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구성원 목소리 더 반영하고, 중장년층 위한 기사 발굴 필요

◎ 일시 : 2024년 7월 4일 오후 6시30분 ◎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 참석자 김지영 이냐시오 위원장(전 동국대 교수) 김용민 베드로 위원(국경없는 의사회 활동가) 김재홍 요한 사도 위원(시인,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엄혜진 헬레나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기획마케팅팀) 정다운 안젤라 위원(예수회 마지스 청년센터 청년사목 코디네이터) 최현순 데레사 위원(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지영 이냐시오)는 7월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6차 회의를 열었다. 편집자문위원들은 가톨릭신문 4월 21일자(부활 제4주일)부터 6월 30일자(연중 제13주일)까지 보도된 기사와 기획·연재에 관한 의견과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본지 사장 최성준(이냐시오) 신부는 가톨릭신문 발전을 위해 가감없이 의견을 전해 준 편집자문위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제안된 내용을 신문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 김지영 위원장 - 새 주교 임명이나 교구장 착좌 기사의 제작 관행을 바꿔야 한다. 임명 소식을 1면 톱기사와 내지 2~3개면으로 할애한 데 이어 서품식이나 착좌식 기사도 같은 비중으로 크게 보도된다. 새 교구장이 교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 교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는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대부분 찬양 일색의 내용인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6월 말로 연재가 종료된 ‘강우일 주교의 생명과 평화’는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와 지향점에 대해 주교님께서 개념 정리를 잘 해주셨다. □ 김용민 위원 - 수원교구 어린이 성경 페스티벌(5월 26일자 4면) 사진은 어린이들의 밝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잘 표현됐다. 한편 같은 날짜 6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 박루슬란씨’ 기사에 ‘허리에 철심을 박아 앉지 못한다’는 표현이 있다. 척추 전문 의사의 관점에서 앉지 못한다면 그런 수술을 받지 말았어야 한다. 질병이나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 기사에 담아야 한다. ‘전국 청년 밥집 지도’(6월 9일자 12면)는 그래픽을 곁들여 청년 대상 전국 밥집의 위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교·교구장 임명·착좌 기사, 관행 벗어나지 못해 아쉬워 세계청년대회 보도 비중 비해 청년 눈높이 맞춘 정보 부족 신학·의학 등 전문 분야 기사, 더 면밀한 확인 과정 거쳐야 □ 정다운 위원 - 세계청년대회 관련 기사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보도는 준비 과정을 보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회를 기다리는 청년들의 시선에서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젊은이 토크 콘서트(7월 7일자 1면) 기사도 실제로 청년들이 어떤 어려움을 나눴고 믿음의 기쁨을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5월 5일자 1면 ‘생명대행진 2024’ 사진은 생명 수호의 메시지를 잘 담아냈다. 다만 사진 왼쪽 저출생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다는 제목의 교세통계 기사 제목과 배치되는 점은 아쉬웠다. 많은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경기 화성 화재 사고에 관해 조명하는 기사가 보이지 않아 아쉽다. 교회가 더욱 귀 기울여야 할 약자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것 또한 가톨릭신문의 역할이라고 본다. ‘YOUTH’ 지면에 청년들의 신앙생활과 다양한 청년단체를 소개하는 것은 반갑지만 청년에 대한 고정적인 인식을 오히려 고착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대부분 기사의 행간은 현재 청년들이 무기력하고 세속적인 삶을 살며 교회에 실망해 냉담 중이라는 이미지가 담겨 있다. 가톨릭신문 모바일 버전은 기사 본문 좌우 여백이 좁아 가독성이 떨어진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엄혜진 수녀 - 기사가 전반적으로 젊어졌다. 바람직하지만 한편으로 주 구독층인 중장년을 위한 기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회 고령화 추세에 맞춰 노년기 신앙생활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기획에 담았으면 한다. ‘60+ 기후행동’ 민윤혜경 운영위원 인터뷰(4월 21일자 21면)는 교회 안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노년 신자의 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농통역사 정원철씨 기사(6월 16일자 1면)는 감명 깊었다. 개인적으로 농인 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겪는 소통의 장벽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기사를 통해 한번더 이해하고 공감했다. 다만 농인, 농아인, 건청인 등 낯선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기사와 함께 소개됐으면 좋았을 것이다. 교회 기관·단체의 시상식 보도 사진을 보면 주인공인 수상자보다 시상자들이 사진 한가운데 앞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행도 고쳐 나가야 한다. □ 최현순 위원 - 4월 28일자 1면 근로자의 날 기획기사는 임팩트가 없었다. 교회 노동사목의 역사를 나열하는데 그쳤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교회가 앞으로 어떤 과제를 풀어 나가야 하는지의 제언은 없다. 관련 내지 특집이나 사설도 특징이 없었다. 신문을 보면 이 기사가 왜 1면에 배치됐는지 의문스러운 기사들이 종종 있다. 1면에 배치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6월 2일자 내지에 실린 성체 성혈 대축일 특집 기사는 성체와 성혈의 의미 보다는 제병과 포도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만 초점을 맞췄다. 신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소재지만 전면을 할애할 비중은 아니라고 본다. 신간 소개 기사 중 교리나 신학 관련한 내용은 면밀한 확인을 거쳐야 한다. 자칫 잘못된 내용을 담아 신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 □ 김재홍 위원 - 가톨릭신문에 이슬람교의 한국인 이맘 인터뷰가 게재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예수회 박문수 신부의 삶을 소개한 5월 19일자 기사는 ‘몸은 수입이어도 마음은 한국산’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제목이 호소력을 줄 때 좋은 기사의 관문이 열리지 않나 생각한다. 6월 2일자 7면 ‘21세기 선종한 첫 성인 탄생’ 기사의 경우 한 기사 안에 같은 단어가 너무 많이 중복되고 있다. 문학에서도 금기하는 동어 반복이다. 기사 작성이나 데스킹 과정에서의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 □ 성용규 신부 - 이웃종교 만남에 대한 신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이웃 종교를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나아가 우리 종교의 포용성과 열린 자세에 대한 자랑스러움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타 종파, 타 종교의 만남이 지식을 넘어 우리의 독선과 편견을 깨고 배움의 기회가 된다. 전통 종교인 ‘무속’과의 만남까지 확장하면 어떨까 제안한다. 인류의 오랜 전통인 ‘참된 무속’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 식별력을 기르도록 안내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의지하고 위로받았던 그리고 자연을 존중하고, 타인을 돕는 무속의 의미를 소개한다면 신자들의 올바른 식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성미술 작가 다이어리] 김영섭 건축가

