스님 등의 셀럽이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폭발적 관심과 참여를 셀럽의 인기로만 설명하긴 힘들다. 각종 굿즈와 영상, 대화와 상담 코너가 인파로 넘쳐났다. 심지어 출가 상담 부스에도 30분 이상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불교가 전통적인 ‘전법’ 외 대중에게 다가간 사례는 꽤 있다. 법륜 스님, 혜민 스님 등 폭넓게 대중적 인생 멘토로 여겨진 스님들이나 이미 한국적 종교 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 잡은 템플 스테이는 ‘힙’한 불교의 잠재적 수요 대상이었다. 그런 가운데 조계종은 불교 대중화를 위한 방편의 하나로, 엄숙한 종교 이미지를 훼손할 위험에도 불구하고 파격을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은 종교 인구, 특히 미래 세대의 감소에서 비롯된 절박함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격한 탈종교화 추세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비단 불교뿐만 아니라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성 종교가 공통적으로 체감하는 위기 상황이다. 불교의 경우 젊은 세대 신자 감소가 심각한 지경에 20대 이하 불교 인구는 소멸에 가까운 수준이다. 종단 차원에서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강화하는 이유다. 뉴진 스님의 공연은 위기 대응 차원에서의 선택인 만큼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정식 승려가 아닌 셀럽이 삭발에 승복을 입은 공연은 불교에 대한 희화화, 모독이 될 수 있다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거부됐다. 이어 한 불교계 신문의 공개 논쟁을 통해 출가 승려 복장으로 진행되는 풍자와 패러디에 대한 찬반 논란이 빚어졌다. 한승훈(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뉴스레터 기고글 ‘불교적 힙함이란 무엇인가’에서 ‘힙함’과 ‘쿨함’을 구분한다. 즉, 뉴진 스님 공연은 ‘불교가 대중문화를 가지고 노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힙’하다기보다는 ‘대중문화가 불교를 가지고 놀아도 화내지 않는 쿨함’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따라서, ‘쿨함’을 넘어 ‘불교적 힙함’을 추구하는 열정과 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2024-06-23

[이웃종교 만남]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 별세

20세기 가장 뛰어난 개신교 신학자로 꼽히는 독일의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 박사가 6월 3일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몰트만 박사는 개신교와 가톨릭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신학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2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징집돼 영국군 포로가 됐다. 후일 자서전에서 그는 전쟁 당시 체험을 통해 희망과 고통의 의미, 인간이 어떻게 비인간적인 세상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포로수용소에서 성경을 접해 신앙을 갖게 되고, 라인홀드 니버의 저서 「자연과 인간의 운명」을 통해 신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괴팅겐대학교에서 1952년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58년부터 본대학교, 튀빙겐대학교 등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이후 튀빙겐대학교 명예교수로 봉직했다. 「희망의 신학」(Theology of Hope, 1959)과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The Crucified God, 1972) 등 4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특히 「희망의 신학」에서 부활에 대한 희망을 바탕으로 하되 ‘지금 여기’의 하느님 나라 건설에 주목함으로써 해방신학에 영감을 주었다. 또한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에서는 성부께서 예수의 수난과 고통을 함께 겪으신다고 말했다. 이는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인류가 고통을 허락하시는 하느님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교회일치 운동에도 적극 참여, 1963~1983년 세계교회협의회 신앙직제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가톨릭의 개혁기관지 ‘콘칠리움’(Concilium)의 공동 출판위원을 맡기도 했다. 한국교회와도 깊은 인연을 갖고 많은 한국인 제자를 양성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서울신학대학교와 한신대학교에서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2024-06-23

[이웃종교 만남] 이슬람 성지순례 하즈(Hajj) 열려

이슬람교의 최대 연례 행사인 ‘하즈’(Hajj·성지순례)가 지난 6월 14~19일 열렸다. 하즈는 이슬람 신자들이 지켜야 하는 ‘다섯 기둥’(의무) 가운데 하나로 이슬람력으로 매년 12월 7~12일 치러진다. 이는 7세기 선지자 무함마드가 아라비아반도(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행한 순례를 따라 실행하는 의식으로, 무슬림들은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신앙의 의미를 되새긴다. 사우디아라디아의 도시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하는 성지순례는 무슬림이라면 평생 한 번은 해야 하는 의무지만 건강과 재정이 허락되지 않은 경우는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많은 이슬람교도들은 다섯 기둥의 의무를 지키도록 건강을 관리하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순례자들은 시작 전날, 목욕하고 의복을 갖춘 뒤 메카의 대사원을 찾아 카바신전을 일곱 바퀴 도는데 이는 이슬람 공동체가 하나가 돼 신을 예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어 인근의 두 언덕 ‘사파’와 ‘마르와’를 일곱 번 왕복한다. 하즈가 시작되면 순례자들은 찬양과 기도와 함께 악마를 내쫓는다는 의미로 일곱 개의 돌을 던지고 희생제를 치르는 등 중요한 의식을 치름으로써 ‘하지’라는 칭호를 얻고 순례를 마친다. 매년 하즈에 참여하는 무슬림은 200만 명을 오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는 240만 명에 달했다. 올해 하즈 기간에도 약 2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만큼 안전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 2015년에는 압사 사고로 최소 200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하즈 기간이 여름과 겹쳐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나오고 있다.

