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여건 속에서도 신앙을 유지하는 장병들을 위로하는 기쁨이 정말 크거든요. 저희가 부르는 성가로 장병들 미사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답니다.” 미사 참례 장병들이 점점 적어지는 현실, 허전할 수 있는 각 부대 성당 미사를 두루 찾아다니며 풍성한 성가로 뜨거운 찬양 분위기를 고취하는 성가대가 있다. 소속 단원 20여 명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군종교구장 직속 ‘앗숨성가대’(단장 표재현 스테파노·지도 하철민 안토니오 신부)다. 교구장 사목 방문 동행하며 교구 내 주요 미사 성가 봉사 부대 성당 어디든 초청에 응답 앗숨성가대는 1년간 교구 사목에서 중요한 미사에서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주일이든 주중이든 기꺼이 활동한다. 일반 사회인인 단원들은 평일 저녁 연습 시간을 따로 할애해 모이고 교구 활동까지 할 만큼 열정이 뜨겁다. ‘앗숨’(Ad Sum, 라틴어로 ‘네, 여기 있습니다’)이라는 그 이름대로, 1999년 창단 이래 교구와 장병들을 위해서라면 늘 기쁜 마음으로 꾸준히 부르심에 응답해 온 것이다. 교구장 주교의 부대 사목 방문 일정에 동행해 펼치는 미사 성가 봉사를 중심으로 호국 영령을 위한 위령 미사, 사관학교 졸업·견진 미사, 군종 장교 임관 미사 등 어디든 봉사하는 마음으로 노래 부른다. 교구 내 모든 부대 성당을 활동무대로 하는 만큼, 주일미사 성가대를 요청하는 군종 사제들의 초대에 화답하기도 한다. 앗숨성가대는 잘 알려진 성가 외에도 전문성을 지닌 지휘자의 지도 아래 사람들의 심금을 알리는 특송을 준비해 미사를 기억에 남게 한다. 장엄함을 자아내는 라틴어 성가, 뮤지컬 풍의 톡톡 튀거나 복고적 팝송 분위기의 노래, 단원들 육성으로만 채워진 무반주 아카펠라까지…. 힘든 여건에도 신앙을 유지하는 장병들을 위로하고 부대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오는 지역 신자에게도 기억에 남는 미사를 선물하려는 진심뿐이다. “소수 장병만으로 성가대 없이 성가를 부르는 일은 어려워요. 그래서 부대 성당 미사는 병사들이 목청껏 노래 불러도 대뜸 찬양에 몰입하기 힘들죠. 주말 휴식 시간을 바쳐 미사에 참례하는 분들에게 미사가 지루한 요식 행위처럼 되면 안 되잖아요. 저희 도움으로 장병들이 ‘성당에 나오길 참 잘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 기쁨은 더할 나위 없어요.” 대부분 단원은 자기 본당에서도 성가대 활동을 겸한다. 그럼에도 많은 지역을 이동해야 하는 군종 사목에서까지 봉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래로써 전하는 하느님의 위로’인 성가의 본질을 알기 때문이다. 김소리(데레사) 부단장은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딱 한 가지, 사회와 똑같은 모습의 예수님을 보며 위로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지금도 가슴 뛰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한 묵상곡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는 병사를 보면 우리도 울컥하고, 신나는 성가를 함께 힘차게 부르며 하나가 되는 체험은 앗숨성가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뭉클함”이라며 웃었다. 표재현 단장은 “굳걷한 믿음으로 미사에 꼬박꼬박 참례하는 병사들에게서 우리가 오히려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삶에서 최고로 힘든 시기인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성가와 기도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기억에 남는 미사를 안겨주는 데 함께할 분은 누구든 환영”이라고 전했다. ※ 앗숨성가대 인스타그램 @adsum2023 ※ 문의 010-6276-2709 앗숨성가대 표재현 단장

