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가톨릭영화제 개막…‘조화로운 삶’ 들여다본다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가톨릭영화인협회(회장 이경숙 비비안나)가 주최하고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가 주관하는 제11회 가톨릭영화제(Catholic Film Festival 2024, CaFF 2024)가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가톨릭영화제는 가톨릭영화제는 보편적이며 영성적인 영화를 통해 공동선을 추구하는 축제의 자리이다. 매년 시대와 영화제의 지향을 아우르는 주제를 선정, 단편영화를 공모하고 본선 진출작 상영 후 시상하며, 영화제 주제와 부합하는 장·단편 영화를 초청하여 상영한다. 올해 주제는 ‘조화로운 삶’(Good Life)이다. 영화제에서는 49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이웃, 가정, 자연 안에서 천천히 기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다양한 삶을 다룬다. 영화제는 24일 개막식과 27일 폐막식, 단편경쟁부문 상영 및 시상, 사전제작지원 피칭 및 시상 등으로 구성된다. 개막작은 덴마크의 라세 리스셰르 노에르 감독의 <행운의 기사>로 영화는 영안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우리 삶 속의 빛과 어둠을 조명한다. 국내에서는 처음 상영된다. 매년 주제에 따라 국내외 최신 영화를 초청 상영하는 ‘CaFF 초이스’ 섹션에서는 ‘조화로운 삶’이라는 영화제 주제에 충실한 영화 13편이 상영된다. CaFF 초이스 장편 영화 중 일본 미쓰히로 미라하 감독의 <다카노 두부 가게의 봄>과 아르헨티나 니콜라스 투오소 감독의 <진흙 속에 핀 꽃> 등이 주목된다. <다카노 두부 가게의 봄>은 좋은 콩으로 전통적인 타카노 두부 가게를 운영하는 부녀의 이야기로, 건강이 안 좋아진 아버지는 혼자 남게 될 딸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진흙 속에 핀 꽃>은 제자 소피아(8세)의 뛰어난 지적 재능을 발견한 시골 학교 교사 프란시스코가 소피아가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관료주의와 사회의 무관심이라는 벽에 부딪히는 상황을 영화에 담았다. 올해 영화제 단편경쟁부분에는 총 643편이 출품됐는데, 예심을 통해 엄선된 단편경쟁부문 본선 진출작 15편도 3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2회씩 상영된다. 본선 진출 작품 중 대상 1편과 우수상 3편, 심사위원 특별상, 우수연기상인 ‘스텔라상’이 선정된다. 수상자에게는 27일 폐막식 중 상장과 상금, 부상을 수여하며, 대상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한편 영화제 중에는 내년도 영화제 주제인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The Way to Hope)로 제12회 가톨릭영화제 사전제작지원 작품도 선정한다. 영화제 기간인 25일 공개 심사가 진행되고, 최종 지원작은 27일 일요일 폐막식에서 시상한다. 최종 지원작 1편에는 제작지원금 600만 원과 장비렌털 이용권 등이 수여된다. 심사에는 홍지영(사비나) 감독과 배우 박희본(마리스텔라) 씨, 김영 프로듀서,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전평국(스테파노) 명예교수, 가톨릭신문사 기획주간 여현국(티모테오) 신부가 나선다. 영화제 입장권은 당일 오전 10시부터 안내 데스크에서 선착순으로 자율 기부 후 발권한다. 상영 시간표는 가톨릭영화제 홈페이지(caf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10-20