2024-06-23

이슬람은 평화와 사랑의 종교…'철저한 실천'으로 신앙 굳건히 지켜

이슬람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오해와 편견은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라 서구인들이 오랫동안 만들어 전파한 잘못된 상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국 이슬람교의 한국인 종교 지도자인 이주화 이맘(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으로부터 이슬람교가 사랑과 자비의 종교이며 모든 무슬림들은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유일하신 창조주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형제임을 확인했다. Q. 이슬람교는 어떤 종교인가요? 이슬람교는 유일신 창조주 하느님을 믿는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하느님, 하나님이라고 믿음을 고백하는 바로 그 창조주를 이슬람도 하느님, ‘알라(Allah)’라고 부르며 신앙을 고백합니다. 아담을 빚으셨고 아브라함과 모세, 예수님을 보내신, 유다인과 그리스도교인들이 믿는 바로 그 창조주 하느님을 이슬람도 믿습니다. 이슬람 신앙생활의 5가지 기둥은 신앙의 증언(샤하다), 예배(살라), 단식(씨얌), 희사(자카), 성지순례(핫즈)입니다. 믿음을 고백하고 매일 5번의 예배를 드리며, 라마단 시기 단식을 실천합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재물을 희사할 의무를 갖고 있으며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반드시 메카로의 성지순례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러한 신앙적 의무들을 철저하게 지켜나감으로써 이슬람교도들은 신앙을 증언하고 삶으로 실천합니다. Q.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적지 않습니다. ‘이슬람’이라는 용어는 ‘평화’라는 뜻입니다. 폭력과 테러를 이슬람과 연관 짓는 편향된 인식은 잘못입니다. 전 세계 인구 25%를 차지하는 거대 종교가 전쟁과 폭력을 일삼는 종교라면 지구상 평화가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이슬람교의 가르침은 사랑과 자비, 평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역사를 조금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라비아반도가 이슬람화된 것은 선지자 무함마드가 10년 동안 이룬 성과지만 이는 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통한 것이었습니다.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라는 편견도 있습니다. 9·11 테러 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슬람 인구는 70~80만 명에서 400만 명까지 늘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억압이 이슬람교의 가르침이었다면 과연 그 많은 여성들이 개종했을까요? 우리가 이슬람교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은 근거 없는 오해와 편견입니다. Q. 이슬람교 신자가 한국에서는 적지만 전 세계적으로 18억 명입니다. 이슬람교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나요? 많은 한국인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 이슬람교가 다수 종교를 차지하는 나라를 여행해 그곳에서 이슬람교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개종하곤 합니다. 부정적인 인식만 갖고 있다가 막상 무슬림들을 만나서 그들이 지닌 순박함과 순수함, 정직함과 환대의 모습들을 체험하면서 그런 것들이 매력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종교적으로 세속화된 세상에서, 상업화된 물질문명에 빠져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초월적인 가치에 대한 이끌림을 이슬람교가 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문화적인 병폐, 사회적인 어려움들 속에서 이슬람교가 제시하는 삶의 형태가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Q. 선교는 모든 종교의 기본적인 소명인데요, 한국 사회에서의 선교활동은 어떻게 해나가고 계신지요? 쿠란의 가르침에 담긴 기본적인 도덕성 등이 선교의 시작입니다. 쿠란은 사람들을 이슬람교, 하느님의 길로 초대함에 이어 좋은 말과 친절함, 지혜로써 행하라고 가르칩니다. 모름지기 이슬람 신앙을 가진 무슬림이라면 그가 어떤 상황에 있든지 무슬림으로서의 모범적인 삶이 몸에 배어있어야 합니다. 이는 이슬람 국가에 살든 아니면 한국처럼 이슬람이 소수 종교인 지역에 살든 모범적인 신앙인의 삶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지요. 선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쿠란에 담긴 이러한 가르침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범적인 신앙생활이 이웃들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그것이 바로 이슬람 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폭력·테러 행위와 연관 짓고 여성 억압한다는 등 인식 ‘편견’ 좋은 말로 친절·지혜 베푸는 모범적인 신앙인의 삶 강조 반드시 매일 5번 예배하는 등 강한 종교적 의무 주기적 실천 이슬람교에 매력 느끼고 찾는 젊은이들 많아 Q. 탈종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성 종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탓도 있을 것입니다. 이슬람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강력한 실천을 요구합니다. 물론 이슬람교에서도 냉담 교우들, 신앙이 느슨해진 분들이 있겠지만, 매일 일상 삶에서 주어지는 종교적 의무들의 철저한 준수에 대한 요청이 신앙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자극이 됩니다. 