화가 지망생에서 건축학도로 서울대 사범대학부속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덕수궁에서 열린 전국 어린이 사생대회에서 한참 동안 석조전을 그리고 있었는데, 왔다 갔다 하던 감독관 두 분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중지하라고 말하며 내가 그리고 있던 그림을 압수했어요. “어떻게 어린아이가 투시도법으로 건물을 그리냐? 이 그림은 어른들이 미리 그려준 것이니 부정행위다”라면서요. 뒤늦게 행사장에 따라온 모친께 실격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마치 어제의 일인 것처럼 떠오르네요. 그 일은 내게 큰 트라우마가 되어 그림 그리기를 회피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어요. 내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잘못된 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초등학교 첫 수업시간에 ‘학교 오는 길’이라는 주제로 그린 그림으로 크게 칭찬받은 기억마저 머리 속에서 지워지기 시작했어요. 경복중 2학년 사생대회 때 전영화 미술 선생님이 “넌 기성 화가처럼 스케치가 생생하구나. 아주 잘 그리네!” 하고 칭찬해 주셔서 다소 상처가 회복되었고, 동성고 1학년 때는 전교생 미술대회 최고상을 차지하여 교장 선생님과 김형구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그림을 그릴 운명이고 화가가 될 것이다”라고 미래를 예시 받기도 했습니다. 김형구 선생님은 미술을 전공하기엔 집안 사정이 어렵다는 호소에도 내게 유화 물감과 이젤, 붓과 팔레트를 사주고, 당신의 혜화동 화실에서 유화를 가르쳐 주셨고, 더 나아가 계동의 친구 화실에 데리고 가서 무료로 과외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나중에 혹 내가 선생님이 되면 학생들에게 최선의 배려와 호의를 베풀어야겠다는 마음은 그때 생긴 것 같아요. 서울대 미술대학에 지원했는데, 입시에서 제시간에 과제를 내지 못해 실패했어요.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염색 보세가공회사에 들어가 일본전통의상 염색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했어요. 2년여 후, 1970년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1기로 입학했고요. 당시는 주임교수도 없을 때였어요. 1970년대 초 민주화운동 여파로 학교는 휴교를 반복해서 실제 수업일수는 3년제 대학에 다닌 것과 마찬가지였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2학년 때 윤동주 시인의 동생인 윤일주 교수님이 첫 주임교수로 부임하셔서 건축이론과 함께 시, 미학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서울대 김태 교수님으로부터 데생과 크로키도 배웠고요. 교회의 배려로 많은 성당 설계 교회 건축의 첫걸음은 군 복무시절 육군 제25사단 비룡성당이었어요. 육군 제3사관학교 복합종교시설인 충성당도 설계했고요. 1979년에는 서울 홍제동성당 내부 개수공사를 설계했고, 1981년에는 조선교구설정 150주년 여의도기념행사장을 맡았어요. 계속해서 1982년 형과 함께 서울 정릉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도원과 성당을 지었고, 서울 신천동성당과 서울 여의도성당을 설계했어요.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집전하신 여의도 103위 시성식 식장의 설계도 의뢰받았어요. 교황청과 청와대 경호실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사제단이 있는 양측단을 낮추도록 지시했어요. 신부님들로부터 중앙 제단을 볼 수 없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지요. 동시에 교황님의 방문예정지인 명동대성당의 건물기능 회복을 위한 구조안전진단과 성당 내부보수 및 냉난방 공사를 추진했는데, 당시 33살의 젊은 건축가에게는 막중한 부담과 책임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교황 방문 이후에도 형과 함께 서울 논현동성당, 당산동성당, 수유1동성당, 방배동 성당을 설계했어요. 1988년 독립을 한 후에는 교회건축 작품 경향을 기존의 조적조 절충양식에서 벗어나 현대건축 양식과 새로운 신학을 반영하는 교회 내부고간 조성을 추구했어요. 서울 잠원동성당을 개수하면서 빛을 도입을 최대화했고요. 하지만 삼성산성당을 끝으로 서울에서의 성당 작업은 멈추게 됐어요. 이후 지방 교구의 요청에 부응해 수원교구 안양 중앙성당과 발안성당, 대전교구 금산성당과 청양성당, 줄무덤성지, 춘천교구 강릉 초당성당, 의정부교구 파주 다율리성당 등을 설계했어요. 수도원 건축으로는 1983년 서울 수유동 가르멜 수도원을 비롯해 1989년 보혈선교수녀회,서울 오류동 예수 수도회 수련소 등을 설계했고요. 이외에도 가톨릭대 성신교정 본관과 도서관을 설계했는데, 영광스럽게도 김수근 건축상을 받았어요. 가톨릭대 성심교정 국제학사인 안드레아관도 지었고요. 마산교구 함안성당이 구한선(타대오) 복자 성지조성을 마지막으로 교회일과 함께 모든 건축 작업을 마무리했어요. 성당은 기도하는 집 돼야 젊은 날의 신앙심과 교회의 배려로 교회 건축에 발을 내딛게 되었지만, 지나온 과정 내내 포기하고 싶은 내면의 갈등이 도사리고 있었어요. 많은 오해와 갈등, 배척, 소외 등을 경험했고요. 그러면서 6·25전쟁 전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으면서 키레네 사람 시몬으로 영명해 주신 하느님의 은총과 역사하심을 내내 묵상하게 됐어요. 이 묵상과 기도에 힘입어 여러 위험한 순간들을 지나쳐 왔고요. 그럼에도 우리 믿는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크게 꾸짖으시며 우리에게 내려 주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하느님의 집, 기도하는 집이다.’(Domus Dei Domus Orationis) ◆ 김영섭(시몬) 건축가는 1950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행정안전부, 서울특별시,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동디자인과 경관위원장직을 수행했다. 1999년 대전교구 청양성당 건축으로 제5회 가톨릭미술상 건축부문 본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전국 자전거길 조성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현재 김영섭 건축문화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다.

