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청년들이 선보이는 ‘동감’….공감!

박주현
입력일 2024-11-29 수정일 2024-12-03 발행일 2024-12-08 제 3420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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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청년회 소식지 ‘동감매거진’ 만드는 부산교구 당감본당 청년회 ‘동감’
작년 9월부터 월보로 제작…청년들 기도와 묵상 담아낸 직관적 편집으로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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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 당감본당 청년회 ‘동감’ 회원들이 11월 24일 청년 주일미사 후 성당 청년회실에 모여 ‘동감매거진’ 10월호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교구 당감본당 청년회 ‘동감’ 제공

“우리 본당 청년들이 얼마나 뜨겁게 하느님을 찾는지 그저 자랑스럽기만 할까요? 본당 신자 모두가 매달 손꼽아 동감하고 응원하게 되는걸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청년들이 매달 만드는 ‘동감매거진’을 보면서요!”

부산교구 당감본당(주임 이동화 타라쿠스 신부) 신자들은 이렇듯 “우리 본당 청년들만큼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없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본당 청년회 ‘동감’(회장 정민석 티모테오·지도 김진호 바오로 신부)이 청년회 소식은 물론 청년들 기도와 묵상까지 듬뿍 담아 발행해 온 ‘동감(同感)’의 월보, ‘동감매거진’을 읽으면서다.

청년들이 9월부터 매달 동감매거진을 만들어 온 건 ‘청년들은 기도보다 노는 걸 좋아한다’는 기성세대의 인식을 깨기 위해서다. 굳어진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청년 개개인 신앙에 도움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 왔지만 “청년회가 그래서 뭘 하는 덴데?”라는 시선을 바꾸는 것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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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동감매거진’ 9월호, 10월호, 11월호. 부산교구 당감본당 청년회 ‘동감’ 제공

이렇듯 청년회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어른도 많기에 처음에는 동감매거진을 청년회 소식지처럼 기획했다. 하지만 무슨 활동을 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어떤 신앙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였기에 청년들의 기도와 묵상을 담아내도록 발전했다. 청년회 내 자체적으로 영적 독서를 하는 모임이 있을 정도로 기도와 묵상에 소홀한 적 없었던 만큼 “우리의 유익한 신앙생활을 공유하면 본당 모두의 선익이 될 것”이라는 떳떳함이 싹텄다.

그 자부심대로 청년회 모두가 재능기부 등 의기투합해 동감매거진을 만들고 있다. 1면 이미지는 그림 그리기에 ‘금손’(재주가 좋은 사람)으로 정평이 났음에도 재능을 펼칠 기회가 없던 회원이 도맡아 그리고 있다. 김진호 보좌신부가 매달 주제성구를 정하면 회원이 한 명씩 돌아가며 그에 맞는 묵상을 쓴다.

코너마다 청년들이 두루 참여하기에 동감매거진은 형식적 소식지를 넘어 청년들의 진정한 영성 이야기가 되고 있다.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을 통해 만나고 깨달은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도 소개하는 ‘동감 pick’, 시를 비롯한 문학으로 신앙고백을 녹여낸 ‘동감 문학’, 삶과 세상에 대한 각자의 진솔한 염원과 희망을 담은 ‘청년의 기도’ 등 코너마다 회원들을 돌아가며 선정해 글을 기재하고 있다.

‘맛있는 복음밥’은 청년들 복음 묵상을 담는 코너인 만큼 청년들의 영성 생활과 기도를 실감나게 전할 수 있어 1면에 들어간다. 코너 이름도 이용현 신부(베드로·인천교구 모래내본당 주임)가 자신의 매일 복음 묵상 글들을 엮어낸 동명의 책 제목에 따라 지어졌다.

발행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동감매거진은 신자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청년회 정민석 회장은 “성당 앞에 전시해 둔 매거진 수량을 매주 확인하는데, 갈 때마다 수십 장씩 줄어있는 걸 보면 많이들 봐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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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구 당감본당 청년회 ‘동감’ 회원들이 11월 27일 성당 청년회실에 모여 지난 10월호 ‘동감매거진’을 읽으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 부산교구 당감본당 청년회 ‘동감’ 제공

동감매거진 첫 발행을 맡았던 최태영(안테로) 씨는 “어르신이든 누구든 보기 쉽게 글씨도 큼직하게, 또 직관적인 방향으로 편집해 온 덕분인지 ‘주보보다 잘 읽힌다’거나 ‘청년들의 재능과 생각을 잡지 읽듯 접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매거진을 만드는 데는 시간도 많이 들지만 정신적 에너지도 상당히 소모된다. 나의 묵상을 많은 신자가 볼 것이라는 부담감도 크고, 묵상을 글로 제대로 완성하고자 원고를 몇 번이고 수정하는 건 다반사다. 하지만 많은 신자가 매거진을 통해 위로받고 즐거워할 것이라는 흐뭇함이 그를 상쇄한다. 고동민(안드레아) 씨는 “‘청년회가 술만 마시는 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는구나, 나도 들어가 볼까?’ 하는 반응을 이미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차다”고 웃었다.

김진호 신부는 “동감매거진은 본당과 청년회가 한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많은 본당에서 본당 공동체와 청년 단체가 유리돼 있는 현실에서 모범이 될 만한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본당 청년들만큼, 저마다 분투하는 청년 신앙인들이 알고 보면 얼마나 열정적 믿음을 가졌는지 다들 괄목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감매거진은 청년회 인스타그램(@danggam_donggam)에서도 접할 수 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