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명칭 ‘가톨릭 미디어 콘텐츠 대상’으로 변경 ‘한국 천주교회 주일학교 교리교사 양성 지침’, '방송 미사에 관한 지침’ 승인 교구대회 원활한 준비 위해 모든 교구에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구성 주교회의·각 교구, 산불 피해 주민 돕기 위한 긴급 구호금 지원 한국교회가 ‘시노드 교회’ 실현에 속도를 낸다. 주교회의와 각 교구에 ‘시노드 팀’을 만들고, 평신도·수도자·성직자가 함께하는 교구별 시노드 모임을 열어 친교와 참여, 사명의 시노드 정신 확산의 기폭제로 삼는다. 본당 사제들을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25년 춘계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으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이어질 시노드 이행 단계 동반과 평가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교구별 시노드 팀과 주교회의 시노드 팀을 각각 구성하기로 했다. 시노드 관련 주교회의 대표 주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맡는다. 아울러 평신도·수도자·성직자가 함께 참여하는 시노드 모임은 교구 차원에서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 단위 시노드 모임은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서 양성한 사제들로 교구 차원 모임이 활성화된 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은 6월 17일부터 2박3일간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개최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는 단행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이용훈 주교는 26일 열린 교계 기자단 간담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시노드 교회 실현이 교회의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계신다”며 “누구보다 본당 사제들이 신자분들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경청하며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교회의는 아울러 이번 정기총회에서 사회홍보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의 명칭을 올해부터 ‘가톨릭 미디어 콘텐츠 대상’으로 바꾸기로 했다. 신문·방송 등 언론뿐 아니라 뉴미디어와 공연예술 등 대중문화 전반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시상 부문도 ▲방송영화(TV, 라디오, 영화) ▲뉴미디어(인터넷 및 모바일 콘텐츠) ▲신문잡지출판(신문, 잡지, 출판 등) ▲공연예술(연극, 뮤지컬, 공연 등) 등으로 확대했다. 교리교육위원회가 제출한 ‘한국 천주교회 주일학교 교리교사 양성 지침’도 승인했다. 교리교육위원회는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인 주일학교 학생들의 복음화와 그들의 신앙 여정을 동반하는 교리교사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에 발맞춰, 보편교회가 제시하는 교리교사 양성에 기초해 한국교회가 공통된 지향과 기준에 따라 양성에 나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각 교구 청소년국의 교리교사 양성 실태를 조사해 지침을 마련했다. 44쪽 분량의 지침은 올해 8월경 출판될 예정이다. 미디어 종사자들과 전례 담당자들이 방송 미사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신자들이 방송 미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방송 미사에 관한 지침’도 정기총회에서 승인됐다. 주교회의는 이밖에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WYD) 교구대회의 원활한 준비를 위해 모든 교구가 ‘교구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현재 수원, 인천, 청주, 제주교구 등이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교구대회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올해 11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리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복음화위원회 주최 ‘제2회 아시아 선교 대회’에는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손삼석(요셉) 주교, 문창우(비오) 주교, 김주영(시몬) 주교, 김종강(시몬) 주교, 서상범(티토) 주교,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사제·수도자·평신도들과 함께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2028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제54차 세계성체대회 한국 대표에는 정신철 주교가 선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콜카타의 성녀 데레사 동정 선택 기념일’(9월 25일) 전례문의 우리말 번역문을 승인하고 사도좌에 추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경상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안동교구와 마산교구 성당과 신자들의 피해가 속속 보고되는 가운데, 3월 26일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드리는 위로문’을 발표하고 “피해 복구와 재건을 위해 적극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주교회의는 정기총회에서 주교회의와 각 교구가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긴급 구호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3월 26일 현재까지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큰 피해를 낳고 있다. 26일 오전 현재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18명으로 파악되는 등 인명 피해도 극심해지고 있으며 산불은 의성군을 포함해 안동시, 청송군, 영덕군, 영양군 등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안동교구 피해 상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대한 지역에 걸쳐 산불이 확산돼 정확한 피해 집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오후 청송성당 뒷산으로 불이 번져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청송성당에는 큰 피해가 없었으나, 청송읍내로 화재가 번지면서 신자들이 거주하던 주택 상당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재가 번지면서 영양본당 공소 신자들도 읍내로 긴급 대피했으나 신자들의 주택 다수가 피해를 입었다. 