예컨대, 그리스도교는 대개 주일에 교회에 가지만, 이슬람교 신자들은 하루에 반드시 5번의 예배를 해야 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더라도 그 안에서 예배를 해야 합니다. 이런 실천은 믿음의 끈을 잠시라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다짐입니다. 라마단 단식, 반드시 성지순례를 해야 하는 의무 등 강한 종교적 의무의 주기적 실천을 통해 느슨해진 신앙이 자극을 받고 다시금 믿음의 생활을 다지게 됩니다. 이러한 강한 규율이 진입 장벽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실천을 원해서 이슬람을 찾아오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신앙의 참맛은 사실 철저한 실천을 통해 맛볼 수 있습니다. Q. 종교간의 대화와 연대의 노력은 항상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종교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적 가치가 서로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그 가치와 특성, 역할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종교 단체나 교단들이 많습니다. 사실 한국의 대부분 기성종교들은 외래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와 불교 등 규모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종교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다양한 우리나라의 종교 문화를 수용하고 폭넓게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많은 교류를 갖는 이웃 종교가 가톨릭교회입니다. 여러 성당에서 강의를 요청하시기도 하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자주 저희를 찾기도 하십니다. 이웃 종교와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웃 종교들로서 저희들 모두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포용할 때 친교도 깊어지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이슬람교는 비록 한국 사회에서 소수 종단이지만 국제적으로는 큰 공동체로서 한국 사회 속에서도 나름의 기여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2024-06-09

[이웃종교 만남] 유교 최종수 성균관장

불교, 도교와 함께 유불선(儒佛仙)으로 불리며 동아시아의 전통적 철학이자 종교사상으로 이어져온 유교는 한국 민족의 문화와 정신세계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유교의 본산이라 할 성균관(成均館)의 수장인 최종수(83) 성균관장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르침들을 유교 전통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23년, 유교의 현대화를 약속하면서 제34대 성균관장으로 선출된 최종수 관장을 경기도 과천 한국효문화센터에서 만났다. 최 관장은 1941년 경기 과천에서 태어났고 과천향교 전교, 성균관 부관장, 전국향교재단이사장협의회장, 전국문화원협의회장을 지냈으며 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Q. 유교적 사고와 전통 속에서 살지만 정작 핵심적인 가르침을 잘 알지 못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유교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지요? 최종수 관장(이하 최): 유교에 대해 자주 삼강오륜(三綱五倫)의 가르침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의 근본 사상은 인의예지(仁義禮智)라고 할 수 있고, 그중에서도 특히 인(仁)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질다’라는 의미인데 이는 그리스도교의 사랑이나 불교의 자비와도 상통합니다. 같은 뜻의 다른 표현이지요. 나아가 공자께서는 ‘인’, 즉 사랑의 실천을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人)이라 말씀하십니다. 자기 욕망을 억제하고 자신을 극복해 예로 돌아가 인을 실천하는 것, 이것이 인 사상의 근본입니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제자 안연에게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Q. 유교를 유학이라고도 부릅니다. 유교는 종교인가요? 최: 많은 이들이 유교를 도덕이나 철학, 생활규범으로만 여깁니다. 하지만 유교는 종교이고 그걸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문이 유학입니다. 공자님의 제자 자로(子路)가 물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갑니까?” 종교의 궁극적인 질문이지요. 공자께서는 이에 대해 “살아서의 일도 모르는데 죽어서 일어날 일을 어찌 묻느냐”며 “살아 있을 때라도 제대로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교의 종교적 측면은 경천사상(敬天思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공자의 말씀과 유교 경전에는 상제(上帝)와 천(天) 사상이 담겨 있어 하늘에 절대신이 존재함을 가르칩니다. 상제와 천은 우주와 인간을 주재하는 초인간적이고 초자연적인 공경의 대상이며, 인간을 감찰하고 화복을 내려주는 무한한 권위를 지닌 존재입니다. 이러한 존재를 전제로 인간은 하늘이 부여한 덕(德)을 잘 보존하고 지킴으로써 그 책무와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공자님의 가르침입니다. 사후에 대한 가르침보다는 살아서 지켜야 할 도리를 더 강조하는 듯 보입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씀처럼 죽음보다는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함으로써 유교의 종교성은 일상 삶 속에서 더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교는 종교이자 연구 학문 ‘인의예지’ 근본으로 ‘경천사상’ 통해 신의 존재 부각 격식과 형식 넘어 현대사회 문제 해결 노력할 것 Q. 오늘날 유교가 사람들에게서 멀어진 듯합니다. 