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종교 만남] 8일까지 불교문화엑스포…28일 국제선명상대회

한국 불교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대형 행사가 9월에 연이어 열린다. 9월 5~8일 대구 엑스포(서관1홀)에서 열리는 ‘2024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는 불교 문화유산이 풍성한 대구와 경북 지역의 풍부한 불교 자원과 광범위한 인프라를 활용해 전통 불교문화 산업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열린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서울에서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렸고 8월 8일에는 부산에서 ‘2024부산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바 있다. 올해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는 불교신문사와 BBS불교방송이 공동주최, 불교 문화산업 관련 140여 개 업체가 총 211개 부스 규모로 참여해 다채로운 불교 문화상품을 소개한다. 또 불교문화 대중화를 위해 특별전 ‘도심 공양간’, 문화·예술전 ‘불교 문화전’, ‘불교 예술전’ 등 상시 전시프로그램이 마련되고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엑스포가 풍성한 전통 불교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문화축제라면 9월 28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2024 불교도 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는 선(禪)명상 프로그램의 대중화를 통해 국민 정신 건강을 증진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마음의 평화, 세계평화’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선명상대회를 통해 일반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선명상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이날 대회에서는 현장에 참석한 승려와 재가자 등 약 3만 여명이 선명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명상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지도에 나선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이 시간이나 장소의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5분 명상’을 제안한다. 이후 제안된 선명상 프로그램을 조계종 산하 사찰과 선원에서 템플스테이를 활용해 보급하고, 인터넷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 인쇄책자 등을 활용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2024-09-08

[이웃종교 만남] 종교계, 저출산 극복 위해 발벗고 나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종교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종교계는 최근 저출산 문제에 대해 각 분야와의 협력을 다지는 한편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혼인과 가정의 긍정적인 가치를 다지고 건전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이 정부와 민간에서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가적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 각층과 긴밀한 저출산 대책 수립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11월 3일 국내 7대 종단과 함께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교계 협의체’를 발족한데 이어 종교계 방송사들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민간에서도 나서 8월 23일에는 경제6단체가 금융계, 학계, 방송계, 종교계와 함께 민간 주도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 출범식을 열었다. 정부와 민간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계와의 협력 관계를 추진하는 것은 혼인과 가정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강화해 근본적으로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종교계는 가정 친화적인 삶의 여건이 조성되도록 하는데 노력하는 한편 젊은이들의 만남과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조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진행하는 ‘나는 절로’ 프로그램이 이색적이다. 최근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불교는 ‘만남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빗댄 명칭인 ‘나는 절로’로 이름을 바꾼 후 참가자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불교는 30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나는 절로’, 대학생 대상 ‘청춘 템플스테이’, 신혼부부와 예비부부를 위한 템플스테이 ‘절로 갈까’ 등 다양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11일 ’인구의 날‘에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저출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회는 7월 8일 열린 상임회의에서 회원 교단들이 ’저출생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실제적 대안 마련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3월에도 대표회장 목회서신을 통해 “한국교회가 더욱 강력한 결혼과 출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단 차원에서의 대책과 함께 여러 교회와 단체에서 젊은이들 간의 만남과 소통의 장 마련 프로그램들을 실시한다. 인스타그램 9만 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개신교 매거진 채널 ‘러브그로우레터’의 단체 소개팅 프로그램 ‘러브 코이노니아’와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의 ‘러브 인 갓’ 등이 유명하다.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교회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돌봄 활동에 나서는 교회들도 늘어나고 있다. 원불교의 저출산 극복 프로그램은 종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와 (사)마음과 마음(소태산마음학교)은 7~10월에 4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24 원불교 다시살림 캠페인-저출산 극복편’ 4가지 프로그램으로 청년연애감수성 회복캠프 ‘피어올라 마음학교’, 세대소통 마음공부 ‘원하모니 마음학교’, 은혜로운 원불교 커플맺기 ‘다붓다붓 맞선캠프’, 슬기로운 부모되기 ‘원플러스원 부모교육’ 등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가족 구성원 전체를 돌보는 종합적 접근이 눈에 띈다. ‘피어올라 마음학교’는 청년들의 올바른 만남을 위해, ‘원하모니 마음학교’는 결혼하거나 결혼 예정인 자녀를 둔 (예비)어머니를 대상으로, ‘다붓다붓 맞선캠프’는 결혼 적령기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육아와 출산의 재인식을 위한 ‘원플러스원 부모교육’도 유익하다.