안동시에서는 국립경국대학교 인근으로 산불이 확산해 학생들이 한때 대피했으며 광연리 마을 100여 가구 중 50가구가 전소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우곡성지 인근으로도 산불이 발생해 한때 위기감이 높았지만 다행히 성지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밤 늦게부터는 봉화군으로 화재가 번지면서 물야면에 있는 신자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동해지구로 산불이 계속 확산돼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6일 오전까지 교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안동 용상동본당의 남선과 임하지역에 거주하는 신자 주택이 전소되는 피해가 났으며, 안동 정상동본당의 갈라산입구 신자 주택을 비롯해 마을 전체가 전소됐다. 또 청송군 진보본당의 신자 주택 2곳과 과수원 등이 전소돼 큰 피해가 났다. 이에 앞서 24일까지 집계된 피해는 안동교구 의성본당 성당묘지 주변 소나무 수백그루와 잔디가 전소됐으며, 의성본당 신자가 운영하는 농업회사 2개 저장소와 농막이 전소돼 보관 중이던 각종 농기계와 장비가 불에 타면서 약 35억 원의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또 의성본당 신자의 과수원 창고와 하우스가 화재 피해를 입어 약 5000만 원 상당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불 피해가 극심해지자 안동교구는 24일 공문을 통해 “교구 내 의성 지역 교우들을 포함해 전국적인 산불 피해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산불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한 2차 헌금을 사순 제5주일(4월 6일)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구는 재난 상황 대비 교구 매뉴얼에 따라 사제단을 중심으로 산불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2차 헌금 계좌번호 농협 301-0316-4127-41 재단법인천주교안동교구유지재단

팬데믹 이후 청년들의 탈종교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지금, 청년을 ‘현재’의 주인공으로 환대하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동행한 예수님처럼 청년과 동반하는 교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교사 없이 신앙을 받아들인 유례없는 신앙의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 그 창설의 중심에는 청년들이 있었다. 첫 세례자인 이승훈(베드로)이 세례를 받았을 때, 첫 사제 김대건(안드레아)이 사제품을 받았을 때, 그들은 20대 청년이었다. 그리고 1927년 가톨릭신문을 창간한 이들 역시 청년이었고, 천주교 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 서있던 것도 청년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의 열정으로 타오르던 교회는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청년층의 감소세는 이미 진행 중이었지만, 팬데믹을 기점으로 더욱 큰 폭으로 청년 신자가 감소하고 있다. 본당 청년미사에 참례하는 청년의 감소는 이를 더욱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은 청년 세대가 더 이상 영성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종교를 떠난 많은 청년들이 자신을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인’(Spiritual But Not Religious, 이하 SBNR) 존재로 여기며, 제도화된 종교를 떠나 개인화된 신앙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적 갈망을 지닌 청년들이 정작 영적 보화를 지닌 교회에서 영적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유를 청년을 ‘미래의 희망’으로만 여기는 교회의 태도에서 찾았다. 청년들을 현재 교회를 일구는 주역으로 환대하지 않고, 미래의 주역, 다시 말해 아직은 주역이 아닌 존재들로 대하는 모습에 청년들이 교회에 대한 매력을 잃고 떠나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회 밖으로 떠난 청년을 찾는데 소홀했고, 영적인 것을 갈구하는 청년들에게 성소(聖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목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런 실태 속에 WYD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의 여정이 청년들을 다시 ‘희망의 현재 진행형’으로 회복시킬 기회로 주목받는다. 서울 WYD 기획사무국을 비롯해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등 준비부서들은 청년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사목자들이 그 과정에 동반하는 시노달리타스적 청년사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방적으로 청년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존의 사목방식에서 벗어나,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 교부들이 제안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청년사목 모델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에서 “세속에 물들지 않으며 흠 없이 완벽한 청년 사목을 주장하다 보면, 우리는 복음을 진부하고 무의미하며 매력 없는 명제로 만들어 버려, 엘리트에게만 적합한 것이 되고 만다”면서 “엘리트주의를 버리고 기꺼이 ‘대중적’이 되고자 할 때, 청년 사목은 점진적이고 존중하는 여정, 인내로우며 희망차고 지칠 줄 모르며 공감하는 여정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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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POLL] 금육과 단식, 어떻게 생각하세요?