인천교구 부평1동본당(주임 이재학 안티모 신부)에는 특별한 병원이 들어서 있다. 다름 아닌 묵주병원. 병원에 입원했던 낡은 묵주들은 ‘묵주 닥터스’의 손을 거쳐 건강한 이음새와 원래의 빛깔을 되찾고 퇴원을 기다린다. 건강을 되찾은 묵주는 신자들의 기도에 활력을 더한다. 그야말로 하느님이 보시기에 예쁜 기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낡은 묵주를 수선하는 묵주병원을 운영하고 묵주 닥터스를 양성하는 가톨릭공방 ‘예쁜기도’를 찾았다. 성모님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해 10월 4일, 예쁜기도 공방에서는 묵주 닥터스 양성 과정이 한창이었다. 이날 모인 회원은 4명. ‘인턴’을 끝내고 ‘레지던트’ 과정 막바지에 다다른 안예나(소화데레사) 씨의 수려한 매듭 솜씨는 이제 막 입문한 인턴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묵주에 집중하며 고개를 파묻고 매듭을 짓고 구슬을 꿰는 모습은 의사들이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아이를 낳고 세례를 받은 예쁜기도 권묘정(베로니카) 원장은 예비신자 수업을 하면서 처음 묵주를 보게 됐다. 모양도 예쁘고 언제 어디서든 손에 쥐고 기도를 할 수 있는 묵주에 매료된 권 씨는 5만 원을 들고 동대문을 찾았다. 무작정 재료를 사서 가게 사장에게 묵주 만드는 방법을 배워 온 권 원장은 집에서 혼자 수없이 연습하며 묵주를 만들어 지인들과 나눴다.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본인이 만든 묵주로 매일 기도를 드리며 그가 깨달은 것은 묵주의 아름다움만이 아니었다. 늘 손에 쥐고 있는 묵주가 성모님 손길과 같이 느껴졌다. 권 원장은 “매일 묵주 기도를 하면서 어느 순간, 묵주를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성모님 손을 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린아이가 엄마 손을 꼭 잡았을 때 안정이 되듯이, 묵주를 쥐고 있으면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따뜻한 성모님 손길과 같은 묵주가 낡고 오래됐다고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권 원장은 각자의 추억이 담긴 묵주를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수선을 해 주는 공방을 운영해 보고자 했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묵주병원이다. “공방이 한곳에 있다 보니 전국 신자들의 묵주 수선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각 본당에 묵주병원을 입점시키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묵주 닥터’를 양성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현재 공방에서 묵주를 수선하고 만들 수 있는 ‘묵주 닥터’ 20여 명을 양성했습니다.” 묵주병원은 본당 한켠에 부스 하나만 놓으면 완성이다. 낡은 묵주를 입원 칸에 넣어두면 담당 닥터가 이를 수선해 퇴원 칸에 넣어두면 찾아가면 된다.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으로 리폼 제작도 가능하다. 현재는 부평1동본당에만 묵주병원이 운영되는 상황이지만 권 원장은 모든 본당에 병원을 입점하는 것이 목표다. “SNS를 보시고 해외에서도 묵주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여럿 계셨어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주신 묵주가 너무 소중해서 차마 버릴 수 없다며 헐 대로 헌 묵주를 보내시기도 하고, 3대에 걸쳐 내려온 100년 넘은 묵주 수선을 요청하신 분도 계셨어요. 묵주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묵주가 단순히 기도를 하는 도구가 아닌 추억과 신앙의 역사가 담긴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더 정성스럽게 수선하는 작업에 임하게 됐습니다.” 묵주 기부를 통해 확장되는 기도 묵주 만드는 것이 좋아서, 지인들에게 직접 만든 묵주를 나누고 싶어서…. 회원들이 묵주 닥터스 양성 과정에 참여한 이유는 다양했다. 하지만 그들이 공통으로 묵주를 만들며 느낀 것은 이 여정이 ‘성모님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도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 기도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던 권 원장은 직접 만든 묵주를 기부하는 작업도 올해 1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묵주를 만들 수 있는 닥터들이 있으니 공방에서 재료를 제공하면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묵주를 해외 선교지에 보내는 방식이다. “묵주 닥터스 참가자가 많아지면서 재능기부를 제대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 신자들은 묵주가 없는 분들이 없지만 묵주 하나를 구하기도 어려운 나라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우리가 만든 묵주를 해외 선교지에 기부하면 좋겠다 싶었죠.” 