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단체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영유아 사목 활성화 방안 모색

박주현
입력일 2025-04-15 13:58:32 수정일 2025-04-15 16:42:01 발행일 2025-04-20 제 3438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영유아 신앙 교육’ 사례 발표 세미나 개최
Second alt text
4월 1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영유아 신앙 교육의 사례 발표 세미나에서 김용수 신부(왼쪽에서 두 번째) 등 발제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한국교회에서 영유아 사목의 필요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으나 본당에서 그 실천이 구체화한 경우는 드물다. 본당 영유아 사목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회는 어떤 실천에 나설 수 있을까.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원장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4월 1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영유아 신앙 교육의 사례 발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성공적 영유아 사목을 펼친 두 본당 사례를 살피며 각 본당에서 영유아 사목이 뿌리내리게 할 접근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먼저 2024년 당시 인천교구 시흥 은계본당 주임이었던 김용수 신부(마태오·2027 WYD 인천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차장)가 펼친 본당 영유아 사목 사례가 소개됐다. 김 신부는 ▲생애주기 사목에서 단절된 세대인 영유아 자부모들에게 소속감을 주는 영유아분과 및 영유아 자부모회 신설하고 ▲영유아 부모 간 교류와 신앙·육아 동반이 가능하게끔 사제가 직접 영유아 대부모를 선정하고 ▲성당 내 유아실 사용 금지, 영유아 배려석 마련 등 사목을 펼쳤다.

그 결과 본당은 영유아를 환영하는 분위기로 전환했다. 미사 중 아이가 울어도 눈총을 주지 않고 오히려 아이를 반기는 신자가 다수가 됐다. 아이들은 형제와 놀이공간이 없는 현실을 벗어나 성당에서 미사를 보며 신앙을 배웠다. 변화를 감지한 부부들이 신앙을 회복해 주일미사 참례자는 600명까지 늘었다. 김 신부 부임 초기 참례자는 350명 정도였다.

김 신부는 발제에서 “화려한 기술로 채우지 않고, 교회가 이미 지닌 보화인 ‘성사’ 참여를 우선으로 영유아와 그 부모를 초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존재로 치부하기보다, 언제든 맞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교구 청담동본당 문화홍보분과 영유아독서팀(팀장 이정민 마리안나)이 2023년부터 펼쳐온 영유아 신앙 교육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도 소개됐다. 현재 ‘그림책으로 예수님을 만나요’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고, 영유아들이 성당에서 부모·조부모 등 보호자와 그림책 등을 읽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영유아들은 성당에서 양육자와 시간을 보내면서 성당을 어려서부터 익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책 속의 신앙적 메시지를 접하며 부모의 믿음을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있다. 이정민 팀장은 발제 중 “유아세례 후 주일학교에 오기까지의 5년가량 공백기도 발생하지 않으며, 책과 공간과 읽어줄 사람만 있으면 돼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정준교(스테파노) 소장은 “영유아 사목을 이제껏 하지 않던 세대 사목으로 여겨 임기응변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본당별로 필요한 구조 개편, 영유아들이 교회를 체험하고 신앙 체험을 하게 해줄 사목 공동체 구성 등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