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의 사목적 과제 - 신학자 70인에게 묻다’ 설문조사 결과
한국 천주교회의 신학자들은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목적 과제로 꼽았다.
이는 가톨릭신문이 새 교황 레오 14세의 선출을 계기로 실시한 ‘새 교황의 사목적 과제 - 신학자 70인에게 묻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조사는 한국교회 신학자 70명을 대상으로, 네이버폼에서 작성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실시됐다. 응답자들은 ‘새 교황의 사목적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17개 응답 문항 중 두 가지를 선택하고, 그 배경과 이유를 기술했다.
응답자 70명 가운데 절반인 35명(25%)이 ‘시노달리타스 구현과 시노드 정신에 따른 교회 건설’을 새 교황의 가장 중요한 사목적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작한 교회 쇄신과 개혁의 핵심 과제로 인식했으며, 교회가 참된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로 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 세계화 문제(양극화, 난민과 이주민 등)’를 선택한 응답자는 27명(19.2%)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이어 ‘교회 쇄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18명(12.9%), ‘폭력과 무력 분쟁 해소 및 평화 회복’이 12명(8.6%)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와 생태환경 보전’과 ‘세속주의 및 상대주의에 대한 대응’은 각각 8명(5.7%)이 선택했다.
특히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들은 대부분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목 방향이나 교회 정책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내내 난민과 이주민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몸소 실천해 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분쟁 등 잇따른 국제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며,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통합적 생태론을 제시함으로써 자연 생태와 인간 생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기후위기 등 환경 파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이 가난한 이들임을 강조했다.
한편 신학자들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교회의 지속적인 쇄신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특히 이러한 개혁 과제들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평신도의 소명과 역할 강화’, ‘여성의 교회 내 지위 확대’, ‘공의회 정신의 실현’, ‘직무사제직 문제’ 등에 대한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