3월 가톨릭POLL 설문 결과, 응답자의 12%가 매주 금육재를 지키고 있으며, 지난 재의 수요일(3월 5일)에 47%가 단식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POLL’은 교회 내 여론에 귀 기울이고 친교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가톨릭신문과 서울대교구 가톨릭굿뉴스가 공동기획한 설문조사다. 3월 6~21일 ‘금육과 단식,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주제로 진행한 가톨릭POLL 3월 설문에는 1027명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절반이 넘는 응답자(65%)가 매주 금육을 지키거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나, 응답자 4명 중 1명은 금육을 지키지 않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육을 지키려 하지만 가끔 고기를 먹는다는 답변이 343명(33%)으로 가장 많았고, 지키려 하지만 잘 안 지킨다는 답변이 206명(20%)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매주 금요일 반드시 금육을 지킨다는 응답은 126명(12%)이었다. 반면, 금육을 알고 있지만 지키지 않는다는 답변이 173명(17%)이었고, 금요일마다 금육인 것을 몰랐다는 이들도 62명(6%)으로 나타났다. 원래 채식을 하기 때문에 금육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답변도 21명(2%) 있었다. 지난 재의 수요일에 단식재를 준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481명(47%)이 지켰다고 응답했다. 단식재를 알았지만 못 지킨 사람은 309명(30%)이었고, 단식재를 몰라서 못 지켰다는 응답도 110명(11%)있었다. 신자들은 대부분 금육과 단식을 내 신앙에 도움이 되며, 기도와 같은 행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금육재에 대한 생각으로 신앙 성장에(30%),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19%), 생태에(19%)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어 의무감 때문에 불편하다(16%), 현대 사회와 맞지 않다(10%), 채식과 비슷하다(6%) 순으로 응답했다. 단식재에 관해서는 기도와 비슷하다(41%),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도움이 된다(19%), 마땅히 바쳐야 할 고행이다(18%), 단식재의 의무감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10%), 다이어트나 건강에 도움이 된다(8%), 현대사회에는 맞지 않는 행위다(4%) 순으로 생각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응답자의 대부분은 이번 주님 수난 성금요일(4월 18일)에 단식과 금육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응답자 중 650명(63%)은 성금요일에 단식과 금육을, 211명(21%)은 단식은 어렵지만 금육은 실천하겠다고 응답했다. 금육/단식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기도, 희생, 애덕실천 등으로 동참하겠다는 응답도 137명(13%)에 달했다. 다만 응답자의 3%는 단식·금육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COVER STORY - 청년, 희망의 현재 진행형] ①청년, 종교를 떠나다

청년들이 종교를 떠나고 있다. 한국리서치 ‘2024 종교 인식조사’에 따르면, 종교를 믿지 않는 청년이 약 70%에 이른다. 많은 청년이 ▲전통적 종교 가치관(도그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어서 ▲시대 감수성과 교리 사이의 괴리를 느껴서 ▲밀착된 관계가 부담스러워서 마음이 떠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명상, 심리·철학적 탐구 등 대안적 영성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영적으로 목마른 그들은 왜 정작 종교 안에서는 갈증을 채우지 못할까. 청년들의 탈종교 현상을 분석하고, 그들이 종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귀 기울여 봤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한국교회에서 청년 신자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따르면, 20대 청년 신자는 2015년 77만1251명(전체 신자 13.6%), 2019년 78만9368명(전체 신자 13.3%), 2023년 61만5668명(전체 신자 10.3%)까지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자 수는 물론 전체 신자 중 비율까지 떨어진 것이다. 청년들의 탈종교 현상은 천주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따르면, 교회 출석자 중 20대의 비중은 2017년 17%에 달했으나 2023년 6%로 줄었다. 이는 청년들이 종교에서 유의미한 효능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2023년 진행한 ‘기독청년 인식조사: 가치관, 마음, 신앙’ 조사에서 응답자 청년들은 교회를 떠났거나 떠나고 싶은 이유를 ▲매주 교회 다니는 게 부담스러워서 ▲신앙이 나의 삶에 도움 되지 않아서 ▲신앙심이 사라지거나 회의가 생겨서 등으로 밝혔다. 주일미사 참례 등 의무에 부담을 느끼는 천주교 냉담 청년들도 공감하는 내용이다. 독실한 가정에서 유아세례를 받은 현아(가명·30·안젤라)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냉담 중이다. 초등학생 때는 첫영성체 교리 수업에서 기도문 암기로 늘 1등, 중학생 때 전례 봉사도 했던 현아 씨는 이제 고해성사를 보는 법도 가물가물하다. “예수님은 여전히 호감이고 힘들 때 기도도 한다”는 현아 씨는 “그렇다고 그게 내가 의무감으로 매 주일 성당에서 시간을 ‘소비’할 이유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어떤 종교의식이든 일회성 행사처럼만 다가와요. 생존과 직결된 삶에 그것이 어떤 힘을 주는지도 체감한 적 없고요. 그래서 교회도 절도 다닐 생각 없어요.” #이성적사고 #시대감수성 #수평적관계 기성세대보다 높은 교육 수준에 힘입어 청년들은 신앙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무조건 따르기보다 스스로 탐구·확립하는 걸 선호한다. 