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와 저소득층 학생 3천명 함께 부른 성탄 음원 발매 음원 발매 수익금으로 마리아 수녀회 학교 지원 예정
[마닐라 OSV] 필리핀의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 3000명이 미국의 3인조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가 제작한 성탄 노래 <It’s That Time of Year>로 팝음악계에 데뷔했다. 이들의 공연이 담긴 뮤직비디오는 지난해 12월 13일 공개됐고 음원은 11월 29일에 발매됐다.
마닐라 외곽 카비테(Cavite)에 위치한 마리아 수녀회(Sisters of Mary) 중고등학교 저소득층 자녀 학생들로 구성된 3000명의 합창단이 재즈 스타일의 성탄 노래를 부른다. 여기에 학생 핸드벨 합주단의 맑은 벨소리가 생동감을 더해준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멤버인 래퍼 겸 가수인 애플딥, 프로듀서 겸 드러머 키스 해리스, 작곡가 데이비드 ‘DQ’ 키논스가 공동으로 작곡했다.
마리아 수녀회 학교는 1985년 설립됐다. 학교를 운영하는 마리아 수녀회는 1964년 미국 워싱턴 출신의 알로이시오 슈워츠 신부에 의해 한국에서 처음 설립됐다. 슈워츠 신부는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가경자’로 선포됐다. 전 세계 7개국에서 학교를 운영하며 극빈층 가정 자녀들을 교육한다.
애플딥과 이 학교와의 인연은 학교 운영재단의 초청으로 시작됐다. 필리핀 팜팡가 지방 작은 마을 출신인 애플딥은 14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고,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들을 위한 자선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그는 이 노래의 원본 녹음본을 학교와 공유했다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되어 선한 영향을 미치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노래를 통해 모든 학생들의 1년 치 학비가 충당됐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밝은 미래인 아이들이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학비는 연간 약 1020달러이고 필리핀 내 4개 학교에 약 94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수익은 제작자들과 애플딥의 APLFI 재단, 그리고 학교가 균등하게 배분한다.
학교 재단의 자원봉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칼라 바레토는 필리핀에서 학교 기부자들은 대부분 고령층이라며, 애플딥의 명성이 학교에 대한 인식을 젊은 층으로 확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