이유가 무엇이며, 유교의 현대화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요? 최: 삼국시대 이전부터 유교 사상이 동아시아에 전해졌습니다. 유교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멀어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부터입니다. 근대화와 국권 상실의 역사적인 아픔들 속에서 나라 전체가 격동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외래종교와의 긴장과 갈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유교는 그 근본적인 가르침을 새기지 않고 교리와 인의예지의 격식과 형식에 매여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폄훼되고 왜곡됐으며, 지금까지도 오해와 잘못된 인식이 남아있게 됐습니다. 유교의 현대화는 이러한 오해를 불식하고, 격식과 형식을 넘어서 유교의 근본정신을 현대인들의 심성과 눈높이에 맞게 제시하려는 것입니다. 유교는 변화의 철학입니다. 온고지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천주교는 유교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박해의 시작이 유교적 제사로부터 비롯되기도 했습니다. 상호 이해와 대화는 어떻게 가능할지요? 최: 조선에 천주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유교와 갈등을 빚었던 역사적인 체험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성리학과 주자학 위주의 조선시대 유교에게 유일신인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종교는 거부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래종교에 대한 거부감보다 유교 내부적인 요인이 더 컸던 듯합니다. 치열한 당쟁으로 인해 수많은 갈등의 관계들이 만연한 가운데 외래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곧 참혹한 박해로 이어졌습니다. 역사적인 아픔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유교가 종교라고 할 때, 유교와 천주교의 상호 이해와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유교에서는 하늘을, 천주교에서는 천주님을 믿습니다. 교리나 공경의 방법은 다를지라도 신을 모시고 사랑을 실천한다는 근본은 같습니다. 이웃종교를 존중하는 마음은 모든 종교가 공통적으로 반드시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Q. 오늘날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사회 속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최: 먼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고 반걸음씩만 물러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종교인들은 이러한 태도의 모범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다종교 사회이면서도 종교간 충돌이 거의 없는 것은 평화를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전통문화가 계승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가운데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종교간 이해와 협력을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들의 해결에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유교적 가르침 안에서는, 사람과 사람 간의 올바른 관계인 인륜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중 수신(修身)과 안인(安人)의 가르침이 중요합니다. 수신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며, 안인은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올바른 삶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효(孝), 형제간 우애를 지키는 제(弟),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충(忠), 자기 행동에 믿음을 가지며 올바르게 실천하는 신(信)도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Q. 마지막으로 가톨릭신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최: 천주님의 가르침대로 우리 모두가 함께 사랑을 실천하도록 노력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특별히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는 전통적인 가정을 효(孝)의 가치를 중심으로 되살리도록 노력합시다. 이는 자녀들에게 효를 무조건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를 공경하며 형제들끼리 우애를 지키는 것이 효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면서도 외면되고 있는 효를 이 시대에 맞게 되살리는 것 또한 종교인들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4-05-12

[이웃종교 만남] 대한성공회 이경호 주교