인터넷·SNS가 능숙해 정보 접근성이 높아 다양한 해석, 비판적 견해를 두루 접해오기도 했다. 그래서 종교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여기지 않고, 믿더라도 ‘무엇이 믿을 만한지’ 짚고 넘어간다.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에페 5,22) 이런 표현이 성경에 나오면 합리적으로 해석해 주는 신부님도 있지만, 사실 설명이 부족할 때가 많아요.” 바이오 전공자 박가은(테클라·25·서울대교구 양천본당) 씨는 “우리는 빅뱅 이론과 진화론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개입과 창조를 강조하는 교회의 ‘진심’을 이해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본당 주일학교 교사로 6년간 활동한 박 씨는 “그런데 가르침은 거의 우리에게 ‘한쪽만 맞다’거나 ‘그냥 교회 입장이 그렇다’는 식으로 전달된다”고 토로했다. 청년들은 시대 감수성에도 깊이 공감한다.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이 성(젠더)평등, 성소수자 인권, 생명윤리 등 사회적 흐름과 충돌할 때 교회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인천교구 청년성서모임 봉사자 정구훈(이사악·37·인천교구 부평1동본당) 씨는 “도그마는 옳고 그름보다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어른들은 이를 현대적 감수성과 조화롭게 풀어가는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순종부터 바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서 청년들은 ‘수평적 관계’를 좇는다. 끈끈한 친교가 아니라, 동등한 눈높이에서 서로 존중하며, 각자가 만난 예수님을 나누고 발견하면서 서로 인격적 관심을 기울이는 관계다. “친교를 핑계 삼아 지나친 ‘함께’(공동체주의)를 중시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봐요. 그 ‘함께’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외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저 고인 물 같이 돼서 아무 의미 없는 만남 시간이 될 수 있겠죠.” 철학·종교 전공자 성유빈(에디트 슈타인·인천교구 마전동본당) 씨는 “청년이라는 거대한 덩어리보다는 청춘 개개인을 봐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친교의 본질은 구렁에 빠진 친구가 있으면 올라올 수 있게 손을 내밀고,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문턱 낮은 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현아 씨는 요가 강사다. “내적 균형이 최우선 가치”라는 그에게 명상은 일상이다. 오늘 아침도 현아 씨는 명상 도구인 싱잉볼(Singing bowl) 여러 개로 자신을 에워싸고,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침묵하며, 타종 소리를 매개 삼아 내면세계로 침잠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종교를 떠났다고 영성까지 잃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종교가 없었거나 종교를 떠난 많은 청년이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이하 SBNR) 활동에 심취한다. 청년들의 탈종교가 반드시 신앙심 부족이나 종교생활 거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청년들의 많은 수는 영적 갈망을 지니고 있다. 미국 설문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자신이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세대(18~29세)는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를 떠난 청년 4명 중 1명이 스스로 영적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은 신자 청년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본지가 서울대교구 옥수동본당 부주임 김강룡(프란치스코) 신부와 ‘스레드’(Threads)를 통해 청년 신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에서도 응답한 청년의 79%가 영신수련과 같은 기도·묵상 피정에 참여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정규현 신부(마르티노·36·서울대교구·서강대 사회학과 박사 수료)는 “더 충만한 삶의 의미를 모색하고 내적 진정성에 귀 기울이며 대안적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도 많아지고 있다”며 “세대론에 빠져 청년들의 세태를 비판하고 쇄신을 외면했던 것은 아닐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흥식 추기경, “헌재, 정의 실현과 양심 회복 위한 신속한 판결해 달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이 극도의 혼란과 불안 속에 있는 대한민국 사회 모습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정의 실현과 양심의 회복을 위한 헌법재판소의 정의롭고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유 추기경은 3월 21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지난해 말 고국에서 벌어진 계엄 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벌써 시간은 혹한을 지나 3월 하순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에도 아직 상황은 마무리되지 않은 채 국민의 마음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에 호소한다”며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것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안에 깊숙이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로 가족과 이웃이 싸우고, 수없이 많은 상점이 폐업하고, 젊은이들은 어디서 미래를 찾아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우리 모두가 너나없이 ‘어려운 