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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동티모르 선교 방문기(4)

이승훈
입력일 2024-10-21 수정일 2024-10-22 발행일 2024-10-27 제 341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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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그의 실천과 함께 작용하였고, 실천으로 그의 믿음이 완전하게 된 것입니다.”(야고 2,22)

선교지에 가기 전까지는 불안과 두려움과 초조함이 있었습니다. 신부님이 동행하지 않고, 평신도들로만 가는 여정을 잘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요. ‘다름은 풍요의 원천’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서로 분분하던 의견들도 결국에는 성령의 이끄심으로 ‘야훼 이레’ 주님께서 함께하시어 일치되어 가는 체험을 했습니다. 처음, 동티모르에 방문하기로 마음에서 결심하고, 함께할 동료들을 모으고, 어떻게 방문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든 과정은 결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많은 결정들이 모아져서 선교지 방문과 봉사의 열매를 맺게 된 것이지요.

마틴 슐레스케의 「가문비나무의 노래」 중에서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끊임없이 결정해야 합니다. 고지대의 가문비나무에서 우리는 귀한 지혜를 봅니다. 가문비나무는 어둠 속에 놓인 마르고 죽은 가지를 스스로 떨구어냅니다. 그 안에는 생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문비나무는 우리에게 죽은 것을 버리라고 가르칩니다. 빛을 가리는 모든 행동과 결별하라고 이릅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부분과 결별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생명에로 나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도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어렵다고 모두 해가 되는 것이 아니고, 쉬운 것이 모두 축복은 아닙니다”라고 들려줍니다.

김민조 하상 바오로 신부님은 “동티모르에서 선교 활동이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희생 덕분으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전해줬다. 선교 체험이 발판이 되어 일회성이 아닌 사랑의 나눔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수원교구 하느님의 종 47위」에 나오는 서태순 아우구스티노 순교자는 교회의 가르침인 자선과 애긍을 몸소 실천해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증거하신 분입니다. 그동안 애덕 실천과 교회의 가르침을 머리로 외우고 입으로만 되뇌고 있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했습니다. 우리는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믿음, 선행, 추억’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선행과 믿음을 뒤로 미루지 마십시오.

선교는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시노드 정신으로 함께 가는 길입니다. 저희가 동티모르에 선교 봉사 갔을 때도 많은 직암회 회원들과 지인들이 기도와 물질적 후원으로 응원해 줬습니다. 큰 위로와 힘이 됐습니다. 주님의 뜻 안에서 함께 떠난 선교의 여정에 처음에는 불안이 가득했지만 참된 행복을 체험하는 은총의 시간이 됐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함께 하시며 많은 분들께서 기도하고 응원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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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정옥금 클라라(직암선교후원회 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