2024-09-08

[이웃종교 책] 「목사님의 택배 일기」

목회자와 사회운동가로 30여 년을 살아온 50대 개신교 목사가 택배 일을 시작했다. 2010년 경기도 광명에 교회를 개척한 저자가 빠듯한 살림에 보탬이 되고, 교인들의 일상과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것이 취지였다. 미로 같은 서울 가리봉동 골목을 누비며 베테랑 목사로서는 알 수 없었던 교회 밖 치열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느꼈다. 목사로서 알지 못했던 세상사들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종교와 종교인, 이웃, 그리고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1톤 트럭 가득 택배 상자를 싣고 골목길을 누비는 목사가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몸으로 하는 택배 일을 통해 깨달은 삶의 가치를 이 책 가득 담고 있다. 저자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간사 일을 시작해 최근까지도 시민단체 실무자로 일해왔다. 그는 택배 일을 하면서, 명분을 중시하며 살았던 자신에게 끼어 있던 거품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종교인으로서, 그는 사람들이 종교에 무관심하다는 투덜거림도 결국 종교가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현장에 같이 있지 않아서 그런 것을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주일에는 양복 입은 목사로, 평일에는 조끼 입고 트럭 모는 택배기사로 살았던 경험을 통해 한 종교인이 치열한 세상에서 깨달은 삶의 이치와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를 만날 수 있다.

2024-09-08

[이웃종교 만남] 청년 세대 돌보는 ‘이든교회’

