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지낸다. 전례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며, 인권(人權)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수호하고, 공정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할 사명이 신앙인에게 있음을 상기시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창세 1,27 참조) 모든 인간은 누구나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 즉 인권이 모든 이에게 보장돼야 함은 변함없이 이어져 온 교회의 가르침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올해 인권 주일과 사회 교리 주간 담화에서 특별히 이주 노동자의 인권 수호를 강조했다. 18명의 이주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아리셀 공장 참사를 언급하며, 주님 안에서 ‘서로 다른 지체이지만 한 몸’을 이루는, 그럼에도 여전히 ‘소모품’처럼 외면받는 우리 사회 이주 노동자들을 기억하자고 청했다.
이주 노동자들 또한 우리 사회를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이자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으로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인권 주일을 맞이하며 인재(人災)의 위험에 노출된 채 홀대받는 이주 노동자의 현실을 한 번쯤 새겨 성찰해야 한다.
이주 노동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과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소외된 노인과 아동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처한 이들이 많다. 그들 또한 주님의 형제들이자 우리의 형제들이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 참조)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답게 대접받지 못한 채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며 인간 존중에 바탕을 둔 인권 수호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