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앙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도’

최용택
입력일 2025-07-02 11:52:23 수정일 2025-07-02 11:52:23 발행일 2025-07-06 제 344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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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중심에는 ‘기도하는 삶’이 있다. 매일의 삶 속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확인하고 신앙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식이 바로 기도다. 특히 식사 전후 기도와 아침·저녁기도, 삼종기도는 일상에서 신앙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가톨릭신문과 가톨릭굿뉴스가 실시한 ‘가톨릭 POLL’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식사 전 기도를 “대체로 바친다”고 응답했다. 이는 많은 신자가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식탁 앞에서 실천하고 있다는 뜻이다. 식사 후 기도(57%)와 아침·저녁기도(62%)도 절반 이상의 실천율을 보였다. 하지만 삼종기도(부활삼종기도)의 경우에는 36%만이 실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도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신앙의 고백이자 선교의 실천이다.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도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는 습관은 하느님 안에서 질서 있는 신앙생활을 유지하게 해준다. 특히 삼종기도는 교회 전통 안에서 아침과 정오, 저녁 등 하루의 중심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중요한 전례다. 많은 이가 이를 ‘신앙인의 의무’이자 ‘공동체와 함께하는 전례’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은 부족한 현실이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끊임없이 연결되어야 한다. 식사 전후의 짧은 기도라도 성실히 바친다면, 그것은 곧 신앙인의 정체성을 고백하는 행위이며 세상을 향한 작은 선교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하느님을 기억하고 공동체와 하나 되는 기도는 우리 신앙의 뿌리를 더욱 깊게 만들 것이다. 기도는 신앙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