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세상에 희망 주는 교회로 거듭날 것”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가 설립 100주년을 맞아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이 시대에 필요한 15가지 사회의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1월 18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에서 100주년 기념대회를 열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 사회선언문’(이하 100주년 사회선언문)을 발표했다. 100주년 사회선언문 발표에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목하는 사회 의제는 정의, 평화, 생명의 하느님 나라의 가치와 긴밀하게 얽혀있으며 동시에 자본주의 물질문명과 생명 파괴 문화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힌 NCCK는 “100주년을 맞이하며 그 역사를 돌이켜 보는 가운데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교회로서 그 몫을 다하기 위하여 자세를 가다듬고자 한다”고 전했다. NCCK가 발표한 사회의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경제 부정의, 정치 양극화, 디지털 문명, 노동 현실, 사회적 재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혐오, 폭력의 일상화, 이주민, 인구절벽, 성차별, 청년세대, 한반도 평화, 식민지 역사 청산, 기후위기 등 총 15개다. 현대사회에 새롭게 떠오른 디지털 문명 문제에 대해 “다국적 기업의 기술 독점, 딥페이크 성범죄, 가짜뉴스, 사생활과 인권 침해, 정치 공정성의 위협 등 디지털 문명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혁신적 산업문명으로의 전환에서 생명 존중과 인간 존엄이 보장되는 윤리적 인식과 정책적 법제화가 시급하게 요청된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혐오에 대해서는 “한국교회는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 서지 못하고 배제와 혐오를 일삼았던 지난 일들을 반성하고 사랑의 가치와 공감과 공존에 기반한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기후위기, 이주민, 노동 현실 등 천주교회가 주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서는 “생명에 기초한 정의로운 전환이야말로 인류의 생존과 평화를 위한 최우선의 과제”라고 선언했다. 김종생 목사는 “우리는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하느님의 방식이 무엇인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소명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발견해야 한다”며 “이번 사회선언이 세대를 넘어 에큐메니칼 운동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하나님의 선교가 무엇인지를 재차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4-12-15

낮은 곳 위해 사랑의 불 지피는 ‘희망의 종소리’

“딸랑~ 딸랑~” 추위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12월, 북적이는 서울의 명동 거리를 지나며 한 번쯤 들어 봤을 종소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에서 코끝이 시린 추위를 견디며 듣는 종소리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보이지 않아도 소리만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구세군의 종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구하는 군대(The Salvation Army)라는 뜻의 구세군(救世軍). 그 이름처럼 제복을 입은 구세군 사관은 전국 곳곳에서 종을 울리며 세상을 함께 구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유래는 1891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근교 해안에 배가 좌초돼 생긴 1000여 명의 난민과 도시 빈민을 위한 모금 활동 중 한 구세군 여사관이 쇠솥을 다리에 놓아 거리에 놓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는 문구로 기금을 모은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28년 한국으로 건너온 자선냄비는 붉은색 옷을 입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명동에서 처음 모금을 시작했다. 구세군이 한국에서 종을 울리며 불우 이웃을 돕기 시작한 역사는 무려 96년이 됐다. 구세군의 자선냄비 기금 사용 원칙은 사회안전, 건강증진, 환경개선, 역량강화, 기초생계 등 5가지다. 따라서 구세군은 자선냄비 모금액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고, 그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정서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세군의 이러한 실천은 사랑으로 생명을 살리는 그리스도의 정신에서 뻗어 나왔다. 구세군을 창립한 것은 감리교회 목사였던 영국인 윌리엄 부스다. 목회자로서 성공과 명성을 얻었음에도 윌리엄 부스는 보다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사목을 하고자 목사 자리를 사임하고 구세군을 창립했다. 이에 구세군은 창립자의 정신을 따라 사회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세군의 대한민국 지부인 구세군대한본영은 ‘마음은 하느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를 사명으로 삼고 있다. 특히 실천적 복음을 핵심으로 따르는 구세군대한본영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개혁으로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군복을 입고 사역하는 것 역시 신앙을 눈에 보이는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함이다. 아울러 구세군의 상징인 자선냄비는 ‘세상 가장 낮은 곳의 내일을 위해 사랑의 불을 지피는 희망찬 자선냄비’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 땅에 복음이 전하는 희망을 전파하기 위해 종을 울리고 있다. 구세군 한국군국 장만희 사령관은 “높임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 칭송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내쫓김을 당하고 멸시를 받는 자리라 하더라도, 복음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구세군이 먼저 다가가겠다”며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가 우리의 이웃을 섬기며 세상을 의롭게 변화시키는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4-12-15