[이준형의 클래식 순례] 펜데레츠키의 <폴란드 레퀴엠>

10월 22일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기념일입니다. 교황님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참 깊은 분이고, 로마에서도 한국 신자들을 보시면 ‘찬미 예수’라고 우리말로 인사하시곤 했지요. 얼마 전 폴란드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곳곳에서 교황님과 복자 스테판 비신스키 추기경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삼 두 분이 남긴 큰 흔적을 실감했지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예술과 스포츠에도 조예가 깊었고,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음악은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 중 하나’라면서 ‘음악이나 노래는 단지 전례의 장식물이 아닙니다. 반대로, 의식과 일체를 이루며 성스러운 신비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내면화할 수 있게 해 줍니다.’라는 말씀을 남겼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작품은 지난 2020년 세상을 떠난 폴란드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폴란드 레퀴엠>(Polskie Requiem)입니다. 펜데레츠키는 20세기 서양음악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긴 작곡가로, 시간이 흐르면서 전위적인 음악부터 좀 더 전통적인 음악까지 다양한 양식과 형식을 시도했고 평생 종교음악 분야에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폴란드 레퀴엠>은 그의 교회 음악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연주 시간도 2시간에 가깝고 네 명의 독창자와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동원되는 대곡입니다. 이 작품의 작곡은 한 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복잡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팬데레츠키는 먼저 1980년에 1970년 그단스크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들을 위해 <눈물의 날>(Lacrimosa)을 썼습니다. 눈물의 날을 뿌리로 해서 작곡가는 계속 작품을 확장했는데, 이듬해인 1981년에는 세상을 떠난 비신스키 추기경을 추모하는 뜻으로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을 썼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기억하소서>(Recordare)와 <자비로우신 예수님>(Pie Jesu)은 막시밀리안 콜베 성인의 시성식(1982)을 위해서, <진노의 날>(Dies irae)은 바르샤바 봉기(1944)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구원하소서>(Libera me)는 카틴 학살(1940)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썼지요. 1993년 <거룩하시도다>(Sanctus)를 더해 전체 레퀴엠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곡가는 2005년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서 교황을 추모하는 <차코나>(Ciaccona)를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폴란드 레퀴엠>은 그야말로 20세기 폴란드 역사를 아우르며 그 희생자와 영웅들을 기리는 작품이라는 느낌인데, 펜데레츠키는 이런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서 옛 폴란드 찬가인 <성스럽고 전능하시며 영원한 주님>(Święty Boże)의 선율을 음악적 상징으로 활용했습니다. 음악은 펜데레츠키가 중년 이후 선보인 낭만적인 표현에 젊은 시절의 전위적인 음악 언어를 녹여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완전한’ 펜데레츠키라는 느낌입니다. 시종일관 강렬한 표현, 그리고 조국 폴란드를 향한 애국심과 가톨릭 신앙이 듣는 이를 압도하는 작품입니다. 글 _ 이준형 프란치스코(음악평론가)

2024-10-20

시성 40주년 김대건 신부 생애 뮤지컬로 만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시성 40주년을 맞아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 이하 서가연)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선보인다. 서가연은 10월 11~12일과 17~18일 각각 서울 영등포아트홀과 서강대 메리홀에서 뮤지컬 <김대건>을 공연한다. 지난해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외벽에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세워졌다. 김대건 신부의 순교 177주기에 봉헌돼 의미를 더했다. 이에 서가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을 제작했다. 창작 뮤지컬 <김대건>(박경희 극본/미하엘 슈타우다허 작곡/민복기 연출)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역사적 인물을 배경으로 해 제작된 뮤지컬 <김대건>은 국내외에 우리 문화의 전통과 우리 공연 예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기획됐다. 이번 공연은 미하엘 슈타우다허 작곡가가 참여하며 모든 곡을 창작하여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극본을 쓴 박경희(마카엘라) 작가는 “과거 200년 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단순 역사극이 아닌,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극중극 형태의 작품”이라며 “수입이 끊긴 영세한 프로덕션 기획팀이 김 신부에 관한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김대건>은 천주교가 박해받는 시기에 순교를 각오하면서까지 신앙을 지키고자 한 김대건 신부의 길을 되돌아봄으로써,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서가연 소속 배우와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된 16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티켓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플레이티켓(buly.kr/GvlUqIJ)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인스타그램(@sactwork)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4-10-13

김선옥·이종석·박해나 작가 개인전

서울 명동 갤러리1898(관장 이영제 요셉 신부)이 10월 9일부터 17일까지 김선옥(아델리나) 작가와 이종석(알베르토), 박해나(브리지다) 작가의 개인전을 마련한다. 제1전시실에서 ‘묵주가 있는 풍경’을 주제로 열리는 김선옥 작가 개인전에서는 천으로 만든 묵주와 십자가, 묵상·기도 그림을 선보인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봉사자로 나서 묵상 그림을 그리게 된 작가는 기도에 쓰이는 예쁜 묵주를 만들고자 직접 묵주를 만들어 선교지에 기부하기도 했다. 묵주 기도 성월을 맞아 아름다운 묵주와 기도하며 묵상으로 그려낸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축복’을 주제로 한 성화들을 통해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과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이종석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할 때마다 하느님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려 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사랑과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3전시실에서는 2024 갤러리1898 성미술 청년작가 공모전 선정작가인 박해나 작가 개인전이 열린다. 박 작가는 ‘순수함과 정화’를 주제로 비누로 만든 10여 점의 작품 속에 비누의 세정 효과와 상징성, 일상적 특징 등을 통한 신앙의 본질과 회개, 믿음을 표현했다. 10월 12일에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박 작가의 주요 작업 소재인 비누 점토로 ‘나만의 십자가 만들기’가 마련된다.