성공회는 ‘가톨릭 전통을 유지하는 개신교’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신앙 전통과 신앙의 개성을 무시하지 않는 포용의 자세를 특징으로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신자 수가 미미하지만 세계성공회는 단일교단으로서는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다음으로 교세가 크다.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이자 서울교구장인 이경호(베드로) 주교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주교관에서 만났다. - 성공회가 가톨릭교회와 어떻게 다르며 형제교회로서 일치를 이룰 수 있는 점은 무엇인지요? ▲ 이경호 주교(이하 이): 성공회는 다른 개신교 교회와는 달리 주교·사제·부제의 삼품 성직 제도를 지켜왔고, 초대교회의 신앙과 전통, 전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루터나 칼빈과 같은 종교개혁자들의 신학과 신앙도 받아들였습니다. 성경과 전통, 이성의 삼중 권위를 중심으로 공동의 분별과 식별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가톨릭교회처럼 교황이나 추기경 같은 직제는 없습니다. 이런 점들에서 성공회는 ‘개혁된 가톨릭교회’이면서, ‘교황이 없는 가톨릭교회’이며, ‘교리에 너그러운 정교회’입니다. 그리고 가톨릭이나 정교회처럼 전례적인 교회로서 서로 친밀한 형제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성공회에서는 여성 사제가 있지만 그동안 오랜 진통의 역사가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 이: 세계성공회 여러 나라에서는 1980년 이전부터 여성에게 사제품을 주었습니다. 대한성공회는 1990년대부터 여성 사제 서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서울교구는 주교 자문위원회로 여성 성직 준비위원회를 설치해 성서적, 신학적, 사목적 차원에서 여성 성직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94년에 첫 여성 부제, 2001년에 첫 여성 사제가 탄생했습니다. 세계성공회에는 현재 100명이 넘는 여성 주교들도 있습니다. 1998년 20명, 2008년 40명, 2020년엔 100명이 넘었습니다. 10년마다 두 배씩 늘어난 셈이지요. 지금은 신자들이 여성 사제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특히 40~50대 여성 신도들이 속 깊은 얘기를 나누기 위해 섬세하고 따뜻한 여성 사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 성공회는 신앙의 실천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성공회를 ‘진보적’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대한성공회는 선교 초기부터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힘든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영등포 산업선교와 태백 탄광촌에 가서 힘든 사람들을 돌보았고,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민주화를 위해서, 그리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나눔의 집을 설립하며 도시 빈민 선교를 시작하였고, IMF 이후부터는 노숙인들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했습니다. 선교 초기부터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성공회 역시 모든 신자들이 신앙의 사회적 실천이나 진보적 태도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보수적 입장 역시 존재하지요. 이러한 입장의 차이들을 넘어서 복음적 가르침을 실천해야 하는 고민도 큽니다. - 같은 맥락에서 동성애와 성 소수자에 대한성공회의 열린 자세도 인상적입니다. ▲ 이: 세계성공회 안에서 동성애에 대한 입장은 교회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서구와 달리 아프리카 대부분 나라와 동남아시아 몇몇 나라는 강하게 반대합니다. 대한성공회는 아직 공식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지만, 계속 연구하고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이나 종교재판, 흑인 노예제도나 인종차별, 여성 차별 등 당대에는 당연했던 일들이 지금 우리 눈으로 보면 잘못한 부분도 많습니다. 동성애와 성 소수자의 문제도 이와 같습니다. 이 문제를 예수 그리스도의 눈과 마음으로 살피고 접근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율법학자나 바리사이파와 다르게 안식일 법, 정결법, 성전을 중심으로 희생 제사와 죄의 용서에 대해서 전혀 다른 입장과 견해를 가지고 사람들을 환대하셨습니다. 하느님 사랑 안에서 모든 인간은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성공회는 올해를 창조질서 회복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기후위기 대응, 녹색 성공회로의 패더라임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 생태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성공회 전체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깁니다. 대한성공회는 기후위기, 기후변화의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지난해 9월 한 달을 창조 절기로 시범 실시한 바 있습니다. 최근 주교원 회의에서 이 문제를 본격 논의했고, 6월에 열리는 전국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창조절 제정을 결의할 예정입니다. 또 올해 사순 시기 극기 헌금으로는 몽골에 나무를 심기로 했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교회마다 환경 지킴이를 두세 명씩 임명하도록 하는 등 범교회적으로 생태환경 보호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 탈종교화 시대에 모든 종교인들의 고민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이: 한국 사회에서 우리 그리스도교에 대한 신뢰와 영향력은 점점 약화 되고 있습니다. 종교사회학자들은 25년 후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와 같은 주요 원인은 교회가 예수의 정신, 혼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복음의 정신이 신앙인들과 교회 안에서 살아나야 합니다. 