예쁜기도 공방에서 올해 상반기 동티모르와 대만 등에 만들어 보낸 묵주는 400여 개. 600개를 채워 올해 1000개를 보내는 게 권 원장의 목표다. 묵주 닥터스 회원 김혜영(제오르지아) 씨는 “우리는 어디서나 쉽게 묵주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묵주를 살 수 없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기부할 묵주를 만들면서 나의 신앙과 기도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예나(소화데레사) 씨는 “제게 묵주는 신앙을 놓지 않게 만드는 끈과 같다”며 “제가 만든 기부 묵주를 받은 먼 나라의 신자들이 저처럼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하고 (주)득인기공(대표이사 권오광 다미아노)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학술상’ 제28회 본상 수상작으로 하성수 박사·노성기 신부·최원오 박사가 번역한 「교부학 사전」(지그마르 되프·빌렐름 게어링스 편집/한국성토마스연구소)이 선정됐다. 연구상은 「토빗기」(바오로딸) 저자 강수원 신부(베드로·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번역상에는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클레멘스 슈톡 S.I 지음/성서와함께)을 번역한 염철호 신부(요한·부산가톨릭대학교 부총장)가 선정됐다. 공로상은 정달용 신부(요셉·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가 수상한다. 수상작들은 국내의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학술서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 회의를 거쳐 선정됐다.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위원에는 이재룡 신부(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배영호 신부(수원교구 원로사목), 윤주현 신부(가르멜영성연구소장), 조광 교수(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등 운영위원과 허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정진만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조세근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등이 위촉돼 활동했다. 한국가톨릭학술상은 탁월한 연구 작업으로 가톨릭교회 학문 발전에 공헌한 연구자를 격려해 한국교회 학술의 저변을 넓히고자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 제정된 학술상이다. 특히 가톨릭학술상 취지에 공감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주)득인기공이 후원 금액을 증액하면서 본상·연구상·번역상·공로상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총 상금이 올해부터 6000만원으로 늘었다.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은 10월 3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 연구상·번역상·공로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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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 회복, 예수님과의 ‘로맨스’가 비법”

2027 서울 WYD 지역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가 서울대교구 전 지구 청소년·청년들을 방문해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대화하는 여정에 나섰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에 젊은이들 관심을 유도하고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교구 청소년국(국장 장원석 가브리엘 신부)이 주최하는 ‘WYD 총괄 코디네이터 주교님과 함께하는 지구별 공동체 미사’ 첫 미사는 10월 6일 제14지구 흑석동성당(주임 유인창 안사노 신부)에서 열렸다. 이날 이 주교가 주례한 미사에는 제14지구 각 본당 청소년 130여 명, 청년 100여 명이 함께해 서울 WYD에 대해 드높아진 관심을 드러냈다. 미사는 3월까지 매 주일 각 지구 성당 한 곳씩 순회하며 열릴 예정이다. 