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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평위, “차별 없는 사회 실현 위해 사회교리 이해 절실”

민경화
입력일 2024-12-09 수정일 2024-12-10 발행일 2024-12-15 제 342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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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사회교리주간 맞아 ‘가톨릭 사회교리의 이해와 실천’ 주제 세미나
사회교리 인식·이해 설문조사 결과 발표…실천적 사회교리 인식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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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1가동 선교 본당 주임 나승구 신부가 가톨릭 사회교리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발표하고 있다. 민경화 기자

신자 대부분이 차별없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이를 실천하는 사회교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는 제14회 사회교리주간을 맞아 12월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가톨릭 사회교리의 이해와 실천’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과 이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간 존엄성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 81.9%는 ‘인간이 가장 존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아무도 제외되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데는 97.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사회교리 원칙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는 데는 대부분의 신자가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동선 실현에 기여한다는 것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72.8%에 달했다. 가톨릭대 교수 방종우(야고보) 신부는 “공동선의 주제를 사회주의적 혹은 공산주의적 개념으로 오해하고 있거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공동선이 이뤄지기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내포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며 “공동선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은 아니라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에 대해서도 대상에 따라 입장에 차이가 나타났다. 소외된 이들의 배려를 부정하는 의견이 1.5%에 불과한 반면 범죄자의 존엄성, 난민 수용을 부정한다는 의견은 각각 21.3%, 15.5%로 다소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 신부는 “응답자들은 신체가 건강하고 죄가 없는 자국민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그 외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설문에서 사회교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볼 때 실제 본당에서 사회교리가 얼마나 알려지고 있는지, 일부의 편향된 정치적 시선으로 사회교리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회의 자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금호1가동선교본당 주임이자 서울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인 나승구(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는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사회교리를 실천할 수 있는지 발표했다. 나 신부는 “행동을 취하기 전에 하느님의 뜻을 분별한 뒤 모든 불의의 희생자와 가난한 이들 입장에 서는, 연대의 원칙을 항상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전국의 신자 1411명을 대상으로 8월 2일부터 23일까지 사회교리에 대한 인식과 이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남성이 29.2%, 여성 70.8%을 차지했고 연령분포는 50대와 60대가 각각 31.4%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소속은 평신도 82.9% 수도자 12.7%, 사회사목국 직원과 신학생 4.4%를 차지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