복음의 진리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많은 이들이 세상의 논리로 교회의 신앙을 판단하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런 논리에 힘을 잃은 것은 우리 자신이 세상의 질서와 가치에 물들었기 때문입니다. - 양극화된 사회 속에서 종교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요? ▲ 이: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여러 문제가 뒤섞여 있어서 어느 때는 선과 악을 구분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복잡한 사회 현실 속에서 신앙인 개인이 모든 문제를 끌어안고 싸우면서 살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어느 한 교단이 혼자서만 잘한다고 이 싸움에서 이길 수도 없습니다. 지금은 건강한 신앙인, 건강한 교회, 건강한 교단들이 어떻게 연대해서 불의와 어둠, 악과 싸워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많은 공동의 노력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가톨릭과 성공회를 포함해 모든 건강한 교회들이 각자 자기 교회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들과 어떻게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고 노력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2024-04-14

[이웃종교 만남] 한국 정교회 대교구장 암브로시오 조그라포스 대주교

동서방 교회는 1054년 교회 분열 전까지 1000년 이상 함께 존재한 형제교회다. 가톨릭교회와 개신교가 서방 전통의 계승자라면 정교회는 동방 전통의 계승자다. 한국 정교회 대교구장 암브로시오 조그라포스 대주교는 1960년 그리스에서 태어나 1991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이어 1998년 12월 23일 한국 정교회에서 사목활동을 시작, 2008년 7월 20일 한국 대교구장에 착좌했다. - 가톨릭교회와 정교회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 암브로시오 조그라포스 대주교(이하 대주교): 다른 점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많지요. 1000년 동안 같은 길을 걸어왔고, 분열 후에도 형제 교회임을 전제로 복음 선포를 위해 같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일치를 위한 대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교황 수위권. 다른 하나는 공의회 제도에 관한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분열 전에는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깊이 성찰함으로써 교회 일치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마음으로 교회 일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양 교회의 수장이 서로 깊은 형제애를 느끼고 있는 만큼 교회 일치를 향한 더 큰 발걸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정교회의 한국 선교 역사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 대주교: 1900년 2월 17일에 서울에서 처음으로 정교회 성찬 예배가 거행됐습니다. 2004년 한국 정교회 대교구가 설립돼 올해가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지난 124년 동안 러일전쟁,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한국 민족의 위기 속에서 정교회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사목자가 부족했습니다. 한국 정교회 신자들은 종종 이 어려운 시기를 빗대어 스스로 고아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955년 12월 25일, 서울에 있던 신자들이 총회를 열고 목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요청서를 콘스탄티노플 세계총대주교청에 보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이후 총대주교청에서 한국 정교회에 대한 사목적 책임을 맡아왔습니다. - 선교 역사에 비해 교세는 다소간 미미합니다. 현대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선교 활동이 더 필요하지는 않은지요? ▲ 대주교: 선교는 교회의 숨, 호흡입니다. 생명체가 숨 쉬지 않고 살 수 없듯 교회는 선교 없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선교 방법은 다른 종교와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와서 보시오”(요한 1,46)라고 선포합니다. 개종을 강요하지 않고 귀감과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돕습니다. 선교는 말과 침묵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선교에 수사학적 지식, 말재주, 언변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침묵을 통한 선교는 우리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알려줍니다. 최근 시성된 그리스 출신의 가브릴리아 수녀는 인도어를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인도에서 선교를 하느냐는 물음에 미소, 어루만짐, 눈물, 기도, 사랑, 이 5가지로 선교한다고 말했습니다. - 교회 일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 대주교: 질문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분열에 얼마나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나요?” 분열은 죄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하나로 일치시키기 위해 오셨고 그분의 마지막 기도는 우리가 하나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분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가 속한 교회 안에 안주하고 만족합니다. 회개해야 합니다. 급선무는 체계적 교육입니다. 분열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일깨워야 합니다. 두 가지 자세가 필요합니다. 