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류동본당, 사순 시기 ‘찾아가는 음악회’ 개최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주임 이기헌 요한 사도 신부)은 3월 29일 성당에서 사순 시기를 은혜롭게 보내기 위해 사단법인 전례예술원(원장 우상헌 요한 세례자) 주관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Obediens(순종하시다)’를 개최했다. 전례예술원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복음환호송 내용인 ‘순종하시다’를 주제로, 하느님께 순종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찬미를 드리는 음악을 선사했다. 이번 음악회는 모든 전례예술을 보전하고 정리하는 전례예술원 전속 교회음악 중창단 ‘칼 스콜라’(CAL Schola, 단장 이은숙 클라라, 지도 박원주 요셉 신부)의 공연으로 진행됐다. 공연은 그레고리오 성가 입당송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로 시작해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의 <어머니 서 계시네>(Stabat Mater), 고스(John Goss)의 <오 우리 구세주>, 루터(John Rutter)의 <아름다운 이 세상>, 마누엘(Ralph Manuel)의 <알렐루야> 등으로 꾸며졌다. 전례예술원은 신자들이 미사 전례의 거룩함과 부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선곡했다. 칼 스콜라 단원들은 마지막 곡으로 <사랑의 송가>를 오류동본당 신자들과 함께 불렀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전례예술원 김자영(베아트릭스) 운영본부장은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는 은총의 시간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님 영광을 노래하는 기쁨을 많은 신자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더 자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5면

서울대교구 잠실3동본당 ‘우리 성당 영화관’…“콘텐츠 홍수 속 ‘좋은 영화’ 봐요”

신자들이 성당에 모여 영화를 관람하며 전교와 정서 환기 등에 긍정적 효과를 보는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잠실3동본당(주임 강상수 필립보 신부)은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금요일 저녁에 운영하는 ‘우리 성당 영화관’을 3월 28일 시작했다. 5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관람한 첫 영화는 근세 일본의 천주교 탄압 속에서 예수회 선교사들의 고뇌와 종교적 성찰을 그린 <사일런스>(침묵, 2016)였다. ‘우리 성당 영화관’은 본당 특성상 연령대가 높은 신자들이 많아 어르신들이 가까운 곳에서 바람 쐴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성당은 거룩한 곳이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가볍게 올 수 있는 장소로서 문턱을 낮춘 것이다. 또한 비신자들에게도 문이 열려있어 전교의 효과도 기대하며, 가족들이 모두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으로서도 활용 가능하다. 영화 상영에 참석한 신명숙(엘리사벳) 어르신분과장은 “이번 영화가 최신작은 아니라 이전에 이미 봤지만, 성당에 다 같이 모여 다시 보니 느낌이 새로운 것 같다”며 “앞으로 종교 영화나 따뜻한 다큐멘터리 등을 성당에서 함께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가 오붓하게 함께 영화를 보러 온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남편과 함께 성당을 찾은 이희자(율리아) 씨는 “요즘 젊은이들을 위한 영화나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 따뜻한 볼거리에 목말라 있었는데, 신앙과 감동을 담은 영화를 본당에서 상영해 준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왔다”며 “미사나 기도뿐만이 아니라, 냉담 교우나 비신자들에게 성당에 같이 가자고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씨의 남편 백승태(라파엘) 씨는 “평소 부부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고는 했는데 성당에도 같이 나들이를 오게 돼서 뜻깊다”며 “본당 모임 때 성당에서 함께 봤던 영화에 대해 대화도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영화관을 계속 이용할 생각”이라며 “고전적이면서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성당 영화관’을 담당하는 윤나경(아녜스) 교육분과장은 “보다 친근하고 모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로서 영화를 선택했다”며 “성찰과 희망 등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가톨릭 정신에 부합한다면 꼭 종교 영화에만 국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선정을 맡은 강상수 신부는 “매일 접하는 소소한 요소들에 따라 인생의 큰 방향이 정해지는데, 부정적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요즘 시대 속에 ‘좋은 영화’가 긍정적인 역할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길 바란다”며 “첫 영화는 사순 시기에 맞는 내용으로 선정했는데 앞으로는 추천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발행일 2025-04-06 제3436호 5면