[이웃종교 만남] 교회 미래의 키워드 10가지는?

오랫 동안 누적된 종교와 신앙을 침체하게 만들어온 사회 상황은 인류 역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후 2년 여를 넘겨 종교계는 이른바 ‘수축시대’를 지나고 있고 최근에서야 간신히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신교 유일의 교회 통계 조사 연구소인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펴낸 「한국교회 트렌드 2025」(지용근 외 9명/규장)는 다양한 통계 자료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회가 회복을 넘어서 부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이 있음을 제시한다. 연구소는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한국교회의 흐름을 요약한 10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교회의 사역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세 번째로 펴낸 이번 연구 조사 결과는 “아무리 힘들어도 살 길은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우울한 예측과 전망 속에서도 회복을 넘어서 부흥을 꾀할 수 있는 10가지 키워드를 전한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5」가 제시한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유반젤리즘(You-vangelism) ▲멘탈 케어 커뮤니티(Mental Care Community) ▲포텐셜 레이어티(Potential Laity) ▲오소프락시(Orthopraxy) ▲패밀리 크리스천(Family Christian) ▲스피리추얼 Z세대(Spiritual Gen Z) ▲싱글 프렌들리 처치(Single Friendly Church) ▲시니어 미니스트리(Senior Ministry) ▲솔트리스 처치(Saltless Church) ▲미션 비욘드 트래디션(Mission Beyond Tradition) 교회가 주목해야 할 현상과 유형을 요약한 이 10가지 키워드는 종교 내적 상황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현상 및 과제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정보통신 수단의 발달, 현대의 소외와 병리 현상, 가족 관계의 변화,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 현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시대적 소명 등이 각각의 키워드들과 관련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유반젤리즘, 이른바 유튜브 에반젤리즘(Youtube Evangelism)이다. 코로나19가 결정적으로 활성화한 유튜브를 통한 전방위적 신앙생활은 교회의 기능과 사목에서 고민을 안기기도 하지만 새로운 희망적 전망을 던진다. 책은 신앙의 깊이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포착된 오소프락시와 유반젤리즘을 적극적 신앙 회복과 부흥의 기제로 간주한다. 교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는 스피리추얼 Z세대다. 젊은이들에게 종교의 의미가 쇠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게서는 신앙을 경험하고 표현하려는 열망이 발견된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그리스도인 Z세대는 보다 개방적이고 사회적 의식을 지닌 신앙인으로 성장, 이들이 중장년이 됐을 때 지금 기성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 교회를 향한 대응과 사역 전략 면에서, 멘탈 케어 커뮤니티, 포텐셜 레이어티, 시니어 미니스트리, 미션 비욘드 트래디션은 그 방향성을 담고 있다. 특히 평신도 사목의 중요성과 비중의 확대 전망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관련 조사에서 평신도 사목에 대해 개신교 신자들은 약 60%가량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밀리 크리스천은 가족 내 부모와 자녀 간 종교 일치가 심화되고 있음을, 싱글 프렌들리 처치는 싱글들이 교회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현상과 이들에게 친화적인 교회를 형성해 나갈 필요성을 제시한다. 관련 조사에서는 싱글 73.1%가 싱글들만을 위한 예배(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목회자들 역시 74.4%가 싱글들만을 위한 예배(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싱글 예배(공동체)의 필요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사회와 문화의 여러 영역에서 한국교회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일컫는 솔트리스 처치는 ‘사회가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야 하는 시급함을 전한다. 사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책무는 종교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다.