어느 틈에 교회에 발길을 끊은 냉담 청년이 많아지는 건 그리스도교 전체의 현실이다. 개신교 청년들도 여느 또래처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N포세대’ 현실에 지쳤다. ‘공평하신 하느님’ 사랑에 목말라 소극적 신앙생활이라도 이어가지만, 기성세대는 “너희는 신앙에도 열정이 없구나” 하는 몰이해로 일관한다. 팍팍한 생활에 쫓겨 시간을 쪼개야 주님을 뵙는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해 개척된 이든교회(담임 한희준 목사)는 ‘하느님만이 주시는 조건 없는 포용’을 선사하는 사역(사목)을 하고 있다. 출석과 봉사·헌신을 강요하는 ‘노력 만능주의’ 신앙을 벗어나 청년들에게 ‘품는 공동체’가 돼주는 이웃 교회를 찾았다. ■ ‘포용’을 간직한 기독교인의 모임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도 젊은 인파로 붐비는 8월 13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한희준 목사를 만났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전도단이 사람들을 비집고 배회할 때마다 청년들은 혐오성 선전에 불쾌해했다. “저러니까 내가 교회 안 다니는 거야”, “짬 내서 쉬러 나왔더니 기분만 잡쳤어”라는 앳된 볼멘소리가 들렸다. 한희준 목사는 “주님은 포용밖에 모르시는 분”이라며 틈바구니로 기자를 안내했다. 뜻밖에 향한 곳은 공사를 덜 마친 한 레스토랑 건물이었다. 계단을 걸어서 4층에 오르자, 테이블 서너 개가 놓인, 20명가량 들어가면 꽉 찰 법한 방이 나왔다. 그 앞에서 한 목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든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희가 빌린 이 공간은 주일이면 예배 장소로 변하죠.” 이든교회는 “교회가 섬겨야 할 이 시대의 약자는 누구일까”라는 문제의식으로 기도해 온 한 목사가 2012년 개척한 교회다. 2001년부터 목회자로서 사역을 시작한 그는 주로 교육부, 청년부를 섬기며 자연스럽게 젊은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됐다. 청년들은 한 목사에게 ‘청년들은 열정이 없다’, ‘청년들의 비성경적 신앙관에 동조할 수 없다’며 밀어내는 기성세대 신자들에 대한 갑갑함을 토로했다. “교회는 청년들 편이 돼줘야죠. 말마따나 열정이 없으면 북돋아 줘야지 않겠어요?” 교회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번영신학’(주님은 자신을 섬기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준다는 이해)과 소수자 혐오를 바탕으로 단결하는 기성 교회들과 달라져야 했다. 매 주일예배에 15명 정도가 꾸준히 나오는 작은 공동체이더라도, 모두가 서로 포용하는 그리스도교다운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다. 이른바 ‘불신 지옥’ 공포를 무기로 휘둘러 청년들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 ‘이든’(옛말로 ‘어질고 착한’) 그리스도인 모임이다. ■ ‘사랑이신 하느님’을 너에게 이든교회는 신자들에게 어떤 의무도 지우지 않는다. 예배 출석, 헌금, 봉사 강요도 없다. 받아들여 주시는 주님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누구든 받아들인다. 무신론적 태도를 가진 교우들도 신앙 나눔 때 자신의 의심을 마음껏 이야기한다. 그러는 그들이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는 건 ‘어떠한 다름도 그분 사랑에서 당신을 떼어놓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공동체적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영적 교사로서 신자들을 동반한다. 주일예배 후 청년들과 신앙 관련 활동을 함께하고, 청년들과 더불어 향심기도, 도고기도(전구기도)를 바치며 그들이 각자 주님 앞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발견할 수 있도록 한 명 한 명 경청하는 것을 지향한다. 믿음에 대해 함께 연구하는 온라인 모임을 주중 열기도 한다. 신앙에 대한 고민과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은 이든교회에서라면 믿음을 잃지 않는다. 질타만 하는 절대자가 아니라 나쁜 마음조차 터놓을 수 있는 따뜻한 주님을 만나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이든교회에 다녀온 30대 중반의 안경찬 씨는 “성경의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목사들 설교에 불만이 매우 많았던 때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안 씨는 한 목사를 만나 반항적으로 질문했던 어느 주일을 떠올렸다. 막상 내뱉어 놓고도 안 씨는 “내 반항에 주님도 화가 나셨겠지”라며 두려워했다. “목사님 앞에서 벌거벗겨질 것 같다고 느낀 그 찰나, 오히려 따뜻한 옷을 덮어 주시는 주님을 느꼈다”고 안 씨는 말했다. “기도 중에 주님이 말씀하셨단다. 네 얘기를 다 들어주는 게 나(목사)의 일이라고.” 목회자를 통해 전해진 주님의 포용은 안 씨에게 “내 마음이 어떤 상황이든 그분은 개의치 않으신다”는 뚜렷한 믿음을 안겨줬다. “혼난다는 건 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저도 감추고 싶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주님은 그런 제 모습까지도 알고 계셨던 거죠.“ ■ 조건 없이 품는 공동체를 꿈꾸며 “삶이 이미 지옥이 된 청년들에게 지옥이 뭐가 두렵겠어요.” 청년 대다수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 기형적인 부동산 현실에서 자기 노력으로 집을 마련할 수도 없고, 취업난 속 독립해 버티려면 아르바이트로라도 해서 푼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 그들이 2시간 성경 공부하러 2시간 교회를 오가며 들인 4시간은 그에 상당한 생존 기회를 주님께 봉헌한 것과 같다. 청년들이 당하는 압박에 대한 기성세대의 몰이해는 청년들이 붙들던 신앙의 끈을 끊어놓는다. ‘가끔은 나를 소중히 대하고 싶다’며 소비주의적 태도를 보이면 “세속적”이라고, 봉사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자기밖에 모른다”고 비난한다. 한 목사는 오랜 사역 여정에 비춰 “청년부 요직을 선뜻 맡는 친구들은 그나마 시간·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두에게 공평한 주님 질서를 찾아 청년들은 교회로 향하지만, 그 교회조차 철저히 자본주의적 공간임을 알자 ‘하느님도 똑같구나’ 하며 떠난다는 것이다. 올바름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관을 붙드는 교회의 태도도 청년들이 포용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탄압받는 참사 희생자와 노동자, 단죄받는 성소수자들을 보며 “왜 저 사람들을 외면하죠?” 묻지만, 기성세대는 “사탄에 넘어가지 말라”는 억지만 부린다. 한 목사는 “오히려 우리(그리스도교)가 청년들에게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과연 교회는 그리스도교만이 줄 수 있는 희망, 즉 ‘조건 없이 품는 공동체’를 청년들에게 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이든교회는 청년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퍼브(Pub)를 여는 ‘루터스 테이블’(Luther's table, 루터의 식탁)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맥주를 빚어 순례자들을 환대하던 파르잠의 성 콘라도(1818~1894, 카푸친 작은 형제회)의 영성을 따른 프로젝트다. 한잔하러 모인 청년들이 신앙, 불신, 삶 그 어떤 주제든 망라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품어주는 기독교 공동체’를 느끼게 하는 것이 취지다. “청년 세대에게는 존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위로받을 수 있을 곳이 필요합니다. 자기 약점을 드러내는 순간 밀려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죠. 천주교 형제자매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포용’을 안겨주는 똑같은 교회를 꿈꾸며 사역하고 싶습니다.”