사순 시기 하루도 빠짐없이 십자가의 길 기도

“아침밥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한 것처럼,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면 1년 신앙생활이 참 든든합니다.” 사순 2주를 보내고 있는 3월 21일 오후 1시, 대전교구 당진본당(주임 김경식 미카엘 신부) 삼봉공소에서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하는 기도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순 시기면 어느 본당에서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지만 삼봉공소의 기도는 조금 특별하다. 1995년부터 30년 동안 사순 시기면 하루도 빠짐없이 공소에서 십자가의 길을 바쳤기 때문이다. 많을 때는 몇십 명, 적게는 1명이라도 꼭 공소에서 기도를 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함께하게 된 계기는 어렵고 힘들어하는 신자에게 힘을 모아주기 위해서 였다고 한기섭(요셉) 공소회장은 회고했다. “공소 신자 중에 젊은 새댁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아이가 들어서지 않아서 항상 열심히 기도를 했어요. 마침 사순 시기가 돌아와서 신자들이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해보자는 말이 나왔죠.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 동안 그 새댁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었어요. 신기하게도 기도를 시작한 그해에 아이가 들어서서 벌써 서른 살이 됐답니다.” 기도 때문에 아이가 생긴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함께한 기도는 삼봉공소 신자들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예수님이 고통과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셨듯이, 각자의 삶에서 찾아오는 어려움을 기도를 통해 견뎌낸다면 밝은 빛을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날 십자가의 길 기도에는 9명이 모였다.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이다 보니 한 회장은 가는 길에 마주친 신자에게 “십자가의 길 하러 가야지”라며 함께 차를 타고 공소로 향했다. 멀게는 차로 20~30분 걸리는 곳에 사는 신자를 위해 레지오 단장 김성신(마리아) 씨는 매일 자신의 차로 신자들을 태워와 함께 기도하고 돌아간다. 멀리서 어렵게 모인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 시간은 20분가량.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를 마치고 공소를 나오는 신자들의 표정에서는 마음 가득히 기도를 했다는 든든함이 묻어났다. 이미라(엘리사벳) 씨는 “우연한 계기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함께하는 전통이 생겼지만, 매년 기도를 하면서 마음이 편하고 뿌듯해진 덕분에 우리 공소 신자들의 신앙이 더욱 깊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숙(마리아) 씨도 “하루에 20분, 어떻게 보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한마음으로 기도를 한다는 돈독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나면 밥을 먹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3-30 제3435호 5면

‘극기의 보루’ 실천하는 서울 가락시장준본당, “예수님 수난에 동참해요”

사순 시기를 맞아 공동체가 함께 금주(禁酒)나 평일 미사참례 등을 주보에 공약하고 실천하는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가락시장준본당(주임 조대현 바오로 신부)은 주님 조대현 신부를 비롯한 금주 10명, 오늘의 복음 묵상 3명 등 총 18명이 함께하는 ‘극기의 보루’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금주 실천이 눈에 띈다. 조 신부는 “안 좋았던 습관에 균열을 내다보면 언젠가 정말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번 기회를 마련했다”며 “힘들어도 ‘주님 때문에’라고 생각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점병(베드로) 씨는 “실천 비법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의 시선을 느끼는 것”이라며 “모임에 가서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안 마시는 내 모습을 본 지인들이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본당 사목회 부회장 정백용(안드레아) 씨는 “소문난 애주가였던 나도 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주위 응원도 받기 위해 공약했다”고 전했으며, 김재곤(마르코) 씨는 “직업 특성상 술자리가 많아서 힘들지만 대신 커피나 물을 마시거나 술 생각을 아예 끊어버리며 견딘다”며 “본당 신자들과 함께하니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하루 세 번 아내 안아주기’를 실천하는 주성진(도미니코) 씨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해서 평소에도 가끔 실천해왔는데 매일 행하니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뒷담화 안 하기’를 결심한 이억출(체칠리아)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제목이 평소 인상 깊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5면

“‘성당’은 파손됐어도, 승진‘본당’은 굳건합니다”

