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간세포암종으로 고통받는 이주노동자 오마르 씨

이호재
입력일 2025-11-05 00:02:00 수정일 2025-11-05 00:02:00 발행일 2025-11-09 제 346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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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해 피해 2018년 한국 입국…본국 가족 생활비·항암 치료비 ‘막막’
“산업재해에 암까지…여섯 딸 지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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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간세포암종과 문맥혈전증을 진단받은 오마르 씨의 몸에는 한국에서 겪은 산업재해로 인한 상처가 곳곳에 있다. 사진은 10월 29일 대전광역시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오마르 씨가 병원 사회복지사에게 수술 부위를 설명하는 모습. 이호재 기자

“어느 날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 응급실을 찾았어요. 의사 선생님이 진찰하더니 간세포암종과 문맥혈전증이라고, 최소 1년은 항암 치료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본국에 있는 아내와 딸들의 생활비와 교육비를 벌어야 하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못 하게 됐어요. 멀리 떨어져 지내는 슬픔을 겨우 견디고 있는데,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 상황이 괴로워요.”

대전 건양대학교병원에서 만난 이주노동자 오마르(가명·53) 씨는 암으로 인한 고통보다 가족들이 겪을 가난의 고통에 더 아파하고 있었다.

정치적 박해로 모국을 떠나 2018년 난민 비자(G-1)로 한국에 입국한 오마르 씨는 20여 년 전 결혼한 아내와 슬하에 6명의 딸을 두고 있다. 가족의 유일한 소득원인 그는 한국 생활을 하는 동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목재 공장, 유리 공장 등에서 일하며 번 돈 대부분을 가족들에게 보내고, 남은 돈으로 검소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암이 발병한 뒤로는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해야 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 일을 할 수 없다. 의사의 진단에 따르면 오마르 씨는 1년 이상 3주 간격으로 항암 혹은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고, 경과에 따라 수술도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한 번 치료에 들어가는 돈은 자그마치 700만 원 이상이다.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가족들을 위해 쓰려고 모아둔 돈마저도 다 쓸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 부담은 치료가 거듭될수록 가중되고 있다.

오마르 씨의 몸에는 성한 곳이 없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두 차례 산업재해를 겪었기 때문이다.

“2022년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일할 때 로봇에 치여 등을 다치고, 척추뼈 3개가 부러졌습니다. 1년에 걸쳐 치료받았지만, 후유증이 남아 여전히 허리가 아픕니다. 2023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차에 치여 무릎 십자인대, 왼손 약지, 코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수술 부위에는 힘이 잘 안 들어가고, 수시로 저려옵니다. 사고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도 전에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하니, 그 소식을 들은 아내는 그만 울며 쓰러졌습니다.”

사고의 후유증보다도 그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본국으로 송환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오마르 씨는 현재 망명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망명이 승인되기 전까지는 3개월마다 비자 갱신을 해야 하는데, 갱신이 허가되지 않으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 그는 “지금 본국에 돌아가면 감옥에 갇히고, 가족들도 정부의 박해를 받게 된다”며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저를 가장 괴롭힌다”고 토로했다.

오마르 씨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쳐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주변의 배려와 신앙 덕분에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한국은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이고, 따뜻하게 맞이해 주고 도움을 주는 분이 많아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신 전능하신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지금까지의 고통을 극복할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오마르 씨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이 가르치신 ‘이웃 사랑’이다. 건양대학교병원 원목 담당 김재준(알베르토) 신부는 “오마르 씨는 지금 가족이 있는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며 “그가 삶의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웃과 독자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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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금기간: 2025년 11월 5일(수) ~ 2025년 11월 25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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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