2024-08-18

[이웃종교 만남] 종교의 나아갈 길 ‘데이터’로 밝힌다

현대는 데이터 사회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 데이터에 기반한 지식과 정보 자산이 경제와 산업 분야를 넘어 정치와 사회, 일상을 이끈다.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종교계 유일의 통계 조사 기관인 목회데이터연구소(www.mhdata.or.kr)는 개신교 교회와 사회의 현상을 통계 조사를 통해 분석하고 목회 활동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용근 대표를 만나 종교 관련 통계 조사가 어떻게 종교 활동에 기여하는지 들어본다. 불확실성의 시대 코로나19 팬데믹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미래가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일깨웠다. 누적된 부조리와 무분별한 인간 활동의 결과로 코로나19는 불확실성을 절감하게 했다. 종교는 경배의 시공간을 빼앗기고 관계의 방식이 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종교적 진리를 선포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다. 종교적 가르침의 권위는 여전히 확고한 것이어야 하지만, 종교는 이제 세상과 사회의 현상을 더 정확하게 관찰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통계 조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연구소는 우선적으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종교적 직관이 뛰어난 목회자들은 자신의 ‘감’과는 다른 정보와 의견들을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하게 해줍니다. 자신을 객관화하고 미래를 예측하게 합니다.” 교회를 이끄는 주도적 역할을 하는 목회자들이 종교적 소명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시대와 사회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신도들의 원의와 갈구를 알아들어야 한다. 여기서 유용한 도구 중 하나가 통계 조사다. 조사전문가이자 신앙인으로서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의해 설립됐다. 지용근 대표가 목회와 일반 사회 조사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2019년, 이에 앞서 2016년에는 ㈜지앤컴리서치를 세워 본격적인 교회 통계 조사 시장에 나섰다. 지앤컴리서치는 실제 통계 조사를 수행하는 리서치 회사이고,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공개된 통계 조사 결과 중에서 목회와 설교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들을 분석, 정리해 제공한다. 갤럽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그가 목회데이터연구소를 시작한 것은 목사인 대학 친구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통계 조사 전문가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목사들이 필요로 하는 통계 자료를 정기적으로 제공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취지에 공감한 이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언론에 게재된 통계 기사들을 분석해 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언론 보도 통계 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하지만 보도자료 역시 전문가의 눈에는 부족합니다. 보고서 전체를 분석하다 보니 보석 같은 자료들이 숨어 있었고, 이를 식별하고 분석해서 유용한 목회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2019년 6월 12일자(인구 절벽, 그리고 개신교 인구 변화)로 창간된 통계 기반 주간 보고서 ‘넘버즈’는 올해 7월 30일자까지 총 250호가 발행됐다. 주간 리포트는 연구소 홈페이지와 구독신청자 이메일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며 구독자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 연구소는 유튜브를 통해 넘버즈 해설영상과 보고서에 수록된 기독교 통계도 유튜브로 별도 제작, 서비스하고 있다. 목회 활동에 유용한 통계 통계 조사가 어떻게 목회 활동에 기여할 수 있을까? 지 대표는 우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할 때 교회들이 자기 중심적인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신도들에게 교회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느냐고 물으면, 70% 이상이 긍정적으로 응답합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질문하면 그 수치는 20%에 그칩니다. 이 심각한 괴리는 교회가 게토화돼 있어서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한다는 증거입니다.” 지 대표는 여러 조사에서 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20% 남짓에 불과하다는 점에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사회봉사 태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봉사할 때 전도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과시하려고도 하지 말고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이는 그냥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통계 조사가 과학적으로 제시하는 요청입니다.” 통계 조사를 통해 볼 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소그룹 중심의 목회다. 코로나19 이후, 이미 쇠락하고 있던 종교적 관심과 열정이 빠르게 식었다. 신앙이 약해지고 영적 갈등이 깊어졌다. 특히 20대와 30대 젊은이들에게서 이러한 현상은 극심하게 나타났고 목회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소그룹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코로나19 이후 소그룹이 활성화된 교회의 목회 활동이 성공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그룹 안에서의 신앙생활 체험이 없는 교회는 침체됐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소그룹 활동을 더 자주, 더 길게 하는 교회가 성숙하고 성장한다. 관련 통계 조사 결과가 목회 자료로 공유됐고, 개신교회 전체에 소그룹 붐이 일었다. 종교적 무관심, 그 대안들 한국 종교계는 ‘탈종교화’에 고심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지만 기성 종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성찰로 이어진다. “개신교에 대한 인식이 자주 부정적으로 나타납니다. 이기적, 폐쇄적, 배타적, 권위주의적이라는 비판들입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지요.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바꿔야 40대도 포함한 젊은이들이 교회 안에서 숨 쉬게 할 수 있습니다.” 연구소는 정확한 조사 데이터에 근거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과 전략을 담은 ‘한국교회 트렌드’를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펴냈다. 교회가 주목해야 하는 10가지 트렌드 키워드가 담겼다. 지 대표는 그중에서 ‘교회 거버넌스’(Governance)와 ‘약한 고리 3040’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는다.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의사 결정에서 벗어나 참여적이고 수평적인 의사 결정 구조로의 전환, 그리고 가장 역동적이지만 취약한 고리인 30대와 40대에 대한 집중적 관심이 요구된다는 의미에서다. 신도들의 표양이 빛이요 소금 교회 내적으로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한 신앙을 가진 이들과 주변부 신도들의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신앙이 강한 사람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 격차가 커진다는 의미에서 ‘하향 양극화’라고 할 수 있지요.” 여기에서 소그룹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다. 동시에 하느님 백성의 모범적 삶의 표양이 종교적 감화를 줄 수 있는 핵심 요소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종교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은 누구를 통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까요? 10년 전에는 목사 등 성직자였지만 이제는 신도들입니다. 주위 신앙인들이 모범을 보이지 못함으로써 종교에 대해 실망하고 신뢰도 떨어집니다.” 신앙인들이 소그룹 안에서 밀도 있는 종교적 체험을 충만하게 나누고, 그것이 이웃과 사회로 흘러넘침으로써, 비로소 신앙인들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 하느님 백성의 열망과 갈구를 객관적인 통계 수치로 파악해 교회가 미래를 열어가는데 헌신하려는 것이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의 소망이다.