2024-07-14

‘이국적 풍경 맛집’ 성당 거닐며 기도와 쉼 함께해볼까

휴가의 계절이 돌아왔다. 모두에게나 짧고 소중한 휴가 기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는 싶지만 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고즈넉한 성당을 거닐며 미사도 드리고 주변 볼거리도 챙기는 ‘진정한 휴식’을 계획에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나 SNS를 통해 대중적으로도 알려진 성당과 주변 볼거리를 소개한다. 모두가 아는 그곳,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국내 가톨릭 ‘핫플레이스’를 꼽으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명동대성당이다. ‘소개’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명동대성당은 한국교회는 물론이고 명동을 대표하는 장소다. 몇 년 전 성당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카페가 화제를 모았다. ‘몰또 에스프레소 바’는 성당 건너편 PAGE 명동 3층에 있다. 여기서 바라본 성당과 벽돌로 지은 파밀리아 채플, 교구청 등 건물은 가까이에서 볼 때와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커피잔을 한 손으로 들어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저 멀리 성당을 흐릿하게 실루엣만 보이도록 촬영한 사진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이다. 다만 ‘몰또 에스프레소 바’는 올해 6월 29일~8월 초까지는 영업하지 않으므로 도전해 보고 싶다면 카페가 다시 여는 8월 초까지 인내심을 가질 것. 또 명동대성당 지하에는 1898 광장이 있어 카페, 서점, 전시장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실내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 싶거나, 기도·묵상할 수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 접근성을 모두 생각하면 명동대성당은 좋은 선택지다. 여름엔 배롱나무꽃으로 물든다, 대구대교구 가실성당 대구대교구 가실성당은 칠곡군청 쪽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 정도 가면 나온다. 1895년 완공된 역사 깊은 성당으로 2004년작 영화 ‘신부수업’ 촬영지로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다. 성당은 신로마네스크 양식 건축물로 정면 중앙에 종탑이 있다. 성당과 사제관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조그만 마을 한쪽의 오래된 가실성당은 특유의 분위기로 유럽 시골 마을에 온 듯한 평화로움을 줘 교우들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기도하기에 제격이다. 성당이 1년 중 가장 화려할 때가 있는데, 바로 여름철에 피는 배롱나무꽃이 한창일 때다. 최근 몇 년 사이 성당이 SNS를 통해 더 유명해진 것도 이 배롱나무 다섯 그루에서 핀 꽃이 한몫했다. 정원에 심어진 배롱나무들은 7월~9월의 성당을 더욱 알록달록하게 물들인다. 덕분에 MZ세대 관광객·사진가들은 꽃이 피는 여름 가실성당을 많이 찾아간다. 성당은 왜관역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다. 역 근처 성 베네딕토회 왜관 수도원과도 가까워 혹시 수도원에서 피정할 계획이라면 오며 가며 방문하기에 좋다. 동양과 서양 건축의 만남, 마산교구 문산성당 경남 진주에 있는 마산교구 문산성당은 2020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1905년 서부 경남지역에선 처음으로 설립된 성당으로, 광복 전까지 이 지역 천주교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1908년 한옥으로 지은 옛 성당과 1937년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현 성당이 공존하고 있어 동·서양 건축물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성당은 드라마 촬영지였던데다가 잔디밭, 나무와 꽃 등이 잘 어우러져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현 성당의 미묘한 외벽 색깔. 회백색과 옅은 하늘색을 섞은 듯한 성당 건물은 특히 맑은 하늘과 어울려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또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에 따라 조금씩 건물 색감이 달라지는 묘미도 있다. 한옥 옛 성당과 현 성당이 같이 나오도록 찍을 수 있는 ‘사진 스팟’도 있다. 이질적인 두 건물이 주변 푸르른 나무들과 어울려 오히려 조화를 이룬다. 다만 사진을 찍는다면 성당 뒤를 가로지르는 남해고속도로가 나오지 않게 해야 ‘옥에 티’를 줄일 수 있다. 다행히 여름에는 울창한 나무가 도로를 어느 정도 가려준다. 성당으로부터 약 2.5km에 물초울공원이 있고, 또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과 LH 토지주택박물관 등 문화교육시설이 있어 가족과 여행 중이라면 들를 만하다. 안성 포도의 근원지, 수원교구 안성성당 흔히들 ‘구포동성당’이라고도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수원교구 안성성당이다. 2008년 방영된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인 성당은 그 유명한 안성 포도의 근원지이기도 하다. 우선 동·서양 양식이 한 건물에 공존하고 있는 게 큰 특징이다. 방문객이 성당 정면을 처음 본다면, 뾰족한 탑과 둥근 아치형 입구로 이뤄진 유럽풍 성당으로 보이지만 조금만 옆으로 이동하면 입구 탑을 제외한 건물의 외부 몸통이 전부 전통 한옥 양식임을 알 수 있다. 성당 내부는 모든 부분이 목재인데, 전통적인 한옥 양식에 서양식 건축법이 혼합돼 이국적인 느낌이 더해졌다. 또 성당 문 앞에 서면 2000년 10월 건축한 ‘100주년 기념성당’이 눈길을 끈다. 외부는 노출 콘크리트 공법으로 현대적인 멋을 살렸고, 성당 내부는 옛 성당과 비교해 넓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렇듯 안성성당은 서양 전통 건축, 한국 전통 건축, 현대 건축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정원에는 십자가의 길과 안성 포도의 근원지답게 포도나무 덩굴도 있다. 특히 포도 수확철인 7월~9월 사이엔 먹음직스러운 포도 열매를 직접 볼 수도 있다. 더불어 본당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로고스탑과 100주년 기념관이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2024-07-14