교구 청소년국은 다가올 WYD에 지구별 자발적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지구별 청소년·청년 공동체 미사를 열기 시작했다. 교구 청소년국이 진행하는 ‘2025년 젊은이들의 희년 WYD 1004’ 프로젝트 일환이기도 하다. 2025년 로마에서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열리는 젊은이들의 희년 WYD 참여자 1000여 명을 모으는 프로젝트다. 한국은 그 후 2027년 서울 WYD 개최국인 만큼, WYD 자체에 대한 이해와 체험을 위해 청소년·청년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미사 후 이어진 만남·대화의 시간은 청소년·청년들이 이 주교 등 사목자로부터 조건 없는 경청과 환대를 받는 체험을 통해 로마 희년 WYD는 물론 서울 WYD에도 긍정적 시각을 갖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남·대화의 시간에서 청소년·청년들은 이 주교와 ‘성당은 내게 어떤 곳인지’ 등 여러 주제로 신앙 나눔을 주고받으며 환호했다. 또 신앙생활에서 겪는 갈등과 고민에 대해 앞다퉈 질문하며, 지혜로운 답변을 주는 이 주교로부터 경청의 위로를 체험했다. “성당은 제게 ‘삶’이라고 생각해요. 삶이라는 게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잖아요.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있듯이요. 지금은 신앙적으로 침체기 같은데, 언젠가 금방 다시 올라갈 거라고 믿으며 성당에 다니면 될까요?” “괜찮아요. 예수님은 가장 좋은 것만을 주십니다. 비법은 예수님과의 끊임없는 ‘로맨스’(Romance)예요. 성당이 아닌 언제 어디서든 즉시 떠오르는 생각을 예수님과 나누도록 해보세요.” 이 주교에게 신앙 나눔을 한 주일학교 교사 엄지애(클라라·노량진동본당) 씨는 “청년들 각자의 신앙과 삶의 문제에 대해 주교님이 직접 찾아와 이야기 들어주셨다는 데서 진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상일(루도비코·사당동본당) 씨는 “로마 희년 WYD, 서울 WYD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나도 순례자가 되어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에스제이아이엔씨 김성주 대표 바보의나눔에 20억 원 기부

“말기 암으로 갑작스레 떠난 여동생을 기리는 뜻으로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욥 주교)은 9월 27일 서울대교구청 바보의나눔 이사장실에서 ㈜에스제이아이엔씨 김성주(베드로) 대표의 지정기탁기금 20억 원 전달식을 열었다. 기금은 전액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마뗄암재단(이사장 이순이 베로니카 수녀)이 진행 중인 말기 암 환자 무료 돌봄 센터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 건립에 사용된다. 김성주 대표가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에 기부한 것은 김 대표의 여동생 고(故) 김계숙(가브리엘라) 씨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대표는 2년 전 난소암 진단 2주 만에 떠난 여동생의 유산 20억 2000만 원을 2023년 마뗄암재단에 기부했다. 이를 기리며 마뗄암재단은 여동생의 세례명을 따 돌봄 센터 이름을 정했다. 당시 김 대표는 생전의 여동생에 대해 “옷도 안 사고 화장도 안 하고 다닐 정도로 본인을 위해서는 전혀 쓰지 않고 너무 검소했다”고 회상했다. 여동생의 기부금을 전달하며 김 대표는 자신도 5년간 2억씩 기부하기로 했지만 1년 뒤인 올해 거액의 지정기탁기금을 바보의나눔을 통해 마뗄암재단에 전달했다. 김 대표는 평소 국내외 많은 비영리 단체에 나눔을 실천한 공로로 2020년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달식에서 바보의나눔 이사장 구요비 주교는 “지난 고인의 유산 기부도 신문으로 접하고 큰 감동을 받았었다”며 “가족들이 한마음이 돼 어려운 이웃을 돕는 그 선한 뜻을 바보의나눔이 잘 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뗄암재단 사무총장 이영숙(베드로) 수녀는 “생각지도 못한 기적이 이루어졌다”며 “주님의 기도처럼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데에, 돌아가신 김계숙 가브리엘라 씨가 천사가 돼 중개 역할을 해 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은 마뗄암재단이 인천 강화군의 약 1만6000㎡ 부지에 건립 중인 지상 3층, 연면적 1800㎡ 규모의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무료 호스피스 센터로 2026년 완공 예정이다.