2024-08-11

[이웃종교 만남] 대한성공회 새 의장에 박동신 주교 선출

대한성공회가 최근 전국의회를 열어 이경호 의장주교 후임으로 박동신 부산교구장을 신임 의장주교로 선출했다고 대한성공회 교무원이 7월 3일 밝혔다. 박동신 신임 의장주교는 성공회가 국내 선교 초기부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며 사회를 향해 예언자적 소명을 다해온 것처럼 가장 성공회다운 모습으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를 다짐했다. 대한성공회는 6월 29일 대전교구 대전주교좌교회에서 열린 제34차 전국의회에서 올해 65세 정년을 맞아 퇴임하는 이경호 주교(서울교구장) 후임으로 박동신 주교를 선출했다. 부산교구장을 맡고 있는 박 신임 의장주교는 앞으로 2년 동안 대한성공회를 대표한다. 대한성공회 전국의회는 격년으로 열리는 최상위 의결기구로서, 3명의 주교와 각 교구를 대표하는 성직자 60명과 평신도 60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박동신 의장주교는 올해 주교 성품 13년 차로 지난 2017년 2년 임기 의장주교직을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편 이날 전국의회에서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선언문’을 만장일치로 채택,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한성공회의 노력과 관심은 물론 ‘녹색 성공회’를 지향하는 대한성공회의 선교 방향을 전국 교구가 함께 공유하도록 했다. 대한성공회는 이에 앞서 지난 2022년에도 제33차 전국의회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대한성공회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대한성공회는 비상선언문에서 모든 교우들이 기후비상사태 선언에 동참하고, 각국 정부에 기후위기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위한 조치를 촉구하는 한편, 우리나라 정부에 석탄발전소와 신공항계획 등 대규모 탄수배출산업 진흥을 중단하고 일본 정부에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중단할 것을촉구했다.