이’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로를 돌볼 처지가 안 되면 사회는 더욱더 개인주의로 치닫고, 인간이 서로를 돌보지 않는다면 공영의 길은 점점 멀어질 것”이라고 전한 유 추기경은 “올바르면서도 조속한 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린 사람들에 대한 시시비비를 명백히 밝혀주시길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메시지 서두에 현지시간 23일 제멜리병원에서 퇴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근황을 전하고, “교황님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염원하는 전 세계의 많은 분의 간절한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 유흥식 추기경의 영상 메시지 바로가기 다음은 유흥식 추기경의 메시지 전문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동포 여러분! 평안하십니까? 저와 가까운 언론에 종사하는 분들, 사회 지도층과 종교계의 많은 분이 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강을 걱정하고, 비상계엄 후의 우리나라의 무질서하고 어려운 현실에 대하여 저의 솔직한 의견을 표시해 줄 것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나 라는 깊은 사고와 기도를 하였습니다.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현재 88세의 고령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병원에 입원하신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의사들의 뜻에 기꺼이 순종하시면서 자신이 겪는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하느님께 바쳐드리며 치료받고 계십니다. 병이 호전되어 곧 교황청으로 돌아오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염원하는 전 세계의 많은 분의 간절한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계속된 기도를 통해 교황님의 심신의 회복을 간구합니다. 아울러 여러 면에서 고통 중에 있는 세계의 모든 아픈 이의 회복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교황님은 이미 이 세계의 고통을 치유할 가르침을 주셨고 지금도 기도하고 계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교황님께서 현대인들에게 간절히 바라시는 가르침을 몇 개 되새겨 봅니다. 첫째, 교황님은 끊임없이 넓은 마음을 가져 달라고 촉구하셨고, 몸소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주님 품에 안기기 전까지 안식은 없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인간의 삶은 고통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이해와 충돌 사이에서 사랑에 기반한 포용과 관용의 정신이 없이 고통은 가중될 것입니다. 둘째, 서로 존중하는 삶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고 그래서 개개인이 사람마다, 또 그가 속한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서로 통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자연스러운 기본값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며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셋째, 어려운 이들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촉구하셨습니다. 세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을 때 가장 먼저, 가장 깊이 고통받는 사람은 평화로운 시절에도 어려웠던 사람들입니다. 개인의 문제보다 구조적으로 가난하고 힘겨운 삶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이들에 관한 관심과 보살핌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합니다. 이런 생각의 끝에서 제가 사랑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을 모른 척 외면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말 고국에서 벌어진 계엄 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국회가 신속하게 계엄해제를 의결함으로써 국가적 비극으로 치닫는 일은 일단 멈추었고 수많은 국민이 추위를 뚫고 광장과 거리로 나와 함께 하면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벌써 시간은 혹한을 지나 3월 하순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상황은 마무리되지 않은 채 국민의 마음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법은 상식과 양심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인간 사회의 최후 보루입니다. 따라서 되도록 상식과 양심 안에서 해결될 수 있어야 좋은 사회입니다. 성서의 히브리서에는 다섯 차례 양심에 대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9장 9절에서는 현시대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온전하지 못한 양심’을, 9장 14절에서는 ‘구원받은 양심’을, 10장 2절에서는 ‘죄의 양심’을, 10장 22절에서는 ‘깨끗해진 양심’을, 13장 18절에서는 어느 때고 올바르게 처신하려고 하는 ‘바른 양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양심이라는 말이 빛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이미 법에만 저촉되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해도 된다는 마음을 넘어, 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누구보다 정의와 양심에 먼저 물어야 하는 사회지도층이 법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헌법재판소에 호소합니다.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입니다. 