에너지 절약 가능한 주거시설 전환으로 피조물 지킨다

‘모두를 위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의생활과 식생활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아봤다면 마지막은 주거생활이다. 옷과 먹거리는 환경을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이 가능하지만, 이미 조성돼 있는 주거환경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해법은 친환경 의·식생활과 연결된다. 절약하고 재활용 하는 것.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안내서」와 환경단체가 추천하는 지속가능한 주거생활에 대해 소개한다. ■ 에너지와 물 절약 전기제품은 전원이 꺼져 있더라도 콘센트에 연결돼 있으면 일정 부분 전력이 소모된다. 대기시간에 버려지는 에너지비용은 우리나라 가정 상업부문 전력사용량의 10%가 넘는다. 쓰지 않을 때 전기제품의 콘센트를 빼놓거나 대기전력저감을 위한 기준에 만족하는 대기전력저감우수제품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우수제품은 에너지절약마크로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다. 전기제품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에너지소비효율, 1시간 사용 시 CO₂ 배출량, 월간 또는 연간에너지비용, 소비효율등급 등이 표시된다. 이밖에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는 26℃로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에어컨 필터를 청소(2주 마다)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에어컨은 강풍 대신 약풍에 맞추고 선풍기를 함께 틀면 20~30% 가정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다. 안 쓰는 조명은 끄고 LED 등 고효율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샤워 시간을 1분 줄이면 한 달에 1333원이, 비누칠을 할 때 물을 잠그면 4000원이 절약된다. 장마철을 활용해 물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빗물을 모아 식물에 환경친화적인 관개원을 제공하고 실외 공간을 청소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집의 파이프, 수도꼭지, 변기, 관개 시스템에 누수가 있는지 점검하고 절수형 샤워 헤드, 수도꼭지 등 에너지 절약 장치를 설치하고 식기세척기와 세탁기는 가득 채운 상태에서만 사용한다. 주택에 태양광 패널 설치하면 전력사용량 줄이고 탄소 절감 소비효율 좋은 전기제품 사용 에너지 절약에 도움되는 방법 ■ 재생에너지 사용 태양열,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설치하면 전력사용량이 줄어들어 전기요금과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안내서」에는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조사하고 홍보할 것을 권한다. 태양열,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등 거주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해 알아보고 가정이나 직장에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토한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는 태양에너지, 풍력, 지열에너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주택에 설치하려는 경우 설치비의 일부를 국가가 보조금으로 지원해 주는 주택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지원사업 신청은 단독주택의 소유자 또는 입주자 대표, 공동주택의 소유자 또는 입주자 대표 등이 할 수 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도 가정의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고 교회기관 중에는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이용 도시에서는 대개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 혼잡한 도시에서 운전자 한 사람이 차량을 끌고 다니는 것은 효율적인 이동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2024년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안내서」에서는 도보나 자전거, 효율적인 대중교통 이용, 이동수단 공유 등을 추천한다.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면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이 친환경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월 6만9010원, 고효율인 1등급 전기차를 타면 월 6만8672원이 절약된다. 아울러 적정공기압을 유지하고 1등급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 피조물 경험하고 생각하기 우리가 왜 지구를 위해 절약하고 재활용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피조물과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피조물과 지구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느낄 때 우리의 실천은 번거로운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 주변에 식물들을 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작은 텃밭에 토종 식물을 심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함으로써 상점에서 구입하는 품목의 필요성을 줄일 수도 있다. 통합생태론에 대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한다. 자녀들과 함께 하느님의 창조물을 돌보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리의 행동이 환경과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본다. ◆ “EM 등 함께 만들고 우유팩 재활용해요” 본당의 친환경 생활은 이렇게! 공동의 집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있다는 점에서 본당에서 친환경 생활은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먼저 생태환경 관련 조직을 구성해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생태영성 교육이나 생태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생태탐방이나 숲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기금을 모으기 위한 행사 때 직접 만든 EM 제품이나 수세미 등 친환경 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 본당 행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피조물 보호 활동이 될 수 있다. 우유팩이나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본당도 늘어나고 있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본당 행사 때 쓰이는 먹거리 재료를 우리농이나 지역 물품으로 우선 구입할 수 있다. 교육과 단체활동을 통해 공동의 집을 보호해야 한다는 합의가 도출된다면 본당 내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도 고려할 수 있다. 생태 사도직 단체인 하늘땅물벗을 만들어 함께 참여하는 것도 친환경 생활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2024-07-14

[저를 보내주십시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장자호 신부(상)

서울 국제(외국인)본당 주임인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장자호 신부(요한 가롤로·82)가 한국에 온 지 55년이 됐다. 고(故) 범덕례(프란치스코 팔다니) 신부를 따라 한국에 와 선교한 세 조카 사제 중 한 명이었던 장자호 신부. 1969년에 이미 지구인이 달나라도 갔는데 자신이라고 선교지는 못 가겠나 싶었다는 당찬 그의 생애와 한국 생활, 선교 사제로서의 사목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작은아버지 따라 선교 사제가 되다 “어릴 때부터 선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장자호 신부는 1942년 이탈리아 북부 파도바 근처의 시타델라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장 신부는 그가 네 살쯤일 때 중국으로 선교를 떠난 작은아버지 범덕례 신부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또 초등학생 시절 주일학교를 가면 본당 신부님이 전교 잡지를 자주 보여줬다. 덕분에 그는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선교에 대한 열망을 키워갔다. 장 신부는 1967년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한국 선교를 자원했다. 그는 결국 바람을 이루었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자원은 받지만 수도회 차원의 계획이 우선시 되는 상황이었기에, 당시 관구장은 장 신부에게 아르헨티나에 갈 준비를 하라고 일렀다. 그런데 한국에 파견돼 있던 범 신부는 우연히 총본부 모임을 위해 한국을 떠나 관구장을 만나게 됐고, 한국에 선교사가 필요하니 조카라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범 신부의 부탁을 통해 장 신부는 한국에 올 수 있었다. 호랑이 아들 ‘장자호’ “성은 장, 이름은 ‘호랑이 아들’이라는 뜻의 아들 자(子), 범 호(虎)로 하자.” 외국인 선교 사제가 한국에 오면 한국 이름을 만들곤 한다. 장 신부의 본명은 잔카를로 팔다니(Giancarlo Faldani). 1969년 한국에 와서는 이름의 시작인 ‘잔’과 비슷한 ‘장’을 성으로 삼아 장 신부가 됐다. 그런데 첫 본당 보좌 신부로 갔을 때 할머니들의 수군거림이 들렸다. “범 신부님이 장 신부님 작은아버지라는데 어떻게 성이 다르지?” 이 말을 전해 들은 범 신부는 장 신부의 이름에라도 자신의 성을 넣자며 호랑이의 아들이라는 뜻의 ‘자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래서 장 신부의 별명은 ‘호랑이 새끼’가 됐다. 군부 탄압을 견디다 “제가 몰래 알려드리는데, 신부님 이름에 빨간색 표시가 있어요.” 한국에 와서 30년간은 부산교구, 대구대교구, 인천교구에서 각각 10년씩 본당을 맡아 사목했다. 주임신부로 있던 부산 대연동본당 옆엔 오륙도 나병환자촌이 있었는데 그 환자들의 자녀들을 수도원으로 데려와 돌보기도 했다. 아이들과 같이 놀고 생활하는 일이 참 보람 있었다. 장 신부는 한국에 그늘져 있던 군부의 탄압도 받았다. 특히 초대 원주교구장을 지낸 고(故) 지학순 주교(다니엘·1921~1993)가 1974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헌법은 무효’라고 양심선언을 발표한 뒤 체포됐을 때,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시국미사에 참석했다가 사진이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장 신부가 본당에서 강론할 때면 형사가 와서 감시하곤 했다. 장 신부는 “아마 강론 내용도 모두 녹음해 갔을 것”이고 말했다. 행정상의 불이익도 받았다.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하러 기관에 가자, 직원은 이 서류, 저 서류를 다 요청하며 절차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도 겨우 6개월을 연장할 수 있었다. 일을 보고 담당 직원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장 신부가 절차를 왜 이렇게 어렵게 하냐고 직원에게 묻자, 직원은 그의 이름에 반동분자라는 표시가 있어서 그랬다고 몰래 알려줬다. 강산이 다섯 번 변한 한국 “언젠가는 매년 두세 번 있던 세례식 때 100명 이상씩 영세를 준 적도 있죠. 내가 잘한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한국을 많이 축복하셨어요.” 장 신부는 한국교회 성장의 산증인이었다. 그가 입국했을 즈음인 1970년 신자 수는 약 79만 명이었지만 현재 신자 수는 600만 명에 육박한다. 특히 1980년대에는 한해 약 7%씩 신자 수가 늘었다. 그는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발전도 몸소 겪었다. 장 신부가 부산교구에 있던 1969년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서울에 올라와야 했는데, 그때만 해도 경부고속도로가 서울-대전만 개통됐을 때였다. 부산에서 대전까지 비포장도로를 트럭으로 운전해 오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그땐 서울에서도 강남은 논밭인 상황이었다. 2000년 대희년에 서울 국제본당으로 옮긴 장 신부는 외국인을 위한 새로운 본당에서 그의 사목 생활을 시작했다.<계속>