2024-07-21

[이웃종교 만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창립 100주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최근 기독교사회운동사 정리보존사업의 일환으로 온라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오픈 기념식을 열었다. 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지난 6월 27일 연세대 김순전홀에서 열린 NCCK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 설명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슬로건을 ‘다가올 역사, 기억될 미래’로 정했다”며 “지난 100년을 자축하는 시간을 넘어서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연세대 백양누리 더 라운지 최영홀에서 열린 온라인 아카이브 오픈 및 오픈기념식에서는 안교성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온라인 아카이브의 평가와 제언’ 기조강연과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1910년대 이후 사회운동 자료 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온라인 아카이브’(ncckarchive.org)는 NCCK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조직된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 기념 기독교사회운동사 정리보존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인터넷 접속을 통해 자유롭게 관련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는 아카이브는 ▲1910년대 조선장감연합공의회부터 2020년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까지의 총회 회록 및 채택 문서 ▲조선기독교연합공의회 사회신조(1932년), 3선개헌 반대 성명서(1969년), 구속자 석방에 관한 진정서(1985년),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 1988년) 등 교회협이 생산한 각종 성명서, 선언문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등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의 반응과 운동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사진과 문서 등 1910년대부터 현대까지 약 2만 5천 건의 자료를 제공한다. 아카이브는 특히 접속자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관련 문서와 사진 등의 새로운 자료들을 기증하거나, 오류 제보와 의견 제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연말까지 다양한 100주년 기념사업 진행 NCCK는 이번 온라인 아카이브 오픈 기념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9월 20~22일 국내외 교회 일치 운동 관계자들이 참석,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9월 22일에는 서울 연동교회에서 100주년 기념예배를 봉헌하고, NCCK의 역사를 함께해온 이들로 구성된 ‘100인 합창단’이 100주년 기념 합창곡을 선보인다. 창립일인 9월 24일에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다큐멘터리 ‘다시 쓰는 백년’이 CBS에서 방영된다. 10월에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전3권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사 출판 기념회가 열린다. 이어 11월 18일에는 100주년 기념대회를 새문안교회에서 거행하는데, 특히 이 자리에서는 오늘날 기독교를 돌아보고 새로운 선교적 결단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기독교 사회선언’(가칭)을 발표한다. 교회 일치를 위한 노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국내 개신교 제 교단과 한국 정교회가 교회일치운동을 위해 1924년 9월 24일 창설한 범기독교 협의체다. 당시 장로교와 감리교의 선교 연합 구축을 위해 결성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부터 시작됐다. 약칭은 NCCK(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이고, 현재 8개 개신교 교단과 한국 정교회 등 9개 교단이 가입해 있다.

2024-07-21

[이웃종교 만남] 세계 최대 불교대백과사전 ’가산불교대사림‘ 42년만에 완간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이 완간됐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6월 25일 지난 2월 가산불교대사림 제17~20권을 출간함으로써 20권에 달하는 전권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현대 한국 불교 최고의 학승(學僧)으로 손꼽히는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1932~2012) 스님이 동국대 불교대학장 재직 때인 1982년 편찬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한 지 42년 만이다. 원고 작업은 이미 지난 2022년에 모두 마무리됐지만 특수 용지에 특수 잉크로 인쇄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 출판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해 말 인쇄가 완료됐고 올해 2월에야 제본 등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제어만 총 11만 9487항이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34만 286매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다. 일본의 ’망월불교대사전‘이 7136개 항, 대만의 ’불광대사전‘이 2만2800개 항의 표제어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그 방대함을 알 수 있다. 제본된 책은 전 20권, 26만6697쪽이다. 가산불교대사림은 초기·근본·부파·대승·밀교·선불교 등 시대순에 따른 사상적 변천과 인도·남방·티베트·동북아 등 각 지역의 변이, 토착, 신조어 등의 변화도 수용함으로써 불교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담았다. 특히 한자와 산스크리트·팔리·티베트어 등 범불교권 언어를 병기해 술어의 기원과 해제를 다원화해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이미 출간된 일본, 스리랑카, 독일 등의 불교 사전을 비평적으로 참고하면서 기존 연구 성과를 반영했으며, ‘고려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 ‘신수대장경’ 등 대장경류 및 원전류 1000여 종을 체계적으로 용례화했다. 가산불교대사림은 불교를 연구하는 학자 외에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한글화된 대중적 사전이라는 점에서 한국 불교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한국천주교회는 1993~2006년 총 12권으로 된 ‘한국가톨릭대사전’을 간행한 바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가 편찬한 이 대사전은 총 9960쪽 분량에 8000여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2024-07-07