가르멜 영성 실천 50년, 새 사명 다짐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가 50주년을 기념하는 1년 여정을 성대하게 마무리하며 새로운 50년을 맞이했다. 한국 가르멜 수도회(관구장 이용석 야고보 신부)는 10월 5일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가르멜 수도회 한국 진출 50주년 폐막 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이날은 가르멜 수도회 로마 총본부 총장 미겔(Miguel) 신부가 미사를 주례하며 경사를 맞이한 수도회를 직접 축하했다. 미겔 신부는 강론에서 “예수님 부활을 가장 먼저 맞이한 이들이 여자들이었던 것처럼,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가 50주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건 먼저 들어와 기반을 닦은 가르멜 수녀님들의 노력이 큰 도움이 됐다”며 “수도회를 위해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50주년을 맞아 이 자리에 한국의 가르멜 가족이 함께 모여 기쁘다”고 전했다. 미겔 신부는 이어 “우리의 기초가 되는 예수의 성 데레사 영성을 기억하며 예수님을 사랑하듯이 서로 사랑하고 겸손함을 잃지 말고 복음을 전하자”고 제안했다. 미사에는 미겔 신부와 부총장 크리스티아누스 신부, 한국관구장 이용석 신부 등 가르멜 수도회 소속 사제, 가르멜 수녀회, 가르멜 재속회원 등 16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또 가르멜 영성에 관심 있는 중국 교구 사제들도 참석했다. 관구장 이용석 신부는 참례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50년 동안 우리를 돌봐주신 하느님 사랑에 감사드리며 오늘을 다른 50년을 향해 나아가는 내적 여정의 기쁜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미사 후에는 50주년 축하식이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재속회원과 사제, 수도자들은 각자 준비한 축하 무대를 선보이며 잔치를 즐겼다. 한국 가르멜 수도회는 1974년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 자리 잡은 뒤 수십년간 수도회 영성에 대해 한국교회는 물론 수도회 내에서도 은수자, 봉쇄 수도회라는 인식이 강했다. 수도회는 50주년을 기점으로 ‘맨발 가르멜 수도회 영성’이 역사적으로 침묵과 관상기도뿐 아니라 적극적인 복음 선포 사명을 지님을 자각하고 활동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수도회는 올해 기념 음악회와 전시회는 물론이고 수도회 영성을 공유하는 50주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폐막 미사에 참석한 가르멜 마산 수도원 김광서(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50주년 행사가 흥겨운 잔치는 물론이고 수도회의 존재 방식을 교회 안에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반성하고 또 전망을 살피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 「교부학 사전」

기원후 4세기 카파도키아 지방의 저명한 삼총사, 곧 대(大) 바실리우스와 나지안즈스의 그레고리우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각자 삶의 자리가 달랐지만 신학과 교회 발전을 위해 애쓴 독특한 위치를 지닌다. 2002년 한국교부학연구회가 탄생하던 날부터 함께해 온 하성수 박사와 노성기 신부, 최원오 박사도 사제와 평신도의 길에서 한국 교부학의 토대를 놓기 위해 힘을 모아왔다. 22년 교부학 동지인 이들이 공동 번역한 「교부학 사전」(Lexikon der antiken christlichen Literatur)은 그 결정체다. “이번 상은 「교부학 사전」 하나만이 아니라 저희가 그동안 교부학의 토대를 위해 함께 작업한 「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과 「교부 문헌 용례집」, 「교부들의 성경 주해」 등에 대한 평가로 생각한다”는 하성수 박사의 수상 소회가 그 의미를 설명해 준다. 「교부학 사전」은 현대 교부학계의 대가(大家) 지그마르 되프와 빌헬름 게어링스가 펴낸 것으로, 로마 아우구스티누스 대학이 발행한 「교부학과 고대 그리스도교 새 사전」과 더불어 오늘날 교부학 사전의 양대 기둥으로 꼽힌다. 독일의 교부학 입문서 전통과 계보를 잇는 이 사전은 교부들(敎父, Patres)과 교부학적 주제, 교부 문헌과 연구 번역서 등에 관한 문헌학적 정보를 백과사전처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말 「교부학 사전」 발간은 한국교회 교부학자들의 과업이었다. 인물을 비롯한 중요 교부학적 주제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사전은 교부학 연구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사전 작업이 엄청난 인력과 공력을 필요로 하지만 「교부학 사전」 번역에는 복잡한 문제들이 뒤얽혀 있다. 우선 인명과 지명을 정리하고 통일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국교부학연구회가 창립 때부터 용어 통일을 선결 과제로 삼고 교부학 인명 지명 작품명의 통일안을 추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기초를 딛고 진행된 사전 번역에는 5년 여의 직접적인 초역 윤독을 통한 준비와 2년 간의 신학 검토와 최종 교정이 필요했다. 2단 1284쪽 분량에 이르는 번역본은 독일어 원본이나 영어 번역본보다 더 정밀하게 교부 문헌의 원제목을 제시하고 우리말로 다듬어졌다. 