2024-09-29

[이웃종교 만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 기념예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가 설립 100주년을 맞아 ‘NCCK 100주년 에큐메니컬 감사예배’를 드리고 교회들 간의 일치와 하나됨을 다짐했다. NCCK는 창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9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감사, 다시 하나됨’을 주제로 예배를 바치고 소속 교단의 신앙과 신학적 전통을 존중하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하나로 일치될 것을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또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과 상처 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세계교회와 함께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예배는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예배의 모체인 ‘리마예식’에 따라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제리 필레이 박사,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 매슈스 조지 추나카라 박사 등 전세계 에큐메니컬 지도자들과 김영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부총회장, 전상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장만희 구세군한국군국 사령관 등 회원 교단 대표들이 참석했다. 설교를 맡은 장 사령관은 회원 교단들이 한자리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의 상처를 싸매고 보듬자”고 말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에큐메니컬 연합합창단인 ‘100인 합창단’의 찬양 공연이 마련돼, NCCK 100주년 기념합창곡 ‘모든 아픔이 나의 통증이 되어’가 처음 공개됐다. 23일에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이 이어졌다.

2024-09-29

[이웃종교 만남] 경기북부지역 불교 문화유산 262점 특별전시

경기북부지역 불교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특별전시회가 9월 4일 개막, 12월 1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큰 법 풀어 바다 이루고, 교종 본찰 봉선사’를 제목으로 하는 이번 특별전시회에서는 봉선사 본·말사와 해인사, 통도사,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26개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화유산 93건 262점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중앙박물관과 제25교구 본사 봉선사가 주관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특히 높이 8m가량의 대형 불화인 남양주 봉선사 ‘비로자나삼신괘불’(보물)을 10월 2일부터 20일까지 공개하고, 고려 관음보살상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양평 용문사 ‘금동관음보살좌상’(보물), 불상은 물론 광배(光背·부처님과 같은 신성한 존재의 몸에서 발산하는 빛을 표현한 장식)까지 잘 남아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은 남양주 흥국사 대웅보전 ‘목조석가모니삼존상’(경기 유형문화재) 등의 주요 문화유산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또 조선 제7대 국왕 세조를 그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세조 어진 초본’과 해인사성보박물관 소장 ‘세조대왕 진영’(경남 자료)을 비롯해 지공 스님의 가르침을 담은 해인사성보박물관 소장 ‘감지금니문수최상승무생계법’(보물)과 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 ‘문수사리보살최상승무생계경’(보물)도 처음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10월 15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는 특별전과 연계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2024-09-29

[이웃종교 만남] 8일까지 불교문화엑스포…28일 국제선명상대회

한국 불교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대형 행사가 9월에 연이어 열린다. 9월 5~8일 대구 엑스포(서관1홀)에서 열리는 ‘2024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는 불교 문화유산이 풍성한 대구와 경북 지역의 풍부한 불교 자원과 광범위한 인프라를 활용해 전통 불교문화 산업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열린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서울에서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렸고 8월 8일에는 부산에서 ‘2024부산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바 있다. 올해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는 불교신문사와 BBS불교방송이 공동주최, 불교 문화산업 관련 140여 개 업체가 총 211개 부스 규모로 참여해 다채로운 불교 문화상품을 소개한다. 또 불교문화 대중화를 위해 특별전 ‘도심 공양간’, 문화·예술전 ‘불교 문화전’, ‘불교 예술전’ 등 상시 전시프로그램이 마련되고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엑스포가 풍성한 전통 불교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문화축제라면 9월 28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2024 불교도 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는 선(禪)명상 프로그램의 대중화를 통해 국민 정신 건강을 증진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마음의 평화, 세계평화’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선명상대회를 통해 일반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선명상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이날 대회에서는 현장에 참석한 승려와 재가자 등 약 3만 여명이 선명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명상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지도에 나선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이 시간이나 장소의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5분 명상’을 제안한다. 이후 제안된 선명상 프로그램을 조계종 산하 사찰과 선원에서 템플스테이를 활용해 보급하고, 인터넷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 인쇄책자 등을 활용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2024-09-08

