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EBS <세계테마기행> 출연해 알프스 트레킹 안내한 최진성 신부

박주현
입력일 2025-08-11 17:49:09 수정일 2025-08-18 10:13:49 발행일 2025-08-17 제 3454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자연과 기도 어우러진 ‘순례’ 보여주고 싶어”
프로그램 방영 이래 최초 사제 출연 …신선한 반향 일으켜
Second alt text
최진성 신부가 삼위일체 대축일인 6월 15일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 근처 엘리자베타 산장 아래에서 ‘투르 드 몽블랑’ 트레킹 마지막 일정으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며 거양성혈하고 있다. 김상우 암브로시오 사진작가 제공

EBS1 여행 다큐멘터리 <세계테마기행> 최초로 사제가 큐레이터로 출연해 신자들에게 반가움을,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방영된 4부작 ‘신부님과 알프스 트레킹’에 출연한 이는 프랑스에서 선교하는 최진성 신부(대건 안드레아·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성 시메온 프랑수아 베르뇌 장경일 수도원 원장). 그는 최고봉 몽블랑(약 4810m)을 중심으로 알프스산맥을 일주하는 ‘투르 드 몽블랑’(Le Tour du Mont Blanc) 여정을 안내했다. 

로만칼라 차림으로 여행객과 촬영 장비에 축복을 베풀고, 산 위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등 평범한 트레킹 코스에 경건한 ‘순례길’의 색채를 입혀, 프로그램은 방영 후까지도 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최 신부는 3월 EBS1 <한국기행>에 출연한 이영준 신부(모이세·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를 통해 제작진의 섭외를 받았다. 처음에는 에둘러 거절했지만,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묵상의 기회가 되고, 한국 신자들과 그 경험을 나누는 선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출연을 결정했다.

“이왕 나서는 길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이 여행에 ‘순례’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주님께서 주실 다양한 것들을 주의 깊게 듣고 바라보며, 사제로서 최대한 많이 나누고자 했습니다.”

촬영은 총 23일간 이어졌다. 트레킹 전에는 사목 현장과 일상, 준비 과정을 촬영했고,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에서 이탈리아 쿠르마예르(Courmayeur)까지 85km 구간을 완주했다. 무거운 촬영 장비로 속도가 늦어져 해가 저물 무렵 산속에서 노숙할 뻔한 적도 있었고, 늦게 도착한 산장에서 전투식량으로 첫 끼니를 때운 일도 있었다.

여정의 원동력은 ‘순례’라는 의식에서 나왔다. 고요 속 묵상기도, 마주친 이들과의 대화는 그가 단순한 여행객이 아니라 순례자임을 확인시켰다. 마지막 날 산 위에서 바위를 제대 삼아 봉헌한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는 비신자 일행까지 감동시켰다.

“촬영 때문에 멈춰 기다리는 시간조차 기도가 됐고, 혼잣말도 감사 기도가 되어 주변 모두에게 퍼져 나갔습니다.”

최 신부는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여정 속 모든 상황을 주관하신 주님에 대한 경외와 감사가 한국 신자들에게도 전해져, 우리의 일상이 감사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 신부는 2011년 부제 시절 프랑스 르망교구에 파견돼 2013년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고 13년째 사목 중이다. 르망교구는 조선대목구 4대 교구장 성 베르뇌 시메온 주교의 출신 교구로, 양국 교회의 유대를 위해 수도회에 선교사 파견을 요청했다. 

수도회는 2016년 사르트주에 ‘성 시메온 프랑수아 베르뇌 장경일 수도원’을 세웠고, 현재 최 신부를 포함한 한국인 사제 4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본당 사목과 성사 집전, 베르뇌 주교의 생애를 알리는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Second alt text
최진성 신부가 삼위일체 대축일인 6월 15일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 근처 엘리자베타 산장 아래에서 ‘투르 드 몽블랑’ 트레킹 마지막 일정으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김상우 암브로시오 사진작가 제공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