역자들은 특별히 교부학 용어뿐 아니라 연관 학문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사용해 온 용어들을 일관성 있게 번역하고 통일하는 데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한국 독자들 눈높이에 맞춰서 모든 약어를 전혀 쓰지 않고 인명과 지명과 작품명을 완전하게 풀어서 썼을 뿐만 아니라, 출간된 「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과 「교부 문헌 용례집」에서 수정 보완해야 할 내용까지 새겨 넣는 등 완성도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원본의 오류들도 많이 바로잡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원서보다 더 실용적이고 정확하고 풍부한 사전이 됐다. “한국교회와 교부학계가 교부 사상 연구의 확실한 기준점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이 무색하지 않다. 방대한 번역 원고를 세 사람이 일 년에 몇 번씩 서로 돌려 읽는 작업은 그야말로 몸살을 앓을 만큼 힘들었다. 원고를 한번 돌려 읽을 때마다 계절이 바뀌고 여러 해가 흘렀다. 출판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수 학문 분야 사전을 펴내는 출판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야말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출판을 감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내 「신학대전」 완간을 위해 국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던 한국성토마스연구소(소장 이재룡 시몬 신부)가 천주교조선교구설정 200주년 기념 사업에 「교부학 사전」의 자리를 만들면서 발행이 이뤄졌다. 노성기 신부와 최원오 박사는 사전 번역의 공을 하성수 박사에게 돌렸다. 하 박사는 번역의 기초 자료를 준비하고 교정 원고를 종합하는 고달픈 일을 맡았다. 사전의 든든한 밑바탕이 된 「교부학 인명·지명 용례집」과 「교부 문헌 용례집」을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준비하고 마무리한 주역이기도 하다. 그 토대 위에서 「교부학 사전」은 화룡점정이 됐다. 하 박사는 “최근까지의 교부학 연구의 맥을 한 번 매듭지었다는 데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이 사전이 앞으로 교부학 연구자들에게 밑거름이 되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지침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노성기 신부는 “넓고 깊은 교부들 가르침과 신앙과 영성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기 위해 힘을 모아 온 세 사람이 남은 여정도 함께 걸어가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불쌍히 여기시어 뽑아주셨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사목 표어가 떠오른다”는 최원오 박사는 “부족한 저와 함께 한결같이 동행해 주신 모든 분과 학문적 동지들에게 진심 감사드린다”고 수상에 대한 변을 밝혔다. ◆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평 제28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최종 수상작은 교계 주요 출판사들을 통해 간추린 지난 3년간의 출판물들 가운데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저서 부문 후보작 17권 가운데 본상과 연구상 후보작을 공동으로 세 권 선정하고, 번역서 부문 후보작 22권 중 3권의 후보작을 정해 심사위원들을 지목하고 위촉했다. 심사는 전문 심사위원들의 개별심사 및 공동 심사 과정을 거쳤다. 본상과 연구상 부문 심사는 이재룡(시몬) 신부, 배영호(베드로) 신부, 윤주현(베네딕토) 신부, 조광(이냐시오) 교수 등 한국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 4명과 정진만(안젤로) 신부, 안소근(실비아) 수녀가 맡았다. 번역상 부문 심사는 운영위원 외에 허규(베네딕토) 신부와 조세근(라파엘) 신부가 맡았으며, 공로상 부문은 운영위원들이 심사했다. 본상 「교부학 사전」(한국성토마스연구소)은 1990년대말까지 연구된 세계 교부학계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이미 고전으로 간주되며 그 포괄성과 편리성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사전으로서, 이번 번역 발간은 교부학 분야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학 전반과 개신교와 정교회를 비롯한 범 그리스도교계를 위한 커다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1300여 항목을 통해 교부들과 그 논적들에 대한 정보와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속에서 주요 개념들을 풀이하고 있다. 연구상 수상작인 「토빗기」(바오로딸)는 40쪽에 이르는 충분한 ‘입문’으로 독자가 궁금해할 수 있는 사안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고 본문의 상세한 주해도 물 흐르듯 편안하다. ‘토빗기’는 제2경전에 해당하는 신구약을 연결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개신교에서는 물론 가톨릭에서도 전문한 연구 분야를 내놓아 그 가치를 알렸다.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성서와함께)으로 번역상에 선정된 염철호 신부는 평생 마르코복음서를 전공하고 집중적으로 심화시키며 살고 가르쳐온 학자다.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알찬 번역이 가독성을 끌어올린다.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달용(요셉) 신부는 1975년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강의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등 교육에 기여한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걸어 다니는 도서관’으로 불리는 정 신부는 요즘도 매일 신학대학 도서관에 출근하며 오래도록 도서관장으로 지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종합