첫째 그리스도께 용서를 구하고, 둘째 겸손하게 형제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사랑과 진리가 모두 중요합니다. “교리 차이는 접어두고 사랑으로 하나가 되자”라는 말은 잘못입니다. 진리 없이 사랑만 강조하는 일치는 거짓된 일치입니다. -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전쟁 옹호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국 정교회의 입장은 무엇인지요? ▲ 대주교: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거룩한 전쟁’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것은 정교회 전체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바르톨로메오 세계총대주교는 이 전쟁은 악마적인 전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모든 전쟁을 배척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형제이기에 모든 전쟁은 형제간의 전쟁입니다. 또한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이기에 결국 하느님께 총을 겨눈 것입니다. 2016년 그리스에서 정교회 공의회가 열려, 종교적 삶에서 나오는 ‘기름’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써야지 전쟁의 불씨를 지피는데 쓰여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전모임에만 참석했던 러시아 정교회는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스러운 전쟁’ 개념을 회칙에 추가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정교회 대표들은 이슬람 극단주의나 가질 법한 생각이라며 반대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정교회가 교회법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한국에 진출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과 동북아시아는 교회법적으로 콘스탄티노플 세계총대주교청의 관할입니다. 따라서 2018년 한국에 들어온 러시아 정교회가 설립한 대한정교회는 교회법적으로 불법입니다. - 우리 사회는 오늘날 탈종교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성 종교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반성도 있습니다. ▲ 대주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종교적, 탈종교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성 종교인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전쟁, 가난, 불평등, 기아, 인종 차별, 기후위기 등 사회악과 불의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사람들에게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칩니다. 서방 그리스도교는 탈그리스도교화됐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만 복음 말씀에 따라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이 행동과 삶으로써 현대인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합니다. 반종교, 탈종교적 현상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탓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 사회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돼 갈등과 혐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종교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 대주교: 불의에 대해 무관심하면 안 됩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서로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나아가 갈라진 집단들 사이에서 종교인들이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성경에 나오듯이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필리 2,8)하시어 인간과 하느님을 연결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지 않으면 분열된 세상에서 교회의 역할은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이를 위한 종교간 협력을 위해 우선 만남과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로서 대화에 참여해야 합니다. -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대주교: 세계가 직면한 3가지 문제, 즉 생태 위기, 팬데믹, 인공지능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첫째, 인간이 파괴해 온 지구 환경을 보호해야 합니다. 둘째, 팬데믹 속에서 자신 외 취약한 이들을 돌보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의 발전이 하느님 모상인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024-03-17