[이웃종교 만남] 종교계, 저출산 극복 위해 발벗고 나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종교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종교계는 최근 저출산 문제에 대해 각 분야와의 협력을 다지는 한편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혼인과 가정의 긍정적인 가치를 다지고 건전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이 정부와 민간에서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가적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 각층과 긴밀한 저출산 대책 수립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11월 3일 국내 7대 종단과 함께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교계 협의체’를 발족한데 이어 종교계 방송사들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민간에서도 나서 8월 23일에는 경제6단체가 금융계, 학계, 방송계, 종교계와 함께 민간 주도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 출범식을 열었다. 정부와 민간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계와의 협력 관계를 추진하는 것은 혼인과 가정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강화해 근본적으로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종교계는 가정 친화적인 삶의 여건이 조성되도록 하는데 노력하는 한편 젊은이들의 만남과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조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진행하는 ‘나는 절로’ 프로그램이 이색적이다. 최근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불교는 ‘만남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빗댄 명칭인 ‘나는 절로’로 이름을 바꾼 후 참가자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불교는 30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나는 절로’, 대학생 대상 ‘청춘 템플스테이’, 신혼부부와 예비부부를 위한 템플스테이 ‘절로 갈까’ 등 다양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11일 ’인구의 날‘에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저출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회는 7월 8일 열린 상임회의에서 회원 교단들이 ’저출생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실제적 대안 마련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3월에도 대표회장 목회서신을 통해 “한국교회가 더욱 강력한 결혼과 출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단 차원에서의 대책과 함께 여러 교회와 단체에서 젊은이들 간의 만남과 소통의 장 마련 프로그램들을 실시한다. 인스타그램 9만 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개신교 매거진 채널 ‘러브그로우레터’의 단체 소개팅 프로그램 ‘러브 코이노니아’와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의 ‘러브 인 갓’ 등이 유명하다.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교회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돌봄 활동에 나서는 교회들도 늘어나고 있다. 원불교의 저출산 극복 프로그램은 종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와 (사)마음과 마음(소태산마음학교)은 7~10월에 4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24 원불교 다시살림 캠페인-저출산 극복편’ 4가지 프로그램으로 청년연애감수성 회복캠프 ‘피어올라 마음학교’, 세대소통 마음공부 ‘원하모니 마음학교’, 은혜로운 원불교 커플맺기 ‘다붓다붓 맞선캠프’, 슬기로운 부모되기 ‘원플러스원 부모교육’ 등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가족 구성원 전체를 돌보는 종합적 접근이 눈에 띈다. ‘피어올라 마음학교’는 청년들의 올바른 만남을 위해, ‘원하모니 마음학교’는 결혼하거나 결혼 예정인 자녀를 둔 (예비)어머니를 대상으로, ‘다붓다붓 맞선캠프’는 결혼 적령기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육아와 출산의 재인식을 위한 ‘원플러스원 부모교육’도 유익하다.

2024-09-08

[이웃종교 책] 「목사님의 택배 일기」

목회자와 사회운동가로 30여 년을 살아온 50대 개신교 목사가 택배 일을 시작했다. 2010년 경기도 광명에 교회를 개척한 저자가 빠듯한 살림에 보탬이 되고, 교인들의 일상과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것이 취지였다. 미로 같은 서울 가리봉동 골목을 누비며 베테랑 목사로서는 알 수 없었던 교회 밖 치열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느꼈다. 목사로서 알지 못했던 세상사들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종교와 종교인, 이웃, 그리고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1톤 트럭 가득 택배 상자를 싣고 골목길을 누비는 목사가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몸으로 하는 택배 일을 통해 깨달은 삶의 가치를 이 책 가득 담고 있다. 저자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간사 일을 시작해 최근까지도 시민단체 실무자로 일해왔다. 그는 택배 일을 하면서, 명분을 중시하며 살았던 자신에게 끼어 있던 거품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종교인으로서, 그는 사람들이 종교에 무관심하다는 투덜거림도 결국 종교가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현장에 같이 있지 않아서 그런 것을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주일에는 양복 입은 목사로, 평일에는 조끼 입고 트럭 모는 택배기사로 살았던 경험을 통해 한 종교인이 치열한 세상에서 깨달은 삶의 이치와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를 만날 수 있다.