우리 안에, 저 깊숙이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의에는 중립이 없습니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정의의 판결을 해주십시오. 극도의 혼란과 불안이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로 가족과 이웃이 싸우고, 수없이 많은 상점이 폐업을 하고, 젊은이들은 어디서 미래를 찾아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모두가 너나없이 ‘어려운 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돌볼 처지가 안 되면 사회는 더욱더 나밖에 모르는 일이 가속화되고, 인간이 서로를 돌보고 협력하지 못한다면 공영의 길은 점점 멀어집니다. 이제 올바르면서도 조속한 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린 사람들에 대한 시시비비를 명백히 밝혀주시길 촉구합니다. 저는 평생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라는 말씀을 매우 중요시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것을 이웃에게 주는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에게, 국민은 각자의 이웃에게 좋은 것을 주려는 그 마음이 사랑이며 치유이며 회복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어쩌면 모든 회복의 출발일지 모릅니다. 모두 각자의 양심에 기대어 한마음으로 주님께 기도하며 나아갑시다. 바티칸에서 추기경 유흥식 라자로 드림

교황 의료팀장 “교황 2월 28일 못 넘길 거라 생각했다”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치료를 담당했던 세르지오 알피에리 교황 의료팀장이 “2월 28일이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이탈리아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 3월 25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2월 28일 처음으로 교황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보았다”며 “우리는 모두 교황님의 건강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고, 교황님이 회복하지 못할 위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2월 28일 발표에서 “교황님이 이날 오전 병원 내 경당에서 기도하고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은 뒤 오후에 기관지 경련이 있었고, 구토 증세와 함께 갑작스레 호흡 상태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때 교황의 호흡을 돕기 위해 비침습(noninvasive) 호흡장치를 사용했다. 그러나 알피에리 의료팀장과 교황청은 교황에게 삽관술을 시행하지는 않았고, 교황은 항상 의식이 있었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우리 의료진은 치료를 멈추고 교황님이 떠나가시도록 할지 아니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약을 투여하고 치료를 할지를 선택해야 했다”면서 “투약과 치료를 계속할 경우 다른 장기들을 손상시킬 위험이 컸지만 우리는 결국 치료를 계속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교황은 치료에 관한 모든 결정을 간병인인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에게 위임했다. 스트라페티는 교황이 원하는 것을 온전하게 알고 있었다. 간호사이기도 한 스트라페티는 제멜리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교황청 의료진에 합류했다. 이후 교황의 건강을 돌보는 책임을 맡아 교황 의료진들에게 조언하는 일을 해 왔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스트라페티 간병인이 ‘포기하지 말고 모든 것을 다 시도해 보자’고 권유했고, 우리 의료진도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피에리 의료팀장은 인터뷰 중 교황은 자신이 처해 있는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교황님은 항상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당신의 상태를 알고 계셨고, 상태가 나빠졌을 때도 의식이 명료했다”고 답했다. 이어 “2월 28일 밤은 고통스러웠고, 교황님이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와 교황님 모두가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교황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상태를 진실대로 정직하게 말해 달라고 요청하셨다”고 말했다. 교황은 입원 37일 만에 퇴원했지만, 의료진은 교황이 앞으로 두 달은 회복기를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3월 24일 교황청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님이 쉬셔야 하기에 아직 교황님을 방문하지 않았고, 교황청 국무원과 모든 부서는 평소처럼 일을 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교황님이 결정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현안들만을 보고드릴 계획이고, 교황님이 건강을 회복하면 평상시 업무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멜리병원 의료진은 교황이 퇴원하던 3월 23일 교황에게 많은 사람들을 단체로 만나지 말라고 권유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님이 영국 국왕 찰스 3세와 4월 8일 교황청에서 짧게나마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찰스 3세는 교황이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다리기 위해 교황청 국빈 방문을 연기한다고 3월 25일 발표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님이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거처 2층 방 옆 경당에서 미사를 공동집전했다”면서도 다른 공동집전자는 밝히지 않았다.