[이웃종교 만남]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원불교는 올해 개교 109년을 맞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웃종교와 사회에 열린 자세, 공동선을 위한 다각적인 관심과 실천을 통해 대중적 호감을 얻고 있다. 나상호 교정원장은 1990년 원불교의 성직자인 교무로 출가했다. 원불교신문사 교무, 교정원 기획실장, 감찰원 사무처장, 원광대 대학교당 교감교무, 강남교당 교감교무를 거쳐 2021년 11월 교정원장에 임명됐다. - 원불교에서 추구하는 참된 신앙인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요? ▲ 나상호 교정원장(이하 나):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법당에 불상을 모시지 않은 것을 보고 의아해하는 방문객들에게, 밭일을 하고 돌아온 제자들을 가리키며 “저 사람들이 우리 집 부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우주 만물의 무한한 은혜를 입고 삽니다. 이 은혜를 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의 사은(四恩)으로 밝힙니다. 법신불(法身佛)은 우주 만물로서 우리 앞에 나타나서 무한한 은혜를 주고, 일원상(一圓相)은 우주 만물 사은이 하나로 연결돼 나타난 모습입니다. 우리 모두는 진리인 ‘법신불 일원상’이 담긴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일원상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신앙이 소중하고, 모든 사람을 부처님 공경하듯 진실로 대하는 것이 참 신앙의 자세라고 가르칩니다. - 올해 2024년은 원불교에서 중요한 해라고 들었습니다. 원불교의 미래를 열어갈 혁신 과제들을 추진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 나: 2024년은 원기로 36년마다 새로 시작하는 제4대, 12년마다 돌아오는 제1회의 첫해입니다. 개교 109년이 되는 해이자 교단 제4대를 시작하는 해입니다. 그래서 지난 2022년에 미래를 열 혁신 과제들을 논의하고 표어를 ‘회복과 전환,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로 정했습니다. ‘회복’은 교단과 사회의 성찰과 치유를 지향합니다. 창교의 근본정신을 회복하자는 것이지요. ‘전환’은 물질문명의 변화 속도에 대응해 혁신과 전환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혜롭게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교단을 새롭게’는 탈종교적 사회 문화 속에서 새로운 종교적 가치를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이롭게’는 원불교 구성원들만 지혜롭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우리의 신앙과 수행이 인류를 낙원으로 인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원불교의 사회적 실천 중 생태환경 운동이 눈에 띕니다. 특히 원불교 RE100,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햇빛발전협동조합 설립은 타 종교에 큰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 나: 원불교 신앙 자세의 최우선 가치는 ‘지은보은’(知恩報恩)입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한없는 은혜를 주는 생태환경은 우리 모두의 공동자산입니다. 그것을 일러 천지은(天地恩)이라고 합니다. 원불교환경연대,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등을 비롯한 각종 생태와 환경 NGO를 통해 생태 교리에 대한 학습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이것을 실천하기 위한 성소인 교당의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종교계 최초로 설치해 현재 100곳이 넘는 교당과 기관에 설치, 운영 중입니다. 천지은은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도록 한 원불교 천지보은 정신의 실현입니다.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원불교인들에게는 숙명과 같은 일입니다. - 오늘날 종교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일까요? ▲ 나: 세상이 물욕으로 가득 차도 종교만큼은 청정 지역으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종교의 세가 커지다 보면 욕심이 생겨 세속화됩니다. 사회가 종교를 염려하는 처지가 됩니다. 종교 인구가 급감하는 현상은 세상이 종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종교가 이 사회에서 정작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렵고 힘들 때 희망이 되어주는 일을 해야겠지요. 종교인이든 아니든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는 정신적 쉼터가 되고, 어려울 때 손을 내미는 따뜻한 이웃이 되면 좋겠습니다. 또 세상이 올바르게 가지 못할 때, 바른길로 가도록 촉구하고 인도하는 일도 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 사회는 극심한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 나: 갈등이란 각자 본래 귀한 존재라는 것을 모르거나 우리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로운 관계임을 몰라서 생깁니다. 나와 내 진영만 옳고 너와 상대 진영은 틀렸다는 생각이 고착돼 있어서 그렇지요. 틀린 게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며 서로를 수용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타종교’라는 용어 대신 ‘이웃종교’라는 표현을 씁니다. 지역 단위에서 종교간 모임을 통해 지역사회를 위해 평화와 평등을 지향하는 공동선 실행에 함께 협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요에 따라 그 모임이 전국, 나아가 세계 단위로 확산되면 더 좋겠지요. 원불교는 아직 힘이 부족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국제연합(UN)과 같은 종교연합(UR, United Religion) 창설을 주창하면서 종교평화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나: 원불교에서는 우리 각자에게 본래 부처님 마음이 있다고 합니다. 가톨릭신자 분들도 자신 안에 하느님이 머물고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도 하느님이 있다고 믿어 서로 존중하고 공경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삶이 일상에서 늘 이어져 여러분과 가정, 또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항상 평화롭기를 기도합니다.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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