[이웃종교 만남] 국내 각 종교의 기후위기 대응

올여름 한반도에는 역대 최악의 폭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년 동안 가장 가파른 폭염 증가세를 보인 도시는 서울로, 서울의 폭염은 무려 73배나 늘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일이 아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미미하다. 국제사회, 기업과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에 실망한 시민사회, 특히 종교인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선 이유다. 가톨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2015) 이후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섰고 2022년부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통해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러 교구에서 탄소중립을 선언, 지구를 달구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고 각 본당에서는 생태환경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생태환경운동 단체를 조직해 환경보호를 신앙적 소명으로 삼고 있다. 국내 이웃종교들 역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폭넓은 생태환경 운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종단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종교계의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지난 2020년 연대기구를 결성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가 연합한 종교환경회의는 그해 9월 종교인 기후행동 선언을 발표하고 종교인들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 원불교, 햇빛발전소 원불교는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불교는 원불교환경연대를 중심으로 핵발전소 저지 운동과 4대강 사업 반대에 참여하는 한편, 덜 쓰고 덜 만들고 덜 개발하는 ‘3덜 운동’을 추진했다. 나아가 대안 모색 차원에서 2013년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둥근조합)을 창립해 불과 3년 만인 2016년 태양광발전소 100개 만들기 사업을 완료했다. 나아가 2030년까지는 600개 모든 교당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세울 예정이다. 2023년 조합 창립 1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한 둥근조합은 나아가 ‘RE100원불교’(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는 원불교)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교당의 지붕에서 세상의 지붕으로’를 목표로 햇빌발전소를 원불교 교단 밖으로도 확산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 개신교, 녹색교회 1981년 설립된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전신으로 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대표적인 개신교 내 환경운동 단체다. 생태환경운동에 모범적인 교회를 선정해 ’녹색교회‘로 지정해 왔다. 올해까지 지정된 녹색교회는 모두 130여 개.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따라 교회 탄소중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현재 대비 50% 감축, 2040년까지 100% 감축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지난해 6월 4~10일을 기후환경주간으로 선포, 신학자와 환경전문가를 통해 연구논문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예배자료인 설교문과 기도문, 그리고 인식개선과 실천을 위한 칼럼과 실천 매뉴얼, 영상과 캠페인 송 등을 제공했다. ■ 불교, 저탄소 생활 실천 환경 문제 대응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불교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주목,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2020년 6월 불교기후행동을 발족하고 불교기후학교를 개설했다. 불교계는 특히 채식 운동을 기후위기 대응의 유력한 방안으로 추진했다. 이듬해 6월에는 ’탄소중립과 생명 전환을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후위기 관련 세미나를 통해 불교계의 기후위기 대응 방향과 목표를 논의했다. 조계종은 2022년 ’저탄소 생활 실천 안내서‘ 사찰편과 불자편을 배포, 개인과 사찰 모두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실천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했다. 같은 해 불교 내에서는 처음으로 제1호 햇빛발전소 설립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2023년 불교환경연대 부설 비로자나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 경기도 고양시 법문사에 제1호 발전소 ’비로자나고양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 성공회, 창조절 기도운동 세계 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는 2022년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와 함께 기후위기 공동대응을 다짐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환경 운동을 시작한 대한성공회는 2021년 11월, 이전의 대한성공회 환경연대를 대한성공회 생명기후연대로 재설립, 이를 중심으로 성공회의 생명생태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성공회는 특히 2023년 9월 첫 주부터 5주간을 교단 차원에서 ’창조절‘로 선언하고 각 교회의 상황에 맞게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창조절 동안 환경을 위한 기도 운동을 전개하고 개인 컵 사용과 나무 심기, 나눔 장터, 차 없는 주일, 탄소 금식 등 다양한 탄소중립 실천에 나섰다. 사제복을 식물성 및 재활용 원료를 섞은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하는 운동도 전개했다.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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