2024-07-14

[이웃종교 만남] 세계 최대 불교대백과사전 ’가산불교대사림‘ 42년만에 완간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이 완간됐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은 6월 25일 지난 2월 가산불교대사림 제17~20권을 출간함으로써 20권에 달하는 전권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현대 한국 불교 최고의 학승(學僧)으로 손꼽히는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1932~2012) 스님이 동국대 불교대학장 재직 때인 1982년 편찬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한 지 42년 만이다. 원고 작업은 이미 지난 2022년에 모두 마무리됐지만 특수 용지에 특수 잉크로 인쇄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 출판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해 말 인쇄가 완료됐고 올해 2월에야 제본 등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제어만 총 11만 9487항이고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34만 286매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다. 일본의 ’망월불교대사전‘이 7136개 항, 대만의 ’불광대사전‘이 2만2800개 항의 표제어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그 방대함을 알 수 있다. 제본된 책은 전 20권, 26만6697쪽이다. 가산불교대사림은 초기·근본·부파·대승·밀교·선불교 등 시대순에 따른 사상적 변천과 인도·남방·티베트·동북아 등 각 지역의 변이, 토착, 신조어 등의 변화도 수용함으로써 불교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담았다. 특히 한자와 산스크리트·팔리·티베트어 등 범불교권 언어를 병기해 술어의 기원과 해제를 다원화해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이미 출간된 일본, 스리랑카, 독일 등의 불교 사전을 비평적으로 참고하면서 기존 연구 성과를 반영했으며, ‘고려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 ‘신수대장경’ 등 대장경류 및 원전류 1000여 종을 체계적으로 용례화했다. 가산불교대사림은 불교를 연구하는 학자 외에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한글화된 대중적 사전이라는 점에서 한국 불교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한국천주교회는 1993~2006년 총 12권으로 된 ‘한국가톨릭대사전’을 간행한 바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가 편찬한 이 대사전은 총 9960쪽 분량에 8000여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2024-07-07

“습관처럼 이어 온 신앙, 배울수록 깊이 와닿아요”

“습관처럼 다니는 성당 너머로 신앙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았어요. 그 궁금증을 달래주는 청년 주일학교가 본당에 있다는 건 행운 같아요.” 6월 22일 서울 이문동성당(주임 이준호 미카엘 신부)에서는 ‘포센티 청년주일학교’(이하 청년학교) 제3기 종강미사가 열렸다. 부슬비 내리는 주말 저녁에도 삼삼오오 모인 청년들은 부주임 이준혁(바오로) 신부로부터 수료증을 받으며 기뻐했다. 4개월간의 교육을 마친 그들은 “호기심은 많은데 배울 길이 없었던 신앙 주제들을 청년학교 덕에 배울 수 있었다”면서 “4기에는 다른 청년들도 데려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학교는 “청년들을 위한 교리·신앙 배움터가 필요하다”는 이준혁 신부의 판단으로 지난해 5월부터 열려왔다. 중·고등부 주일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은 이후 스스로 정보를 모으거나 멀리까지 찾아다니지 않는 한 교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잘 마련되지 않기 때문이다. 배움 기회 적은 청년층 신앙적 갈증 달래는 교육 마련 젊은이들 주목하는 주제, 교회 가르침 따른 사회교리 강의 새 신자 청년들에게도 큰 도움 본당 청년 사목을 두루 맡으며 청년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온 이 신부는 “정의와 평등에 민감한 요즘 청년들이라 사회교리 등 교회의 가르침에 특히 관심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 학업, 취업 생활에 쫓겨 여유가 없는 청년들이 가까운 본당에서 신앙적 갈증을 달랠 수 있도록 동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교육 내용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청년들이 주목하는 주제들로 채워진다. 지난해는 윤리신학, 사형제도, 낙태, 한반도 평화, 핵발전소 등을 폭넓게 배웠다. ‘인간 생명은 어떻게 존엄한가’, ‘인간은 같은 하느님 자녀인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가장 가까운 이웃인 북한과 어떻게 화해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청년들이 주제를 추천했다. 그에 따라 이 신부가 초빙한 각 분야 전문가 사제·수도자들이 특강을 펼쳤다. 청년학교는 자칫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내실을 채우는 시간이었다. 올해 3기 과정에서는 전례와 성음악을 주제로 한 특강이 큰 호응을 받았다. 청년학교 대표 임효현(안젤라·26)씨는 “그냥 당연히 참례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던 미사에 있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그 속에 어떤 아름다운 의미가 담겨 있는지 눈을 뜬 계기였다”고 말했다. 청년학교가 지향하는 가치는 틀에 박힌 이론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와닿는 교육이다. 4월에는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을 방문하는 현장 체험도 이뤄졌다. 청년들은 “막상 가볼 일 없는 이웃 교회를 방문한 덕분에 그들의 신앙 전통에서 좋은 것을 배워갈 수 있었다”는 후기를 전했다. 이렇듯 청년들이 진정 궁금해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배움터의 존재는 신앙을 깊이 있게 접한 적 없는 새 신자 청년들에게도 좋은 인도자 역할을 한다. 이성적 이해가 중요한 젊은이들이 무턱대고 수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교회적 가르침과 신비를 ‘내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학교 3기 수료생이자 예비신자인 이연호(36)씨는 “단순 지식에서 그칠 수 있었던 교리와 다양한 궁금증을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3월부터 성당에 다니기 시작한 이씨는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미사 전례나 하루 세 번 바치는 삼종기도처럼 예비신자 입장에서는 많은 것이 낯설고 복잡한 형식으로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와 달리 내가 선택한 신앙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싹텄다”고 전했다.

