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순례 가이드 이관술(요한 마리아 비안네) 씨가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수도원들을 직접 탐방하며 관련 역사와 영성을 들려준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생활성서사)의 북콘서트가 4월 12일 서울 방배동 까리따스 여정 성서 교육관에서 열렸다.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은 로마에서 30년을 살며 성지 순례 가이드이자, 성지 순례 전문가로 활동한 저자가 중세 수도원의 고요한 기도실부터 현대 순례자들을 맞이하는 수도원까지, 수도원을 통해 독자들을 영적 여정으로 이끄는 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이관술 씨와 함께 작은 형제회 오학준(요한) 신부가 패널로 참여해 이탈리아 성지(수도원) 순례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책에 대한 사연을 함께 나눴다. 작은 형제회 성지대표부를 책임 맡고 있는 오 신부는 저자와 성지순례를 다수 지도한 인연으로, 책의 추천사를 썼다.
이 자리에서 이관술 씨는 성지 순례 가이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비롯한 책을 쓰게 된 배경 등 다양한 이야기를 참석자들과 나눴다. 이 씨는 “처음 쓴 책인 만큼, 죽는 날까지 애정하는 그런 책일 것 같다”며 “세속의 시간, 특히 중세 천년과 종교 개혁 이전까지의 시간에서 하느님의 때를 적극적으로 기다리며 살았던 수도원의 삶을 통해 우리의 시간에 계신 하느님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집필된 관계로 책에 담긴 수도원들이 중부 지방에 집중된 아쉬움이 있다”는 저자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탈리아 북부나 남부를 중심으로 해서 수도원과 중요한 성지에 대한 내용을 글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는 거룩하지만, 그 구성원인 사람은 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기에 실수도 있고 다툼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 새로운 방법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며 하느님께 한 발 한 발 다가간 귀중한 노력이 수도원에 있다”고 책의 의미를 알린 이 씨는 “성지순례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앞서 순례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의미에서, 또 다녀오신 분들은 순례 여정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읽으시길 권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 마지막으로 떠나고 싶은 순례지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성지 중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예루살렘”이라고 답했다. 순례를 떠나는 신자들에게는 ‘비움’을 강조했다.
“‘여행’과 ‘순례’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내가 왜 이 순례를 떠나려고 하는가?’ 하고 질문할 때, 그 답은 아마도 하느님께 있을 것입니다. 마음 안에 여백이 있을 때, 하느님을 더 잘 만나고 담을 수 있는 순례가 될 것입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