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2025년 사순·부활 캠페인 전개…기도·원조 통해 ‘희망’ 전달
“납치범들이 쇠사슬과 밧줄로 저를 내내 묶어놨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몸부림치는 것뿐이었죠. ‘하느님, 제발 도와주세요!’라고요.”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 소녀 파라 샤힌(17)은 12살 때 신원 미상의 무슬림 남성들에게 납치돼 강제 결혼과 개종을 당했다. 실종 6개월 후, 고향에서 112㎞ 떨어진 납치범의 집 가축우리에서 발견된 샤힌의 부러진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그 후 샤힌은 혼인 무효 판결을 받긴 했으나 납치범들은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다. 파키스탄에서는 샤힌처럼 소수 종교 그리스도교를 믿는 여성들이 강제 결혼, 개종, 살해 위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렇듯 사지로 내몰린 전 세계 그리스도인에게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가 2025년 사순·부활 캠페인을 시작했다. 수난받으신 주님처럼 21세기에도 증가 추세인 박해와 폭력, 전쟁에 고통받는 지구촌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원조하며 그들이 간절히 염원하는 ‘부활’의 희망을 전하는 캠페인이다. 3월 5일(재의 수요일)부터 6월 28까지 진행된다.
ACN 본부와 23개 국가지부는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파키스탄, 스리랑카, 멕시코, 시리아 등 20개국을 대상으로 사목 원조 프로젝트를 펼친다. ACN 한국지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지부장 박기석 요한 사도 신부)는 그중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모잠비크, 중동, 부르키나파소 지원에 집중한다.
▲폭력(테러)을 일상으로 목격하는 나이지리아에서는 트라우마 치유 센터 재건 및 원조 활동을 ▲파키스탄에서는 소수 종교 소녀와 여성의 권리 증진·보호, 학교 밖 아동의 교육 재연결을 ▲모잠비크에서는 폭력·자연재해에 내몰린 그리스도인 지원을 ▲이집트에서는 어린이들과 수단·남수단 난민 원조 활동을 ▲레바논에서는 시리아 가톨릭교회 신학생 15명 양성과 선교·심리·영적 지원을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는 수도·교외 지역 폭력 피해 가족을 위한 심리·사회 지원 서비스, 알레포 합동 구호 주교위원회가 실시하는 환자 1800명에 대한 의료 지원 활동을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파괴된 성당 재건과 국내 실향민 식량·교육 지원을 후원할 계획이다.
이에 ACN 한국지부는 캠페인을 시작하며 신자들의 기도와 후원을 독려하고자 십자가의 길 책자 「희망의 증거자, 고통받는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을 발행했다. 십자가의 길 처마다 박해와 폭력으로 고통받는 현지 상황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묵상을 넣어 세계 곳곳에서 애타게 위로를 기다리는 예수를 발견하고 기도 중에 기억하도록 돕는 책자다. 책자는 신청 링크(QR)를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후원 계좌 우리 1005-004-459234 (사)고통받는 교회돕기 한국지부
※ 문의 02-796-6440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