2024-07-07

하느님이 건네는 위로…쉼, 치유 그리고 영성 전한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대로 산다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만큼 서로 상처입힌다. 뇌가 구조적으로 형성되는 유년 시절, 불완전한 부모로부터 받은 거부와 폭력의 기억은 개인의 성격·감정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렇듯 어떤 상처는 고의까지는 없었더라도 쉬이 잊히지 않고 그 사람을 부자유하게 한다. 이처럼 모양만 다른 상처를 지닌 많은 내담자가 심리상담사를 찾는다. 하지만 약물 치료 중심이거나 ‘네 욕구를 만족하면 행복하다’는 식의 인간적인 해결책에 한계를 느껴 어느 틈에 발길을 끊는다. 국제가톨릭형제회(Association Fraternelle Internationale, AFI)가 운영하는 전·진·상 영성센터(센터장 신선미 젬마)는 상처를 뛰어넘을 힘을 간구하는 내담자들에게 인간 심층 심리와 그리스도교 영성의 통합된 치유로 진정한 극복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스도라는 초월적 지평을 통해, 내담자들에게 자아를 초월할 역량이 있음을 인지시켜 주는 센터를 찾았다. ■ 영성이 있다는 특별함 6월 26일 한낮, 늘 관광객과 시민으로 붐비는 서울 명동 상점가. 아무 걱정거리도 아픔도 없다는 듯 까르르 즐거워하는 사람들, 찢어지는 목청과 웃음소리, ‘맛집’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무리 지은 청춘의 생기로 거리는 소란스러웠다. 쉴 새 없는 호객 소리를 뒤로 한 채 군중을 헤집고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센터의 영성심리상담소를 찾아서 왔다”는 말대로, 말 못 할 아픔과 갑갑함을 떠안은 채 틈바구니 골목으로 허위허위 걸어갔다. 길목을 몇 걸음 걷지 않아 한 5층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문 옆에 걸린 명패와 안내판 위 글귀는 ‘전·진·상 영성센터’, ‘쉼·치유·영성’. 그들이 향한 곳이 영성과 심리의 통합된 치유를 안겨주는 ‘도심 속 치유의 샘’임을 실감하게 했다. “자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하느님께서 주실 거예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따라가 보세요.” 상담실 문을 열고 나오는 한 내담자의 환해진 분위기가 빈 복도를 충만하게 채웠다. ‘영성’을 몇 번씩 강조한 상담사의 격려를 배웅 삼아 떠나는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곳 상담사님들은 제게 하느님을 닮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세요.” 영성·심리 통합된 치유로 차별화 다양한 환경에서 겪는 문제 다뤄 본인다움 찾아 사랑하는 게 중요 센터의 영성심리상담소는 몸과 마음, 영의 차원을 가진 인간이 하느님 모상으로서 자신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심리적·영적 도움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지니거나 임상·상담심리 등 각 분야에서 경력 깊은 전문 상담진을 갖췄다. 내담자들에게 전문적 심리치료를 펼치는 건 여느 상담소와 같다. 우울, 불안, 공황, 강박 등 정서적 문제뿐 아니라 가족, 직장, 대인관계 등 다양한 환경에서 겪는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 개인 상담, 아동·청소년상담, 가족 상담, 성직·수도자들을 위한 영성 심리 상담 등도 진행한다. 영성과 심리의 통합된 치유를 지향한다는 것이 다른 상담소들과 구별된다. 심리치료의 목적과 방향을 영성에 두기 때문이다. 내담자에게 기도, 묵상 등 어떤 영적 노력을 함께해야 하는지 도움말은 필수다. 센터는 심리·영성 통합강의 ‘자아의 통합과 영성’ 과정도 열고 있다. 치유의 자기 인식, 자아 정체감, 공격성의 이해 등 폭넓은 주제로 한 학기 14주차, 1년 두 학기 마련되는 과정은 심리학·뇌과학적 증명과 지식에 영적 해석을 가미한다. “예컨대 뇌가 거의 완성돼 태어나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뇌가 30% 정도밖에 자라지 않아 태어난다는 과학적 진실만 전달하지 않아요. 하느님은 인간을 서로 사랑하고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성장하도록 만드셨다는 영적 진실을 전해 주죠.” ■ 영성만이 안겨주는 초월 신선미 센터장은 “영성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내담자들에게 ‘상처는 본인 안에 있는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 하느님이 본래 만들어 주신 더 큰 자기가 있다는 것임’을 일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성 생활이란 에고(Ego, 자기애를 추구하는 자아)의 욕망으로부터 하느님이 본래 만들어 주신 ‘참 자아’를 찾아가는 파스카 여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학자 카를 라너 신부님도 ‘인간은 누구나 자아를 초월해 하느님을 닮아가고자 하는 갈망이 있다’고 했죠. 그런데 영성에 대한 관점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되는 것만이 목표가 될 수 있어요.” 비종교적 심리학에서도 자기 자신을 뛰어넘을 힘이 인간에게 있을 수 있다고 바라보는 건 같다. 하지만 그를 ‘영성’이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내담자를 향한 인본주의 심리치료의 접근법은 조건 없는 긍정, 모든 것에 대한 수용과 공감이다. 개인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은 동일하지만, 자아를 초월할 힘에 대해 ‘하느님’, ‘영성’이라는 실체를 명명하지 않으면 자칫 개인의 욕구 만족이나 행복을 좇는 방법론 제시에서 그칠 수 있다. 인간을 단순히 ‘욕구 충족의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표면적 사고만 하는 메커니즘적 존재로 환원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초월적 차원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동반할 때, 내담자에게 ‘나도 그 차원에 닿을 수 있겠구나’ 하는 굳건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고, 이것이 치유와 극복의 역동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 텅 빈 나를 채우는 것 “자아를 뛰어넘는 기쁨이 있기도 전에 스스로 어떻게 영적으로 돌보고 사랑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내담자가 많아요.” 심리학에서 공격성(Agression)은 인간이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주어진 생존 기제다. 센터 상담사들은 “이런 내적 움직임을 죄악시하는 잘못된 신앙관으로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진 내담자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심리학에서는 순응(Conformity), 즉 자아가 없는 상태를 모든 심리적 병리의 기초로 해석한다. 비어버린 자아를 더 비워야 한다는 강박으로 아파하는 내담자들…. 센터는 그들에게는 영적 위로를 안겨준다. 심리학 및 영적 바탕에서 먼저 자기 자신을 찾고 사랑해야 한다는 하느님의 위로를 전해 그들 신앙생활과 현실의 분열을 줄인다. 그들이 하느님이 본래 빚으셨던 그대로의 자신을 되찾고, 그를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돼 새로운 초월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내담자 미카엘라(26)씨는 “하느님께서는 나다운 나를 응원하신다는 것, 그런 그분께서 내게 아픔을 극복할 진정한 위로를 주신다는 것을 매 상담마다 실감한다”고 말했다. “약물 처방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았다”는 그는 “지금처럼 밝아진 내면은 내 영적 영역을 일깨워 주는 센터 상담사들의 이끎 덕분”이라고 전했다.