2024-10-13

예술가이자 신앙인으로 걸어온 이춘만 작가의 기도와 삶의 흔적

광주가톨릭박물관(관장 김영권 세바스티아노 신부)이 ‘이춘만의 기도’를 제목으로 이춘만(크리스티나) 작가 소장 작품전을 마련한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광주대교구의 소작 작품과 작가의 지우인 김경순(가타리나) 씨의 소장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에서는 예술가이자 신앙인인 이 작가가 ‘성실한 삶의 증언’과 ‘기도’로 채운 콜라주와 회화, 조각 등 그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1일부터 2025년 7월 25일까지 이어진다. 1938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196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1982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1980년 미국 뉴욕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독일 함부르크와 하이델베르크, 러시아 모스크바 등 국내·외에서 총 20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중에서 5회가 성미술 개인전이었다. 1990년 천호성지 십자가의 길로 제2회 가톨릭 미술상 본상을 받았고, 2017년 제31회 김세중 미술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1984년 서울 번동성당 세례대와 부활 촛대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성물을 봉헌했다. 1986년 성 라자로마을 십자가의길, 1990년 천호성지 십자가의길을 비롯해 2000년에는 절두산순교성지에 대형 순교 기념비와 야외 십자가의길을 봉헌했다. 이 작가는 평생 기도와 묵상을 통해 일생을 수도자와 같은 삶을 살며 작품을 빚어냈다. 그의 대표작은 2016년 광주대교구청 앞마당에 자리잡은 ‘비움의 십자가’다. 이 작품은 비움의 공간 속에 교회와 세상의 역사를 품고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광주대교구의 상징이다. 광주가톨릭박물관은 이춘만 작가의 작품을 담을 소책자 발행(11월 말), 이춘만 작가의 작품 세계와 작품 속 숨은 의미들을 만나보는 토크 콘서트(2025년 4월 예정)를 비롯해 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번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게 할 계획이다. 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비움의 십자가’에서 십자가가 되어보는 체험 ▲‘십자가의 길’을 함께 바치며 ‘기도’의 의미를 체험하는 시간, 돌 드로잉 등이 마련된다. 관장 김영권 신부는 “예술가이자 신앙인의 길을 걸었던 이 작가의 기도와 삶의 흔적으로 채워진 전시회에 여러분을 초대한다”면서 “치열한 고뇌의 흔적들과 기도의 결과물을 감상하며 신앙인으로서 ‘나의 기도’에 대해 묵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2024-10-13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회 합창단, 18일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기원 연주회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회 합창단(단장 윤규한 요셉, 지휘 정구열 베드로)이 초대 조선교구장인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과 김대건 성인 기념사업회 장학기금 조성을 위한 연주회를 10월 18일 오후 7시30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에서 연다. 순교자현양회 합창단은 제16회 정기연주회를 겸하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서울대교구가 시복을 추진하고 있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과 신앙을 노래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윤규한 단장은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혹독한 박해를 받고 있던 조선 선교를 자원하고 부임하던 중에 중국에서 안타깝게 선종하셨다”며 “비록 당신이 품으셨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뿌린 신앙의 씨앗이 이제는 우리들이 누리는 신앙의 열매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4파트를 담당하는 합창단원 40여 명이 참가하며, 제1부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와 제2부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계셨기에’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제1부에서는 <제가 여기 있사오니>, <출발하라 복음의 군대여>, <십자가의 길>, <신의 영광> 등을, 제2부에서는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향수>, <Oh, Happy Day> 등을 들려준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회 합창단원들은 노래가 기도로 널리 울려 퍼지고 소박하더라도 깊은 울림으로 돌아오길 소망하는 마음을 모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문의 02-2269-0413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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