‘부릉부릉’ 소원 싣고 달리는 택시

포항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에서 생활하는 송승희(신티아) 씨는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소원이었다. 올해 수호천사 기념일은 송 씨의 소원이 이뤄진 날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어릴 적 동네를 방문한 것이다. 비록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송 씨는 수호천사 역할을 한 운전기사 사도 덕분에 소원을 이뤘다며 눈물을 흘리다가도 이동하는 내내 활짝 웃고 즐거워했다. 대구대교구 4대리구 사회복지회(담당 이병훈 요한 신부)는 10월 2일 4대리구 운전기사사도회(회장 안동규 바오로)와 함께 ‘소원을 싣고 달리는 택시’ 사업을 펼쳤다. 4대리구 내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그들이 꼭 이루고 싶었던 소원을 이뤄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총 10명의 대상자가 택시에 소원을 싣고 달렸다. 고향으로, 바다로, 성당과 성지로…. 평소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곳,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운전기사 사도들과 함께 이뤘다. 포항 들꽃마을 생활자 김군한(필립보) 씨는 김천 고향집을 찾았다. 경주 성동본당 전옥호(아셀라) 씨와 한영자(릴리안) 씨는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 경주 감포공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포항 장성본당 지명주(안나) 씨는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미사를 드렸다. 포항 죽도본당 이해남(아녜스) 씨는 100년 된 칠곡 가실성당에서 기도하고 사진을 찍었다. 송승희 씨는 “고향집을 찾고 어릴 적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옛 추억에 머무는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휠체어를 타는 제가 택시 이동에도 아무 불편함 없도록 적극적으로 도움 주신 안동규 회장님 등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동교구 최초 파이프오르간 축복식 봉헌

안동교구 최초로 갈전 마티아본당(주임 함원식 이사야 신부)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웅장한 음색으로 주님을 찬미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안동교구는 10월 4일 갈전 마티아성당에서 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주례로 파이프오르간 축복식을 봉헌하고 준공 연주회를 개최했다.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갈전 마티아성당은 지난 2020년 경북도청신도시에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성당으로 건립돼 봉헌된 바 있다. 축복식을 앞두고 열린 파이프오르간 인수식에서 파이프오르간 제작자인 미셸 주린(Michel Jurine) 박사는 “800여 개 파이프로 이루어진, 소담하지만 아름다운 악기이며 그 음악적인 쓰임새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주린 박사는 프랑스 심포닉 스타일 오르간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벨기에, 스페인, 미국 등지에도 그의 오르간들이 설치돼 명기로 불리우고 있다. 이번에 갈전 마티아성당에 설치된 오르간은 국내에서는 네 번째, 안동 지역에서는 최초로 설치된 그의 작품이다. 축복식에서 권혁주 주교는 “교구에서는 처음으로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은 두고두고 꽃피고 열매 맺는 복된 삶의 현장이 될 것”이라며 “교구 신자들은 물론 성당을 찾으실 지역 주민들께서도 파이프오르간의 연주와 노래로 길이길이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 울려 퍼지는 복된 삶을 사시길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축복식에 이어 파이프오르간 설치 작업을 총괄한 박수원 감독(프란치스코 하비에르·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 수석 오르가니스트 및 드망즈홀 관장)의 연주로 준공 연주회가 열렸다. 연주회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비발디·바흐 음악부터 19세기 멘델스존·프랑크의 오르간 음악과 화려한 즉흥연주가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은 지난 2019년부터 설치 작업이 추진돼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5년여 만에 프랑스에서 운송되는 과정을 거쳤다. 교구는 종교를 떠나 모든 지역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축복식과 준공 연주회를 준비했다.