2024-07-07

걷고 기도하고 느끼며…하느님 안에서 하나 되는 여름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조사한 2024년 여름휴가 트렌드는 ‘해양 액티비티’, ‘워터파크’, ‘이색체험’이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자연 속에서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휴가를 선호하게 된 것.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휴가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여름에는 신앙을 체험해 보면 어떨까? 신앙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현장, 하느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 길 위에서 만난 그리스도 인생은 하느님께 이르는 길 위의 순례다. 길에서 만난 풍경들은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깨닫게 한다. 그리스도와 그 말씀을 체험할 수 있는 순례길과 함께 올여름을 보내면 어떨까? 믿음 안에서 자신을 희생한 성인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순교성지와 교회사적지, 순례지를 연결한 ‘천주교 서울 순례길’도 가볼 만하다.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로 선정된 서울순례길은 3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명동대성당에서-가회동성당까지 이어진 1코스 말씀의 길(8.7km)에서는 자발적으로 복음 말씀을 받아들인 평신도 공동체를 만날 수 있다. 중림동약현성당까지 이어진 2코스 생명의길(5.9km)에서는 순교자들이 증거한 신앙의 증거터를 발견하고, 삼성산성지까지 이어진 3코스 일치의길(29.5km)에서는 서울의 대표적인 순교성지를 방문할 수 있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가 운영하는 제주 면형의 집에서는 ‘산들평화순례피정’이 기다리고 있다. 신부와 수사의 해설을 들으며 함께할 수 있는 순례피정은 제주의 생태와 역사, 제주교구의 성지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특히 7월 25일부터 8월 17일까지 계획된 피정에서는 우도 1일 자유여행이 포함된다. 경북 칠곡군 가실성당에서 한티순교성지까지 45.6km 이어지는 ‘한티가는 길’도 긴 휴가 기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조선말 박해를 피해 전국에서 모여든 신앙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순례길로 조성한 한티가는 길은 구간이 긴 것을 감안해 대구대교구는 사기점공소, 동명순례자의집, 원당공소에 숙소인 소울스테이를 마련했다. 그리스도가 전한 평화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여정도 준비됐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청년들과 분단의 아픔이 남아있는 길을 걸으며 평화를 희망하는 ‘평화의 바람(Wind of Peace) DMZ 청년평화순례’를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개최한다. 강화-파주-연천-철원으로 이어지는 접경지역을 순례하는 DMZ 청년평화순례는 20~39세 청년 4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7월 10일까지다. ■ 기도 속에서 만난 그리스도 수도자들은 절대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현세적 가치를 포기하고 일반적인 생활양식을 등진 채 생활한다. 가난과 고행, 집중적인 기도를 통해 수도자들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입증한다. 이 여정은 하느님과의 거룩한 만남을 가능케 한다. 일반적인 생활양식을 따르는 신자들도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수도생활 피정을 통해 잠시나마 거룩한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강원도 횡성읍 도미니코 피정의 집, 서울 정릉동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등에서는 수도생활 체험 피정을 운영하고 있다. 침묵 중에 진행되는 피정은 성경 읽기, 찬미의 시간, 낮성찰, 개인기도, 미사 등으로 진행된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수도원 체험’은 9월부터 가능하며 신청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수도회의 장엄전례에 참여할 수 있는 ‘전례피정’을 1월(해맞이 피정), 3월(부활전례), 8월(성모승천전례), 12월(성탄전례) 4차례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여름에는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성모승천전례피정을 진행, 수도원 시간전례와 성찬전례 참례, 전례와 영성 관련 강의, 참회와 화해의 시간 등을 보낼 수 있다. ■ 자연 속에서 만난 그리스도 올여름 국내 휴가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촌캉스’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여름 특수를 노린 이색 테마 관광과 다채로운 농촌체험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자연 체험은 생태적 회개와 맞닿아 있다. 자연 속에 자리한 수도회들은 하느님의 피조물을 만지고 돌보며 그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자리한 성심수녀회 ‘예수마음배움터’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지구의 변화를 돌아보고자 사계절 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공원을 활용해 침묵 중에 수도회 주변을 맨발로 걷고 자연물을 만지고 느끼며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생태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강의도 피정 중에 진행된다. 여름을 느낄 수 있는 피정은 7월 13일에 열린다. 노틀담 수녀회가 운영하는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은 인천 강화군에 자리하고 있다. 풀과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 자연농업으로 키우고 있는 작물, 생태교육으로 피조물과 동행하는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순환하는 삶을 실천하고자 퇴비실, 닭장을 운영할 뿐 아니라 찬미동산과 텃밭에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에서는 생태환경 캠프와 농장체험학습, 생태영성 피정 등이 운영한다. 충북 단양군에는 예수살이공동체가 운영하는 ‘산위의 마을’이 있다. 소백산 중턱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집들은 여름방학이면 농촌체험을 하기 위한 아이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산속 마을에서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은 기도와 노동이다. 이곳에서는 디지털기기와 멀리 떨어지는 대신 흙과 풀을 만지며 생태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다. 기도하고 일하는 단순한 생활방식은 내면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풍부하게 채울 수 있게 안내한다. 산위의 마을에서는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는 단기입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입촌 상담은 전화(010-4184-8633)를 통해 가능하다.