종합

사순 시기 하루도 빠짐없이 십자가의 길 기도

“아침밥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한 것처럼,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면 1년 신앙생활이 참 든든합니다.” 사순 2주를 보내고 있는 3월 21일 오후 1시, 대전교구 당진본당(주임 김경식 미카엘 신부) 삼봉공소에서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하는 기도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순 시기면 어느 본당에서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지만 삼봉공소의 기도는 조금 특별하다. 1995년부터 30년 동안 사순 시기면 하루도 빠짐없이 공소에서 십자가의 길을 바쳤기 때문이다. 많을 때는 몇십 명, 적게는 1명이라도 꼭 공소에서 기도를 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함께하게 된 계기는 어렵고 힘들어하는 신자에게 힘을 모아주기 위해서 였다고 한기섭(요셉) 공소회장은 회고했다. “공소 신자 중에 젊은 새댁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아이가 들어서지 않아서 항상 열심히 기도를 했어요. 마침 사순 시기가 돌아와서 신자들이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해보자는 말이 나왔죠.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 동안 그 새댁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었어요. 신기하게도 기도를 시작한 그해에 아이가 들어서서 벌써 서른 살이 됐답니다.” 기도 때문에 아이가 생긴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함께한 기도는 삼봉공소 신자들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예수님이 고통과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셨듯이, 각자의 삶에서 찾아오는 어려움을 기도를 통해 견뎌낸다면 밝은 빛을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날 십자가의 길 기도에는 9명이 모였다.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이다 보니 한 회장은 가는 길에 마주친 신자에게 “십자가의 길 하러 가야지”라며 함께 차를 타고 공소로 향했다. 멀게는 차로 20~30분 걸리는 곳에 사는 신자를 위해 레지오 단장 김성신(마리아) 씨는 매일 자신의 차로 신자들을 태워와 함께 기도하고 돌아간다. 멀리서 어렵게 모인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 시간은 20분가량.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를 마치고 공소를 나오는 신자들의 표정에서는 마음 가득히 기도를 했다는 든든함이 묻어났다. 이미라(엘리사벳) 씨는 “우연한 계기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함께하는 전통이 생겼지만, 매년 기도를 하면서 마음이 편하고 뿌듯해진 덕분에 우리 공소 신자들의 신앙이 더욱 깊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숙(마리아) 씨도 “하루에 20분, 어떻게 보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한마음으로 기도를 한다는 돈독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나면 밥을 먹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유튜브 ‘침착맨’ 운영자 이말년 씨, 바보의나눔에 1000만 원 기부

유튜브 채널 ‘침착맨’ 운영자인 이말년(본명 이병건) 웹툰 작가가 부캐인 ‘노르망디 독깨팔 크롱스’의 데뷔 1주년을 기념해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욥 주교)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장애, 질병 등을 앓는 가족을 부양해 생계를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들을 지원하는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2024년부터 바보의나눔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부를 이어오는 이말년 작가의 누적 기부금은 현재까지 3500만 원에 달한다. 3월 19일 침착맨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부금 전달식에서 바보의나눔 상임이사 김인권(요셉) 신부는 “가족돌봄청년 문제는 사회적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이슈”라며 “침착맨의 관심과 기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말년 작가는 “가족돌봄청년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부 소감을 밝혔다. 바보의나눔은 아픈 가족의 돌봄 및 간병, 생계활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돌봄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기부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바보의나눔 누리집 내 ‘이른돌봄’ 모금 캠페인 웹페이지(www.babo.or.kr/youngcarer)를 통해 나눔에 함께할 수 있다.