2024-09-08

[이웃종교 만남] 청년 세대 돌보는 ‘이든교회’

어느 틈에 교회에 발길을 끊은 냉담 청년이 많아지는 건 그리스도교 전체의 현실이다. 개신교 청년들도 여느 또래처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N포세대’ 현실에 지쳤다. ‘공평하신 하느님’ 사랑에 목말라 소극적 신앙생활이라도 이어가지만, 기성세대는 “너희는 신앙에도 열정이 없구나” 하는 몰이해로 일관한다. 팍팍한 생활에 쫓겨 시간을 쪼개야 주님을 뵙는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해 개척된 이든교회(담임 한희준 목사)는 ‘하느님만이 주시는 조건 없는 포용’을 선사하는 사역(사목)을 하고 있다. 출석과 봉사·헌신을 강요하는 ‘노력 만능주의’ 신앙을 벗어나 청년들에게 ‘품는 공동체’가 돼주는 이웃 교회를 찾았다. ■ ‘포용’을 간직한 기독교인의 모임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도 젊은 인파로 붐비는 8월 13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한희준 목사를 만났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전도단이 사람들을 비집고 배회할 때마다 청년들은 혐오성 선전에 불쾌해했다. “저러니까 내가 교회 안 다니는 거야”, “짬 내서 쉬러 나왔더니 기분만 잡쳤어”라는 앳된 볼멘소리가 들렸다. 한희준 목사는 “주님은 포용밖에 모르시는 분”이라며 틈바구니로 기자를 안내했다. 뜻밖에 향한 곳은 공사를 덜 마친 한 레스토랑 건물이었다. 계단을 걸어서 4층에 오르자, 테이블 서너 개가 놓인, 20명가량 들어가면 꽉 찰 법한 방이 나왔다. 그 앞에서 한 목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든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희가 빌린 이 공간은 주일이면 예배 장소로 변하죠.” 이든교회는 “교회가 섬겨야 할 이 시대의 약자는 누구일까”라는 문제의식으로 기도해 온 한 목사가 2012년 개척한 교회다. 2001년부터 목회자로서 사역을 시작한 그는 주로 교육부, 청년부를 섬기며 자연스럽게 젊은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됐다. 청년들은 한 목사에게 ‘청년들은 열정이 없다’, ‘청년들의 비성경적 신앙관에 동조할 수 없다’며 밀어내는 기성세대 신자들에 대한 갑갑함을 토로했다. “교회는 청년들 편이 돼줘야죠. 말마따나 열정이 없으면 북돋아 줘야지 않겠어요?” 교회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번영신학’(주님은 자신을 섬기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준다는 이해)과 소수자 혐오를 바탕으로 단결하는 기성 교회들과 달라져야 했다. 매 주일예배에 15명 정도가 꾸준히 나오는 작은 공동체이더라도, 모두가 서로 포용하는 그리스도교다운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다. 이른바 ‘불신 지옥’ 공포를 무기로 휘둘러 청년들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 ‘이든’(옛말로 ‘어질고 착한’) 그리스도인 모임이다. ■ ‘사랑이신 하느님’을 너에게 이든교회는 신자들에게 어떤 의무도 지우지 않는다. 예배 출석, 헌금, 봉사 강요도 없다. 받아들여 주시는 주님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누구든 받아들인다. 무신론적 태도를 가진 교우들도 신앙 나눔 때 자신의 의심을 마음껏 이야기한다. 그러는 그들이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는 건 ‘어떠한 다름도 그분 사랑에서 당신을 떼어놓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공동체적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영적 교사로서 신자들을 동반한다. 주일예배 후 청년들과 신앙 관련 활동을 함께하고, 청년들과 더불어 향심기도, 도고기도(전구기도)를 바치며 그들이 각자 주님 앞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발견할 수 있도록 한 명 한 명 경청하는 것을 지향한다. 믿음에 대해 함께 연구하는 온라인 모임을 주중 열기도 한다. 신앙에 대한 고민과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은 이든교회에서라면 믿음을 잃지 않는다. 