2024-07-07

먼 나라 이야기 같던 ‘분단’ 코앞에…철책에 ‘평화’ 염원을 달았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센터장 남덕희 베드로 신부)는 6월 29일~30일 1박 2일간 ‘청년 DMZ 평화의 길’ 도보 순례를 가졌다. DMZ 평화의 길은 2018년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조성된 뒤로 많은 이가 방문하고 있다. 개발이 안 돼 다양한 생태가 어우러진 자연이 매력을 더하기도 한다. 동시에 생사를 넘나들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평화와 전쟁의 흔적을 모두 간직한 남북 접경지역. 민족화해를 이끌어 갈 현재이자 미래인 청년들과 동행했다. 분단의 긴장감과 접경지역의 자연을 느끼며 이번 순례는 첫날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에서 임진강 주상절리 코스 약 14km, 둘째 날 임진강 생태 탐방로 코스와 덕진 산성 코스를 합쳐 13km로 총 27km를 걷는 여정이었다. 순례 중 태풍전망대, 유엔군 화장장과 북한군 묘역, 마지막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종교구 JSA성당을 방문해 한반도 분단 현장을 몸소 체험했다. 코스의 전반적인 안내를 맡은 박평수(프란치스코) 환경활동가가 평화와 생태 강의를 곁들여 풍성함을 더했다. 여러 순례지 중 태풍전망대는 개발의 손의 닿지 않은 DMZ의 이국적인 자연 풍경으로 시선을 끌었다.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DMZ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최대의 지뢰 매설지다. 전망대보다 좀 더 앞서 배치된 GP 초소는 묘한 긴장감을 줬다. 태풍전망대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800m 떨어져 있다. 세계 유일한 분단의 현장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라는 말이 체감됐다. 순례단은 전망대 브리핑 병사의 설명을 들은 뒤 지형도와 풍경을 비교하며 말로만 듣던 코앞의 북한 지역을 바라봤다. “참 멀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가까울 줄은 몰랐다”는 탄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더위와 장맛비 뚫고… 평화 염원하며 한걸음 남한 측 임진강 최전방 댐인 군남댐 ~ 임진강 주상절리 코스는 이번 순례에서 가장 긴 14km의 코스다. 임진강은 한탄강과 더불어 남북의 ‘자연경계선’이라고도 불린다. 크게는 임진강 언저리를 걷는 코스 속에 도로, 풀숲, 숲길이 연이어 펼쳐졌다. 길을 걸으며 그새 친해진 청년들은 함께 간식을 먹거나 담소를 나누며 섭씨 30도가 넘는 날씨를 이겨 냈다. 치열한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유엔군 전사자 화장장과 북한군 묘소에서 청년들은 두 곳 모두에 국화꽃을 봉헌했다. 두 곳에 묻힌 이들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또 꽃다운 나이에 아무것도 모른 채 국가 간 이념 갈등에 휘말려 서로 총부리를 겨눴다. 순례 안내를 맡은 박평수 활동가는 “19~20살 남짓한 이들 중 과연 몇 명이나 각 진영의 이념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참전했을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화두를 던졌다. 순례단 모두가 숙연해졌다. 이튿날은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를 맞으며 임진강 생태 탐방로를 걸었다. 임진강 생태 탐방로는 과거 민간인을 통제하던 순찰로로 활용되던 곳이라 철책이 남아있다. 시범 개방 기간이다 보니 절차를 거쳐야 출입할 수 있고, 전방 군 작전 등에 따라 출입이 제한되기도 하는 곳이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평화 메시지를 직접 적어 만든 ‘평화 리본’을 철책에 달았다. 한때 단절을 상징하던 철책은 그동안 방문객들이 달아놓은 다양한 리본들 덕에 이제는 평화에 대한 염원을 드러내는 도구가 됐다. 온몸이 비에 젖어 찝찝하고 바닥은 질퍽거렸지만, 청년들은 꿋꿋이 걸었다. 남북 무장병력이 가장 가까이서 마주 보는 공동경비구역(JSA)과 JSA성당 방문까지 마지막 일정을 무사히 소화했다. 여정에 참가한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 이번 순례는 처음으로 청년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중에는 함께 참가한 세 자매도 있었다. 둘째 김보경(데레사·행신1동·31)씨는 “순례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 제안했더니 언니와 동생이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평소에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통일전망대·JSA 등을 직접 본 건 처음이라 더 새롭고 한반도의 현 상황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회가 되면 평화의 길에 또 참여할 계획이다. 평소 둘레길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도 함께했다. 사단법인 ‘한국의 길과 문화’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남상준(프란치스코·31)씨는 “요즘 연구 중인 ‘코리아 둘레길’과 DMZ 평화의 길이 겹치기도 하고, 평소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아 참가했다”며 “작은 바람이 있다면 남북이 통일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북한에도 둘레길을 조성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순례 스태프를 맡은 청년 봉사자 중에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김희서(라파엘라·참회와속죄의본당·16)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평화순례에 참여했는데, 걸으며 사진 찍는 게 재미있어 지금은 사진 스태프로 봉사하고 있다”며 “또래 친구들도 평화의 길을 함께 걸으면 더 재밌고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반도 분단 현실. 이젠 청년들도 관심을 사회적으로 MZ세대라고도 분류되는 청년층은 사실 남북 분단 상황이 오히려 익숙하다. 전쟁은 물론이고 이후 남북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던 시절도 겪지 않은 게 한몫한다. 분단 현실이 위협적이기는커녕 오히려 편하다. ‘청년 평화의 길’ 참가자 중에도 평소 남북평화에 대해 그저 두루뭉술하게 필요성을 인식했던 경우가 많았다. 직접적인 체험이 부족했던 이들에게 도보순례 프로그램은 먼 나라 이야기 같았던 분단의 아픔을 평소보다 가까이서 볼 좋은 기회였다. 청년들이 한반도 분단 현실을 헤치고 나아가야 할 현재이자 미래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도 멀리 내다보면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인식이 필요해 보인다. 평화의 길 도보순례에 7년간 봉사하고 있는 함해성(대건 안드레아·40)씨는 “우리는 평소 개인의 평화를 무엇보다도 우선시하지만 조금만 넓게 보면 지구 전체의 평화가 결국 개인의 평화로 되돌아온다고 본다”며 “남북평화를 염원하는 것도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엔 ‘나’를 위해서 해야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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