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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안네, 성당에 가다」…유쾌한 만화로 보는 ‘신자가 된 이유’

이주연
입력일 2025-03-25 17:42:52 수정일 2025-03-25 17:42:52 발행일 2025-03-30 제 3435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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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정 비안네/ 336쪽/1만7000원/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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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톨릭인데?” 해외 선교사로 파송될 만큼 열정적인 개신교 신자였던 저자가 가톨릭교회로 간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그때마다 그의 대답은 “가톨릭교회를 사랑하게 됐기 때문에…”였다.

새벽에 별을 바라보다가 처음 하느님 존재를 느껴 개신교회를 찾아갔던 저자 비안네 씨. 그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개신교회에 깊게 젖어 들었고, 멀고 먼 팔레스타인까지 선교하러 갔다. 하지만 이제는 ‘비안네’라는 세례명을 지닌 가톨릭신자다. 도대체 그사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책은 저자가 개종을 향한 확신과 결심이 서기까지 겪은 고민과 갈등, 의심과 혼란의 반복 등을 거치며 가톨릭신자가 된 여정을 만화로 기록한 것이다. 첫 장을 펼치면 뿔 달린 빨간 도깨비가 등장하는데, 바로 작가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20년 넘게 응원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Red Devils’를 한국식으로 그린 캐릭터다.

본문은 개신교 신자 시절을 담은 1부 ‘개신교 해외 선교사’, 가톨릭으로 오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2부 ‘가톨릭교회로’, 하느님 뜻을 찾아가는 길을 담은 3부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대로’로 구성됐다. 군대에서 새벽에 별을 바라보다 하느님의 존재를 느껴 교회를 찾아간 군인, 제대 후에는 지역 교회에서 다양한 청년 활동을 하다가 팔레스타인까지 파송 간 개신교 선교사, 다음에는 여러 계기를 통해 가톨릭교회의 보물을 발견하는 과정이 솔직 담백하고 익살스럽게 그려졌다. 가톨릭으로 개종해서는 사제를 꿈꾸던 예비 신학생이기도 했다.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가정을 이룬 상태다.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가톨릭교회를 사랑하는 이유를 자랑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작가의 말을 통해 “교회에 대한 열심이 식어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록」 만나 큰 감동을 느꼈고, 지난날 하느님께서 제게 하신 일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가톨릭교회로 오기까지의 여정을 그리며, 거룩한 성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는다”고 했다. “만화를 본 독자들이 감실 앞으로 달려가고 싶어지거나,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에 깊이 감사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남겼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