“‘성당’은 파손됐지만, 승진‘본당’은 잠시 다른 장소에서 굳건하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본당 공동체를 지켜주시는 병사들과 군 가족들에게 우리 군종교구와 군종후원회는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꽃샘추위에 보슬비까지 내린 3월 16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포천 민군상생복지센터 창의공간에서 군종교구 육군 승진본당(주임 김문강 크리스토폴 신부) 사순 제2주일 미사가 봉헌됐다. 민군상생복지센터에서 미사 봉헌…세례식도 열려 군종후원회 회장단, 현장 방문해 장병·신자 위문 6일 공군 전투기의 포천 민가 오폭으로 성당이 크게 파손되고 주임신부도 부상으로 입원했지만, 본당 공동체는 지난주부터 교구 총대리 이응석(요셉) 신부 주례로 이곳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는 장병 1명이 세례받는 경사가 있었다. 신자들은 장병의 입교를 축하하며 다 같이 박수를 보내고, 한목소리로 세례 서약을 갱신했다. 미사에는 장병들과 군 가족 등 60여명이 참례했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본당 신자들이 피해의 아픔을 딛고 공동체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교구 평신도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회장 이병지 프란치스코) 회장단과 군종후원회 전담 홍성학 신부(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제11 강남지구장)도 함께해 장병과 신자들을 위문했다. 후원회는 본당과 공소 신자들을 위한 위문품도 전달했다. 홍 신부는 미사 후 친교의 자리에서 “우리 삶에는 ‘폭탄’으로 비유될 수 있는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럴 때마다 주님을 찾고 그분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성당에서 기다리고 계심을, 또 그런 그분처럼 우리 군종후원회도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위로했다. 이응석 신부는 강론에서 “때로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일의 시작이자 마지막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면 우리는 언젠가 이날 복음 속 ‘거룩하게 변모하신 예수님’처럼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본당 신자 신종욱(프란치스코) 소령은 “오폭 사고 후 성당에 들어갔는데 십자가가 온전한 것을 보며 ‘그래도 하느님께서 많이 지켜주셨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우리 김 신부님은 항상 씩씩했던 분이니만큼 잘 극복하고 돌아오시리라 믿는다”며 “우리들도 신부님을 기다리며 평소와 같이 친교를 이루고 신앙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교구는 군 당국에서 피해를 복구하고 주임사제가 회복할 때까지 장병들이 일상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사목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교구 사제단은 본당 및 본당 관할 공소 2곳의 주일미사 봉헌을 맡고 있다. 매주 본당과 전격공소 주일미사는 이응석 신부가, 철마공소 주일미사는 국방부 군종정책과 유한석(베드로) 신부가 주례하고 있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5면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 하늘땅물벗 ‘탄소포집벗’ 창단

“저는 하늘땅물벗의 벗님으로서 당신께서 지으신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생태적 삶을 살기로 선서하오니, 당신 성령의 힘을 제게 주시어 정의와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지난 3월 1일 서울대교구 구파발성당(주임 차동욱 시몬 신부)에서는 초등부 어린이 29명이 낭랑한 목소리로 어린이 하늘땅물벗 선서문을 낭독했다. 최초의 하늘땅물벗 어린이 단체로서 공식 활동을 개시하는 순간이었다. 어린이들은 이날 창단 미사를 통해 하늘땅물벗 사도가 될 것을 선서하고 단체 활동을 통해 생태적 삶을 성실하게 살 것을 다짐했다. 차동욱 신부는 선서문 낭독 후 회원들을 안수하며 환경 문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작은 실천으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격려했다. ‘탄소포집벗’이라는 이름은 어린이들이 직접 지었다. 산림과 생태계 보존을 통해 탄소를 포집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미래 기술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미다. 어린이들은 매월 마지막 주일 정기 회합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3월에는 성당 인근에서 플로깅 활동을 하며, 4월에는 숲 해설가와 함께 생태교란종 제거 작업을 할 예정이다. 자원순환 센터를 견학하고 성당에서 직접 분리배출을 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현장에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책이나 다큐를 읽고 보고 나누는 자리도 연다. 또 공동의 집인 지구를 위한 기도와 나눔도 이어간다. 탄소포집벗 출범은 무엇보다 생태적 인식 전환과 지속 가능한 삶의 실천을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찾는 시도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평신도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은 2016년 서울대교구에서 인가받은 후 현재 서울과 인천, 제주 등 전국에서 90여 개 단체가 활동 중이다. 성인 대상 활동이 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구파발본당의 탄소포집벗은 각 교구와 본당 어린이 환경 활동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동욱 신부는 “처음에는 학업으로 바쁜 어린이들이 참석할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많은 어린이의 참여를 지켜보면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린이들이 생태 환경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큼 깊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린이 하늘땅물벗 창단을 시작으로, 해마다 더 많은 어린이가 지속적으로 생태 보전 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3-16 제3433호 1면

