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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사랑받는 체험은 삶을 지탱하는 힘

이주연
입력일 2025-01-23 10:47:46 수정일 2025-01-24 11:18:25 발행일 2025-02-09 제 3428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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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 살기 위해 감사했던 일 매일 기록하며 ‘삶의 의미’ 찾는 것이 바람직  
「삶의 의미」 /카타리나 체밍 지음 / 이승희 옮김 / 144쪽 / 1만5000원 / 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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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삶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살아가면서 한두 번은 던져보는 질문들일 것이다. 통상 우리는 뭔가 어긋난다고 느낄 때, 자신이 하는 일이 기대만큼 가치 있다는 경험을 하지 못할 때 이런 삶의 의미를 묻는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전공한 저자는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좋은 삶을 어떻게 일구어 나갈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삶의 의미’라는 개념 뒤에는 각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가 숨어 있다.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삶의 조건과 상황이 바뀔 때 지향하는 의미 체계도 흔들릴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자신을 받쳐 주고 방향을 제시해 줄 무언가를 다시 찾아 나서게 된다.

이렇게 개인에 따라, 삶의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지라도 심리학 연구와 삶의 전통에서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한 몇 가지 기초적인 요소들을 제시한다. 책은 바로 이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기쁨이나 행복과 달리, 의미는 강렬한 행복감을 만들지 않고 대신 조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삶의 의미를 연구하는 심리학자 타탸나 슈넬의 말을 인용해 ‘의미 충족’에서 전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를 밝힌다. 즉 ▲통일성 ▲의미 있음 ▲지향 ▲소속감이다. 여기서 의미 충족이란 "자기 삶이 의미 있고, 고귀하며,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근본적 체험'을 뜻한다. 이 네 가지를 어느 정도 실현한 사람들은 위기 상황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다.

또 사회적 참여, 우정, 하느님 체험, 자신에 대한 이해, 관대함, 감사 등을 삶에 의미를 주는 요건으로 제시한다. 아울러 문학과 심리학 연구, 철학 전통의 여러 예시를 들면서 이 조건들의 가치와 실현 방법을 설명한다. 조금 여유를 갖고 즐기며 사는 것의 중요함도 역설한다.

‘영성과 종교성’은 ‘초월’과 관계가 있다. “더 높은 존재와 연결돼 있다고 느끼고, 더 큰 힘을 지닌 존재의 지지를 받은 경험은 귀중한 의미 원천을 갖게 한다”고 강조한 저자는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힘이 긍정적 의미를 품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한다. 벌주시는 하느님과 영원한 지옥의 고통 때문에 두려움에 빠진 사람은 이 초월적 차원을 삶의 형성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아니라 삶의 기쁨을 파괴하는 무거운 짐이자 부담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초월 관계에서는 개인이 하느님을 체험할 때 자신이 선택받고 사랑받는다는 경험을 하고, 자기 삶과 죽음이 무의미하지 않으며 자기 삶에 어떤 목적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더 높은 어떤 존재와 관계를 맺는다는 느낌은 활력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항상 행복이 언급된다. 하지만 행복은 짧은 감정의 상태다. 인생에는 행복한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삶의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찾는다면, 초점을 행복에서 ‘삶의 의미’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자는 “감사는 마음을 넓혀준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일기 쓰기’를 권했다. 매일 저녁 그날 감사했던 일 세 가지를 일기로 써보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 성공한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성공한 삶을 꾸려 나갈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불어넣어 준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