질타만 하는 절대자가 아니라 나쁜 마음조차 터놓을 수 있는 따뜻한 주님을 만나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이든교회에 다녀온 30대 중반의 안경찬 씨는 “성경의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목사들 설교에 불만이 매우 많았던 때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안 씨는 한 목사를 만나 반항적으로 질문했던 어느 주일을 떠올렸다. 막상 내뱉어 놓고도 안 씨는 “내 반항에 주님도 화가 나셨겠지”라며 두려워했다. “목사님 앞에서 벌거벗겨질 것 같다고 느낀 그 찰나, 오히려 따뜻한 옷을 덮어 주시는 주님을 느꼈다”고 안 씨는 말했다. “기도 중에 주님이 말씀하셨단다. 네 얘기를 다 들어주는 게 나(목사)의 일이라고.” 목회자를 통해 전해진 주님의 포용은 안 씨에게 “내 마음이 어떤 상황이든 그분은 개의치 않으신다”는 뚜렷한 믿음을 안겨줬다. “혼난다는 건 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저도 감추고 싶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주님은 그런 제 모습까지도 알고 계셨던 거죠.“ ■ 조건 없이 품는 공동체를 꿈꾸며 “삶이 이미 지옥이 된 청년들에게 지옥이 뭐가 두렵겠어요.” 청년 대다수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 기형적인 부동산 현실에서 자기 노력으로 집을 마련할 수도 없고, 취업난 속 독립해 버티려면 아르바이트로라도 해서 푼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 그들이 2시간 성경 공부하러 2시간 교회를 오가며 들인 4시간은 그에 상당한 생존 기회를 주님께 봉헌한 것과 같다. 청년들이 당하는 압박에 대한 기성세대의 몰이해는 청년들이 붙들던 신앙의 끈을 끊어놓는다. ‘가끔은 나를 소중히 대하고 싶다’며 소비주의적 태도를 보이면 “세속적”이라고, 봉사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자기밖에 모른다”고 비난한다. 한 목사는 오랜 사역 여정에 비춰 “청년부 요직을 선뜻 맡는 친구들은 그나마 시간·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두에게 공평한 주님 질서를 찾아 청년들은 교회로 향하지만, 그 교회조차 철저히 자본주의적 공간임을 알자 ‘하느님도 똑같구나’ 하며 떠난다는 것이다. 올바름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관을 붙드는 교회의 태도도 청년들이 포용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탄압받는 참사 희생자와 노동자, 단죄받는 성소수자들을 보며 “왜 저 사람들을 외면하죠?” 묻지만, 기성세대는 “사탄에 넘어가지 말라”는 억지만 부린다. 한 목사는 “오히려 우리(그리스도교)가 청년들에게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과연 교회는 그리스도교만이 줄 수 있는 희망, 즉 ‘조건 없이 품는 공동체’를 청년들에게 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이든교회는 청년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퍼브(Pub)를 여는 ‘루터스 테이블’(Luther's table, 루터의 식탁)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맥주를 빚어 순례자들을 환대하던 파르잠의 성 콘라도(1818~1894, 카푸친 작은 형제회)의 영성을 따른 프로젝트다. 한잔하러 모인 청년들이 신앙, 불신, 삶 그 어떤 주제든 망라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품어주는 기독교 공동체’를 느끼게 하는 것이 취지다. “청년 세대에게는 존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위로받을 수 있을 곳이 필요합니다. 자기 약점을 드러내는 순간 밀려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죠. 천주교 형제자매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포용’을 안겨주는 똑같은 교회를 꿈꾸며 사역하고 싶습니다.”

202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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