[이런 사목 어때요] 서울대교구 방이동본당 건강상담실

“내담자분 몸에 좌우 차이가 좀 있어 보여요. 양방향으로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세요. 그리고 소화가 조금 힘드실 것 같은데 약을 드시거나 병원 진료를 받아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충분한 시간 동안 전문 상담을 받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상담실이 문을 열었다. 서울대교구 방이동본당(주임 송경섭 베드로 신부)에서는 사무실 신청을 통해 진료는 아니지만 격월 셋째 주일에 양방과 한방 상담을 할 수 있고, 매월 넷째 주일에는 세무와 법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월 16일 양덕모(미카엘라) 한의사에게 상담받은 70대 박종숙(헬레나) 씨는 “일상생활을 할 때 왼쪽이 동작을 할 때마다 이상하고 균형이 안 맞다 느꼈고 소화도 쉽게 안 됐었는데 한의사 선생님이 잘 짚어 주셨다”며 “본당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친숙한 공간이라 가볍고 부담 없어 신청했는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소상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상담 봉사에 나선 양 한의사는 “평소 재능기부에 관심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시작하게 됐다”며 “치료는 병원에 가서 받아야 하지만 그 이전 단계에 도움을 드리려는 취지이기에 건강에 대해 크든 작든 궁금하고 염려스러운 사항이 있으시면 담소를 나누는 것처럼 마음 편하게 들러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미사 드리고 신앙 생활하는 본당 신자분들께 봉사하는 기회라 이를 계기로 서로 더 가깝고 따뜻한 친교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승자(실비아) 씨는 “병원까지 가기에는 별거 아니고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증세들을 상담할 수 있었다”며 “따뜻한 말씀 덕분에 평소 막연히 가지고 있던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은희(데레사) 씨는 “가정과 여러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중요하다”며 “정확한 의학적 정보에 대한 조언을 받아 바른 생활 습관을 기르고 적절한 치료로 이어나감으로써 내 건강에 기민하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상담실은 성령이 기거하는 성전인 우리 몸을 아끼고 돌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예방적 차원에서 정확한 의학적 정보를 통해 신앙과 건강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다. 송경섭 신부는 “상담실이 봉사자에게는 하느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봉헌하는 계기가 되고 일반 신자들에게는 본당 공동체의 효능감과 소중함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며 “희년을 맞이하는 기쁨과 공동체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5면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장애인 주일학교 ‘다올’ 10주년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주임 남상만 베드로 신부)의 발달장애인 주일학교 ‘다올 주일학교’(지도 조성훈 율리오 신부)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3월 2일 소성당과 교육관 요셉홀에서 기념미사·행사를 열었다. 미사와 행사는 지난 10년간 함께한 봉사자, 교사, 학부모와 학생들을 축하하고 그들이 앞으로도 매 주일 열리는 수업과 발달장애인 미사를 통해 하느님 사랑 안에서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자리가 됐다. 부주임 조성훈 신부가 주례한 미사는 10년 전 본당 주임사제로서 학교를 세운 주수욱(베드로·원로사목자) 신부와 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 담당 최영우(베드로)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교리교사들, 봉사자들, 후원자들이 참례했다. 행사에서는 10년 근속 봉사자들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 학생들과 부모들과 봉사자들에 대한 선물 증정식이 진행됐다. 또 율동팀과 성가대, 앙상블의 축하 공연 중 주일학교 새 이름인 ‘다올’이 발표됐다. ‘하는 일마다 하느님의 축복이 온다’는 뜻이다. 이전 이름은 ‘솔봉이’(어리숙하지만 꾸밈없고 착한 사람)였다. 자폐 자녀를 개교 때부터 학교에 보내온 이은영 씨(마리아·본당 자모회장) 와 김민서 씨(엘리사벳·본당 자모회 총무)는 “아이들이 전례 봉사, 성가, 율동 등 미사에 스스로 참여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워 아이들도 우리도 성당에 기쁘게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장애인들과 함께 바치는 일반 미사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 애가 폐를 끼치면 어쩌나’ 하는 불편한 마음 때문에 차마 미사에 나오지 못하거나 냉담까지 하게 되기도 한다”며 교회의 관심을 부탁했다. 교감은 “봉사자가 많이 부족하다”며 “미사 때 학생들 곁에서 성가 책을 넘겨주고, 가위·풀칠 등 수업 활동을 돕거나 화장실에 같이 가주는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라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발달장애인들과 그 부모들을 위로하고 함께하고자 열린 다올 주일학교는 2015년 ‘대방동 솔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소성당에서 발달장애인 미사를 바치고, 이어서 주일학교 수업을 열고 있다. 주일학교와 미사는 봉사자들과 교사들의 헌신으로 열릴 수 있다. 자녀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어 삶에서도 미사에서도 온전히 쉬어갈 일 없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에게 ‘쉼’의 시간을 선사하는 만큼 많은 사람의 봉사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문의: 010-8587-8003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5면

