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세상에 즉각 그리스도의 참 평화가 도래하기를 기원하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과 중동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25일 낮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발표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포성이 멎기를 바란다”며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협상과 대화, 만남의 문을 여는 담대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교황의 이러한 호소는 성탄대축일 당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사회기반시설을 겨냥한 또 다른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벌어진 직후 나왔다. 교황은 지난 3월 전쟁 중단을 위한 평화 협상을 권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러한 요청을 우크라이나의 항복에 대한 요구로 해석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바 있다. 이후 교황청은 협상이 “각국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정의로운 평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교황은 또 성탄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그리스도인 공동체, 특히 가자 지구 주민들과의 연대를 표시했다. 매일 저녁 가자 지구의 유일한 본당 사목자와 통화하는 교황은 특히 가자 지구의 심각한 인도적 상황을 비판했다.
교황은 이날 전통적인 성탄절 연설을 전하며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순례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황은 레바논, 시리아, 미얀마,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모잠비크 등 전 세계 분쟁 지역에 대해 언급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24일 밤,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열고 2025 희년을 공식적으로 개막했다. 성탄 전야 미사 전, 교황은 성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열며 이는 새로운 삶과 구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성탄 메시지에서 성문 개막의 의미를 상기시키며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은 우리의 논쟁과 분열을 뒤로하고, 평화의 왕이신 아기 예수님의 펼쳐진 품에 우리 자신을 맡기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희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탄절, 희년의 시작을 맞아 모든 개인과 민족, 국가가 그 문을 통과할 용기를 발견하고,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 무기의 소리를 침묵시키고 분열을 극복하자고 초대한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