광주전남김대중재단, 평전 「대주교 윤공희」 헌정

“사제로 살아온 75년 동안 버림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한 것 같아 축하받기보다는 스스로 반성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남은 하루하루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살아가겠습니다.”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은 3월 20일 광주 라마다충장호텔에서 이날 사제 서품 75주년을 맞은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빅토리노·100)의 평전 「대주교 윤공희」(김형수 지음/592쪽/3만5000원/대중의책방) 헌정식을 개최했다. 윤 대주교는 광주전남김대중재단 최경주 대표와 저자 김형수 작가에게서 평전을 헌정 받은 뒤 “말은 날아가고 글은 머물러 남는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살아온 날들도 글이 되어 남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대주교 윤공희」는 식민지와 전쟁, 분단과 독재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평화를 지켜온 윤 대주교의 생애를 60여 장의 사진과 함께 지면에 담았다. 특히 윤 대주교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보호하고 진실을 알렸으며, 전두환을 만나 사형 판결을 받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감형을 끌어냈다. 최경주 대표는 “이번 평전은 한국 현대사와 한국 교회사의 역사적 대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좌표를 제시해 준 책이다”라고 말했다. 김형수 작가는 “윤 대주교님의 성품에 2000년 가톨릭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느끼고 그것을 책에 녹여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북한에서 태어난 윤 대주교님은 여러 사건을 통해 현재 우리 삶에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느끼셨기 때문에 그에 평생을 몸 바쳐 살아오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헌정식에는 특히 전현직 광주대교구장 4명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축사에 나선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윤 대교주님은 고(故) 지학순 주교님과 함께 생사를 넘어 월남했고, 북한군 포로수용소에서 사목했으며, 로마 유학 시절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도 참여했다”며 “윤 대주교님은 우리 곁에서 오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계시다”고 덧붙였다. 제9대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는 헌정식 시작 기도에서 “윤 대주교는 70~80년대 우리나라가 독재적 억압의 어둠 속에서 절망할 때 생명의 존엄과 인간의 가치를 수호했다”며 “무엇보다도 1980년 5·18민주화운동 후의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보호하며 진실을 알리고 정의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 주님의 착한 목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8대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는 건배 제의를 하며 “윤 대주교님은 항상 나에게 저 높이, 저 멀리 있는 등대이셨다”며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지지 않는 별로 우리 교구에 남아 계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공사 강행 달성습지에서 생명평화미사 봉헌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대구대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임성호 베네딕토 신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은 자연습지인 대구 달성습지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미사가 봉헌된 현장은 대구시가 문화관광 거점 조성을 목적으로 강정보 디아크(The ARC·4대강 사업 홍보 건축물)와 달성습지를 교량으로 연결하는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공사를 강행하는 곳이다. 달성습지 하류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가 포함돼 있으며, 겨울이면 흰죽지, 흰비오리뿐 아니라 큰고니나 큰기러기 같은 멸종위기종 조류도 찾는 곳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교량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강정보로 인해 이곳은 매년 여름마다 녹조 독성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고 있다. 임성호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흐르지 않는 강은 생명력을 잃게 되고, 강물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생명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그 허물과 죄악의 시작은 인간의 교만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임 신부는 이어 “크고 단단한 콘크리트처럼 우뚝 서 있는 그 힘이 우리에게는 힘에 부치지만, 하느님께 강이 원래대로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인간의 개입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함께 바라고 기도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지속적으로 ‘수문 개방’을 요청하면서, 교량 건설도 반대가 아닌 ‘공사위치 조정’을 제안하고 있다. 금호대교 상류는 이미 개발된 영역이니 여기에 교량을 설치하고, 야생 영역인 달성습지는 보존하자는 취지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프란치스코) 사무처장은 “강은 우리가 마실 물을 생산하는 원천”이라며 “보를 막아놓으니 녹조가 발생하고, 강물과 농작물에서 녹조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