한국 찾은 ‘메일린의 기적’ 주인공…"기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2012년 프랑스 리옹에 살던 3살 메일린은 식사 중 소시지가 기도에 걸리면서 뇌에 산소가 수 분 동안 공급되지 않아 뇌사 판정을 받는다. 의사들마저 포기하고 안락사를 권유했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고 19세기 교황청 전교회를 세운 폴린 마리 자리코에게 9일간 전구 기도를 하게 된다. ‘살아있는 묵주 기도회’를 조직해 메일린이 다니던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 이후 메일린의 뇌는 점차 정상으로 돌아와 완전히 회복됐고, 이 사례는 교황청 심사를 거쳐 2020년 5월 26일 ‘기적’으로 공인됐다. 가경자였던 폴린 마리 자리코는 이 기적을 통해 시복됐다. 최근 「메일린의 기적」 책과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알려진 기적의 주인공, 메일린 트란 양이 2월 2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을 찾아 신자들과 기적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메일린 양은 아버지 에마뉘엘 트란 씨, 현지에 가서 메일린 양 가족을 만나고 교황청에서 기적 판정의 과정을 좇으며 그 이야기를 한국에 알린 박용만(실바노) '같이 걷는 길' 이사장(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한국 신자들을 만났다. 박 이사장 사회로 에마뉘엘 씨와 메일린 양은 뇌사에 이르게 된 사건 당일의 사연에서부터 9일 기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 점차 회복되는 과정에서의 체험 등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사고 11일 차에 뇌파가 없어져 곧 사망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생명 유지 장치를 떼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 권유에 아이를 낳았으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해 거절했다”고 얘기한 에마뉘엘 씨는 “그때 신자가 아니었지만, ‘신이 듣고 있다면 메일린을 고쳐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씨는 딸의 기적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메일린이 다시 일어나고 걷는 과정을 보고, 이를 의사들에게 설명하는 단계에서 제가 겪은 일을 통해 다른 이들의 신앙에 변화가 일어남을 경험했다”며 “그래서 이제는 하느님의 은혜, 또 기도의 힘에 대해 선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도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고, 하느님께서는 매일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한국 신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흔히 기도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생각하지 않고, 결과에 대해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도하면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그 경험을 알리고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일린 양은 “앞으로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당시 사고가 일어나고 회복됐을 때 기억은 없지만, 폴린 마리 자리코 복자의 상본을 놓고 기도하던 중 알 수 없는 바람이 휘도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고 기도 중 느낀 바를 들려줬다. 박용만 이사장의 초대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부녀는 일주일가량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3월 1일 귀국했다.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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