수원교구 원삼본당 고초골공소, 경당 복원 축복

수원교구 원삼본당(주임 송영오 베네딕토 신부)은 9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초골로 15 현지에서 고초골공소 경당 복원 축복식을 거행했다.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공소 마당에서 야외미사 중 열린 축복식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축복 미사에는 수도자와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용인시 이상일(요셉) 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와 시의원 등 내빈들도 참석했다. 고초골공소는 1891년 80㎡ 규모로 지어진 경당이다. 수원교구와 용인시는 공소가 지어진 당시 원형 모습을 최대한 되살려 2023년 해체 보수공사 방식으로 복원을 완성했다. 공사는 볏짚이엉을 엮어 인 초가지붕 설치와 출입구 변경 복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소는 현재 신자들의 피정, 신앙 교육을 위한 ‘고초골 피정의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2016년 10월 최덕기 주교가 결성한 ‘고초골 발전위원회’(위원장 한기범 베르나르도)는 고초골공소의 교회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주교는 일선 사목에서 물러난 후 2016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고초골공소에 상주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공소의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인정해, 2018년 3월 9일 제708호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축복식 후에는 제21회 원삼본당의 날을 맞아 10개 구역 250여 교우들이 공소 마당에서 ‘다함께 차차차’ 노래자랑에 참여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성효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고초골공소에 용인시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음에 감사드린다”며 신자들에게 “고초골공소는 1779년 광암 이벽 등 ‘교리교사들’의 천진암 강학으로 태동한 한국천주교회를 전 세계에 알리는 귀중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들 신앙의 뿌리’가 얼마나 거룩한지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가난으로 꿈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 전한 30년

어려운 청소년 학생들을 돕기 위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의 ‘엘리사벳장학회’(이하 장학회)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장학회는 1994년 2월 설립돼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간 총 31회차에 걸쳐 총 554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위기 상황 속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본당 장학 활동으로 의미를 준다. 30년간 꾸준하게 장학회가 이어진 모습도 주목된다. 장학회 설립은 1994년 고(故) 이혜경(엘리사벳) 양 유지에 따라 유가족과 본당 신자들이 기금 2억 원을 출연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본당은 이를 대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장래 희망을 꿈꿀 수 없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장학생 선발은 매년 초에 주보를 통해 공지된다. 수도회 및 아동복지시설과 학교를 통해 가톨릭신자 중 장학금이 필요한 중고등학생을 추천받는다. 이후 가정·경제 상황과 학생의 의지 등을 고려하고 내부 심사를 통해 분기별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선발된 장학생들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재원 마련은 장학 기금과 분기별 주일 모금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신자들의 손길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본당은 “장학금을 토대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학업에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을 30년간 만들어 왔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보람”이라고 밝혔다. 장학회가 30년 동안 꾸준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를 꼽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장학 활동을 펴기에는 신자들의 적극적인 시선과 후원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주임 조성풍 신부는 “그리스도교 정신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서 자기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받은 사랑을 전하는 사회인으로 커갈 수 있도록 장학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런 본당의 나눔 행보에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도움의 지향을 가진 모든 신자의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